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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제가 가서 유 주임님에게 얘기해 볼게요.”

송연아는 말하면서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았다.

“원장님 가셔도 소용없어요. 주임님은 수술을 직접 하지 않았기에 절대 동의하지 않으실 거예요. 만약 수술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난감할 거잖아요.”

“수술 과정을 정리해서 드리면 돼요.”

송연아의 태도는 견결했다.

“못 믿으시겠으면 직접 얘기해 보세요.”

송연아가 정경봉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떠나면서 연구센터를 대표해 대중들 앞에 나서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고 또 계속 남아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송연아가 유 주임을 찾아가자, 유 주임은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말했다.

“저는 절대 나가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설득하실 생각 하지 마세요.”

“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거절부터 하세요?”

“제가 한 수술도 아닌데 제가 나갈 자리는 아니죠.”

“주임님은 이제 곧 원장이 되실 거니까, 나가셔야죠.”

얼마 전에 송연아는 유 주임과 면담했었고 유 주임도 원장직을 인계받겠다고 동의했었다. 연구센터는 곧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기에 앞으로 많이 바쁠 것이다.

유 주임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무슨 얘기를 해도 저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 곧 떠나시기에 더 하셔야죠. 큰일 하시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시면 안 되죠.”

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건 아니죠.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 남았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자주 놀러 올 건데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저는 안 해요.”

송연아는 할 수 없이 다른 사람을 찾으러 갔는데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본인이 직접 한 수술이 아니었기에 나중에 밝혀져서 괜히 입방아에 오르면 창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한번 잘못 걸리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송연아는 하는 수 없이 직접 하겠다고 하며 정경봉에게 물었다.

“뭘 준비해야 해요?”

정경봉이 일정표를 건네줬다.

“언제 해요?”

“오늘 저녁에요.”

송연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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