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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사모님.”

데스크 직원이 미안해하며 송연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송연아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들어와서...”

데스크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 송연아는 데스크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걸 눈치채고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

송연아는 회사 환경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데스크 직원을 따라 비상구 쪽으로 갔다.

“제가 다 망쳤어요.”

“사람이면 일하다가 실수할 수도 있죠. 그런 건 제가 아닌 상사한테 얘기해요. 아시다시피 저는 회사 일에 참견하지 않아요.”

데스크 직원은 연거푸 고개를 저었다.

“업무상의 일이 아니에요.”

“그럼 무슨 일인데요?”

“제가 방금 사모님이 회사 앞에서 페넌트 받으시는 모습을 촬영해서 직원들의 단체카톡방에 올렸거든요. 그런데 직원들은 사모님이 쇼하시는 거라고 해요. 제가 사고 쳤어요. 죄송해요.”

송연아는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곧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다들 뭐라고 하던가요?”

데스크 직원은 손을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요?”

데스크 직원이 말을 못 하고 고개를 숙이자, 송연아가 말했다.

“제가 회사에 오는 일이 별로 없으니 모두 궁금하겠죠. 저도 알아요.”

“아신다고요?”

“그럼요. 강세헌의 와이프가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결혼하게 된 걸까? 이런 것들 아니에요?”

데스크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했다.

송연아는 만약 두 집안이 비슷하거나 결혼식을 크게 진행했으면 모두 추측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알았으니까, 가서 일 보세요.”

“제가 사모님에게 폐를 끼친 것 같은데 어떡하죠?”

“괜찮아요. 그냥 뒤에서 하는 거잖아요. 제 앞에서는 그런 얘기 못 할 거예요.”

송연아는 괜찮다고 하며 상대방의 어깨를 다독였다.

“가봐요. 그리고 저랑 너무 가까이하지 말아요. 다른 직원들이 보고 저한테 아부한다고 왕따시키면 어떡해요.”

“직장 생활을 잘 아시네요. 어떤 일을 하세요?”

송연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의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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