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871 - Chapter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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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송연아는 병실에 앉아 오은화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이 넘어서 오은화는 의식을 되찾았다. 병세가 심하지는 않지만, 너무 갑작스러웠고, 큰 수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운을 상하게 하는 것이기에 송연아는 오은화에게 이불을 꼭꼭 덮어주었다.“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오은화는 자신의 상태를 살피더니 힘이 안 들어오는 것 빼고는 딱히 아픈 곳은 없었다.“없어요.”송연아가 말했다.“괜찮아서 다행이에요.”“집에 어머님 혼자 있으면 바쁘실 텐데.”오은화는 송연아를 보고 말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송연아는 일어나려는 오은화를 다시 눕히며 말했다.“몸조리 잘해야 해요. 집안일은 나도 있고 안되면 잠시 도우미 더 찾죠. 아무쪼록 집안일은 신경 쓰지 마시고 몸조리부터 잘하세요.”오은화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병원에만 있어요?”“무조건 몸조리해야 해요.”송연아가 말했다.“아주머니가 몸조리를 잘해야 저를 도와 집을 잘 보살피죠.”오은화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누웠다.“아이고, 나이가 드니 몸도 예전 같지 않네요.”송연아가 말했다.“CT 찍은 걸 봤어요. 큰 문제는 없고 약을 먹으면 괜찮으니 두려워하지 마세요.”“두렵지 않아요.”오은화가 웃으며 말했다.“얼른 가보세요. 집에 사람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저는 여기 있어서 곁에 있어 줄 필요 없잖아요.”오은화가 말했다. 하지만 송연아는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시간이 늦어서 이 시간에는 마땅한 간병인도 찾기가 어려운데, 송연아는 고민하다가 정경봉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전화를 빠르게 받았다. 정경봉은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경찰이 신일제약을 조사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원장님은 괜찮은 거 아니에요?”송연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경봉 씨,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얘기하세요. 무슨 일이에요?”송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경봉이 말을 끊었다.“사적인 일이긴 한데.”송연아가 말했다.“경봉 씨가 괜찮을지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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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송연아는 병원에서 돌아와서 구애린을 보지 못했다. 만약 구애린이 이미 돌아왔다면 집에 기척이라도 들릴 테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을 리도 없었다.“아직 안 온 것 같아요.”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고개를 한번 끄덕했다....구애린은 진원우를 집에 데려다주고 차에서 내리라고 하자 진원우가 말했다.“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프네요.”구애린은 주차하고 진원우를 부축해서 집에 들어갔다.“소파에 잠시 누워있어. 꿀물 좀 만들어 올게.”진원우는 구애린의 손을 덥석 잡았다.“애린 씨가 곁에 있어 주면 될 것 같은데.”진원우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진원우는 주량이 센 편이어서 그 정도로 마셔서는 취하지 않는다. 이때 구애린도 눈치를 채서 꼬집어 물었다.“일부러 나 속인 거야?”진원우는 웃기만 하며 입꼬리를 씨익 올리더니 구애린을 끌어서 품 안에 넣고는 허리를 꼭 안았다.“애린 씨가 저를 보러 올 줄 몰랐네요.”진원우는 구애린을 보았을 때 정말 의외였다. 구애린은 고개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거야. 계속 너한테 받기만 할 수 없어.”진원우는 턱을 구애린의 어깨에 살포시 걸치며 말했다.“내일 강 대표한테 휴가를 달라고 할거에요. 애린 씨랑 미국으로 가서 한동안 지내려고요.”“어떻게 그래?”구애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엄숙하게 말했다.“우리 오빠 도와야지.”진원우는 입을 삐쭉거렸다.“오빠라는 말이 아주 입에 착착 붙네요?”구애린은 고개를 쳐들었다.“그렇지. 혈연관계는 아니어도 명의상에서는 오빠 맞잖아. 오빠도 날 인정해줬고.”진원우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오른 격이네요? 감히 상사의 여동생을 탐하는 거네요?”“이제 알았어?”구애린은 일부러 농담을 건넸고 진원우는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임지훈이 돌아왔기에 강 대표 곁에서 일을 도울 사람이 있어요. 나도 오랫동안 휴가를 가지 못했는데 지금 여기 있는 일도 거의 다 마무리되어가고, 업무상의 일은 임지훈이 나 대신해줄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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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강세헌은 눈을 치켜뜨고는 천천히 잡지를 닫으며 말했다.“늦었으니까 얼른 자.”강세헌은 이렇게 말하고는 주방으로 걸어가 접시를 찬장에 넣고 있던 송연아에게 물었다.“아직 멀었어?”“이제 다 됐어요.”송연아는 마지막 한 겹을 잘 올려놓은 후 찬장 문을 닫고 기지개를 켰다. 허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강세헌은 송연아의 뒤로 가서 얘기했다.“수고했어.”강세헌은 손을 내밀어 송연아의 허리를 주물렀다.“안마해줄게.”송연아는 간지러워서 웃으며 강세헌을 밀어냈다.“저리 가요. 안 해줘도 돼요.”강세헌이 물었다.“어디 가라고?”송연아는 오늘 너무 피곤한 탓에 강세헌이랑 농담할 마음이 없었다.“졸려요.”“얼른 올라가서 자자.”강세헌은 송연아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얼굴색이 아주 하게 질렸네.”송연아는 마음이 뜨끔하여 일부러 태연한 척 얼굴을 만졌다.“그래요?”강세헌이 말했다.“응.”송연아는 입술을 깨물며 해명했다.“요즘 좀 피곤했나 봐요.”송연아는 강세헌을 밀며 말했다.“빨리 나가요.”“새언니.”아직 방으로 돌아가지 않은 구애린을 보고 송연아는 구애린이 어느 방에서 자야 하는지 몰라 그러는 줄 알고 말했다.“오른쪽 방이요.”“알아요. 두 사람은 왜 아직도 안 잤어요? 이제 두 시가 되어 가는데.”“주방 정리하고 있었어요.”“아주머니는요?”“입원했어요.”송연아는 짧게 대답했다.“아, 그런 줄 알았으면 제가 일찍 와서 도와줄 걸 그랬어요.”송연아가 말했다.“할 만했어요. 저는 자러 갈 테니까 애린 씨도 일찍 쉬어요.”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샤워하고 나온 송연아는 침대 머리에 있는 테이블 위에 생강차가 있는걸 보았다. 송연아는 침대로 걸어가서 누워있는 강세헌을 보고 물었다.“세헌 씨가 한 거예요?”강세헌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말했다.“따뜻할 때 마셔.”송연아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잔을 들고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물었다.“세헌 씨, 딸이 없어서 아쉽지 않아요?”“아들 있잖아.”강세헌이 눈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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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송연아가 물었다.“무슨 큰일이요?”정경봉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누가 연구센터에 와서 우리 인공심장을 쓰겠다고 했어요.”송연아는 놀라 멍하니 있더니 바로 물었다.“누구예요?”“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예요. 환자분이 우리 인공심장을 삽입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했어요.”정경봉은 송연아를 절박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이거 기회에요.”송연아도 이게 기회라는 걸 알고 있다.“이 사람이 확실하게 심장병을 앓고 있는지 가서 알아봐 주세요.”원장의 일이 생기고 나서 송연아는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현재 인공심장은 아직 정식으로 사용에 투입되고 있지 않다. 정경봉이 대답했다.“지금 바로 알아볼게요.”말하고는 또 급히 자리를 떴다. 정말 바쁘게 왔다 갔다 했다. 송연아는 병원 측에서부터 간병인을 찾고 있었다. 적합하고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하니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여러 명의 후보를 보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오은화는 송연아가 사람을 찾아 자신을 전문적으로 보살펴준다는 사실을 알고 미안해했다.“제가 이렇게 아픈 탓에 번거롭게 하네요. 저를 보살피게 전문적인 간병인도 찾으시고, 저는...”“아주머니.”송연아는 오은화의 손을 꼭 잡았다.“아주머니가 저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셨는지 아세요? 아주머니가 안 계시는 날에는 제가 출근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지금 아주머니가 아프신데 제가 당연히 보살펴드려야 하죠. 오히려 센터에 일이 있어서 간병인을 찾아 보살펴드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저는 죄송한데 이런 얘기하지 마세요.”“하지만 하루에 15만씩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너무 비싸네요. 일반적으로 하루에 2만 원 정도 하지 않나요?”송연아는 오은화가 마음이 놓이게 얘기했다.“비싸면 더 믿을 만해요.”오은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무척 감사할 따름이었다. 송연아는 오은화가 혹시라도 간병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오은화에게 진심으로 잘해주려는 마음에 이렇게 비싼 간병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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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정경봉은 이해할 수도 이해가 되지도 않았다.“이렇게 중요한 때에 떠나겠다고요? 그거 알아요? 저는 지금 환청이라도 들은 것 같아요.”송연아가 앉으며 말했다.“잘못 듣지 않았어요.”“금방 센터에 오셨을 때 사람들은 다 원장님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고 모함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모두 원장님을 받아들였어요. 원장님의 능력을 보고 인정해주었는데 인제 와서 떠나겠다고요?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으면 그때 원장님을 받아주지 않았을 겁니다. 이 일은 아주 고달픈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열심히 하고 있죠. 많은 선배님은 몇십 년을 하고도 여전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전임 원장님 일 같은 그 작은 어려움을 겪고 떠나려 하다니요? 도대체 당신은 이 직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기는 한 거예요?”정경봉이 화가 나서 말했다. 정경봉의 추궁에 송연아의 시선은 바닥만 향해있었다. 송연아도 얼마나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가족이 있고 아이가 있다. 지금 집에 일이 그렇게 많은데 송연아가 자신만 돌본다면 그건 너무 이기적이다. 송연아는 정경봉을 보며 물었다.“결혼하셨어요?”정경봉은 어리숙하게 고개를 저었다. 송연아가 왜 이런 물음을 묻는지 알지 못했다.“결혼 안 하셨으면 잘 모르시겠네요. 제가 해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거 같아요.”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감사해요. 저를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정경봉은 송연아를 보면서 말했다.“떠나더라고 허가가 내려오는 걸 기다렸다가 가실 거죠?”송연아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정경봉이 또 물었다.“이 환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공심장을 주실 거에요? 만약 원장님이 떠나기를 결정하셨다면 주시죠.”송연아는 묵묵부답이었다. 송연아는 정경봉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 인공심장이 성공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떠나는 게 그녀의 체면에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송연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이미 많이 지쳐있었다.“아니면 못 가게 할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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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심재경을 가로막은 것은 교통경찰이었다. 이 주위에 유흥업소가 많으므로 자주 여기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했다. 하룻밤이 지나도 심재경 몸에서 나는 술 냄새는 여전히 아주 진했다.“내려요, 내려.”교통경찰이 손짓했다.“...”심재경은 어쩔 수 없이 내려서 검사에 협조해야 했다. 하룻밤이나 지났기에 심재경은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수치에 도달했고 차도 압류당하고 사람도 끌려갔다. 벌점을 맞고 벌금을 내고 구류까지 당했다....병원 안.심장병 환자는 수술을 진행했다. 송연아가 집도한 것이다. 인공심장 수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송연아만 해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없었고 인공심장은 아직 미숙했기에 혹시나 자신이 번거로운 일에 휘말릴까 봐 다른 의사들은 함부로 시도하지 못했다. 송연아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정경봉을 통해 그녀를 직접 만나서 부탁했다. 송연아의 직업정신은 송연아가 이를 거절하지 못하게 했기에 또 정경봉 때문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수술은 다섯 시간 동안 지속하였다. 지난번의 경험이 있기에 송연아는 더 손에 익게 할 수 있었다. 환자는 나이가 어렸기에 여러 방면의 조건을 봐서도 이렇게 큰 수술을 감당할 수 있었다. 수술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고 희망적이었다.송연아가 수술실에서 나오자 환자 가족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조마조마했지만 뭐라고 감히 묻지 못했다. 아마도 나쁜 소식을 들을까 봐 겁이 나는 것 같았다. 부부는 마흔 정도 되어 보였는데 이미 새치가 나 있는걸 보면 자식의 병 때문에 노심초사해왔던 탓인듯했다.송연아가 말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나서 이미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24시간 위험 고비를 넘기고 나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보면 됩니다.”“정말요?”환자 가족들은 격동돼서 송연아를 붙잡고 말했다.“정말 감사합니다.”송연아가 대답했다.“별말씀을요.”송연아는 가족들이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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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송연아는 깜짝 놀랐다.“네?”심재경은 해명했다.“큰일은 아니고 음주운전. 괜찮아, 여기서 가족한테 전해라고 해서. 내가 집에 안 가도 우리 엄마는 날 안 찾으니까 너한테 전화했어.”심재경은 자주 열흘이나 보름 동안 집에 가지 않아서 그의 어머니도 이미 습관이 되었다. 송연아가 물었다.“어머님께 얘기할까요?”“아니.”심재경이 말했다. 송연아는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오늘 일이에요?”심재경이 그렇다고 하자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세헌 씨는 선배가 괜찮다고 했는데 왜 술을 빌려서 마음을 달래는 거예요?”“술로 마음을 달래는 거 아니야. 그저 가볍게 한잔한 거야.”“...”‘가볍게 술 한잔했다는 사람이 술 마셔서 경찰서까지 들어갔네.’“제가 해야 할 일이 있나요?”“없어. 시간이 됐네, 전화 끊을게.”심재경은 이렇게 말하고는 통화를 끊었다.“하하...”찬이는 구애린이 간지럼을 태워 소파에서 깔깔대고 있다. 송연아는 핸드폰을 놓고 소매를 걷고는 저녁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갔다. 구애린이 다가와서 돕겠다고 하자 송연아는 구애린에게 찬이를 놀아주라고 했다. 구애린은 찬이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금쪽이랑 안 놀아.”“고모, 놀아줘.”찬이가 구애린의 손을 잡고 흔들며 말하자 구애린이 물었다.“찬이는 금쪽이 맞아?”찬이는 눈을 깜빡깜빡했다.“금쪽이가 뭐에요?”“...”송연아는 작게 웃었다.“엄마 왜 웃어요?”찬이가 어리둥절해서 묻자 송연아가 말했다.“네 고모를 웃는 거야. 네 고모가 너 하나도 이기지 못해서.”구애린은 찬이를 안고서 찬이에게 금쪽이의 뜻을 해석해주었다. 송연아는 밥을 안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식자재는 많은데 송연아가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지 않으므로 할 줄 아는 요리의 식자재들을 골라서 꺼냈다....회사에서.임지훈은 복귀하자마자 고된 일을 맡아 하고 병원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원우가 모든 일을 그에게 미루자 임지훈의 미간은 찌푸린 채 펴질 줄 몰랐다.“진원우, 강 대표가 나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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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임지훈의 몸과 마음은 큰 충격을 입은 것 같다. ‘왜 이렇게까지 마음의 상처를 주는 거야?’진원우는 눈을 깜빡였다.“아니면 너도 갈래? 식사하고 와서 업무 계속할래?”“꺼져!”임지훈은 끼지 말아야 할 자리에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 이따가 식탁에서 혼자만 덩그러니 남아돌겠는데, 그것이야말로 어색하기 그지없을 게 아닌가. 진원우가 말했다.“얼른 여자 만나, 그럼 솔로가 아니잖아.”임지훈이 대답했다.“강 대표님이 다른 여동생이 없잖아.”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덤덤한 눈빛으로 냉랭하게 말했다.“뭐라고 했어?”임지훈은 얼른 웃으며 말했다.“아무 말도 안 했어요.”그리고는 뒤돌아 도망갔다.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강세헌은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고 진원우가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 안에 서서 강세헌이 말했다.“앞으로 임지훈 작작 자극해.”진원우는 자기가 한 말이 다 사실이기에 너무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임지훈 머리가 나쁜 데다가 정신 나가기까지 하면 어쩌려고.”“...”‘임지훈이 이 말을 들으면 화가 나 죽지 않을까?’진원우는 가만히 강세헌을 한번 쳐다보며 그가 하는 말이야말로 상처 주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임지훈이 이걸 직접 들었다면 무조건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주차장까지 쭉 내려갔다. 강세헌이 운전석에 오르고 진원우도 조수석에 올라타려는데 강세헌이 힐끔 보더니 말했다.“네 차 타고 가.”그리고는 차를 몰고 떠나고 진원우는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았다.“...”그는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어색함을 면하고 자기의 차로 갔다....마당에서는 구애린이 찬이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구애린은 눈을 막고 조심스레 앞에 장애물이 있는지 손으로 더듬으며 입으로는 찬이를 불렀다.“찬이야, 찬이 어디 있을까?”“여기요!”찬이는 일부러 구애린의 앞에 서서 그녀가 손을 뻗을 때 재빠르게 웅크려 앉았다. 이때 강세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찬이는 단숨에 강세헌의 뒤로 가서 숨었다.“고모, 나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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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진원우는 어쩔 수 없이 그들과 함께 놀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찬이는 진원우의 앞에서 불렀다.“원우 아저씨, 저 여기 있어요. 빨리 저 잡으러 오세요.”구애린은 진원우의 뒤에 있었다.“빨리 잡으러 와.”“...”진원우는 도대체 누구를 잡아야 할지 몰랐다.“다 꼼짝 마. 내가 간다!”“빨리, 빨리 와요!”찬이는 흥분해서 손을 흔들며 진원우한테 잡으러 오라고 했다....집 안으로 들어간 강세헌은 송연아가 채소를 씻는 것을 보고 물었다.“오늘 되게 일찍 퇴근했네?”송연아는 뒤돌아서 강세헌이라는 걸 확인하고 말했다.“세헌 씨도 오늘 일찍 왔네요.”“레스토랑 예약했어. 오늘은 우리 외식하자. 아무것도 하지 마.”강세헌이 송연아의 손에 있던 채소를 가져가자 송연아가 말했다.“밥 다 했어요. 요리만 몇 개 하면 돼요.”채소도 다 씻었고 그냥 볶기만 하면 됐다. “아니면 내일 갑시다. 오늘은 집에서 먹고.”송연아가 말했다. 다 씻은 채소들은 오래 두지 못해서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앞으로는 우리에게 밥을 사려거든 미리 전화 좀 줘요.”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확실히 자신이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다음에는 주의할게.”하여 오늘은 집에서 식사하길 하고 강세헌은 진원우한테 예약한 레스토랑을 취소하라고 했다. 진원우가 온 것을 보고 송연아는 요리를 두 가지 더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요리가 완성되고 송연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식사하라고 했다.“아주머니가 안 계셔서 아쉬운 대로 제가 한 요리로 식사를 합시다.”진원우가 말했다.“아주 푸짐합니다.”송연아는 그를 보며 말했다.“저 기분 좋아라고 하는 얘기인 거 다 알아요.”송연아가 한 요리는 다 채소 요리였다. 감자볶음, 완두콩 볶음, 청경채 버섯볶음, 토마토 달걀 볶음, 오징어국, 생선요리와 새우찜만 생선요리였다. 식사할 때, 구애린은 내일 오후의 티켓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구애린이 돌아오자마자 오은화가 아픈 탓에 요즘 제대로 식사를 잘하지 못해서 송연아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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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강세헌은 그들을 데리고 식사하러 가려고 돌아왔다. 한혜숙은 이미 윤이가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해놨고 윤이의 유모차도 트렁크에 넣어야 했다. 강세헌은 기사한테 물건들을 차에 실어라고 하고는 송연아의 품에서 윤이를 받아안았다. 피부가 희고 앙증맞은 윤이의 모습은 무척 귀여웠다. 강세헌이 아들의 볼에 입을 맞추자 윤이는 작은 입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쌀알 같은 여덟 개의 작고 새하얀 이빨이 보였다. 송연아는 윤이의 침을 닦아주었다.“아이고.”강세헌이 물었다.“연아야, 윤이의 입술이 너를 닮은 것 같지 않아?”조그맣고 분홍색을 띠는 게 똑 닮았다. 이에 송연아가 째려보면서 말했다.“내가 낳았는데 당연히 나를 닮았죠.”“아니, 입술만 닮았어.”강세헌은 작은아들을 자세히 훑어보았다.“코, 눈, 볼은 다 날 닮았어.”열 달을 꼬박 고생스럽게 품어서 태어난 아이들은 왜 다 아빠를 닮은 것인지, 송연아는 한탄을 했다.“가자.”강세헌이 송연아의 어깨를 감쌌다. 한혜숙은 찬이를 데리고 차에 탔고 이영이 운전을 했다. 강세헌과 송연아는 집안의 기사가 운전하는 다른 차에 타서 이동했다.진원우는 레스토랑을 미슐랭에 오른 ‘웨스틴 조선 서울 홍연’으로 예약했다. 레스토랑에는 룸이 있었고 밖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맛들이 있었다.특히 여기 시그니처 메뉴는 유린기였는데 부드러운 닭고기와 바삭바삭한 튀김옷, 양상추와 은근한 소스 조합이 무척 근사해서 이런 맛은 다른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었다. 게살 수프와 흑후추 소고기는 입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향이 퍼져서 기름지지만 느끼하지 않았다. 불도장은 지금 많이 보편화하였다지만 이 가게에서처럼 이렇게 정통적으로 하는 곳이 없었다. 불도장안에 들어있는 해산물 식자재들은 모두 최고급으로 신선한 것이었다. 팔보채, 지존갈비, 킹크랩 요리, 마파두부 어느 요리든지 다 입맛을 돋웠다. 하지만 여기의 음식이 가격대가 비쌀 뿐만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룸 안에는 통으로 된 유리 창문이 있었는데 거기 앉으면 도시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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