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우는 어쩔 수 없이 그들과 함께 놀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찬이는 진원우의 앞에서 불렀다.“원우 아저씨, 저 여기 있어요. 빨리 저 잡으러 오세요.”구애린은 진원우의 뒤에 있었다.“빨리 잡으러 와.”“...”진원우는 도대체 누구를 잡아야 할지 몰랐다.“다 꼼짝 마. 내가 간다!”“빨리, 빨리 와요!”찬이는 흥분해서 손을 흔들며 진원우한테 잡으러 오라고 했다....집 안으로 들어간 강세헌은 송연아가 채소를 씻는 것을 보고 물었다.“오늘 되게 일찍 퇴근했네?”송연아는 뒤돌아서 강세헌이라는 걸 확인하고 말했다.“세헌 씨도 오늘 일찍 왔네요.”“레스토랑 예약했어. 오늘은 우리 외식하자. 아무것도 하지 마.”강세헌이 송연아의 손에 있던 채소를 가져가자 송연아가 말했다.“밥 다 했어요. 요리만 몇 개 하면 돼요.”채소도 다 씻었고 그냥 볶기만 하면 됐다. “아니면 내일 갑시다. 오늘은 집에서 먹고.”송연아가 말했다. 다 씻은 채소들은 오래 두지 못해서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앞으로는 우리에게 밥을 사려거든 미리 전화 좀 줘요.”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확실히 자신이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다음에는 주의할게.”하여 오늘은 집에서 식사하길 하고 강세헌은 진원우한테 예약한 레스토랑을 취소하라고 했다. 진원우가 온 것을 보고 송연아는 요리를 두 가지 더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요리가 완성되고 송연아는 사람들을 불러서 식사하라고 했다.“아주머니가 안 계셔서 아쉬운 대로 제가 한 요리로 식사를 합시다.”진원우가 말했다.“아주 푸짐합니다.”송연아는 그를 보며 말했다.“저 기분 좋아라고 하는 얘기인 거 다 알아요.”송연아가 한 요리는 다 채소 요리였다. 감자볶음, 완두콩 볶음, 청경채 버섯볶음, 토마토 달걀 볶음, 오징어국, 생선요리와 새우찜만 생선요리였다. 식사할 때, 구애린은 내일 오후의 티켓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구애린이 돌아오자마자 오은화가 아픈 탓에 요즘 제대로 식사를 잘하지 못해서 송연아는 내
강세헌은 그들을 데리고 식사하러 가려고 돌아왔다. 한혜숙은 이미 윤이가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해놨고 윤이의 유모차도 트렁크에 넣어야 했다. 강세헌은 기사한테 물건들을 차에 실어라고 하고는 송연아의 품에서 윤이를 받아안았다. 피부가 희고 앙증맞은 윤이의 모습은 무척 귀여웠다. 강세헌이 아들의 볼에 입을 맞추자 윤이는 작은 입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쌀알 같은 여덟 개의 작고 새하얀 이빨이 보였다. 송연아는 윤이의 침을 닦아주었다.“아이고.”강세헌이 물었다.“연아야, 윤이의 입술이 너를 닮은 것 같지 않아?”조그맣고 분홍색을 띠는 게 똑 닮았다. 이에 송연아가 째려보면서 말했다.“내가 낳았는데 당연히 나를 닮았죠.”“아니, 입술만 닮았어.”강세헌은 작은아들을 자세히 훑어보았다.“코, 눈, 볼은 다 날 닮았어.”열 달을 꼬박 고생스럽게 품어서 태어난 아이들은 왜 다 아빠를 닮은 것인지, 송연아는 한탄을 했다.“가자.”강세헌이 송연아의 어깨를 감쌌다. 한혜숙은 찬이를 데리고 차에 탔고 이영이 운전을 했다. 강세헌과 송연아는 집안의 기사가 운전하는 다른 차에 타서 이동했다.진원우는 레스토랑을 미슐랭에 오른 ‘웨스틴 조선 서울 홍연’으로 예약했다. 레스토랑에는 룸이 있었고 밖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맛들이 있었다.특히 여기 시그니처 메뉴는 유린기였는데 부드러운 닭고기와 바삭바삭한 튀김옷, 양상추와 은근한 소스 조합이 무척 근사해서 이런 맛은 다른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었다. 게살 수프와 흑후추 소고기는 입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향이 퍼져서 기름지지만 느끼하지 않았다. 불도장은 지금 많이 보편화하였다지만 이 가게에서처럼 이렇게 정통적으로 하는 곳이 없었다. 불도장안에 들어있는 해산물 식자재들은 모두 최고급으로 신선한 것이었다. 팔보채, 지존갈비, 킹크랩 요리, 마파두부 어느 요리든지 다 입맛을 돋웠다. 하지만 여기의 음식이 가격대가 비쌀 뿐만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룸 안에는 통으로 된 유리 창문이 있었는데 거기 앉으면 도시의 절
“왜 말이 없어요?”송연아가 묻자 강세헌은 품 안에 있는 아들이랑 장난하면서 되물었다,“뭐라고 했어?”심재경은 큰일을 범한 것도 아니기에 안에서 좀 있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이미 예전보다 철이 많이 들었다는 얘기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신경을 써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많이 먹어.”강세헌은 송연아가 자기에게 떠준 국그릇을 그녀에게 주며 말했다.“네가 먹어.”송연아는 먹지 않고 다시 밀어냈다.“내가 세헌 씨한테 떠준 건데 세헌 씨가 먹어요.”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꼭 다 먹어야 해요.”...식사가 끝난 후 진원우는 구애린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집으로 갔다. 찬이는 집으로 돌아갈 때 한혜숙이랑 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 송연아를 따라다녀서 송연아와 함께 차에 탔다. 찬이는 송연아의 품에 누워 시무룩한 게 꼭 서리 맞은 호박잎 같았다. 윤이는 이미 잠이 들어 조용하였다.“얘 왜 이래?”강세헌은 찬이가 왜 이렇게 울적한 모습인지 몰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송연아는 아들의 등을 살살 어루만져주며 말했다.“애린 씨가 가는 게 싫어서 슬프대요.”찬이는 여전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아니에요.”송연아는 찬이가 하는 대로 따랐다.“그래그래.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엄마한테 얘기해줄래? 찬이 왜 기분이 안 좋아?”“기분이 안 좋은 거 아니에요.”찬이는 축 처진 얼굴로 말했다.“외할머니한테 갈래요.” 송연아가 말했다.“좀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야.”“외할머니한테 갈래요!”찬이가 떼를 쓰자 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엄숙한 음성으로 말했다.“찬이야.”그 낮은 음성은 송연아가 들어도 소름이 돋는데 찬이는 더 말할 게 없다. 찬이는 작은 몸을 웅크리고 송연아의 옷자락을 잡고는 서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송연아는 찬이를 안고 강세헌을 나무라듯 째려보았다.집에 도착하자 찬이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 방
송연아는 굳이 센터에서 해야 하는 얘기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아했다.“경봉 씨.”송연아는 안으로 들어서며 그를 불렀다. 평소에는 송연아가 들어오면 다들 다가와서 인사했었는데 오늘은 왜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이상했다. 모두 센터에 없는 건가 싶지만 정경봉이 전화를 했을 때의 말투로 보면 분명 센터에 있었다.“경...”송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서 채색 테이프가 날리더니 이윽고 센터 안에서 동료들이 몰려나와서 송연아를 에워쌌다. 공중에서는 채색의 꽃잎과 붉은색의 종이 장식이 하늘하늘 아래로 떨어져서 송연아의 머리와 어깨에 내려앉았다.‘이게 무슨 일이지?’정경봉이 비집고 나와서 말했다.“축하드려요.”송연아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뭘 축하해요?”“저희 인공심장을 이식한 그 환자 깨어났어요. 지금 상태도 아주 좋고 전혀 불편한 것도 없고, 거부반응이거나 후유증도 없어요.”송연아도 의외였다.“예정보다 일찍 깨어났다고요?”정경봉이 고개를 끄덕이자 송연아가 웃었다.“또 한 가지 좋은 일이 있어요.”정경봉이 이렇게 말하자 송연아는 바로 예상했다.“허가가 내려왔어요?”정경봉이 고개를 끄덕이자 송연아는 아주 기뻤다. 이건 참말로 기쁜 일이다.“그래서 오늘 우리끼리 나가서 축하하려고 합니다. 연아 씨가 원장님이 되고 나서 아직 밥을 사지 않았잖아요. 이참에 한번 밥을 사시죠?”송연아가 말했다.“오늘 저녁 모든 소비는 제가 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빠질게요.”“왜요?”정경봉이 말했다.“원장님이 안가면 이 자리가 의미 없죠? 원장님이 주인공인데.”송연아는 거절했다.“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내가 자리를 비울 수가...”“다들 송 원장님이 돈 많은 남편이 있는 걸 아는데 송 원장님이 할 일이 뭐가 있어요?”누군가 농담을 하듯 말했다.“혹시 송 원장님 우리가 전에 한 잘못들에 아직 화가 덜 풀리신 게 아니죠?”송연아가 해명했다.“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정경봉은 송연아의 귓가에 속삭였다.“사직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지막으
아마도 송연아의 말이 너무 갑작스러운듯했다.“원장님, 뭐라고요?”모두 송연아가 그들을 너무 나쁘게만 여긴다고 생각했다.“경봉 씨한테서 원장님이 떠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어요. 저희는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있어요. 저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우리도 원장님의 인품을 보고 원장님을 인정하고...”“그래요, 원장님. 저희를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네요.”옥자현이 거들자 송연아가 말했다.“그래요? 제가 기억하건대 자현 씨가 제 일에 트집을 제일 많이 잡았었죠.”“...”옥자현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옥자현은 확실히 송연아를 저격하는 행동을 많이 했었으니까. “농담은 농담이고 다들 자리에 앉아요.”송연아가 웃으며 말했고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사람들이 모두 둥그렇게 모여앉자 아주 시끌벅적했다.“진짜 떠나려고요?”이 말은 옥자현이 물은 것이다.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왜요? 저희는 이제 화목하게 잘 지내기 시작했는데!”모두 맞장구를 쳤다.“맞아요.”송연아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깊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여자는 일단 결혼을 하면 가족을 위해서 생각해야 하는 게 많아서요...”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끼어들었다.“남편이 일을 못 하게 해요?”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얘기를 한 사람에게로 가자 그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서 물었다.“왜 저를 쳐다봐요? 제가 말 잘 못 했나요?”모두 또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질문 잘했어요.”마침 모두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송연아는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저랑 관련된 얘기만 하죠. 계속 제 가족들 얘기하지 마시고.”“그럼 왜 일을 그만두시려는 거에요? 원장님이 이 일을 좋아하는 걸 우리가 모두 느끼고 있었어요.”정경봉의 물음에 송연아는 목청을 가다듬고는 말했다.“모두 이때다 싶어서 청문하는 느낌이 드네요?”“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왜 우리가 서로 익숙해지고 서로를 받아주게 된 시기에 떠나려고 하는지 궁금해서...”“
“송 원장님, 왜 말이 없으세요?”옥자현이 일어서서 송연아에게로 가더니 술을 권하며 물었다.“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으세요?”송연아는 곁에 있던 음료수를 들며 말했다.“저는 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스로 대체하겠어요...”옥자현은 송연아가 주스를 든 손을 누르며 말했다.“이제 곧 떠나려는데도 여기서 저희랑 허심탄회한 얘기를 하기 싫은 거예요?”옥자현은 취기가 오른 것 같았다.“아니면 원장님은 아예 저희 같은 사람들이 눈에 차지 않는 것인지...”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에요?”송연아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제 마음속에서는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모두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가의 의료사업을 위해 묵묵히 공헌하고 있으니까요.”“그렇다면 왜 우리가 헤어지기 전에 이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시간에도 저희에게 솔직한 말을 안 하려고 해요?”옥자현은 술을 송연아의 손에 쥐여주었다.“오늘은 우리 모두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합시다. 어색하게 우물쭈물하지 말고요.”사람들이 모두 보고 있었기에 송연아는 더 거절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잔을 받아들었다. 옥자현은 모두 함께 건배하자고 제의했다.“우리가 인연이 닿아 서로 만나고 여기 모인 것을 위하여!”모두 잔을 부딪쳤다. 송연아는 지금 정말 술을 마실 수가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피할 수도 없었다. 하여 송연아는 최소한 적게 마셨는데 원래 술을 잘 마시지 못했던 탓에 고량주를 먹고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안주를 먹으며 속을 달래고 있었는데 정경봉이 말했다.“원장님, 제 잔을 받아요.”“...”“경봉 씨, 제가...”“왜요, 제가 업무를 보는 게 부족했어요? 제가 주는 잔을 받지 않으려고요?”송연아는 거절할 얘기를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정경봉이 말을 끊은 것도 모자라 다그치기까지 하자 송연아가 말했다.“경봉 씨는 아주 완벽했어요. 저에게 많은 도움을 줘서 아주 고마워요.”정경봉에 대해서 송연아는 정말 거절하기 어려웠다. 하여 어쩔 수 없
강세헌은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며 송연아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렸다.“취했어. 그만 말하고 이리와 집에 들어가자.”“싫어요.”송연아는 강세헌의 허리를 붙잡고 놓지 않은 채 얼굴 전체를 그의 가슴에 파묻고 말했다.“세헌 씨는 몰라요.”강세헌이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내가 뭘 몰라?”“말을 못 하겠어요.”송연아의 목소리는 허스키함이 묻어났다. 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이영에게 말했다.“먼저 들어가!”이영이 알았다고 하고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나 힘들어요.”송연아가 말하면서 강세헌을 더 꽉 껴안자,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토하고 싶어?”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서 고개를 저었다.“아니, 마음이 힘들어요.”강세헌은 그녀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마음이 힘들어?”송연아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강세헌을 바라보았다.“욱…”속이 갑자기 울렁거리더니 강세헌이 그녀를 차에서 내리기 전에 그의 온몸에 토해버렸는데 그 냄새는…강세헌은 힘없이 한숨을 쉬며 이마를 찌푸렸다.‘내가 왜 여기서 취한 사람 헛소리를 듣고 있었을까? 진작에 데리고 내려갈걸. 그럼, 이 지경은 안 될 건데…’강세헌은 재킷을 벗어서 몸을 닦고 바닥에 버린 후에 송연아를 차에서 안아 내리고 기사한테 세차하라고 시켰다.“세차하고 이 옷은 버려.”술과 시큼함이 섞인 냄새만 생각하면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그는 송연아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욱…”송연아가 또 토하려는 것 같아 강세헌은 바로 화장실로 데려갔다. 한혜숙은 윤이를 안고 있다가 송연아가 술 냄새를 풍기며 안겨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걸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술 마셨어?”강세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술을 안 마시던 애가 왜 마셨대? 얼마나 마셨길래 이 정도로 취한 거야?”강세헌이 해명했다.“오늘 연구센터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다들 마시는데 혼자 안 마실 수가 없었대요.”“물 받아 줄게, 따뜻하게 씻으라고 해!”한혜숙이 도와주려고 하자, 강세헌은 자기가 하겠다고 하면서
그런데 가려워서 그러는지 송연아는 몸을 계속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두 팔로 강세헌의 목을 감싸고 얼굴도 그의 얼굴에 딱 붙이며 부드럽게 말했다.“나 너무 더워요.”송연아의 얼굴이 분홍빛으로 붉어졌고 물방울은 그녀의 날씬한 몸을 감돌고 있었는데 그녀가 그의 품에서 주동적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은 매혹적인 요정 같았다. 강세헌의 눈은 수증기에 촉촉하게 젖어 있었는데 송연아의 유혹 때문에 올라오는 욕망을 힘들게 억제하고 있었다.“움직이지 마, 이제 금방 끝나.”“음... 답답해요.”그녀는 도저히 가만히 있지 않았다.“그만해.”강세헌은 강제적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씻어주고는 욕조에서 나와 샤워기 아래에서 거품들을 씻었다. 샤워하는 동안에도 송연아는 강세헌에게서 조금이라도 떨어지지 않고 딱 붙어있었다. 다 씻은 다음 강세헌이 먼저 가운을 입고 송연아에게도 입히려고 했는데 샤워를 금방 끝내고 더웠는지 조금도 협조하지 않았다.“더워요. 안 입을래요.”강세헌은 송연아와 옷 입히기 씨름하느라 순간 땀범벅이 되었는데 아예 방법을 바꿔서 가운으로 그녀를 감아서 안고 욕실을 나왔다. 오은화는 집에 없고 한혜숙도 아이들과 함께 방에 있었기에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강세헌은 송연아를 가로 안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침대에 내려놓았다. 송연아는 여전히 많이 더운지 꿈틀거리며 가운을 뿌리쳤다. 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닦아주며 한숨을 쉬었다.“앞으로 절대 마시지 마.”강세헌은 송연아를 챙기느라 진이 빠졌다. 정리를 마치고 강세헌은 그녀를 안고 누웠는데 샤워하고 편해졌는지 송연아는 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점심 10시가 되어서야 그녀는 머리가 무겁고 아픈지 관자놀이를 누르며 일어났다.“목말라요.”송연아의 목마르다는 말에 강세헌은 바로 물 한 잔을 따라주었고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을 깨면서 물었다.“지금 몇 시예요?”“10시 넘었어.”그녀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벌써 그렇게 됐어요?”송연아는 물을 마시고 컵을 테이블에 놓고 가운으로 벌거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