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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왜 말이 없어요?”

송연아가 묻자 강세헌은 품 안에 있는 아들이랑 장난하면서 되물었다,

“뭐라고 했어?”

심재경은 큰일을 범한 것도 아니기에 안에서 좀 있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예전처럼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이미 예전보다 철이 많이 들었다는 얘기였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신경을 써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많이 먹어.”

강세헌은 송연아가 자기에게 떠준 국그릇을 그녀에게 주며 말했다.

“네가 먹어.”

송연아는 먹지 않고 다시 밀어냈다.

“내가 세헌 씨한테 떠준 건데 세헌 씨가 먹어요.”

그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꼭 다 먹어야 해요.”

...

식사가 끝난 후 진원우는 구애린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집으로 갔다. 찬이는 집으로 돌아갈 때 한혜숙이랑 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 송연아를 따라다녀서 송연아와 함께 차에 탔다. 찬이는 송연아의 품에 누워 시무룩한 게 꼭 서리 맞은 호박잎 같았다. 윤이는 이미 잠이 들어 조용하였다.

“얘 왜 이래?”

강세헌은 찬이가 왜 이렇게 울적한 모습인지 몰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송연아는 아들의 등을 살살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애린 씨가 가는 게 싫어서 슬프대요.”

찬이는 여전히 인정하고 싶지 않아 했다.

“아니에요.”

송연아는 찬이가 하는 대로 따랐다.

“그래그래. 그런 게 아니야. 그럼 엄마한테 얘기해줄래? 찬이 왜 기분이 안 좋아?”

“기분이 안 좋은 거 아니에요.”

찬이는 축 처진 얼굴로 말했다.

“외할머니한테 갈래요.”

송연아가 말했다.

“좀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야.”

“외할머니한테 갈래요!”

찬이가 떼를 쓰자 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엄숙한 음성으로 말했다.

“찬이야.”

그 낮은 음성은 송연아가 들어도 소름이 돋는데 찬이는 더 말할 게 없다. 찬이는 작은 몸을 웅크리고 송연아의 옷자락을 잡고는 서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송연아는 찬이를 안고 강세헌을 나무라듯 째려보았다.

집에 도착하자 찬이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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