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781 - 챕터 790

1265 챕터

제781화

강세헌은 입꼬리를 치켜들었다.“왜 그렇게 물어보는데?”송연아는 강세헌을 놓아주고는 몸을 바로 세우면서 정색을 했다.“당신은 절대 좋은 말만 하지 않으니깐요.”강세헌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나기도, 웃기기도 했다.송연아는 도대체 강세헌을 어떻게 생각한단 말인가?왜 좋은 말은 안 할거라 생각한단 말인가?“날 모욕하지 마.”송연아가 말했다.“그래요? 그럼 말해 봐요, 내가 왜 좋은 아내인지.”강세헌은 정색하며 입을 열었다.“네 글자로 요약하면 현모양처야.”송연아는 강세헌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왜 난 당신 말을 들었을 때 아이러니한 느낌이 드는 걸까요? 됐어요.”송연아는 더는 따지지 않았다.“잠시 당신을 믿어보죠.”집에 돌아오자 오은화는 집안일을 하고 있었고 한혜숙은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그녀들은 분업하여 서로 협력했는데 송연아는 아내로서 가족을 위해 한 일이 너무 적다고 생각해 스스로 부엌일을 떠맡았다.그녀도 가끔 가정을 위해 일을 좀 하고 식사를 차려야 했다.식사 도중 찬이는 송연아가 만든 계란찜을 먹더니 입을 열었다.“엄마가 만든 계란찜은 오 할머니가 한 것보다 맛이 없어요.”송연아는 한 숟가락 맛보았는데, 확실히 너무 오래 쪘다. 그녀는 강세헌 앞에 계란찜을 놓으며 말했다.“그럼 당신이 먹어요.”강세헌은 눈을 들어 송연아를 쳐다보았다.’송연아는 나를 아끼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쓰레기통으로 생각하는 걸까?‘상황을 보면 후자가 더 말이 되었다....금요일에 시간을 내려고 송연아는 휴가를 내기 이틀 전 일을 서둘러 처리했다.가능한 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모두 끝내야 했는데 다행히 그 양이 산처럼 쌓일 정도는 아니었다.그들은 금요일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인 목요일에 미리 가야 했다.비행기 안에 앉아 있던 송연아가 말했다.“돌아오는 길에 미국에 들러서 애린 씨를 보고 싶어요.”강세헌은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했다.프랑스에 도착하자 임지훈이 그들을 데리러 왔다.“대표님, 사모님.”임지훈은 프랑스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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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거실에 포옹식 계단이 양쪽으로 나눠진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안에는 모두 7, 8명의 하인이 있었는데 그들은 각각 양쪽에 서 있었고, 게다가 모두 프랑스 사람들이어서 더욱 복고적인 느낌이 들었다.“도련님.”프랑스어로 인사를 건넨 집사는 양복 차림에 키가 훤칠하고 몸매는 마른 편으로 나이가 좀 든 프랑스인이었다.강세헌이 말했다.“이분은 제 아내예요. 여기에 이틀 정도 머물 겁니다.”“사모님.”집사는 매우 공손하게 집안의 하인들이 무엇을 책임지고 있는지 송연아에게 알려줬다.“하지만 도련님과 사모님은 여기에 자주 살지 않으시기 때문에 그녀들은 평소에 안팎을 청소하고, 화원에 물을 주고, 손질하는 등 잡일을 합니다.”송연아는 알았다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지금 방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집사는 능숙하게 하인들을 지휘했는데 왜냐하면 그는 하인들의 장점을 알고 있어 누가 어느 일을 맡으면 잘할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큰 저택이 잘 관리되고 있었다.“도련님, 사모님. 지금 목욕물을 받게 하고 7시에 저녁 식사를 준비시켰는데 괜찮습니까?”집사가 묻자 강세헌이 대답했다.“네.”“올라가 보자.”강세헌은 송연아에게 말하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세헌은 자신의 집인 이곳을집사보다 잘 알지 못했다.집사는 안내하면서 혹시라도 강세헌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말할 경우를 대비해서 분부를 기다렸다. 그러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으니 말이다.2층은 기본적으로 모두 접객 구역이었는데 좌측 직사각형의 넓은 방에는 3개의 큰 바닥 창문, 커튼이 걸려있었고 깔끔하게 배열된 1인용 소파들 사이에는 사각 티테이블이 있었다. 그것들의 배치는 U자형으로 간단하고 넓어 대화와 회의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옆에는 식당, 그리고 오락 장소와 같은 손님을 모시고 친구들을 초대하는 구역도 있었다.3층이 침실이었는데 총 6개의 스위트룸이 있었다.각 방에는 별도의 거실, 욕실, 옷방, 테라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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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거의 주동적으로 다가갈 때가 없었던 송연아는 웬일로 강세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입술을 내밀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그녀의 입술에 강세헌은 약간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이내 빨리 정신을 차리고 열정적으로 응대했다.강세헌은 송연아를 안아 탁자 위에 올려놓았고 격렬한 키스에 그녀의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그 바람에 훤히 드러난 그녀의 희고 아름다운 어깨선에 강세헌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졌다.그때 강세헌은 갑자기 하던 것을 멈추었다.“너...”송연아는 강세헌을 바라보며 끝내 참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생리 왔어요.”“...”늘 수줍어하는 송연아가 잠자리에서는 더더욱 주동적이지 않았는데 이렇게 나오니 강세헌은 너무 의아했고 숨을 가다듬고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놀리니까 재밌어?”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재밌어요.”강세헌은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송연아의 옷을 여몄다.“생리가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게 좋을 거야.”송연아는 얼른 꼬리를 내렸다.“잘못했어요.”송연아는 정말 강세헌이 무서웠고 그는 고개를 숙여 애써 뜨거운 눈빛을 억누르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시간이 너무 늦었어.”말을 마치고 강세헌은 몸을 돌려 욕실로 갔는데, 욕구를 억누르는게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니라 그는 조금 진정해야 할 것 같았다.송연아가 쫓아와 말했다.“내가 도와줄게요.”강세헌은 뒤를 돌아봤다. 그도 예전 같으면 좋아했을 것이지만 오늘은 아니었다.송연아는 조금 무서웠지만 그를 끝까지 놀리고 싶었다.“혼자 씻을 수 있어.”이윽고 강세헌이 문을 닫자 송연아는 입을 앙다물었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심한 것 같았다.20여 분쯤 지나자 강세헌은 회색 실크 잠옷을 입고 나왔다. 키도 크고, 몸도 좋은 그가 반들반들한 실크 잠옷을 입으니 눈이 너무 즐거웠다.외모가 뛰어난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잠옷도 강세헌이 남자로서의 야성미 넘치는 매력을 가릴 수 없었다.송연아가 다가와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머리 말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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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강세헌이 걸어오자 집사는 그의 의자를 당겨주려고 했다. 그때, 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여기는 제가 있으면 되니까 다른 일 하세요.”집사는 눈치를 보며 눈을 내리깔았고 뒤이어 송연아가 강세현의 의자를 당겨주었다.그가 자리에 앉자 그녀는 의자 뒤에 서서 말했다.“내가 만든 거니까 빨리 먹어봐요.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모처럼 요리를 했잖아요.”“알지.”집에 있을 때, 송연아는 매일 급하게 출근해서 아침 식사는 기본적으로 오은화가 준비했다.그들은 먹고 바로 외출했다.강세헌은 송연아의 체면을 봐서 계란 후라이 먼저 먹었다. 분명히 평범한 계란 후라이인데다가 심지어 오은화가 한 것보다 못할텐데도 오늘따라 유난히 맛있었다.송연아는 강세헌의 어깨에 손을 얹고 뒤에서 껴안으며 물었다.“맛있어요?”강세헌은 가볍게 ‘응’이라고 대답했고 송연아가 말했다.“바빠도 아침밥은 먹어야죠. 그렇지 않으면 위장에 좋지 않아요.”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송연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알았어.”“다 먹었으면 어서 가봐요.”말을 하는 동안 송연아는 손을 빼려 했지만 강세헌이 너무 꽉 쥐고 있는 탓에 그럴 수 없었다. 그가 조금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송연아는 그대로 강세헌의 품에 안겼다.강세헌은 머리를 젖히고 송연아에게 키스하며 일부러 방금 먹은 계란 후라이의 기름 얼룩을 그녀에게 묻혔다.그러고는 흐뭇한 표정으로 일어나 냅킨으로 우아하게 입을 닦았다.“갈게.”송연아는 입술을 한 번 닦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유치해요.”그러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으로 가득했다....아침을 다 먹자 임지훈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데려왔고 송연아는 화장대 앞에 앉아 협조적으로 요지부동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너무 진한 화장은 싫어요.”송연아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화장을 너무 화려하게 할까 봐 두려웠다.“시름 놓으셔도 됩니다. 제 실력을 믿어주세요.”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계속해서 말했다.“이목구비가 참 아름다우시네요.”송연아가 말했다.“아,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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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송연아 눈앞에 있는 건물은 웅장하고 개성이 넘쳤다. 프랑스의 수도로서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이며 많은 역사 사건이 있고 로맨틱이 물들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유명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매우 명망이 높은 가문에서 주최하는 연회였는데 초대받은 사람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연회장의 상황은 강세헌이 이미 송연아에게 알려주었고 이번에 송연아가 동반 참여하게 된 것은 임지훈이 사전에 연회의 주최 목적을 알아봤기 때문이다. 이번 연회는 상류층 인사들의 단순 모임이 아니라 주최하는 가문에서 현재 처한 위기를 넘기기 위하여 비즈니스 결혼을 하려고 진행한 모임이라고 한다. 이런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거부하려고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 선택 자체를 원치 않았다. 송연아는 오늘 와이프 역할만 잘하면 되기에 강세헌의 팔짱을 끼고 들어갔다.연회장의 보안은 아주 엄격했는데 들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초대장을 제출해야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는 아무 사람이나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연회장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였고 연회장 중간에는 커다란 도넛 같은 원형 테이블이 있고 그 가운데는 반쯤 노출된 여성 조각상이 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분수가 있었다. 분수의 얇은 물줄기는 물안개 느낌을 연출하여 마치 조각상이 구름 위를 날아다니는 것만 같았고 고급스러운 크리스털 램프는 연회장의 화려함을 더 돋보여 주었다. 창문 아래 벽 쪽에는 소파가 있는데 그 옆의 테이블에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그리고 맛있는 케이크, 과일 등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었다.연회장은 웃음소리와 대화가 끊기지 않았는데 여자들의 대화 주제는 모두 보석이거나, 어느 가계의 드레스가 이쁘다거나, 누구는 어떤 가방을 샀다는 등등의 이야기들이었다. 그녀들 모두 화려한 의상과 반짝거리는 주얼리를 장착하고 있었는데 모두 가격이 어마어마해 보였다. 그것은 그녀들뿐만 아니라 남편들의 체면이었다. 남자들은 대부분 소파에 앉아 경제에 관련된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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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6화

‘연회에 동행하기 위해 불어를 열심히 공부한 건가? 그런데 이틀 만에 이 정도로 한다고?’정말로 감탄할 일이었다.“어느 분야 의사예요?”“심장외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지 않고 인공심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네, 의사라니 정말 놀랍습니다.”그 사람은 놀랐다. 송연아를 봤을 때 이쁜 얼굴에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 남자에게 의존하는 여자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도 있고 불어도 수준급이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강세헌 역시 송연아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는데 즉흥적으로 불어를 배운 초보자가 아니라 아주 능숙했기 때문이다.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세헌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다가왔는데 모두 경제에 관련된 이야기와 업무상의 이야기였기에 송연아는 전혀 낄 수 없었다. 어차피 이 자리는 남자들의 베니티 페어이고 여자들은 동반자일 뿐이다.송연아는 오랫동안 하이힐을 신지 않았던 관계로 오래 서있자니 발이 아팠다. 누군가가 강세헌을 불렀지만, 그는 송연아가 혼자서 심심할까 봐 가지 않았다.“가봐요.”송연아는 강세헌이 일을 그르쳐 그의 발목을 잡고 싶지 않았고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세헌이 떠난 후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사람은 비록 많지만,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자, 바로 화장실로 갔다. 송연아가 변기에 앉아 신발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나와서 손을 씻으려는데 프랑스 미녀가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그녀는 송연아를 훑어보다가 발에서 시선이 멈췄는데 송연아는 그녀의 눈빛에서 조금 전 신발을 벗고 있던 걸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송연아는 태연하게 손을 씻고 밖으로 나왔다.넓고 고급스러운 홀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녀들의 화제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송연아는 사치품이 뭔지도 모르고 수집 가치가 어떻게 되는지도 잘 모르는데 게다가 어떤 브랜드의 옷은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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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송연아는 마주 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휴게실로 모시라고 했습니다.”송연아는 쉽게 믿지 못하고 강세헌을 바라보았는데 마침 그도 이쪽을 보고 있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가 시켰다는 신호를 보내자, 송연아는 안도하며 말했다.“고마워요.”“이쪽으로 오세요.”남자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연회 도중에 쉴 수 있는 방이었는데 매우 넓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발목을 주무르려고 하다가 어색한 기분이 들었는지 꾹 참았다.“사모님, 뭐 마시겠습니까?”“주스 주세요.”송연아가 말하자 상대방이 정중하게 답했다.“알겠습니다.”그 남자는 송연아에게 주스를 가져다주며 말했다.“필요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부르세요, 문밖에 있을 겁니다.”“고마워요.”송연아는 방문이 닫혔는데도 쉽게 긴장을 풀지 못했다. 우선 이곳은 낯선 환경이었고 또 불안했다. 그녀는 계속 서 있지 않고 소파에 앉아서 쉬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그녀가 잠들려고 할 때 방문이 갑자기 열렸고 그녀는 곧바로 잠이 깨어 눈을 떠보니 강세헌이 들어왔다.“많이 기다렸지.”송연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가자.”송연아가 일어나자, 강세헌이 그녀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지루했지?”“조금요.”송연아가 솔직하게 대답하자, 강세헌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부터 꼭 필요하지 않은 행사는 모두 거절할 거야.”“그러지 마요.”송연아는 자기 때문에 그에게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그제야 긴장을 풀고 담요를 덮으며 말했다.“나 잠깐 잘게요.”정오부터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주스 한 잔만 마신 그녀는 너무 피곤하고 졸리며 배가 고팠다.“그래, 좀 자.”송연아가 눈을 깜빡이며 강세헌에게 물었다.“차에서 신발 벗어도 돼요?”“응?”강세헌이 그녀의 발을 보자, 송연아가 말했다.“하이힐을 별로 신은 적이 없는 데다가 이렇게 높은 것은 더욱더 처음이어서 적응이 안 돼서 물집이 생겼어요.”강세헌은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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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강세헌은 연거푸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나는 절대 아니야. 그건 당신이야!”“내가 막무가내라고요? 내가 말로 세헌 씨를 어떻게 이겨요?”송연아는 인정하지 않았다.“당신이 나를 때려도 나는 반격을 안 하잖아.”강세헌은 송연아의 손을 잡고 얼굴에 대었다. 송연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도 아니고 강세헌이 아무리 송연아를 끔찍이 여긴다고 해서 그의 얼굴을 진짜로 때릴 수는 없었다. 남자의 얼굴은 곧 존엄이기 때문에 농담으로라도 그렇게 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강세헌의 목을 부드럽게 두 팔로 감싸며 귓속말로 속삭였다.“남편 얼굴을 어떻게 때려요. 당신은 내 하늘인데.”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그녀의 립스틱이 다 지워질 때까지 뽀뽀했다.“당신은 나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알아.”송연아는 그의 입술에 묻은 립스틱을 닦아주며 말했다.“저는 진심이에요...”강세헌이 그녀의 손가락을 깨물었다.“아야, 아파요!”송연아는 강세헌의 가슴을 때렸다. 두 사람의 몸싸움으로 송연아의 옷은 거의 다 벗겨질 지경이었다. 드레스는 더 이상 그녀의 연약하고 날씬한 몸을 가릴 수 없었다. 차가 멈추자, 강세헌은 그녀를 담요로 감싸 안고 차 밖으로 나갔는데 집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세헌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저녁은 준비됐어?”“네, 다 됐습니다. 언제든지 드실 수 있습니다.”“그래, 우선 따뜻한 물을 대야에 담아서 우리 방으로 보내줘.”“네.”집사는 바로 다른 사람을 시켰는데 강세헌이 송연아를 안고 방에 들어서자, 물도 가져왔다. 그는 가정부한테 나가라고 한 뒤 송연아를 침대 가장자리에 앉히고 그녀의 발을 물속에 넣었다.“좀 있다 약을 가져오라고 해야겠어.”송연아가 담요로 몸을 감싸며 말했다.“괜찮아요. 물집이 터졌으니까, 안에 있는 고름만 짜내면 돼요.”강세헌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안 아파?”“아니요.”송연아는 고개를 저었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니 피로가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아, 맞다.”송연아는 아까 받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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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9화

강세헌은 눈을 번쩍 뜨고 몇 초간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나중에 알게 될 거야.”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시원하게 말을 못 해요? 사람을 더 궁금하게 만들지 말고 어서 말해요.”“이리 와 봐.”강세헌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송연아는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을 돌아 그의 옆으로 갔는데 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잡자 송연아는 자연스레 그의 무릎에 앉았다. 강세헌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물었다.“당신 불어는 언제 배웠어?”“학교 다닐 때요.”송연아가 대답하자, 강세헌은 감탄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송연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이제 와보니 아빠 말씀이 다 맞았어요.”송태범은 비록 딸의 의사의 꿈을 무시하고 협박까지 해가며 딸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강요했지만, 성공한 남자 옆에 서는 것은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현실이 알려주었다. 그에 필적할 만한 힘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양과 교양이 있어야 했다. 그녀는 문득 송태범이 아직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그녀가 강세헌과 함께 있는 걸 보면 분명 기뻐하셨을 것이다.“무슨 생각해?”강세헌은 사색에 잠겨 있는 그녀를 보고 큰 소리로 물었다.“아니에요, 아무 생각 안 했어요.”송연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새우 한 마리를 집어 천천히 씹더니 또 한 마리를 집어서 강세헌의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아주 싱싱하고 맛있어요. 먹어봐요.”강세헌은 그녀의 귀에 바짝 기대어 말했다.“당신이 먹여줘.”송연아는 눈을 깜빡이며 손에 쥔 젓가락을 보며 의아해했다.“지금 먹여주고 있잖아요?”강세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알려줄게!”그러고는 새우살을 한 입 베어 물고 송연아의 입에 갖다 대자 송연아의 눈이 커졌다. 강세헌은 그렇게 새우살 한 조각을 입으로 그녀의 입에 넣어준 것이다. 송연아는 잠시 얼굴을 붉히더니 금세 쿨한 척했다.“다 세헌 씨 침이에요.”강세헌은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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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송연아인 것을 본 구애린은 몇 초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요?”“당연히 애린 씨 보러 왔죠.”구애린은 그녀에게 앉으라고 하고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저 지금 꼴이 말이 아니죠.”구애린의 머리는 약간 헝클어져 있고 옷은 헐렁한 실내복 차림이었다.“남도 아닌데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돼요.”구애린은 입꼬리를 치켜들었다.“살이 많이 빠졌어요, 밥을 제대로 안 먹었죠?”송연아가 묻자, 구애린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입맛이 없어요.”구애린은 매일 구진학이 걱정하지 않도록 열심히 밥을 먹을 뿐이었는데 송연아는 점점 쇠약해지는 구애린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우리 내려가요!”구애린이 일어나며 말하자 송연아도 좋다고 하며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이 텅 비어 있는 걸 보고 구애린이 가정부에게 물었다.“아빠 어디 있어요?”가정부가 대답했다.“서재에 계세요.”구애린이 서재에 다가가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려고 했는데 문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좁은 틈새가 있었는데 안에서 구진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애린이는 아주 착한 아이야. 내가 언젠가 떠나게 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애린이야.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어. 나도 이런 부탁하는 게 무리일 수 있다는 걸 알아. 어쨌든 너의 입장에서 네 어머니를 묻은 곳을 알려준 것만으로 난 만족해야 하는데...”“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잘 돌봐줄게요.”강세헌은 구진학이 구애린을 자신에게 맡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아챘고 그 역시 구애린이 좋은 성품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 송연아 때문에 구애린이 상처를 많이 입었는데 만약 구애린이 아니었다면 상처 입은 사람은 송연아였을 것이다.구진학은 강세헌이 이렇게까지 시원하게 받아줄 줄을 몰랐다.“고마워.”“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강세헌이 구애린을 동생으로 대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에 송연아를 구해준 것뿐만 아니라 구애린 역시 그의 어머니가 키운 자식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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