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801 - 챕터 810

1265 챕터

제801화

송연아는 조금 주저하며 레스토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녀가 고민 끝에 다시 돌아가려던 그때, 뒤에서 강세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안 들어가?”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세헌을 발견하고는 물었다.“재경 선배가 왜 여기에 있어요?”“재경이가 오늘 밥을 먹자고 한 거야. 밥을 사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있어야지.”강세헌은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거의 한 시가 다 되어가는데 안 배고파?”송연아가 말했다.“재경 선배 얼굴 보고 싶지 않아요.”“응? 두 사람 친한 친구 아니었어? 재경이가 선배라며.”강세헌은 이 얘기를 꺼낼 때마다 기분이 조금 불쾌했다.어쨌든 심재경은 그보다 먼저 송연아를 알았으니 말이다.심재경과 송연아는 남녀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단순한 친구 사이라 질투까지 느끼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그도 자신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너무나도 답답했다.송연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이슬 언니가 곧 결혼을 한대요. 재경 선배가 이슬 언니에 대해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강세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말했다.“그러면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송연아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그럴 수밖에 없죠.”그녀는 강세헌과 같이 걸어 들어갔다.그들을 본 심재경이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왜 이제야 온 거야?”송연아가 대답했다.“일이 있어서 조금 시간이 지체되었어요.”강세헌의 전화를 받은 송연아는 강세헌이 그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심재경이 주선한 자리일 줄이야.“음식은 다 주문했어.”심재경이 말했다.“두 사람 입맛은 내가 그래도 어느 정도 아니까.”송연아와 강세헌이 나란히 앉았고 심재경은 그들의 맞은편에 앉았다.“왜 갑자기 밥을 사는 거예요?”송연아가 물었다.혹시 어디서 무슨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확인차 묻기 위해 밥을 사려는 게 아닌지 생각되었다.“요즘 너무 바빠서 두 사람 얼굴도 자주 못 봤잖아. 오늘 마침 시간이 나서 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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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강세헌은 덤덤한 얼굴로 그를 힐끔 보더니 마치 진작 알고 있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말해!”심재경이 한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아까 연아에게 이슬이 소식에 관해 물어보려고 했는데 연아가 나 엄청 경계하는 거 같아서 더는 안 물었어. 연아가 뭐 알고 있지?”“괜한 생각을 하는 거 아니야?”강세헌이 단호하게 부인했다.“요즘 일에 몰두하더니만. 잘했어, 계속 그렇게 해.”“...”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넌 지금 행복하니까 내 신세를 퍽이나 잘 이해하겠다.’심재경은 강세헌과 송연아가 행복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다급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알겠어.”심재경이 의자에 기댔다.강세헌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말했다.“마음이 맞는 사람 만나면 좀 사귀어 봐. 세상에 여자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어?”심재경은 전에 강세헌이 송연아 때문에 우울해하고 괴로워하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강세헌이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너를 생각해서 한 말이니까 잘 새겨들어. 괜히 내 과거 들추지 말고.”심재경이 웃으며 물었다.“삐졌어?”강세헌은 그의 말에 대답하기도 귀찮아 자리에서 일어섰다.문 앞에 이르렀을 때 그는 다시 발걸음을 멈췄는데 심재경이 단념하길 바라는 마음에 그에게 말했다.“연아한테서 들었어, 안이슬이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고. 그러니까 더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그는 다시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몇 걸음 걷다가 또 멈추었다.이때 심재경이 그를 따라 나왔다.“그게 무슨 말이야?”강세헌이 덤덤하게 말했다.“혼자 생각해.”그리고 떠나기 전에 심재경에게 경고했다.“앞으로 연아라고 부르지 마.”“...”심재경은 어이가 없었다.“나 계속 그렇게 불러왔는데? 당분간은 고치기 힘들어.”심재경은 모든 걸 쉽게 동의하면 너무 강세헌의 뜻에 따르는 것 같아 일부러 딴지를 걸었다.‘강세헌을 너무 마음 편하게 내버려두면 안 되지.’“고치려고 노력할게. 다만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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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왕호경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회의실을 나섰고 송연아가 직접 그를 배웅했다.왕호경이 도와 준다고 하니 송연아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그녀는 이 박사와 약속을 잡고 그더러 먼저 신일제약에 연락해 계약에 대해 물어보라고 했다.이 박사가 물었다.“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면서요?”왜 이렇게 진전이 빠르지?송연아가 대답했다.“이 일을 도와주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예정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어요.”“알겠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이 박사가 물었다.“같이 갈 건가요?”“아니요, 저는 가지 않을게요.”만약 그녀가 따라서 같이 간다면 신일제약 사람들에게 이 일에 참여했다고 대놓고 알려주는 셈이었으니 말이다.“박사님의 안전을 책임질 제 경호원을 보낼게요.”송연아는 이 박사가 혼자면 괴롭힘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네, 고마워요.”이 박사가 말했다.송연아는 이영더러 이 박사를 데리러 가라고 한 다음, 또 신일제약으로 가라고 했다.그녀는 연구센터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점심에서 저녁으로 되었다.7시가 다 되어서야 이영이 이 박사를 데리고 돌아왔다.송연아가 물었다.“일은 잘 해결되었어요?”“네,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이 박사가 말했다.“조금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그래도 순조롭게 일이 풀린 것 같아요.”“그게 무슨 말씀이죠?”“연아 씨는 몰라서 그러는데.”이 박사가 자리에 앉으며 말을 이어갔다.“그 사람들이 내가 계약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계약을 하지 않기 위해서 연락했다는 걸 알고 단체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어요. 분위기가 살벌했죠. 그래서 연아 씨가 말한 대로 솔직하게 말했죠. 당신들을 안 무서워한다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물었어요, 사진을 내가 훔쳤냐고. 나는 그렇다고 했죠. 당신들이 먼저 비열한 수법을 썼기에 나는 그냥 내 정당한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갑자기 나에게 폭력을 가하려고 했어요. 다행히도 이영 씨가 있어서 그 사람들이 날 건드리지 못했죠. 그러다가 책임자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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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평소의 진원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강세헌은 의문을 품고 진원우가 건넨 서류를 펼쳤다.서류를 봤는데도 그는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저 평범한 회사 서류일 뿐이었다.“이 회사와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까요?”강세헌은 진원우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지 미간을 살짝 구겼다.이 회사는 미국의 화장품 회사였다.‘왜 이 회사랑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지? 회사에 이쪽 업무도 없는데 말이야. 업무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이쪽은 아닐 텐데.’진원우가 서둘러 설명했다.“애린 씨가 이 회사에서 출근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만약 우리 회사와 이 회사가 비즈니스를 한다면 당당하게 애린 씨를 볼 수 있잖아요.”“...”강세헌은 어이가 없었다.‘말을 계속 빙빙 돌리면서 한 게 구애린 때문이었어?’“만약 너를 보고 회사를 그만두면 어떻게 해?”“...”진원우는 할 말이 없었다.“식제품 회사에 출근하면 우리가 레스토랑 하나 열어야 하나?”강세헌이 그에게 묻자, 진원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강세헌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에게로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만나고 싶으면 가서 만나. 이렇게 빙빙 돌리지 말고. 남자답게 직진하란 말이야.”진원우는 직진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구애린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강세헌은 마음이 답답했다.“가지도 않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는 거야?”진원우는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만약 직접 만날 수 없다면 뒤에서 몰래 보고 오면 그만이었다.그녀가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면 마음도 좀 놓일 것이고, 자꾸 마음에 걸려 신경 쓸 일도 없을 것이다.진원우는 그 생각에 바로 휴대폰을 꺼내 티켓을 예약했다.티켓을 예약한 후 진원우가 말했다.“제가 지난번에 말했던 일 말이에요, 가능할까요?”강세헌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아직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어.”요즘 송연아는 워낙 바빴기에 집에 늦게 돌아와 강세헌은 적절한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만약 강세헌이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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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5화

그녀는 자기 몸을 짓누른 사람을 밀어내려고 했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눈을 떴다. 그리고 코끝에에 술 냄새가 감돌았다.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술 마셨어요?”“많이는 아니고 조금만.”강세헌은 머리를 그녀의 목덜미에 묻고는 얼버무리며 대답했다.송연아는 다시 그를 밀었다.“무거워...”강세헌은 그녀의 목에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옷을 잡아당겼는데 대답도 까먹지 않고 곧잘 했다.“안 무거워.”그의 숨결은 점점 거칠어지고 무거워졌다.송연아는 그의 호흡 속에서 점점 이성의 끈을 놓았다.얼마나 지났는지, 송연아는 너무 피곤해서 움직일 힘도 없었고 팔다리는 모두 시큰거렸다.하지만 강세헌은 아직도 기운이 넘쳤는지 계속 송연아를 괴롭히고 있었다.“나 내일 해야 할 일이 있단 말이...”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세헌은 다시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렸다...한참 지나고서야 강세헌은 그녀를 놓아줬다.송연아는 침대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약 가져다줘요.”강세헌이 서랍을 열었더니 약이 들어있지 않은 빈 통을 발견했다.그는 물 한 잔을 가지고 와서 그녀에게 건넸다.“약이 없어.”송연아는 그제야 마지막 한 알의 약을 지난번에 먹었던 게 생각이 났다.“이런 약을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야?”강세헌은 헝클어진 그녀의 머리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괜찮아요, 부작용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그녀는 눈을 감으면서 말을 이어갔다.“다음에 약 한 통 더 사 올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잠이 들었다.강세헌은 그녀에게 다른 방법이 있는지, 혹은 그가 대신 약을 먹으면 안 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송연아가 워낙 피곤한 얼굴을 보였기에 끝내 깨우지 않았다.그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씻으러 욕실로 향했다....아니나 다를까, 송연아는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깨어났을 때는 벌써 9시가 다 되었고 황급히 계단을 내려갔지만 강세헌은 이미 가버렸다.다른 식구들은 아침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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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애린 씨.”진원우가 그녀를 불렀다.안 불렀으면 모를까, 진원우가 그녀의 이름을 부를수록 그녀는 더 빨리 걸어갔다.진원우가 달려와서는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왜 그렇게 빨리 가요?”그의 말투는 가벼웠고 전혀 짜증이 섞여 있지 않았다.하지만 구애린은 똑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진원우를 마주할 수 없었다.그녀는 진원우를 매우 거부하였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더럽다는 느낌이 들었다.“이것 놔!”구애린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진원우는 놓지 않았다.“멀리서 애린 씨 보러 왔는데 왜 속상하게 피해요.”구애린이 과거의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한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 성의를 봐서라도 저녁에 같이 영화 보러 갈까요?”하지만 구애린은 전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또 한 마디 내뱉었다.“이것 놔!”진원우는 여전히 안 놓고는 웃으면서 말했다.“그만해요.”구애린은 아무리 그를 떨쳐내려고 해도 떨쳐낼 수 없어 멘탈이 무너졌다.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구애린은 그의 손을 콱 물었다.하지만 그녀의 입에 피비린내 날 때까지 진원우는 꿈쩍하지 않았다.그는 결연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예전에도 나 물었었죠.”구애린의 머릿속에서 그녀와 진원우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 서로 함께 쥐어뜯었던 장면을 떠올렸다.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그리고 지금의 그녀는 그때와 완전히 달라졌는데 복잡한 심경 변화를 겪어 더는 아무 걱정도 없이 살던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그녀는 진원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야...”“애린 씨는 그대로예요. 내 마음속의 애린 씨는 계속 처음 그대로라고요. 절대 바뀌지 않아요.”진원우가 웃으면서 그녀를 품에 안으려고 했다.구애린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나 만지지 마!”그녀는 절규하며 소리까지 쳤는데 진원우는 놀란 나머지 그녀를 놓아줬다.흥분한 그녀의 목소리는 주위의 많은 시선을 끌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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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진원우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이 갔기에 한발 먼저 뜻을 밝혔다.“시간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애린 씨가 받은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힐 거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끔찍한 기억과 고통에 시달리겠지만 그게 영원히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애린 씨의 곁을 오랜 시간 동안 지켜주고 싶어요. 안심하고 애린 씨를 저에게 맡기셔도 돼요. 평생 애린 씨에게 최선을 다하리라 약속 드릴게요.”구진학은 원하던 말을 듣게 되어서 마음이 놓였다.“애린이가 아직 진정되지 않았으니 조금 더 시간을 줘요.”진원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애린 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어서 왔어요. 그런데 제가 나타난 것만으로도 저렇게 감정이 격해질 줄은 몰랐어요.”구진학이 말했다.“애린이는 우리에게 모두 큰 감정 기복을 보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을 보고 감정이 격해졌다는 건 그만큼 당신이 신경 쓰이고 저도 모르게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죠. 그러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길 바라요.”“저도 알아요.”진원우는 똑똑한 사람이라 그런 일에 신경 쓰지 않았다.구진학이 물었다.“어디에세 지내요? 내가 집이 한 채 더 있는데 혹시...”“저 레이라 호텔에 묵고 있어요. 일이 있는데 시간을 내서 온 거예요. 이제 바로 가야 하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호텔도 엄청 편해요.”구진학이 고개를 끄덕였다.“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요.”진원우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구진학은 구애린에게 진심을 다하는 진원우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또 진원우를 벌써 가족이라고 생각했다.구진학이 말했다.“내가 애린이를 잘 챙길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애린이 상황을 알고 싶다면 언제든지 전화를 해도 되고요.”카페에서 돌아온 후, 구진학은 구애린이 거실에서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구애린에게 다가가서 웃으면서 물었다.“괜찮아졌어?”구애린은 전처럼 흥분하지 않고 진정되었다.그녀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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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구애린인 걸 발견하고는 구겨진 그의 미간이 바로 펴졌다.곧이어 그는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얼굴로 물었다. “차마 내가 헛걸음을 하는 건 두고 볼 수 없었죠?”그는 기쁜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구애린이 고개를 숙이자 바로 그의 손등에 난 상처를 발견했다.가슴이 아팠지만 그녀는 곧바로 감정을 숨겼고, 가방을 잡고 있는 손가락에만 점점 힘이 들어갔다.그녀는 애써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원우 씨를 찾아온 건 할 얘기가 있어서야.”진원우가 그녀를 방 안에 들이며 말했다.“먼저 들어와요.”그녀가 방에 들어서자 테이블 위에 놓인 한술도 뜨지 않은 음식을 발견하고는 물었다.“아직 점심도 안 먹은 거야?”진원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배고프지 않아서요. 뭐 마시고 싶어요? 내가 갖다줄게요.”구애린이 자리에 앉았다.“목 안 말라. 자리에 앉아, 좀 얘기를 하자고.”컵을 들고 있던 진원우는 잠깐 멈칫하고는 다시 컵을 내려놨다.구애린이 하려는 말이 대충 헤어지자는 얘기일 게 짐작이 갔다.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마음을 가다듬고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애린 씨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구애린은 자기가 하려는 말에 진원우가 미리 선수를 치니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진원우가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애린 씨에게 시간을 줄 수 있어요.”“10년이 필요한데 기다려줄 수 있어?”구애린은 일부러 긴 시간을 말해 그가 스스로 물러서기를 바랐다.하지만 진원우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고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평생 기다릴 수도 있어요.”“미친놈.”구애린이 저도 모르게 말했다.“나 미친놈이 아니에요, 그냥 애린 씨를 놓치기 싫어요.”그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애린 씨가 무슨 바람을 피웠나요? 애린 씨와 헤어질 이유가 없는데요.”구애린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난 원우 씨를 더는 안 좋아해.”진원우가 말했다.“언제 나를 좋아한 적이 있나요? 나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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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진원우가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난 애린 씨가 화내는 게 좋아요.”화를 내는 건 아직도 그를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였으니 말이다. 결국 그녀는 다른 여자와 진원우의 몸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원우 씨 정말 짜증 나.”진원우는 부드러운 손길로 조심스럽게 두 팔로 그녀를 안았다.이번에 구애린은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의 옷깃을 잡고는 오랫동안 참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나를 난처하게 만들지 마.”그녀의 어깨는 들썩이기 시작했는데 끝내 눈물이 속절없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진원우의 가슴팍에 기대면서 말했다.“나는, 내가 더는 원우 씨와 함께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진원우가 그녀를 꼭 끌어안고는 그녀의 머리카락, 그녀의 볼에 키스했다...그는 입술을 구애린의 귓가에 갖다 대며 말했다.“애린 씨는 첫 경험을 나에게 줬잖아요. 내가 가진 건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애린 씨예요.”“아니야, 난 깨끗하지 않아...”“쉿.”진원우는 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대며 말했다.“다 지나간 일이에요. 애린 씨에게 상처를 줬던 놈들은 모두 제대로 혼냈어요, 그들은 앞으로 감옥에서 남은 평생을 보내야 할 거예요. 그리고 감옥에 아는 사람에게도 당부했어요. 그들은 앞으로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거예요.”“하지만...”“정말 내가 그놈들처럼 남은 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길 바라요?”가녀리고 예쁜 얼굴의 구애린은 고개를 들더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아니, 그걸 바라는 건 아니야. 원우 씨가 행복하고 즐겁고 탈 없이 무사했으면 좋겠어...”“하지만 애린 씨와 함께 있어야만 행복하고 즐겁다는 걸 알아요?”진원우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날 믿어봐요. 이번 한 번만 믿어봐요.”그는 눈을 감더니 그녀의 눈가에 흐른 눈물에 입을 맞추면서 말했다.“나 가슴 아프게 하지 마요.”구애린이 그의 목을 꼭 끌어안고는 그의 목덜미에 머리를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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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진원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장난친 거예요.”구애린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혼자 많이 먹어.”진원우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삐졌어요? 그럼 이번에 애린 씨가 나 놀려요.”구애린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많이 변한 거야?”‘내가 알던 진원우가 아니잖아. 예전의 진원우는 절대 이러지 않았다고.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뀐 거지?’“애린 씨 기분 좋게 해주려고 그러는 거죠.”진원우는 그녀를 다시 자리에 앉히며 말했다.“알겠어요, 더는 놀리지 않을게요. 애린 씨가 다시 이 스테이크로 나한테 장난을 쳐요.”구애린은 화가 난 와중에도 그의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싫거든, 유치해 죽겠어.”진원우는 웃음을 터뜨린 구애린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영화를 보러 갔다.오후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마치 영화관을 대관한 것처럼 상영관에는 두 사람밖에 앉아있지 않았다.그들은 나란히 앉았고 진원우가 그녀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내 어깨에 기대요.”구애린은 순순히 그의 어깨에 기대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는 안 이랬잖아.”“예전에는 내가 어땠는데요?”진원우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야.”구애린이 말을 이어갔다.“영화나 제대로 보자고. 그동안 자꾸 시간 없다면서 매일 일만 바쁘게 했잖아. 이렇게 나랑 단둘이 영화 보는 것도 처음이면서.”“...”진원우는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구애린의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 진원우는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즐겁게 할 수만 있다면 진원우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앞으로는 시간을 자주 내서 애린 씨 찾아올게요.”구애린은 그의 말에 감동해 그의 품에 더 파고들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고는 또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좋아.”그들이 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 웃겼을 뿐만 아니라 달달한 로맨틱 분위기도 물씬했다.구애린은 진원우와 함께 시간을 보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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