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헌은 눈을 번쩍 뜨고 몇 초간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나중에 알게 될 거야.”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시원하게 말을 못 해요? 사람을 더 궁금하게 만들지 말고 어서 말해요.”“이리 와 봐.”강세헌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혔다. 송연아는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을 돌아 그의 옆으로 갔는데 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잡자 송연아는 자연스레 그의 무릎에 앉았다. 강세헌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물었다.“당신 불어는 언제 배웠어?”“학교 다닐 때요.”송연아가 대답하자, 강세헌은 감탄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송연아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이제 와보니 아빠 말씀이 다 맞았어요.”송태범은 비록 딸의 의사의 꿈을 무시하고 협박까지 해가며 딸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강요했지만, 성공한 남자 옆에 서는 것은 아름다움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현실이 알려주었다. 그에 필적할 만한 힘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수양과 교양이 있어야 했다. 그녀는 문득 송태범이 아직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그녀가 강세헌과 함께 있는 걸 보면 분명 기뻐하셨을 것이다.“무슨 생각해?”강세헌은 사색에 잠겨 있는 그녀를 보고 큰 소리로 물었다.“아니에요, 아무 생각 안 했어요.”송연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새우 한 마리를 집어 천천히 씹더니 또 한 마리를 집어서 강세헌의 입가에 가져가며 말했다.“아주 싱싱하고 맛있어요. 먹어봐요.”강세헌은 그녀의 귀에 바짝 기대어 말했다.“당신이 먹여줘.”송연아는 눈을 깜빡이며 손에 쥔 젓가락을 보며 의아해했다.“지금 먹여주고 있잖아요?”강세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알려줄게!”그러고는 새우살을 한 입 베어 물고 송연아의 입에 갖다 대자 송연아의 눈이 커졌다. 강세헌은 그렇게 새우살 한 조각을 입으로 그녀의 입에 넣어준 것이다. 송연아는 잠시 얼굴을 붉히더니 금세 쿨한 척했다.“다 세헌 씨 침이에요.”강세헌은 가볍게 웃었다.“
송연아인 것을 본 구애린은 몇 초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바로 소파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요?”“당연히 애린 씨 보러 왔죠.”구애린은 그녀에게 앉으라고 하고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저 지금 꼴이 말이 아니죠.”구애린의 머리는 약간 헝클어져 있고 옷은 헐렁한 실내복 차림이었다.“남도 아닌데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돼요.”구애린은 입꼬리를 치켜들었다.“살이 많이 빠졌어요, 밥을 제대로 안 먹었죠?”송연아가 묻자, 구애린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입맛이 없어요.”구애린은 매일 구진학이 걱정하지 않도록 열심히 밥을 먹을 뿐이었는데 송연아는 점점 쇠약해지는 구애린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우리 내려가요!”구애린이 일어나며 말하자 송연아도 좋다고 하며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실이 텅 비어 있는 걸 보고 구애린이 가정부에게 물었다.“아빠 어디 있어요?”가정부가 대답했다.“서재에 계세요.”구애린이 서재에 다가가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려고 했는데 문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좁은 틈새가 있었는데 안에서 구진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애린이는 아주 착한 아이야. 내가 언젠가 떠나게 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애린이야. 그래서 말인데,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어. 나도 이런 부탁하는 게 무리일 수 있다는 걸 알아. 어쨌든 너의 입장에서 네 어머니를 묻은 곳을 알려준 것만으로 난 만족해야 하는데...”“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잘 돌봐줄게요.”강세헌은 구진학이 구애린을 자신에게 맡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아챘고 그 역시 구애린이 좋은 성품을 지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 송연아 때문에 구애린이 상처를 많이 입었는데 만약 구애린이 아니었다면 상처 입은 사람은 송연아였을 것이다.구진학은 강세헌이 이렇게까지 시원하게 받아줄 줄을 몰랐다.“고마워.”“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강세헌이 구애린을 동생으로 대하겠다고 한 것은 이번에 송연아를 구해준 것뿐만 아니라 구애린 역시 그의 어머니가 키운 자식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송연아와 강세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진원우가 그들을 마중 나왔는데 강세헌은 공항 밖으로 걸어 나가면서 물었다.“그 일은 다 끝났어?”진원우는 송연아를 힐끗 쳐다보더니 상세한 설명이 없이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송연아는 강세헌의 팔짱을 끼고 진원우가 자기 앞에서 말하지 않으려고 간단하게 대답했다는 것을 눈치 챘지만 이번 일의 당사자로서 범인이 잡혔는지 알고 싶어 진원우에게 말했다.“원우 씨, 할 말 있으면 그냥 하세요.”진원우는 눈을 살짝 내리며 말했다.“숨기려는 게 아니라, 그냥 연아 씨가 이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저는 괜찮으니까 그냥 얘기해요.”송연아의 태도가 확고해 보이자, 진원우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그 인간들 임청시에서 많을 일을 저지르고 경찰이 조사하자 바로 도망쳤는데 그 뒤로 몇 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거기에서도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쳤습니다.”“그럼, 네 말은 그 인간들 원래 범죄자들이라는 거야? 다른 데서도 범죄를 저지르고 이번에 여기에서 저지른 거라고? 지시한 사람이 없이 자발적으로 했다는 거야?”강세헌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건 절대 아니에요!”송연아가 약간 흥분하며 말했다.“나를 붙잡을 때 나의 이름을 송연아라고 명확하게 불렀어요. 분명 나를 모르지만,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았기에 처음부터 이름을 물어 표적을 확인한 거잖아요.”강세헌이 송연아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진정해, 그냥 물어본 거야.”송연아도 자기가 너무 필요 이상으로 흥분했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진정시켰고 진원우가 말을 이었다.“지금은 아직 그들이 돈 때문에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매수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어요. 제가 걱정되는 건 그들이 도주 경험이 많아서 몇 개 도시에 갔었다는 흔적은 있지만 중요한 단서를 남기지 않았다는 거예요. 지금 그들이 아직 여기에 있는지 아니면 이미 도주했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예요.”송연아는 지금까지 나쁜 놈들을 잡지 못했고 그 인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껏 얘기가 잘 됐었는데 갑자기 말을 바꿨어요. 계약서 사인 못 한대요.”정경봉은 송연아를 따라가면서 말했다. 이 박사는 송연아가 떠나기 전에 기계 박사로부터 소개를 받았는데 그는 0.03까지 얇게 깎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송연아는 그 기술을 돈을 받고 팔거나, 연구소에 합류할 의향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 제안했었고 그때 당시 이 박사는 팔겠다고 했는데 지금 갑자기 변심한 것이다. 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박사 지금 연구소에 있어요?”“네, 조금 전에 오셨는데 특별히 원장님을 뵈러 오셨다고 해서 회의실에 모셨어요.”송연아는 서둘러 회의실로 향했고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큰 회의실에는 이 박사 혼자 있었는데 송연아를 보더니 바로 일어섰다. 송연아는 침착한 표정으로 회의실에 들어가며 정경봉에게 말했다.“경봉 씨, 물 두 잔 가져다줘요.”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일이 있어서 조금 늦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어서 앉으세요.”이 박사라고 불리는 남자는 나이가 많지 않아 보였는데 40세 좌우인 것 같았고 검정 테 안경을 쓰고 있었으며 보는 사람에게 상당히 교양 있고 박식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 박사는 직설적으로 말했다.“오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직접 만나자고 했습니다. 지난번에 약속했던 기술을 원장님께 팔 수 없게 되었습니다.”송연아는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왜요? 돈이 부족해서인가요? 말씀만 하시면 더 추가할 수 있습니다.”이 박사는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송연아는 몇 초 동안 그를 쳐다보다가 말했다.“저는 이 박사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그런 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 발생해서 생각이 바뀌신 거라면 저에게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거면 꼭 도와드리겠습니다.”이 박사는 송연아가 그런 말을 할 줄 몰랐는지 순간 가슴이 살짝 떨렸지만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수치스러운 일이라 쉽게 말하지 못했다. 이 박사의 모습을 보
뉴스를 보고 처음에는 반갑고 기뻤는데 다시 생각해 보더니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까 진원우가 그놈들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놈들을 잡을 수 있었을까? 그녀는 강세헌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전화가 통했다.“애린 씨를 해친 놈들을 잡았어요?”송연아가 다급하게 물었다.“뉴스 봤어?”“네. 그 사람들 맞아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잡았어요?”그녀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가짜야. 그놈들이 계속 숨어있으면 우리가 잡을 수 없어서 고의로 함정을 판 거야. 모든 사람들에게 잡았다고 하면 그놈들도 뉴스를 볼 거고 그렇게 되면...”강세헌이 설명하자 송연아가 바로 알아채고 앞질러 말했다.“알겠어요. 그렇게 되면 그놈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의 죄를 뒤집어썼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숨지 않고 마음 놓고 나와 돌아다닐 거니까 그때 그놈들을 잡겠다는 거죠.”“그래.”강세헌은 수화기를 들고 물었다.“이거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송연아는 원래 이 박사의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지만, 강세헌이 지금 그놈들을 잡는 일에 집중하는 걸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네, 뉴스 보고 어떤 상황인지, 무슨 계획인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그렇게 말한 후 송연아는 전화를 끊고 창문 앞에 서서 이번 일은 스스로 해결하기로 결심했다.“원장님, 협의가 안 돼요?”정경봉이 다가와서 묻자, 송연아는 돌아서며 말했다.“아니에요.”“그런데 원장님 표정이 왜 안 좋으세요?”“여기는 신경 쓰지 말고 가서 일 봐요.”송연아는 그에게 설명할 시간도 없이 바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 박사가 조급해하며 물었다.“해결책이 있어요?”“네.”송연아는 자리에 앉아 노트와 펜을 꺼내 들었다.“지금부터 박사님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알려주세요. 그리고 그 여자의 정보도 주세요.”이 박사는 고개를 저었다.“그 여자는 저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저는 술도 안 마시고 그냥 커피만 마셨는데 의식을 잃었고 깨어보니 옷을 안 입은 채로 호텔 침대에 있었는데
이영은 잠깐 당황하다가 대답했다.“정찰 능력이 있고 사격도 괜찮고요. 또 상대적으로 민첩한 편이고요...”“알았어요.”송연아가 이영의 말을 끊자, 이영이 차분하게 물었다.“저의 능력이 부족하십니까?”이영이 오해하는 것을 보고 송연아가 서둘러 설명했다.“아니에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신경 쓰지 말아요.”“네.”이영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고 송연아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침내 물었다.“혹시 해커를 아세요? 아니면 이 분야에 재능이 있는 사람을 아나요?”“그쪽으로 필요하신가요?”이영이 다시 묻자, 송연아가 그렇다고 대답했다.“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마침 저희 팀에 이 분야의 인재가 있습니다.”이영의 말에 송연아는 너무 기뻤다.“정말요? 그럼, 너무 고마워요.”“사모님, 천만에요.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이영이 정중하게 말했다.송연아는 갑질을 하며 다른 사람을 명령하거나 또는 그런 말투로 우월감을 드러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그들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이어 송연아는 신일제약의 기본 상황을 모두 이영에게 말했다.“제가 부탁드리는 건 그쪽의 비즈니스 정보가 아니라, 사적인 사진들이에요. 그쪽에서 과도한 암호화를 해두지는 않았을 거여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어쨌든 무슨 중요한 비즈니스 기밀은 아니니까 말이다.“네, 알겠습니다. 하루만 시간을 주시면 가능한 빨리 원하시는 것을 찾아드리겠습니다.”이영이 말하자, 송연아가 알았다고 대답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차는 집에 도착했고 송연아는 차에서 내렸다. 그녀가 집 안에 들어오자마자 찬이가 그녀의 품에 뛰어들어 다리를 껴안고는 작은 고개를 기울이고 반짝이는 큰 눈을 깜빡이며 외쳤다.“엄마.”부드럽고 청량한 목소리가 사람의 심장을 녹였고 송연아는 허리를 굽혀 찬이를 안고 볼에 뽀뽀하며 물었다.“엄마 보고 싶었지?”찬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아빠는요?”“아빠는 할 일이 많아서 조금 늦게 들어오실 거야.”송연아
그들은 여럿이서 한꺼번에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숨어 지내느라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이제 안전하다고 느낀 그들은 기뻐하며 바로 술집으로 달려갔다. 술집에 도착하자 그들은 바로 시름 놓고 여자들까지 불러서 술을 마시며 신나게 놀았다....한편 뉴스를 내보낸 후 진원우는 모든 유흥업소, 고속철도역과 여객터미널까지 면밀히 모니터링했다. 진원우와 강세헌은 그들이 아직 이 도시에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부러 일을 크게 만들어 확인하고 싶었다. 곧 그들은 모니터링에서 놈들의 종적을 찾았다.“놈들이 KK 술집에 있어요.”진원우가 급히 달려가서 그놈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눈빛이 어두워지며 미간을 찌푸리더니 바로 부하들을 거느리고 출발했다.KK 술집 내.얼굴에 흉터가 있는 키가 크고 마른 남자 일행은 즐겁게 지내기 위해 룸에서 섹시한 여자들도 불러서 옷까지 벗어가며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 마신 술병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을 꽉 채웠고 술에 취한 그들은 흥분되어 테이블 위에 올라서서 노래하고 춤추고 난리였다. 그들이 한창 흥이 올라가 있을 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검은색 정장 차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한 20여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들어왔다.“당신들 누구야?”흉터 있는 남자가 품에 안긴 미녀를 놓으며 일어섰다. 그때 진원우가 다가와서 출입구에 서서 외쳤다.“관련 없는 사람들은 모두 나가!”방에 있던 여자들은 바로 눈치채고 밖으로 나갔다.“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야?”순간 흉터 남자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지 외쳤다.“야, 도망쳐!”쾅!방문이 정확하게 닫혔다.“도망쳐? 어디로 도망쳐?! 오늘은 아무도 도망칠 수 없을 거야!”진원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그들도 역시 그냥 잡힐 놈들이 아니라 소리쳤다.“죽여!”순식간에 싸움이 벌어졌는데 흉터 남자 일행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상처를 입고 쓰러져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진원우가 명령했다.“다 데려가!”그들은 묶여서 술집 밖으로 끌려 나갔는데 아마 그때 자신들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
옆에 있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너무 잔인했다. 강한 황산의 부식 때문에 남자가 고통을 못 이기고 기절하자 진원우는 바로 찬물을 뿌려 깨웠다. 남자는 몸을 웅크리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번 생에 다시는 남자구실을 못 하게 되었고 진원우는 잔인한 일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침착했다.“이제 막 시작했는데 벌써 감당 못 해?”그는 벌떡 일어나 남자의 얼굴을 밟으며 말했다.“그따위 능력으로 어떻게 감히 나쁜 짓을 해? 넌 그냥 살고 싶지 않았던 거야.”남자의 얼굴은 진원우의 발아래에서 찌그러졌고 모두 진원우의 잔인함에 겁에 질렸는데 흉터 남자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는지 입을 열었다.“저희는 그 여자를 잡아서 모욕을 주라는 지시를 받았어요.”진원우가 흉터 남자를 보며 물었다.“좋아, 계속해 봐. 누구의 지시를 받았어?”“저희도 몰라요, 처음부터 끝까지 복면을 쓰고 있어서 그 남자를 본 적이 없어요. 우리가 잘못했어요.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아는 건 다 말씀드렸어요.”흉터 남자는 하나도 숨김없이 사실대로 말했고 진원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살려줘? 꿈 깨!”흉터 남자가 간절하게 말했다.“우리가 잘못했습니다.”“너희들 상습범이잖아.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는지 몰라? 내가 하나하나 읊어줄까? 네가 보스인가 본데 너부터 시작해 볼까?”흉터 남자는 당황해하며 서둘러 말했다.“보스는 무슨요. 선생님이야말로 보스이시죠. 우리의 목숨을 쥐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복수를 하시고 싶으면 그 복면을 찾아야죠. 저희는 그냥 돈 받고 일한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그러니 저희는 풀어주세요.”진원우는 이 사람들 뒤에서 지시한 사람이 매우 신중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에 대해서 그 어떤 정보도 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너희들이 가야 할 곳으로 보내줄게.”진원우는 심문을 계속하지 않을 생각이었고 흉터 남자는 마음속으로 여기에서 고통받을 바엔 차라리 그게 낫겠다고 생각했다.“저희는 죄인입니다. 감옥에 가서 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