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761 - Chapter 770

1265 Chapters

제761화

테이블 앞에 앉은 아들을 보니 강세헌의 차가운 얼굴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는 오로지 송연아와 아이들 앞에서 그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었다.강세헌이 찬이를 안아 올렸고, 찬이가 귀여운 목소리로 물었다.“아빠, 엄마는요?”강세헌은 잠깐 흠칫하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엄마는 출근했어, 저녁에 돌아오실 거야.”찬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아빠, 저녁에 엄마랑 아빠랑 같이 나가 놀고 싶어요.”강세헌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그는 찬이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빠로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었으니 말이다.찬이는 잔뜩 신이 나 박수를 쳤다.웃고 있는 그의 밝은 두 눈은 초승달처럼 예뻤는데 송연아의 눈과 똑 닮았고, 다른 이목구비는 그를 닮았다.강세헌은 갑자기 찬이와 둘째가 태어날 때 송연아가 겪었던 시련을 떠올렸다.‘연아를 속상하게 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했었는데. 아무리 다급했어도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닌데.'강세헌은 이제 송연아가 돌아오면 그녀에게 먼저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똑똑.’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그가 들어오라고 하자 한혜숙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찬이야, 이제 낮잠 자야지.”강세헌은 이따가 할 일이 있었기에 찬이를 한혜숙에게 맡겼다.한혜숙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혹시 잠깐 얘기해도 돼?”강세헌은 찬이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저녁에 돌아와서 얘기해요.”아마도 찬이가 자리에 있어 신경이 쓰인 모양이다.한혜숙은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알겠어.”...병원에서.진원우는 구애린이 깨어나기 전에 병실을 나섰다.“그럼 애린 씨를 잘 부탁할게요.”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애린 씨 옆을 잘 지키고 있을게요.”진원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앞에 선 채 다시 한번 구애린을 돌아보며 잠깐 망설이더니 끝내 성큼성큼 병실 밖으로 나갔다.송연아가 진원우를 불렀다.“비행기 티켓을 두 장 예약했어요. 제가 직접 애린 씨를 아버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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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비행기가 기류를 만나 흔들렸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시차 때문에 미국에 도착했는데도 아직 낮이었다.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송연아는 미리 구진학에게 연락했었다.그들이 비행기에서 내려 출구로 나왔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구진학을 발견했다.송연아는 구애린 몰래 모든 일을 솔직하게 구진학에게 말했다.그는 표정이 굳었지만 구애린이 부담을 느낄까 봐 두 사람을 본 순간 아무 일도 모르는 척 연기를 했다. 구진학이 웃으면서 말했다.“돌아왔어?”“아빠.”구애린도 구진학 앞에서 애써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기했다.차마 미소를 지을 수는 없었고, 다만 최대한 정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아직 부기가 빠지지 않은 그녀의 두 눈과 피곤한 얼굴을 보면 그녀의 상태가 절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구진학은 여전히 모른 척하며 말했다.“가자, 집에 가자.”그는 딸을 꼭 안으며 말했다.“집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라고 했어. 한국에 있는 동안 집밥이 그리웠지?”구애린이 말했다.“네, 엄청 먹고 싶었어요.”“그럴 줄 알았어. 너 어릴 때부터 먹는 거 좋아했잖아.”구진학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런 구진학의 말을 들으면서 구애린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빠.”구애린은 구진학을 와락 끌어안더니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구진학은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말했다.“다 큰 어른이 아직도 나한테 애교를 부리면 어떻게 해. 왜 이렇게 서럽게 울어? 진원우가 괴롭혔어? 지금 당장 한국으로 가서 너를 위해 복수할까?”“아빠.”구애린이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요, 원우 씨가 저를 괴롭힌 거 아니에요.”“그럼 왜 울어?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네, 너무 보고 싶었어요. 얼른 집에 가요. 집이 그리워요.”송연아는 묵묵히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아무래도 구애린을 구진학 옆으로 보낸 건 맞는 선택인 듯했다. 적어도 구애린은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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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강세헌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강세헌은 부모가 일찍 돌아가서 부모의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 가족이 곁에 있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지는 않았다.“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이기적으로 보이는 걸 알아...”“이해해요.”강세헌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미 생각의 정리를 마쳤다.그와 송연아는 동등한 관계지, 그녀가 자기를 위해 희생해야 할 존재는 아니었다. 그건 불평등한 관계밖에 더 되지 않는다.구애린의 일을 겪고서 송연아는 심신이 피곤할 것이다. 하지만 강세헌은 그런 그녀에게 위로를 건네주지 못할망정, 그녀와 싸우기나 했으니 그런 자신이 한심하기만 했다.한혜숙이 잠깐 멈칫하고는 물었다.“정말 괜찮은 거 맞아?”강세헌이 대답했다.“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잘못했어요.”한혜숙은 하려던 말이 더 있었지만 결국 딸을 위해 일하는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었다.그런데 강세헌이 이렇게 빨리 꼬리를 내릴 줄은 생각지도 못해 한혜숙도 당황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강세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처리해야 할 회사 일이 있어서 이만 일어날게요.”한혜숙이 다급히 말했다.“그래, 가서 일 봐. 그게, 오늘 내가...”강세헌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우리는 가족이잖아요, 괜찮아요.”한혜숙은 조금 쑥스러웠다.강세헌이 발걸음을 멈추고는 한혜숙에게 말했다.“저는 기뻐요, 연아에게 어머님이 있으니 복받은 거죠. 당연히 저도 덕분에 복받았고요.”그는 한혜숙이 진심으로 송연아를 위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엄마로서 한혜숙은 합격이었다.“...”한혜숙은 어안이 벙벙했다.‘왜 세헌이의 말을 못 알아듣겠지? 하지만 진지한 얼굴을 봐서는 농담 아닌 것 같은데.’한혜숙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송연아가 국내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서너 시였다.비행기에서 내린 후 그녀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연구센터로 향했다.그녀는 이미 이틀 동안이나 연구센테에 가지 않았다.막 부임하고서 이틀 동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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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송연아가 먼저 눈을 피했다.“미안해요.”송연아는 초조하게 옷자락의 끝을 잡았다.문득 솟구치는 불안감에 그녀는 심지어 강세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해 그저 피하기에 급급했다.강세헌은 머리를 닦던 수건을 내려놓으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우람한 몸집의 그는 천천히 가냘픈 그녀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날 봐.”강세헌이 말했다.그의 낮고도 감미로운 목소리는 유난히 매혹적으로 들렸다.송연아는 문에 기댔는데 등이 시려왔고 강세헌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강세헌은 고개를 숙이더니 바로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송연아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예상치 못한 키스였기 때문이다.“웁...”송연아가 강세헌을 밀어내며 말했다.“화내지 말아요. 내가 잘못했어요.”강세헌이 그녀를 바라봤는데 겨우 이틀 만에 야윈 그녀의 얼굴을 발견했다.“잘못한 건 당신이 아니라 나야.”그의 검은 속눈썹이 짙게 드리워졌고 깊은 눈동자를 떨며 송연아를 바라봤다.“남편으로서 내가 너무 못된 말을 한 것 같아. 자꾸만 내 아내를 속상하게 하니...”“아니에요.”송연아가 그의 입술을 막았다.그녀는 밝고도 맑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눈시울을 붉히면서 말했다.“세헌 씨가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못 받고 자라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당신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하지만 나는 자꾸 세헌 씨에게 폐만 끼치고 다른 사람까지 힘들게 하잖아요. 심지어 아내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가끔은 내가 잘못했는지 의심이 들어요. 나...”“연아야.”강세헌은 몸을 떠는 송연아를 꼭 끌어안았다.그녀의 말을 들은 강세헌은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미안해, 미안해.”그는 뜨거운 입술을 그녀의 귓가에 대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잘못했어, 연아야. 미안해...”그는 그녀의 귀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하더니 감미롭고도 섹시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당신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고 싶고 당신을 잘 보호하고 싶어. 하지만 당신이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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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그들은 문 앞에서 저번에 다쳤던 운전기사를 만났다.운전기사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그 아가씨는 결국 구하지 못했어요...”강세헌은 그가 최선을 다한 걸 알고 있었다.“당신 일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맡겼어요, 우선 상처부터 잘 치료해요.”강세헌은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운전기사는 여전히 자책했다. 그가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어쩌면 구애린을 구했을지도 모른다.“사모님.”운전기사가 말했다.“고마워요.”송연아가 재빨리 상처를 처리해 준 덕분에 그는 이렇게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그는 강씨 가문에서 일하면서 송연아가 친근한 사람인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신분을 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싫은 내색 없이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관심할 줄은 몰랐다.송연아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그녀는 의사였고, 사람을 살리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자기 때문에 다쳤는데 말이다.“가자.”강세헌이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송연아는 뭔가를 떠올리더니 운전기사에게 물었다.“정경봉 씨가 약은 다 가져다줬죠?”운전기사가 말했다.“네, 다 주셨어요.”“제때 약을 복용해요. 그리고 푹 쉬면 곧 나을 거예요.”“네, 감사합니다.”운전기사가 허리 숙여 인사했다.“별말씀을요.”말을 마친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강세헌의 뒤를 따랐다.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번에 내가 새로 사람을 뽑았어. 당신이 출근해야 하기도 하고 옆에 너무 많은 사람이 따라붙으면 사람들의 주의를 불러일으키니 경호원은 한 사람으로 준비했어. 주요하게 당신 안전을 책임질 거야. 전에 기사님도 싸움을 잘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대단한 실력은 아니었잖아. 이분은 내가 나인 조직에서 직접 모셔 온 분이야. 혼자서 스무 명도 상대할 수 있대.”송연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신경 써줘서 고마워요.”강세헌이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부부 사이인데 고맙긴, 뭘.”“강 대표님.”그 경호원은 차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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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그녀는 다른 사람이 이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싫었다. 게다가 하동훈은 무리한 요구까지 하고 있었다.용서? 그녀는 평생 고훈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이영 씨, 이 사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고, 말하는 것도 듣고 싶지 않아요.”말을 마친 송연아는 이곳에 한 시도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아 돌아섰다.이윽고 처참한 비명이 들려오더니 또 갑자기 멈췄다.송연아가 고개를 돌렸는데 하동훈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비명도 내지르지 않았다.그녀는 눈썹을 치켜들더니 눈길을 이영에게로 돌렸다.이영이 말했다.“소리는 못 내게 했습니다. 이제 사모님께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멀리 던져버리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하동훈을 들고 대문 밖으로 걸어 나갔는데 마치 가벼운 병아리를 들 듯 너무 수월해 보였다.“수고했어요.”송연아는 이영이 돌아올 때 한 마디 건네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역시 프로페셔널한 경호원은 다르네, 참 효율적이야.’“원장님.”옥자현은 송연아가 걸어 들어오는 걸 보더니 바로 아부를 떨며 그녀에게 다가갔다.송연아는 그녀를 무시하며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정경봉을 불렀다.“기계 박사를 회의실로 불러와요. 할 얘기가 있어요.”인공심장은 한 개의 심장이 아닌 심장 대신 기능을 해주는, 인공적으로 개발된 기계이다.이 기계는 전문가의 정밀 제작이 필요했다.“참, 원장님께서 오셨어요.”정경봉이 말했다.“어디에 있어요?”“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제가 데리고 갈게요.”정경봉이 말했다.송연아가 그를 따라가자 곧바로 원장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지금 송연아는 이미 그의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원장은 아직 퇴직한 게 아니라 송연아에게 인수인계하는 단계였다.원장은 송연아를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시합하기로 했잖아? 해?”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할 필요 없는데요. 다들 새로운 원장님 얼마나 따르는데요.”옥자현이 걸어와서 제일 먼저 말했다.원장이 손을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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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분위기가 어수선하던 그때, 송연아가 앞으로 다가가서 원장을 바닥에 눕혔고, 또 심장충격기를 사용한 후 정경봉더러 산소를 가져오라고 했다.심장충격기는 응급처치 기기로 사용되었는데 순간적으로 직류 전류를 흘려서 심장의 박동을 다시 정상화하도록 한다.원장이 갑자기 숨이 턱 막힌 건 악성 부정맥을 일으키는 질환이 생겼기 때문이다.심장이 뛰지 않으니 호흡할 수 없어 숨이 턱 막힌 것이다.정경봉이 산소를 들고 오자 송연아는 바로 산소마스크를 원장의 입과 코로 가져가고는 계속 심장충격기를 사용했다.전체 응급처치 과정은 5분 동안 지속되었는데 원장은 조금씩 정상의 심장박동을 회복하면서 호흡도 차츰 순조로워졌다.송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다행이야, 응급처치를 바로 할 수 있어서.’그녀는 원장을 일으키며 물었다.“몸은 좀 어떠세요?”원장이 대답했다.“많이 나은 것 같아.”“원장님...”사람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그들은 연구원이지만 모두 의학에 조예가 깊었다.원장의 갑작스러운 발작에 사람들은 모두 그가 병을 앓고 있다는 걸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숨이 갑자기 턱 막히는 병은 여러 가지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원장은 일어서며 손을 저었다.“아이고, 나이를 먹으니까 몸을 못 쓰게 되었네.”“몸이 편찮으세요?”정경봉이 물었다.“말씀하시지 않으면 다들 걱정한단 말이에요.”사람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에 원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걱정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뭐, 알려주지. 나 악성 부정맥에 걸렸어.”“원장님...”“됐어, 나 괜찮아.”원장이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건 바로 사람들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였다.“오늘부로 정식 퇴직을 선언한다. 앞으로 송 원장이야말로 이 센터의 원장이니 협조 잘하고, 그래야 나도 마음이 놓여. 내가 안심하고 가도 되는지 모르겠네.”“네, 당연히 안심하셔도 되죠.”정경봉이 앞장서 말했다.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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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그러자 이영이 대답했다.“너무 세게 치지는 않아서 죽지는 않았을 거예요.”“그럼 저 사람은 왜 아직 안 가고 저러고 있는데요?”송연아가 물었다.“아마도 제가 내다 버렸을 때 다리가 부러져서 걷지 못하나 봐요.”이영이 말했다.“그럼 그 사람은 계속 거기에 누워있을 것이 아니라 전화를 쳐서 사람을 불렀겠죠, 구해달라고.”송연아는 하동훈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다.다리가 부러졌다고 움직이지 않는다고?어디서 사람을 속이려고.이때 이영이 말했다.“저 사람은 말을 할 수 없어서 전화해도 소용이 없을 거예요. 그리고 제가 여기 있어서 아무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할 거고요.”이때 강세헌이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잘했어.”강세헌은 하동훈이 송연아가 예전에 짝사랑했던 남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에 마음속으로 항상 신경이 쓰였는데, 일이 이렇게 되자 그는 고소해하면서 남몰래 기뻐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이영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굳은 얼굴로 공손하게 말했다.“구급차 좀 불러줘, 계속 이렇게 누워있는 건 보기 좋지 않잖아.”“네.”이영이 응답했다.강세헌이 차를 몰고 떠났고 이영도 구급차를 부른 뒤, 차에 올라 강세헌의 차를 뒤따랐다.“오늘은 찬이 데리고 나가서 외식도 하고 놀이터도 가자.”강세헌이 말했다.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송연아는 강세헌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우리는 부모로서 자격 미달이에요.”강세헌이 말했다.“앞으로 최선을 다해야지.”“나도 그럴 거예요.”송연아가 말했다.그들은 돌아가서 찬이를 데리고 나왔는데 찬이는 너무 기분이 좋아 송연아의 품에 엎드려 신이 나서 두 다리를 계속 흔들며 말했다.“엄마, 아이스크림도 먹고 기차도 타고 싶어요.”송연아는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그래.”...남자는 연애를 안 하면 똑똑해지는 것 같다.안이슬이 떠난 후, 심재경의 회사는 많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번에 한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위해 용운시에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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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그 여자가 말했다.“당신 취했어요.”그녀는 차 문을 닫고 심재경을 데리고 호텔로 갔다.그는 어떻게 보아도 눈앞의 여자가 안이슬로 보였기에 그는 그 여자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가지 마.”여자는 심재경이 사람을 잘못 본 것을 알았지만 그녀가 해야할 일은 타지에서 온 재벌을 잘 모시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이 안이슬인 척 했다.곧 차가 호텔에 도착했고 여자가 심재경을 부축하여 호텔로 들어갔다.방문 앞에서 카드를 긁고 문을 열었을 때, 심재경은 갑자기 그 여자를 밀치더니 휘청거리면서 소리쳤다.“너... 넌 안이슬이 아니야!”여자는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당신 취했어요!”“넌 누구야?”심재경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여자를 바라보았다.“꺼져, 나 건드리지 마.”심재경이 다시 그녀를 밀쳐낼 때, 몸이 먼저 반응하듯이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나더니그내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 여자는 연거푸 두 번 밀쳐지자 얼굴이 저절로 일그러졌다.“나도 먹고 살려고 이러는 거야, 정말 내가 너와 가까이하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만취 상태인 심재경을 본 여자는 그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 어쨌든 그녀는 이미 돈을 가졌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어서 그냥 돌아서서 가버렸다.옆방.안이슬이 다친 남자를 거즈로 처치해주고 있었다.“별일도 아닌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 오게 해서 미안해.”양명섭이 창백한 입술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난 괜찮으니까 빨리 돌아가.”안이슬은 약을 챙기면서 말했다.“다음부터 임무를 수행할 때 좀 조심해, 이번 부상이 치명적이지 않아서 다행이지. 아니면...”“알았어.”안이슬은 일어나면서 당부했다.“푹 쉬어. 그럼 내일 다시 올 거니까 나 먼저 가볼게.”“응.”양명섭은 안이슬의 예전 동료이자 친구이다.안이슬이 이쪽으로 온 건 이곳의 생활 리듬이 느린 편이라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동료의 친구를 통해 이쪽에서 옛날에 했었던 일과 결이 비슷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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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호텔 앞.심재경은 어두운 표정으로 눈앞의 별로 인상이 없는 여자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그를 쳐다보면서 자신이 그를 문 앞에 버린 일을 기억하는지 못하는지를 살펴보다가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저예요.”심재경은 분명히 어젯밤에 안이슬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도 또렷하게 떠올랐고 그토록 절절한 감정까지 느꼈었다.설마 안이슬이 너무 보고 싶어서 환각을 본 것일까?그래서 다른 여자를 그녀로 착각한 것일까?황 사장은 웃으며 말했다.“어때? 우리 정이의 서비스에 만족했어?”말할 때, 황 사장은 계속 그 여자를 앞으로 내세웠고 여자는 애써 웃는 표정을 지었다.“심 대표님...”심재경은 어두운 눈동자로 황 사장을 바라보며 차갑게 입꼬리를 치켜세웠다.“투자는 없던 것으로 하죠!”“심 대표...”심재경은 비서의 손에서 300만원을 가져와 그 여자에게 던졌다.“넌 딱 이 정도의 가치야.”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니,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말을 마친 심재경은 차에 올랐고 황 사장은 일의 자초지종을 몰라 심재경이 왜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심 대표,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 거야?”그리고 바로 뒤돌아서서 그 여자를 혼냈다.“어떻게 된 거야?”여자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심재경은 쓸데없는 해명을 듣고 싶지 않은 듯, 귀찮은 얼굴로 비서에게 말했다.“운전해.”“심 대표...”황 사장은 해명하고 싶었지만 차는 이미 떠난 후였고 애꿎은 여자에게 욕을 퍼부었다.“너 도대체 뭘 한 거야? 원래 희망이 있었는데, 무슨 짓을 했기에 저렇게 화나게 한 거야? 어렵게 끌어들인 투자자가 너 하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게 말이 돼?”여자는 돈을 품에 꼭 안고 생각했다.‘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또 돈 벌었네. 이 정도면 이득 본 거지. 그래도 겉으로 티내면 안 돼.’“내가 어떻게 알아요? 저 사람에게 이상한 취향이 있겠죠.”“그래?”황 사장이 입술을 삐죽거렸다.“분명히 그럴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왜 화를 내겠어요.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면 날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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