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741 - 챕터 750

1265 챕터

제741화

“쉿.”옥자현이 신호를 보냈다.송연아는 이마를 찡그리며 상대방을 또렷이 바라보았다.“뭐 하는 거예요?”‘왜 이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거야?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하면 되지, 왜 이런 은밀한 곳으로 오는 거지?’송연아는 나쁜 사람인 줄 알았다.“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그러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송연아는 옷을 정리하며 옥자현이 보며 물었다.“뭐가 고마운데요?”“알면서 왜 그래.”옥자현은 말끝을 흐렸다.송연아는 정말 무슨 이유인지 몰랐다.“말 안 해주면 갈 거예요?”“잠시만. 왜 그렇게 급해.”옥자현이 그녀를 다시 끌어당겼다.“출근 시간이 다 돼 가요.”송연아가 담담하게 말했다.“어제 그 장소를 제가 알려드렸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았잖아. 날 생각해서 그랬다는 거 알아.”옥자현이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코트 자락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나에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연구센터에 왕따는 저 하나만으로 충분하니까요. 남은 사람들끼리라도 단합해야 더 큰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지 않겠어요?”옥자현은 송연아 말의 숨은 뜻을 알아차리고 부끄러웠다. 그렇다, 그들이 먼저 송연아를 따돌렸다. 송연아의 말대로 단합해야 더 큰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연구센터에 처음 왔을 때 모두 자신이 인류사회를 구할 수 있는 구세주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사실 우리 단합은 꽤 잘 돼 있어.”“단합이 잘 돼 있다는 거 믿어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힘을 합치면 함께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거라는 것도 믿어요.”송연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옥자현은 송연아가 아주 쓸모없는 것 같지 않아 그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인정하지 않고 따돌렸지만, 그녀는 충분히 권력이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보복하지 않았고 자기가 무례하게 했어도 추궁하지 않았다. 어쨌든 송연아는 곧 연구센터 원장이 된다.“더 붙잡지 않을게요. 먼저 들어가세요.”“근무 시간에 게으름 피우면 안 돼요.”송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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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어떻게...”송연아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진단서를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원장님이 병 때문에 그렇게 서둘러 은퇴한 걸까?’그녀는 심장외과 의사였고 현재 인공심장을 연구하고 있었기에 심장에 관한 질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원장님이 앓고 있는 병은 악성 부정맥이라는 건데 들었을 때는 별로 엄중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위험하다. 부정맥, 특히 악성 부정맥은 심장병 중에서도 비교적 심각한 것이다. 악성 부정맥이 발작하면 정상적으로 뛰던 심장 리듬이 깨지면서 갑작스럽게 심정지가 되어 환자가 순식간에 의식을 잃을 수 있는데 이 상황에서 반드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언제든지 사망 할 수 있다.보고서의 데이터로 분석해 보면 원장의 상태는 심각하다. 초기에 발견했으면 치료할 수 있는 희망이 있을 텐데 원장은 현재 약물로 공제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만약 약물로 통제가 안 된다면...송연아는 지금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원장은 다년간 심장 연구를 했는데 정작 본인이 심각한 심장 질환으로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직업적 특성으로 그녀는 바로 감정을 조절하고 진단서를 서랍에 넣고 심호흡하고는 업무를 계속했다....심재경은 비서에게 회사 근처에 숙소를 알아보라고 시키고 또 사람을 찾아 안이슬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는 일에 몰두했다. 그러다 보면 안이슬에 대한 생각도 사라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비서가 숙소를 계약하고 키를 전달하러 왔다.“금성 오피스텔입니다. 회사와 가깝고 또 환경도 좋습니다. 단점은 방이 크지 않습니다.”“혼자라서 그 정도면 충분해.”심재경은 아무렇지 않게 열쇠를 서랍에 넣었다.“오늘 오후에 워스 홀에서 오 대표와 미팅이 있습니다.”“알았어.”심재경이 말했다.오후 세 시경에 심재경은 오 대표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협력 건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있었다. 심재경이 일찍 왔고 오 대표는 10분 늦게 도착했다. 오 대표는 미모의 여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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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심재경은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하마터면 차 앞에 뛰어든 사람과 부딪힐 뻔했다. 그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심재경 씨.”심재경은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 앞에 차분하게 서 있는 윤소민을 보고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당장 비키지 않으면 경비를 부를 거야.”윤소민은 유리창 너머로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말했다.“경비 불러요. 오늘 안 만나줘도 돼요. 어차피 계속 찾아올 거니까요. 귀찮지 않으면 매번 경비 불러요.”심재경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협박하는 거야?”“아뇨, 그냥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요.”윤소민이 말했다.“윤소민, 네가 지금 나랑 따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심재경이 냉정하게 말했다.“따지려는 게 아니에요. 저와 몇 마디 얘기하는 것도 안 돼요?”“그래.”심재경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나는 널 만나는 건 물론이고 너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어찌 됐든 부부였는데 저에게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이 비록 우리 가문을 망하게 했지만,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많은 것을 깨달았는데 선과 악은 반드시 각자 응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윤소민은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응보는 내가 받아야 하는데 부모님이 같이 받게 되어서 죄송할 뿐이에요. 제가 만약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고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모든 일은 발생하지 않았겠죠. 그랬으면 저는 여전히 윤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저를 따르는 사람로 많았을 텐데 그때는 왜 바보같이 당신이 아니면 안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기껏해야 남들보다 조금 더 잘생긴 것 빼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말이죠. 잘 생겼다고 해서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꼭 저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텐데 이젠 그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요. 저의 인생은 당신을 사랑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어요.”“너의 비극은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네 소유욕 때문이야.”심재경의 말에 윤소민은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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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송연아가 받은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사랑하는 누나에게:나 떠나, 찾지 마. 난 이제 성인이고 내 앞가림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어.이 편지를 보면 많이 놀랄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이 결정은 정말로 심사숙고해서 내린 거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누나가 한 말은 모두 새겨들었고 다 맞는 말이야.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봤어. 만약 나비를 좋아한다면 나비가 당신을 좋아하기 전까지 당신은 절대 나비를 따라잡을 수 없다. 당신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꽃과 식물을 키워서 나비가 멈추도록 하는 것뿐이다.이 말은 누나가 나에게 한 말의 뜻과 비슷했어. 스스로가 우수해야 좋아하는 나비도 곁에 남길 수 있다는 거지. 내가 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번 해보고 싶어. 성공하기 전에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야.누나 곁에 있으면 형부의 힘을 빌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나 혼자의 힘으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해보고 싶어. 실패하면 다시 돌아올 면목이 없겠지만, 걱정하지는 마. 절대로 사는 것을 포기하는 일 없이 잘 살아갈 거니까. 안 되면 따로 일자리 찾으면 되니까, 절대 자포자기 하지 않을 거야.전화로 얘기하지 않고 편지를 남긴 건 누나에게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야. 계속 말하고 싶었는데 누나가 내 누나여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엄마, 아빠가 같은 친형제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지금보다 더 좋았을 거야.누나 잘 있어.-송예걸」송연아가 눈을 내리깔고 편지를 다 읽었지만 한참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정경봉이 기다리지 못하고 물었다.“저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송연아는 편지를 접어서 봉투에 다시 넣고 정신을 차렸다.“혹시 원장님 집 주소를 알아요?”“뭐 하시려고요?”정경봉이 견제하듯 묻자, 송연아는 정경봉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경봉 씨가 보기에는 제가 뭘 할 것 같아요? 의논할 것이 있어서 한 번 만나 뵈려고요.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말아요.”“조금은 호감이 있으려고 했는데 원장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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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원장이 차에서 내려 아파트 입구로 걸어오고 있었다.“네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어?”“원장님.”송연아는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무슨 일 있어?”원장이 묻자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집으로 올라가자. 우리 집에서 같이 식사도 하고.”원장이 말했다.“그냥 밖에 나가서 조용한 데서 얘기하시죠.”원장은 송연아가 무슨 중요한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그래. 집 근처에 유명하고 맛있는 짜장면집이 있는데 내가 살게.”그렇게 말하며 원장이 앞장섰고 송연아는 그 뒤를 따라갔다.“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맛있게 먹겠습니다.”“나에게는 사양하지 않아도 돼.”원장이 웃으며 말했다.얘기하는 사이에 짜장면집에 도착했다. 워낙에 아파트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2분 걸렸다. 화려한 식당은 아니었지만, 내부는 깨끗했다. 원장은 짜장면 두 그릇과 국물, 그리고 간단한 요리를 주문했다.“얘기해 봐요. 무슨 일이에요?”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원장이 물었다. 송연아는 가방에서 진단서를 꺼내 건넸다.“원장님, 개인 물건을 사무실에 두고 오셔서 제가 가져왔습니다.”원장은 진단서를 받아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집에 두면 가족들이 볼까 봐 사무실에 두었어. 중요하지 않은 문서 사이에 끼워 넣었는데 물건 정리할 때 찾지 못해서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네가 찾았네.”송연아가 원장을 보며 말했다.“그래서 퇴직을 서두르셨던 건가요?”“그런 셈이지, 어느 날 갑자기 급사할까 봐 두려웠어. 연구센터의 일을 제대로 정리도 못 하고 그렇게 떠나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아서.”원장의 죽는다는 말을 들은 송연아는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의사로서 가장 슬픈 순간이 바로 병에 대해 속수무책일 때이다. 원장은 테이블 위에 있는 송연아의 손을 토닥토닥하며 말했다.“어이구, 이봐, 나 지금 멀쩡해. 아주 조심하고 있으니까, 지금 나를 흥분하게 만들지 마. 심장 연구센터 원장인 나도 이런 병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일반 사람들은 이런 질병에 걸려서 아무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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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송연아는 유아용품 가게 안에서 구애린을 봤다.‘구애린이 유아용품 가게에 웬일이지?’구애린은 분홍색 원피스를 들고 예쁘다며 한참을 보더니 원피스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송연아를 보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언니, 언제 왔어요? 애들 옷 사러 왔어요?”송연아가 걸어가며 말했다.“지나다가 그냥 들어왔어요.”“그래요?”구애린은 송연아가 특별히 왔다고 생각했다.“맘에 드는 거 있으면 사려고요.”송연아가 말했다.“방금 몇 개 봤는데 괜찮았어요.”구애린이 열심히 고르는 걸 도와주었는데 모두 송연아의 막내아들에게 어울릴 만한 옷들이었고 송연아의 마음에도 들었다. 송연아는 구애린의 눈썰미가 좋다고 생각했다. 뭔가 물어보고 싶어서 한참을 망설이던 송연아가 드디어 물었다.“여기는 혼자 왔어요?”구애린이 조금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맞는다고 대답하는 모습에 송연아가 조심스럽게 또 물었다.“임신했어요?”“...네.”구애린이 대답하자 송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축하해요.”구애린은 고민이 많은 표정으로 말했다.“결혼식을 하고 싶은데, 원우 씨는 시간이 없다며 혼인신고만 먼저 하자고 해요. 저는 혼인신고도 하고 미국에서 결혼식도 하고 싶거든요. 비록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저를 키워주신 아버지는 아직 계시니까요. 아버지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싶거든요.”송연아는 구애린의 말에 동의했는데 구애린의 생각이 옳았다.“제가 도와줄까요?”송연아가 물었다.“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원우 씨도 언니를 찾아가지 말라고 했어요.”“왜요?”송연아가 물었다.“원우 씨는 지금 한창 바쁜 시기여서 휴가 낼 수 없다고 했어요.”구애린이 말했다.송연아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말했다.“제가 나중에 연락할게요.”송연아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강세헌에게 먼저 물어봐야 했다.구애린은 여전히 진원우가 자기를 원망할까 봐 걱정했다.“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애린 씨에게 연락한 다음에 원우 씨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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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나 프랑스에 다녀와야 할 것 같아.”강세헌은 오늘 임지훈이 고훈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마침 다른 업무상의 일도 처리할겸 다녀오려고 했다.“가는 길에 미국에도 잠깐 들를 거여서 며칠 걸릴지는 모르겠어.”“회사 일 때문에 가는 거예요?”송연아가 물었다.강세헌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응.”강세헌은 고훈에 관한 건 한 글자도 말하지 않았다.송연아는 나름 진원우가 정말로 바빠서 강세헌에게 휴가 신청을 못 한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아무리 바빠도 결혼식을 올릴 시간은 있지 않을까? 지금은 돈만 있으면 뭐든 쉽게 다 할 수 있으니, 모든 걸 대행사에 맡기고 신랑, 신부는 결혼식 날에 나타나면 되지 않을까? 구애린이 어차피 출근을 안 하니까 상세한 건 직접 준비하면 되는 거고.’송연아는 강세헌의 옷을 받으며 말했다.“오늘 애린 씨를 만났어요.”강세헌은 눈만 깜빡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송연아는 강세헌의 눈치를 보다가 계속했다.“임신했대요.”강세헌은 눈을 번쩍 떴다.“결혼식을 올리고 싶은데 원우 씨가 혼인신고만 하자고 하더래요. 회사 일이 아주 바쁘다고요. 정말 그렇게 바빠요?”강세헌은 송연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채고 물었다.“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원우 씨에게 결혼식 올릴 시간을 줘요.”송연아는 이어서 재빨리 한마디 덧붙였다.“그게... 내 말은 회사가 안 바쁘면요...”“알았어. 원우와 상의할게.”“세헌 씨가 보기에 애린 씨 어때요?”송연아는 강세헌이 평소에 구애린을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물었다.강세헌이 담담하게 되물었다.“무슨 말 하고 싶은 거야?”“그 두 사람이 결혼하면 우리도 선물을 준비할 건데, 원우 씨 측에 해야 할지? 애린 씨 측에 해야 할지 해서요.”강세헌이 찬이 방으로 향하자, 송연아는 찬이가 이미 잠 들었다고 말했고 강세헌은 잠깐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당신이 알아서 해. 난 애들을 보고 올게.”강세헌이 찬이 방에 들어가자, 송연아는 웃었다. 강세헌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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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모두 제시간에 회의실에 모이지 않았지만, 송연아는 놀라지 않았다. 만약 모두 제시간에 모였으면 그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더니 정경봉이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다 준비했어요.”시간을 아주 딱 맞추었다.“수고했어요. 우선 여기서 쉬다가 제가 메시지를 보내면 그때 회의실로 가지고 오세요.”송연아가 말하자 정경봉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저기... 언제면 저를 용서하고 다른 일을 맡기실 거예요. 다른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불평불만 없이 할 건데 이런 원장님의 사적인 일을 하는 조수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정경봉이 나가려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고 송연아는 손에 쥔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급해하지 마요. 앞으로 많이 바빠질 거니까.”“그게 언제인데요?”정경봉이 또 물어보자, 송연아는 벽에 걸린 시계를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미팅 시간이 다 됐네요. 먼저 쉬고 있어요.”“미팅요? 방금 지나오면서 봤는데 한 사람도 없었어요. 그들은 원장님 말을 듣지 않아요. 혼자서 미팅하실 거예요?”정경봉이 냉정하게 말했다.“본인이 말이 많다는 거 알고 있죠?”송연아의 안색이 변하자 정경봉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제가 뭐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말도 못 해요?”“그 정도면 충분해요.”송연아는 귀찮아졌다.“아무튼 잘 해보세요.”정경봉 문을 닫고 나가자, 송연아는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쉬운 거 하나도 없네.’그녀는 오래 앉아 있어서 구겨진 옷을 펴고 회의실로 갔다. 3시가 됐지만 아직 아무도 없었다. 3시 반이 되어서야 한두 명씩 차례로 들어왔는데 30분이나 늦었음에도 모두 회의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사람들은 침묵과 무관심으로 송연아에게 반항을 표하고 있었지만, 송연아는 서두르지 않고 똑같이 앉아서 물었다.“다들 이제 슬슬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준비 했어요.”송연아는 정경봉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정경봉은 메시지를 받고 회의실에 와서 송연아가 사전에 시킨대도 음식과 음료들을 나눠주었다.그는 하루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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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송연아는 다른 사람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저는 단 커피를 좋아해요.”그러고는 앞에 놓인 블랙커피를 가리켰다.“커피를 마시면 정신을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 너무 써서 싫어요. 그래서 저는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많이 섞어요. 그렇게 마시면 쓰지 않아서 좋거든요. 어제 저는 저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 악성 부정맥으로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 병은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수시로 목숨을 잃을 수 있어요. 저는 우리의 직업이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심지어 환자를 치료해 주는 의사들보다도 더 신성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의 연구로 인하여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신성하고 고귀한 연구센터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요?”송연아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내 숨쉬는 소리가 달라졌다. 그녀를 반대하던 사람들도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그렇다, 우리의 사명은 무엇이었던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심장을 연구하는 게 아니었던가? 그런데 한 사람을 배척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한 거지? 이게 진정 맞는 건가?’옥자현이 먼저 말했다.“이제부터 송 원장님을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전에는 실수로 저의 발을 밟았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못되게 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속 좁은 사람이였습니다. 사실 기존 원장님의 안목을 믿었어야 했습니다. 업무에 열중하고 이 일에 평생을 바친 원장님께서 우리 연구센터를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데 실력 없는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을 겁니다. 분명 심사숙고를 해서 송 원장님께 맡기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옥자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자리에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송연아는 테이블 위에 놓인 손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괜찮아요.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그리고 고마워요.”옆에 서 있던 정경봉 역시 송연아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정말 송연아가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 원장님이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원장 자리를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 송연아의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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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구애린은 자신이 무모한 짓을 한 것 같아 사과부터 했다.“죄송합니다. 저는...”구애린이 송연아를 보며 눈빛을 보내자, 송연아가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밖에서 10분만 기다려요.”구애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닫고 회의실 밖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왔는데 송연아는 꽤 많은 서류를 품에 안은 채 마지막에 걸어 나왔다.“무슨 일 있어요?”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송연아가 서류를 사무실에 갖다 놓는 동안 구애린은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송연아가 나오는 것을 보고 구애린은 앞으로 나와 반갑게 맞이하며 말했다.“오늘 원우 씨가 저보고 날짜를 잡으라고 전화했어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 아빠에게 얘기하려고요.”“그래야죠.”송연아는 어쨌든 결혼은 인생에서 거사이기 때문에 집안 어른들과 상의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일이 이렇게 바빠요?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회의하고 있어요. 아직 저녁 안 먹었죠? 제가 살게요.”송연아는 집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구애린의 기분을 망치기 싫어서 동의했다.“좋아요!”“제가 탕수육을 잘하는 집을 아는데 마침 이 근처에 있어요. 거기 가요!”“단 걸 좋아해요?”송연아가 물었다.“신 걸 좋아하면 아들이고 매운 걸 좋아하면 딸이라고 들었는데 저는 단것을 좋아해요. 설마 남자도 여자도 아닌 건 아니겠죠?”“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송연아가 말했다.구애린은 농담이라고 하며 웃으며 건강하고 귀여운 아기만 낳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제가 딸을 낳으면 우리 사돈 할 수 있겠네요?”“고모잖아요?”“피 한 방울도 안 섞였잖아요.”구애린이 말했다.“저는 우리 애들이 고모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송연아는 주요하게 친척이 없는 강세헌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게다가 구애린은 성격도 좋고 활발해서 강세헌한테 이런 동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이들도 고모가 있으면 가족 또 생겨서 좋을 것 같았다.“좋아요. 고모 할게요. 여자아이를 낳아서 두 오빠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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