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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심재경은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하마터면 차 앞에 뛰어든 사람과 부딪힐 뻔했다. 그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심재경 씨.”

심재경은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 앞에 차분하게 서 있는 윤소민을 보고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장 비키지 않으면 경비를 부를 거야.”

윤소민은 유리창 너머로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말했다.

“경비 불러요. 오늘 안 만나줘도 돼요. 어차피 계속 찾아올 거니까요. 귀찮지 않으면 매번 경비 불러요.”

심재경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협박하는 거야?”

“아뇨, 그냥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요.”

윤소민이 말했다.

“윤소민, 네가 지금 나랑 따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심재경이 냉정하게 말했다.

“따지려는 게 아니에요. 저와 몇 마디 얘기하는 것도 안 돼요?”

“그래.”

심재경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널 만나는 건 물론이고 너에 대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

“어찌 됐든 부부였는데 저에게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당신이 비록 우리 가문을 망하게 했지만,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많은 것을 깨달았는데 선과 악은 반드시 각자 응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윤소민은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

“응보는 내가 받아야 하는데 부모님이 같이 받게 되어서 죄송할 뿐이에요. 제가 만약 당신을 좋아하지 않았고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모든 일은 발생하지 않았겠죠. 그랬으면 저는 여전히 윤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저를 따르는 사람로 많았을 텐데 그때는 왜 바보같이 당신이 아니면 안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기껏해야 남들보다 조금 더 잘생긴 것 빼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말이죠. 잘 생겼다고 해서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만약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꼭 저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텐데 이젠 그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요. 저의 인생은 당신을 사랑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어요.”

“너의 비극은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네 소유욕 때문이야.”

심재경의 말에 윤소민은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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