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751 - Chapter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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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키 크고 삐쩍 마른 남자가 걷어차여 바닥에 주저앉았다.자기를 걷어찬 사람을 똑똑히 보고는 물었다.“당신 누구야?”달려온 사람은 운전기사였다.그는 송연아를 보호하며 말했다.“사모님, 어서 가세요.”그는 송연아의 운전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강세헌이 그녀를 위해 배치한 경호원이기도 했는데 송연아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건 물론, 그녀의 안전을 책임지기도 했다.송연아가 다급하게 말했다.“애린 씨 좀 구해주세요.”“네.”운전기사가 말했다.걷어차인 남자는 분노가 끓어올랐다.사람을 잡으러 왔는데 그가 제일 먼저 쓰러 눕게 됐으니 부하들 앞에서 체면이 서지 않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다들 뭐 하고 있어! 당장 저 사람 잡아!”그의 부하들 중에서 두 사람은 남아 구애린을 잡고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송연아와 운전기사를 향해 달려들었다.운전기사는 그들과 싸움을 벌였는데 상대가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아무리 싸움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그들에게 얽매여 잠시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송연아는 그 틈을 타 진원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녀는 진원우에게 주소를 알렸고, 또 재촉했다.“빨리 오세요.”“알겠어요.”전화를 끊은 송연아는 또 112에 전화를 걸었다.그들은 전혀 운전기사의 상대가 아니었다.겨우 몇 분 만에 두 사람은 의식을 잃었고, 중상을 입은 사람들도 많았다.키 크고 삐쩍 마른 남자는 불리해지자 트렁크를 열고 그 안에서 칼을 꺼내 부하들에게 나눠줬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송연아는 마음이 다급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그래서 마음속으로 진원우와 경찰이 빨리 도착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큰 싸움에 연루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에 주위 사람들은 그저 지켜만 볼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운전기사가 부하를 상대하는 틈을 타 남자는 뒤에서 운전기사에게 칼을 내리쳤다.송연아가 소리치며 운전기사를 일깨워줬다.“조심해요!”운전기사가 눈앞에 있는 사람을 걷어차고 다시 돌아섰을 때는 이미 늦었다. 상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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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진원우는 뛰어왔지만 구애린을 발견하지 못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애린 씨는요?”송연아는 운전기사를 부축하고 있었다.애써 침착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하게 질렸다.“애린 씨 잡혀갔어요, 얼른 가서 찾아요!”진원우가 휴대폰을 꺼내고는 물었다.“애린 씨를 잡아간 차는 어떤 차예요? 번호판은 기억했어요?”송연아가 대답했다.“상대 차는 검은 색 미니밴이었는데 번호판이 없었어요.”그 차는 보기에 방금 구입한 것처럼 사용 흔적이 거의 없었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일부러 아직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차를 선택했을 것이다.“저기 CCTV 있어요.”송연아가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미 경찰에 신고했으니까 경찰이라면 저 CCTV를 입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차량을 추적해 행방을 더 빨리 알아낼 수 있어요.”휴대폰을 너무 꽉 잡고 있어 진원우의 손에는 핏줄이 터질 정도였다.“알겠어요.”송연아가 말했다.“죄송해요, 다 저 때문에 애린 씨가 잡혀간 거예요.”진원우가 대답했다.“아니에요, 연아 씨가 어떻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이때 진원우의 전화가 울렸고 그는 한쪽으로 걸어가 전화를 받았다.송연아는 운전기사를 부축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그의 몸에서는 아직 피가 흐르고 있었다.송연아가 다니고 있는 연구센터가 가장 가까웠기에 송연아가 운전해 운전기사를 연구센터로 데리고 왔다.정경봉은 마침 퇴근하려고 하는데 송연아가 돌아온 것을 보고는 인사를 건네려고 했다.하지만 곧이어 그녀가 피투성이인 남자를 부축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송연아가 말했다.“상처를 치료해야 하니까 도구 좀 준비해 줘요.”정경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그녀의 말대로 했다.송연아가 운전기사를 의자에 부축한 후 정경봉은 의약 상자를 하나 들고 와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송연아는 그 안에서 가위를 꺼내 운전기사가 다친 부분의 옷을 잘라냈다.그녀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여 조금의 시간도 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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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CCTV를 통한 정보가 전해져 왔기에 진원우는 지령에 따라 차를 운전했는데 점점 더 외진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거의 세 시간이 지났다.이곳은 CCTV도 없어 더는 추적이 어려웠다!그들 모두 단서가 끊겨서 어떻게 다음 단서를 찾을지 고민하던 그때, 송연아는 풀숲에 주차된 차를 발견했다.“저기요!”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진원우는 그녀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확실히 차 한 대가 보였다.여기는 잡초가 높게 자랐기에 온전한 차가 아닌 차 지붕만 보였다.그리고 길옆에 움푹 팬 타이어 자국도 금방 생긴 것 같아 진원우는 사람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송연아도 따라서 내렸다.무성하게 자란 잡초는 높은 가지와 가는 잎으로 뒤덮였고, 땅에는 뒤엉키고 발을 찌르는 덩굴이 가득 있었다.그들은 타이어 자국을 따라 앞으로 걸어가서 차 옆에 도착했다.차는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주위는 아무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진원우가 ‘확’ 차 문을 열었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이 텅 비였다.그들이 일부러 여기에 차를 버려 시선을 끌려는 것일까?진원우가 말했다.“무슨 단서가 있는지 주위를 훑어봐.”...프랑스에서.강세헌은 임지훈의 안내하에 프랑스에 있는 고훈의 은신처를 찾았다.흰색 단독주택이었는데 앞뒤로 마당이 있었다.강세헌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을 데려가지 않았다. 이곳은 국내가 아닌 해외였기에 모든 일에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강세헌의 부하는 마당에서 잔디를 가꾸던 남자를 쓰러뜨리고는 자물쇠를 비틀어 열었다.고훈이 도망쳐 나온 뒤로 줄곧 이곳에서 상처를 치료했고, 거의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인기척을 들은 고훈은 문 쪽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말했다.“나 물 한 잔 따라줘.”그는 자기를 돌보는 하인이 들어왔다고 생각했다.강세헌이 그의 옆으로 걸어가자 고훈은 물잔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가 물잔을 건네지 않아 고훈은 불만이 섞인 목소리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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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그 광경을 보던 사람들도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임지훈이 생각했다.‘이러다가 정말 못 쓰게 되는 거 아니야?’하동훈은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그는 계속 욕을 퍼부었는데 아마 이렇게 매너가 없고 화가 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일 것이다.송연아가 그렇게 화를 낸 것도 고훈이 그런 짓을 했기 때문이라니.“감히 나를 이용해서 그런 짓을 벌여? 젠장, 가서 죽어!”하동훈은 고훈이 송연아에게 한 짓을 알아내기 위해 고훈의 어머니를 어르고 달래서 겨우 프랑스에 있는 고훈의 주소를 알아냈다.그는 이곳에 와서 이틀 동안이나 고훈을 졸랐지만, 그는 이에 대해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방금, 그는 무심결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서야 오랫동안의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당신 그러고도 사람이야? 나까지 이용해?”하동훈이 그의 목을 조르며 말했다.“죽어!”“하동훈, 이거 놔... 미쳤어?”“내가 미쳤어도 당신 때문에 미친 거야!”고훈은 하동훈에게 맞고만 있을 수 없어 두 사람은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임지훈이 말했다.“끼리끼리 싸우고 있네, 두 사람 중에 좋은 놈 하나 없어.”‘윙윙.’갑자기 강세헌의 휴대폰이 울렸다.강세헌이 전화를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전화기 너머로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그가 다시 한번 스크린을 확인해 보니 송연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강세헌은 이쪽 소리가 들릴까 봐 휴대폰을 다시 귀에 대고는 걸어 나갔다.송연아가 먼저 그에게 연락을 하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갑자기 그녀의 전화를 받으니 기분이 좋아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왜 말을 안 해? 나 보고 싶었어?”국내의 어느 병원에서.송연아는 수술실의 구석에 앉아 가냘픈 몸을 움츠리고 부들부들 떨었다.그녀는 입을 가린 채 흐느꼈는데 참아보려고 했지만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송연아는 어떻게 진원우를 마주해야 할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강세헌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연아야, 왜 그래?”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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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송연아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이미 얘기했잖아요. 그만 물어봐요...”진원우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덤덤한 척했다.“나에게 말해줘요.”진원우가 목소리를 낮췄다.송연아는 부은 두 눈을 감고 말했다.“사실 어느 정도 추측이 가지 않아요?”송연아의 팔을 잡았던 진원우의 손가락이 천천히 풀렸다.구애린을 찾았을 때 그녀는 옷이 풀어 헤쳐진 채로 차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풀밭에 누워 있었다.“그러니까 묻지 마요.”송연아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많이 속상했지만 될수록 소리 낮춰 말했다.“한 시도 떠나지 않고 애린 씨를 지킬게요. 지금 애린 씨는 원우 씨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으니 애린 씨 앞에 나타나지 마요. 애린 씨가 더 자극받을까 봐 걱정돼요.”진원우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우울했다.속상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송연아도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럼 애린 씨 보러 들어갈게요. 옆에 누군가는 지키고 있어야죠.”말을 마친 송연아는 몸을 돌려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구애린의 수술은 그녀가 직접 했다.그래서 구애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송연아는 그녀를 자극할까 봐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병실로 갈게요.”구애린은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송연아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송연아는 조용히 그녀를 병실로 옮기고는 침대를 고정시켰다.그리고 의자를 하나 옮겨 침대 옆에 앉았다.구애린은 몸을 돌려 누우며 그녀를 등졌다.송연아는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끝내 입밖에 내뱉지 못했다.지금 이 순간, 모든 위로의 말은 너무 무력하게 들릴 것이다. 말로는 상처받은 그녀의 마음을 절대 치료할 수 없었다...어두운 불빛, 조용한 밤.억눌릴 대로 억눌린 구애린의 울음소리는 너무 또렷하게 들려왔다.송연아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울고 싶으면 울어요. 여기 다른 사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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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강세헌은 사태가 심각할 것을 예상했지만 송연아에게서 직접 들으니 저도 모르게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곧이어 얼굴색도 어두워졌다.그가 화난 건 단지 이 일의 원래 타깃이 송연아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사람들이 작정하고 이 일을 꾸몄다는 걸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일 그만둘 수 있어?”강세헌이 물었다.송연아는 그가 지금 이 순간에 이런 말을 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잠깐 멈칫했다.“왜, 왜요?”송연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만약 후임 원장 자리를 물려받기로 약속하지 않았다면 난 너를 데리고 프랑스에 가서 살았을 거야. 거기에 우리가 가서 생활할 모든 것을 잘 준비해 뒀거든. 그러면 이 일이 안 생겼을 수도 있었잖아. 아무도 다치지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난 나의 모든 것을 너에게 줄 수 있어...”“그러니까 지금 내 탓을 하는 거예요?”송연아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네, 인정해요. 나 때문이에요. 내가 아니었으면 애린 씨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았겠죠. 내 탓이에요. 다 내 탓이에요...”그녀는 강세헌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니까 세헌 씨도 내 탓을 하는 거예요?”강세헌이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일단 진정해...”“내가 어떻게 진정해요?”송연아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는데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걸 깨닫고는 다시 목소리를 낮췄다.“나도 속상해요. 그런데 세헌 씨가 지금 나에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원인이 나라고 하니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아요?”“그럼 이 일이 만약 정말 당신에게 발생했다면 내가 어떤 기분일지 예상이 돼? 당신이 이 일에서 빠져나간 게 아니야, 다만 다른 사람이 당신 대신 당한 것이지. 그런데도 제멋대로 굴래?”강세헌이 두려운 기분이 든 건 사실이었다.고훈의 일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다고 하지만 이번 일은?송연아는 멍하니 서서 그를 바라봤다.그녀는 계속 침묵을 지켰는데 강세헌의 말에 일리가 있었지만 완전히 맞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이 일에 그녀의 책임이 있다는 걸 그녀 역시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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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송연아는 진원우의 생각을 몰랐기에 어떻게 그녀의 물음에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구애린은 갈라진 입술을 움직였다.“원우 씨가 결혼해 준다고 해도 난 원우 씨를 볼 면목이 없어요.”송연아는 그녀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했다.그녀는 구애린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내가 죄인이에요...”“아니에요, 어쩌면 이게 내 운명일 지도 모르죠. 언니 때문은 아니에요. 제가 전 반생을 너무 행복하게 살았나 봐요. 그래서 하느님도 그런 내가 마땅치 않아 이런 고난을 내려준 게 아닐까요?”구애린은 고아였지만 좋은 사람에게 입양되어 친부모와도 같은 사랑을 받으며 돈 걱정 없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다. 고아 중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아마 그녀의 행운은 전 반생에 다 쓴 모양이다.구애린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부탁 하나 들어줘요.”송연아는 부들부들 떨리는 그녀의 손을 꼭 잡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네, 뭐든지요.”“떠나고 싶어요.”“어디로요?”송연아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이럴 때일수록 혼자 있으면 안 돼요. 바보 같은 생각만 할 거예요.”그녀는 다급하게 구애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내가 계속 옆에 있을게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타이밍 맞지 않게 전화가 걸려 와 송연아는 미간을 구겼다.그녀는 재빨리 통화 버튼을 눌렀고, 전화기 너머로 정경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출근 시간인데 왜 아직도 오지 않았어요?”“먼저 일 보고 있어요. 오늘은 못 갈 것 같아요. 다들 해야 할 일도 많고, 어제 토론한 건 그대로 실험을 진행시켜요.”송연아가 말했다.정경봉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아, 그게, 괜찮은 거죠?”송연아가 대답했다.“괜찮으니까 전화 끊을게요.”정경봉이 알겠다고 했고, 송연아는 전화를 끊은 뒤 휴대폰을 주머니 안에 넣었다.“일이 바쁜데 괜히 나 때문에 못하고 있죠?”구애린의 물음에 송연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에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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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구애린을 괴롭힌 건달들은 모두 가면을 쓴 남자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이 도시에서 그들의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그들은 이곳에서 법을 어긴 적인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다른 도시에서는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았으니 ‘대단’ 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참나, 무슨 일이 있겠어요?”제일 앞에 선 얼굴에 칼 흉터가 난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또 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런 일은 아무도 소문내지 않을 거예요. 그 여자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거고요...”“당신들이 뭘 알아?”가면을 쓴 남자가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도망갈 수 있었던 건 요행이야. 이번에는 지독한 상대와 싸우는 거라고. 방심하면 당신들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거야. 잡히고 싶지 않다면 얌전히 있어. 내가 지금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칼 흉터가 난 남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정말 그렇게 심각해요?”가면을 쓴 남자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얼굴에 칼 흉터가 난 키 크고 삐쩍 마른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람 잡을 때 일곱 명이 한 사람을 상대했는데도 많이 다쳤잖아. 그런데도 방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얼굴에 칼 흉터가 난 남자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상대는 한 사람이었지만 싸움 실력이 대단한 건 그들도 인정해야 했다.“상대는 전문 경호원이니까 당연히 싸움을 잘하겠죠.”“알면 상대를 얕잡아보지 말란 말이야.”남자가 경고했다.“이 방에서 한 발짝도 나가면 안 돼. 여기 인터넷도 있고 텔레비전도 있으니까 게임이나 하고 텔레비전이나 보며 시간을 보내. 안전하면 내가 다시 데리러 올 테니까.”“네, 그렇게 하죠. 다만 얼마나 오래 있어야 하는데요?”얼굴에 칼 흉터가 난 키 크고 삐쩍 마른 남자가 물었다.“구체적인 시간은 나도 몰라. 내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어차피 여기에 음식도 있으니 좀 오래 있으면 어때? 안전이 제일 중요하지.”“알겠어요.”목숨을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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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그거 알아요? 다 큰 사내자식이 지금 이 순간 얼마나 울고 싶은지요?”송연아도 똑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었기에 당연히 그의 마음이 이해되었다.진원우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애린 씨를 정말로 사랑하는 걸까요?”그는 송연아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고, 또 자신에게 묻는 것 같기도 했다.“애린 씨에게 조금만 더 잘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그는 구애린과 연애하는 동안 계속 일하느라 바빠 두 사람이 함께 식사했던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그녀가 매번 회사로 찾아왔을 때 그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고는 더는 오지 말라고 했었다.구애린이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했는데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했다.그녀가 자기 아이까지 임신했지만 결혼식 하나 해주기 싫었고, 그저 그녀가 묵묵히 자기를 따라다니기를 바랐다.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후회가 몰려왔다.그는 너무 이기적이고 구애린에게 못 할 짓을 많이 했다. 지금 도대체 무엇으로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해야 상처를 입은 그녀의 몸과 마음을 메울 수 있단 말인가?“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어요. 하지만 애린 씨가 나를 보면 자극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요. 애린 씨가 떠나고 싶다면 그렇게 해요. 애린 씨에게 감정을 추스를 시간도 줘야죠. 내가 범인들을 찾으면 애린 씨를 위해 직접 복수할 거예요. 그리고 다시 애린 씨를 찾아가겠어요.”진원우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단기간 내에는 깨지 않는 거죠? 잠이 들었을 때 얼굴을 보고 싶은데.”송연아는 얼굴을 돌려 눈가에 흐른 눈물을 닦고는 말했다.“들어가요. 몇 시간 안에는 깨어나지 않을 거예요.”진원우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병실로 다가갔다.문손잡이를 잡더니 흠칫하고는 송연아에게 말했다.“이 일은 연아 씨도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이미 일어난 일이니 더는 생각하지 말죠.”송연아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고마워요.”진원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송연아는 복도 벤치에 앉아 넋을 놓고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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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세헌이가 작은 회사 사장도 아니고, 내조할 아내가 있어야 하는 건 맞아. 그의 일을 돕고, 집안일을 신경 쓰는 아내 말이야. 세헌이가 가정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나도 알아. 전에 나에게도 찬이를 데리고 프랑스에 가야 할지 물었어. 거기에서 집을 사고 도우미도 준비했기에 프랑스로 가기만 하면 편안히 살 수 있대. 프랑스에 가면 일도 편하게 처리할 수 있고. 그런데 프랑스로 가려는 얘기를 더 꺼내지 않은 게 연아 너 때문이 아닐까?”송연아는 단 한 번도 강세헌에게서 그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오늘 싸우면서 송연아는 강세헌이 프랑스에 가서 살림을 차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그러니까...”“연아야, 세헌이가 돈이 많을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너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돼.”한혜숙이 말했다.그녀는 송연아가 계속 일을 하는 것을 지지했고, 앞으로 계속 아이들도 돌볼 것이다.송연아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한혜숙을 바라봤다.“지금이야 너를 아끼고 사랑하겠지. 하지만 넌 이미 아이를 둘이나 낳았잖아. 밖에 예쁘고 젊은 여자애들이 널리고 널렸어. 나는 네가 나처럼 물러설 곳도 없기를 바라지 않아. 알겠어?”배신을 겪어본 한혜숙은 진심으로 딸을 위해 생각했다.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쁠 것 없었다.한혜숙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내가 얘기를 잘해볼게.”“무슨 얘기를 할 거예요?”송연아는 갑자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한혜숙이 두 사람 일에 끼어드는 걸 원하지 않았고, 이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한혜숙이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잘 말할 테니까. 뭐 좀 먹어. 몸이 망가지면 정말로 집에 있어야 하니까.”송연아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엄마, 고마워요.”“고맙긴, 뭘. 나는 네 엄마야. 언제든지 네 생각을 가장 먼저 한다고.”한혜숙이 한숨을 길게 쉬며 말을 이어갔다.“만약 너랑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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