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771 - 챕터 780

1265 챕터

제771화

“괜찮아요.”찬이가 웃는 것을 보니 송연아도 매우 기뻤다. 그녀는 강세헌의 팔에 기대어 찬이의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작은 볼을 살며시 꼬집으면서 말했다.“아들이 주는 솜사탕이 먹고 싶네.”찬이는 곧바로 송연아에게 건네주었고 그녀는 한 입 베어 물었다. 입가에는 온통 끈적끈적한 설탕 가루가 묻었는데 종이로 닦으니 종이 부스러기가 그 위에 붙었다.송연아는 마음속으로 입 주변이 이렇게 끈적거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먹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이리 와.”강세헌이 손에 생수를 묻혀 송연아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물로 끈적끈적한 사탕 가루를 쉽게 닦아낼 수 있었다.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진지하게 꼼꼼히 닦아주었고 송연아는 그의 아름다운 용모에 마음이 설레었다.그녀는 지금 외모 지상주의가 된 것 같았고 약간의 허영심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남자의 옆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모든 여자의 부러움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그녀는 옆에 여자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송연아는 웃으며 강세헌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는데 마치 이 남자가 그녀의 것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는 것 같았다.이때 따르릉 소리가 울렸고 그들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기차 놀이기구는 한 줄에 세 사람이 탈 수 있기에 마침 그들은 함께 앉을 수 있었다.그 놀이기구는 증기 기관차 소리를 흉내 내면서 꽝꽝 울리고 있었다.찬이는 흥분하여 난간에 엎드렸고 강세헌은 그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머리 내밀면 안 돼.”찬이는 말을 듣지 않고 솜사탕을 한 입 베어 물고는 난간에 달라붙어 계속 엎드렸다.그래서 강세헌은 아예 찬이를 끌어안고는 그의 입을 닦아주었고 송연아는 솜사탕을 조금 떼어내어 강세헌의 입에 넣었다.“당신 입에만 안 묻었어요.”강세헌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송연아를 바라보았는데 입을 벌리지 않아 솜사탕이 인중에 묻으면서 하얀 수염이 자란 것 같았는데 모양이 조금 우스꽝스러웠다.송연아는 웃음이 절로 나왔고 강세헌은 입을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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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그 몇 사람의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가봐야겠어요.”단서가 용운시에 없었기 때문에 진원우는 급히 그쪽으로 가서 확인해야 했다. 이미 가는 길이었지만 그는 먼저 강세헌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전화한 것이었다.강세헌이 말했다.“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네.”말이 끝나고 전화를 끊은 강세헌이 돌아서서 송연아가 앉아 있던 곳을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자리에 없었다.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송연아는 최근 일어난 일이 너무 많아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자꾸 안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강세헌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송연아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가오는 것이 보이자,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성큼성큼 걸어갔다.“어디 갔다 온 거야?”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보여 주었다.“내가 당신에게 주려고 메밀면을 사 왔는데, 시간이 늦어서 다른 건 살 수 없었어요.”강세헌이 송연아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그가 메밀면을 안 좋아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메밀면은 그래도 훨씬 담백하잖아요. 만약 이것도 먹고 싶지 않다면, 돌아가서 아줌마더러 야식을 좀 만들어 달라고 해요...”“아니야.”강세헌이 말했다.“돌아섰는데 네가 안 보이길래...”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왜요, 내가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해요?”강세헌은 송연아를 끌어안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터프하면서도 애틋하게 그녀에게 말했다.“그래, 한순간도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마.”고개를 든 송연아의 시선이 그의 늘씬한 목덜미와 튀어나온 목젖에 놓이자, 섹시하면서도 상남자다운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 같았다.“아니면, 당신이 매일 나를 따라다니면서 내 경호원 해요.”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날 먹여 살릴 거야?”송연아가 메밀면을 탁자 위에 놓으면서 말했다.“그러죠. 일단 이리 와서 앉아요.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거 알아요. 근데 오늘 한 번만 봐줘요. 다음번에는 포장마차에서 같이 먹자고 하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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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송연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때, 그 사람에게서 또 문자가 왔다.「나오지 않으면 내가 센터로 찾아갈 거야.」이번 문자에는 약간 위협적인 의미가 담겨있었다.“또 뭐라고 왔는데?”강세헌이 묻자 송연아는 입을 앙다물고는 누가 보냈을지 머릿속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딱히 보낼만한 사람이 없었다.하동훈은 다리가 부러졌으니 그녀를 찾지 않을 것이고...이렇게 생각해 보니 아무도 없었다.“내가 안 나가면 센터에 와서 날 찾겠대요.”송연아는 불길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녀는 이런 뜬금없는 일을 매우 싫어했는지라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내일 같이 출근해.”강세헌이 말했다.송연아는 그를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로서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한 것도 모자라 항상 걱정만 시키니 말이다.그리고 도리어 강세헌이 자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생각마저 들자, 송연아는 가볍게 고개를 떨구고 품속의 찬이를 보았다.찬이는 거의 모두 한혜숙이 키운 것이고 윤이도 지금 한혜숙이 데리고 있었다.“세헌 씨, 나에게 2년이라는 시간만 줘요. 원장님이 날 차기 원장으로 뽑았는데 지금 손을 떼면 당분간 후임자를 못 찾을 수도 있어요. 2년만 있으면 연구 개발을 끝낼 수 있으니까 그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당신과 우리 아이들을 돌볼 거예요.”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송연아를 바라보았고 한 손으로는 핸들을, 다른 한 손으로는 스트레스를 받은 듯한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아무것도 아니에요.”송연아는 웃으며 말했다.“어쨌든 당신이 날 먹여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집에서 그 행복을 누릴 거예요.”강세헌은 심재경의 입에서 수차례 송연아는 꿈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가정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 송연아는 정말 행복할까?“나를 먹여 살리겠다며? 왜, 지금 와서 말 바꾸려고?”송연아는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못 먹여 살릴지도 몰라요, 당신은 너무 비싸요.”“...”이 말이 왜 귀에 거슬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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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안이슬은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살인현장은 그녀를 뒷걸음질을 하게 했다.하지만 안이슬은 곧 감정을 추슬렀고 공구함을 열어 안에서 장갑을 꺼내 끼고는 검사하러 들어갔다.고인은 젊은 여성으로 예쁘게 생겼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고문당해 죽은 것 같았지만 실제로 어떻게 죽었는지 좀 더 알아봐야 했다.안이슬은 죽은 사람이 여자라고 해서, 혹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해서 머뭇거리지 않았고 아주 냉정하게 사적인 위치도 포함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검사했다.일련의 검사 끝에 안이슬은 결론을 지었다.“일단은 내장의 손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돼. 특히 피해자의 생식기관이 심하게 손상됐어.”“또 다른 이유는 있어?”“샘플을 채취해 가서 검사를 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알았어.”“팀장님, 이것 좀 보세요.”누군가가 피가 묻은 깨진 술병을 찾았다.양명섭은 한 번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계속 조사해.”증거 수집이 완료되자 피해자는 부검실로 실려 가게 되었고, 양명섭은 경찰 2명을 남겨 주변 사람들을 검문하게 한 뒤 담당자와 처음으로 신고한 사람을 경찰서로 데려가 심문하려고 했다.돌아가는 길에 누군가가 안이슬을 비웃었다.“이슬아, 방금 시체를 마주할 때 눈 하나 깜빡이지 않던데, 비위가 좋은가 봐?”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 피해자와 안이슬만 여성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남자였다. 그리고 피해자의 마지막 모습이 매우 처참했기 때문에 비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쓸데없는 소리 좀 작작 해.”양명섭이 직접 그 사람을 노려보았다.“사건에만 집중해,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쓰지 말고.”“팀장님, 왜 항상 이슬이 편만 드세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양명섭은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넌 말 안 하면 죽어?”안이슬도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녀는 사람들과 너무 친하지 않았고 아무래도 민감한 화제라 함부로 말하기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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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송연아와 강세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고 대문 앞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다.흰 피부에 노란 머리를 한, 젊고 예쁜 외국인 여자였는데 송연아는 그녀와 초면이었다.“당신은 누구...?”“당신 혹시 송연아 씨 아닙니까?”그녀의 한국어는 상당히 유창했고 목소리만 들으면 외국인인 것을 모를 지경이었다.“누구세요?”송연아는 여전히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묻잖아요, 송연아 씨예요?”그녀는 고집이 세고 말투가 아니꼬웠다.뒤이어 송연아가 말했다“난 당신을 몰라요.”송연아가 말을 끝마치자, 강세헌은 그녀를 끌고 가려고 했다.이때 레일라가 달려들었다.“가지 말아요...”고작 두 걸음만 다가갔을 뿐인데 이영에 의해 제지당하게 되자, 레일라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이거 놔.”이영이 어떻게 놓아줄 수 있겠는가, 그는 바로 레일라의 팔을 잡아서 한쪽으로 밀쳤고 그녀는 뒷걸음질하다가 발을 삐끗하면서 비틀거리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레일라는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며 일어나고는 몸에 있는 먼지를 털었다.“왜 이렇게 매너가 없어?”레일라는 이영을 가리키며 법에 대해 잘 아는 척을 했다.“빨리 지나가게 해줘, 그렇지 않으면 네가 내 인권을 침해했다고 경찰에 신고할 거야.”이영의 날카로운 눈빛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그때 강세헌이 다가왔다.“송연아는 왜 찾으시는 거죠?”레일라는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당신은 누군데요?”“알 필요 없어요.”강세헌은 이미 송연아의 입에서 확실히 이 여자를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그래서 갑자기 나타난 게 무척 이상했다.“당신도 당신이 누군지 안 알려줬는데 내가 왜 알려줘야 하죠?”레일라가 절대로 타협하려 하지 않자 강세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말하지 않아도 되지만, 장담하건대 당신은 절대 송연아를 볼 수 없을 거예요.”레일라는 강세헌을 물끄러미 몇 초 동안 바라보았다.“난 하동훈의 약혼녀예요. 난 동훈 씨가 다친 게 다 송연아 때문이라고 들어서 따지려고 찾아온 거예요. 어떻게 사람을 다치게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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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동훈 씨 혹시 당신을 좋아하는 거예요?”레일라는 송연아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고 그녀는 곧바로 부정했다.“참 쓸데없는 생각이 많군요...”“원래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동훈 씨가 결혼을 피해 한국에 오고 나서 내가 동훈 씨와 접촉한 여자를 알아봤는데, 당신밖에 없더라고요.”레일라가 송연아를 찾은 것은 하동훈의 부상 때문이 아니었고 진짜 목적은 송연아와 하동훈의 관계를 확실하게 알기 위함이었다.송연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만약 이 일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레일라가 오해할 수도 있었다.“먼저 난 하동훈이 결혼을 피하려고 귀국한 사실을 몰랐어요. 하동훈과 나는 단지 이웃 관계였기 때문에 아는 사이였고, 그가 외국으로 이민 간 이후로 우리는 만난 적도 없고 중간에 연락도 없었어요. 물론 이런 것들은 당신이 조사해보면 다 나올 거예요. 내가 하동훈을 먼저 만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진해서 나를 찾아온 거예요. 내가 흉터 때문에 성형 수술을 해야 했는데 마침 담당 의사가 하동훈이어서 몇 번 만났던 거고.”레일라는 확실히 하동훈이 전에 송연아와 연락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그럼 왜 때렸어요?”레일라가 또 묻자 송연아는 대답했다.“싫어하니깐요.”“고작 그것 때문에?”레일라는 기가 막혔다.“그래요, 싫어하기 때문에 하동훈과 나는 친구도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이미 결혼했고 방금 나와 함께 온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에요.”“그 남자가 당신 남편이라고요?”생각지도 못한 사실에 레일라는 이제 확실히 마음이 많이 놓여서 웃으며 말했다.“잘 때렸어요, 다시는 도망가게 하는가 봐.”송연아가 물었다.“이제 가도 되지 않아요?”“알았어요.”하지만 레일라는 돌아서서 두 발짝 걷고는 멈춰 섰다.“동훈 씨 다시는 만나지 않죠?”“네, 그러니까 그가 다시는 도망가지 않게 잘 보세요. 만약 그가 아직도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이번 기회에 아예 도망갈 수 없게 장애인으로 만들어 놔요.”송연아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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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안이슬이 심재경과 밤을 보낸 그 호텔의 복도에는 CCTV가 있었기에 만약 그가 본다면 들킬 것이 뻔했다.심재경도 이젠 새로운 출발을 했으니 안이슬은 더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일어나 다시 옷을 입고 호텔로 갔다.안이슬이 자신의 요구를 말했지만 프런트 데스크에서는 규정상 동영상을 삭제할 수 없다면서 거절했고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발을 동동 거렸다. 그때, 양명섭이 다가왔다.“여기는 어떻게 왔어?”안이슬은 양명섭을 보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옷자락을 잡았고, 약간 긴장한 듯 그녀의입술은 바짝 마르기 시작했다.“너... 너 왜 왔어?”“방 빼려고.”양명섭이 말했다.안이슬은 그제야 양명섭이 다쳐서 임시로 이 호텔에 묵었던 일을 떠올렸고, 뒤이어 그가 물었다“넌 여기 왜 왔는데?”안이슬은 머뭇거리며 말했다.“나... 난 호텔 측에 내가 어젯밤에 여기 왔던 CCTV를 삭제해달라고 부탁하러 왔어.”양명섭은 몇 초 동안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도와줄게.”양명섭은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형사인 것을 본 프런트 데스크에서는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었고 일이 끝나자 두 사람은 함께 호텔을 나왔다.길을 가면서도 양명섭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예를 들어, 왜 호텔의 CCTV를 삭제해야 하는지 말이다.사실 양명섭이 자신의 형사 신분이라는 특수성을 이용해 호텔에 동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이었고 만약 위에서 알게 된다면 그는 처벌을 받을 것이다.“왜 내가 호텔에 있었던 영상을 지우려고 했는지는 안 물어봐?”안이슬이 묻자 양명섭이 대답했다.“네가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고 하는 것을 보면 분명 누군가의 눈에 띌까 봐 무서운 거겠지. 자칫 널 난처하게 할 수도 있는데 그걸 어떻게 물어봐? 그리고 물어보면 답은 해줄 거야?”안이슬은 고개를 떨구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역시 팀장답게 IQ도 EQ도 다 높네. 확실히 네가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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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프런트 데스크에서 전화기를 내려놓고 송연아에게 말했다.“대표님께서 만나지 않으시겠답니다.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네?”강세헌이 송연아를 만나지 않겠다고?혹시 그가 회사에서 면목이 없는 일을, 그녀가 알면 안 되는 일이라도 했나?송연아는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직접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음이 들려왔지만 결국 아무도 받지 않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딩동.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녀가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쭉 뻗은 몸매를 가진 강세헌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그는 셔츠 차림에 옷깃을 여몄고 꼭 낀 양복바지가 쭉 뻗은 다리를 감싸고 있었는데 그렇게 단정한 모습은 아니었다.그 모습을 본 송연아는 회사에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강세헌에게 인간미가 있다고 느껴졌다.프런트 데스크는 그의 손에서 울리는 핸드폰과 송연아를 번갈아 바라보았다.설마 그녀가 강세헌의 결혼 상대 즉 사정으로 결혼식이 취소된 그 신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강세헌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송연아를 향해 걸어왔고 그녀가 전화를 끊자 그의 핸드폰도 더는 울리지 않았다.“날 안 만나겠다고요?”강세헌이 말했다.“당신이 회사까지 왔는데 당연히 내가 직접 마중 나와야지.”“...”이 사람이 정말 그들의 대표, 강세헌이 맞단 말인가?언제부터 여자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줬지?강세헌은 회사에서 여자 부하직원에게, 아니 모든 사람에게 냉정하게 대했고, 직원들은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걸려있는 것을 못 봤다.이젠...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눈이 번쩍 뜨였다.송연아는 다른 사람 앞에서 강세헌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좀 쑥스러워서 그를 귀엽게 노려보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올라가자.”그는 두 걸음 앞으로 가서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말했다.“이분은 내 아내니까 다음에 오면 바로 안으로 모셔.”프런트 데스크에서 대답했다.“네.”직원들은 감개무량하다는 눈빛으로 송연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얼음장 같던 대표님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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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송연아는 얼른 강세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놓은 상태였고 정색을 하면서 구석에 서 있었다.결국 이건 송연아가 염치없이 그에게 뽀뽀하려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대표님.”엘리베이터 문 앞의 사람들이 강세헌을 향해 인사를 하자 그는 담담하게 ‘응’하고 대답했는데 목소리에는 아무런 기복이 없었다.“너희들도 얼른 타.”송연아를 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강세헌은 그녀의 신분을 소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내 아내야, 이제 혹시라도 마주치면 서로 인사 나눠.”“네, 대표님.”뭇 사람들은 일제히 대답했고 그들은 곧이어 송연아에게 인사를 했다.“사모님, 안녕하십니까.”송연아도 서둘러 인사를 건넸다.“네, 안녕하세요.”송연아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난처하게 만든 강세헌이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첫인상이 중요한 세상인데 이제 회사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한단 말인가?송연아의 이미지가 모두 강세헌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다!강세헌이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송연아는 그의 멱살을 잡았는데 키가 너무 커서 그녀는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세헌 씨 방금 날 망신시키려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강세헌은 몸을 숙였다.“뭐가 망신이야. 그냥 네가 남편에게 키스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우연히 본 거야. 엄연한 내 아내인데 뭐가 두려워?”“두려운 게 아니라.”송연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건 이미지 문제잖아요.”강세헌이 웃으면서 물었다.“그래서 내가 네 이미지를 망쳤다고?”“그래요.”송연아는 화를 냈다.“그런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강세헌은 여전히 웃으면서 물었다.“어떻게 생각하는데?”송연아는 그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왜 그러는 거예요? 당신은 날 괴롭히는 게 제일 재밌죠?”“...”커피를 든 비서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들어가야 할지를 몰랐다.“죄송합니다, 방금 노크하는 것을 잊었습니다.”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남자였는데 지난번에 장 비서 일이 생긴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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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송연아는 한동안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를 몰랐고 바보같이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강세헌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자 송연아의 마음은 점점 누그러졌고 한참 후에야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송연아의 입술은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이 참 방금 물에서 건진 앵두 같았다.“몇 시에 퇴근해요?”“오늘은 좀 늦을 것 같아. 6시에 회의가 하나 더 있어.”송연아는 손을 들어 시간을 보았고 마침 곧 여섯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럼 기다릴게요!”강세헌이 말했다.“그래.”송연아는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한 권을 뽑아 소파에 앉아서 보기 시작했다.강세헌은 커피를 가지고 그녀 곁에 앉으며 말했다.“이미지는 나중에 만회하자.”송연아는 이 일이 다시는 언급되지 말았으면 싶었다.“그래요.”송연아는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말했다.“어차피 난 이미지가 안 좋았으니까, 그저 당신이 여자를 보는 안목이 없어서 겉으로 애교나 부리면서 내조도 할 줄 모르는 나를 찾았다고 생각하겠죠. 하긴 난 원래도 내조하지 않았으니까, 아무렇게나 말하고 다니라고 해요.”강세헌이 말했다.“잘 생각했어, 어떻게 모든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 있겠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진정 좀 해.”송연아는 원래 기분이 괜찮아졌었는데 강세헌의 말을 듣고나니 또다시 은근한 노여움이 일었다.“빨리 가서 회의해요. 내 눈앞에 어슬렁거리지 말고, 짜증 나니까.”강세헌은 송연아의 볼에 뽀뽀했다.“그래, 널 짜증 나게 하지 않을게.”그가 일어서는 순간,송연아는 그를 붙잡고 말했다.“빨리 끝내고 일찍 집에 가요.”“그래.”그가 나간 뒤 책을 펼쳤는데 안은 모두 경제 관련 내용이었다. 이쪽 분야에 흥미가 없던 송연아는 그래서인지 몇 줄 읽자마자 잠이 쏟아졌다.어젯밤에는 늦게 잠들었고 아침에는 또 일찍 일어났으며 일할 때는 하던 일을 빨리 끝내려고 낮잠도 못 잤기에 지금 졸음이 심하게 밀려온 것이다.송연아는 책을 내려놓고 소파에 누워 좀 쉬려 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말았다.회의를 마치고 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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