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는 서둘러 그 물건을 반대편으로 밀었고 안이슬은 거절하는 그녀의 손을 막았다.“이 돈은 너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송예걸에게 주는 거야. 직접 주면 안 받을 것 같아서 네가 날 대신해서 전해줘. 부탁이야.”그러자 송연아가 물었다.“예걸이에게 돈은 왜 주는데요?”안이슬이 말했다.“빚진 게 있어서 그래. 난 예걸이가 나 때문에 입은 손해를 평생 갚지 못할 수도 있어, 너도 들었겠지만 너희 송가네 회사는 나 때문에 망한 거야.”건네준 돈은 안이슬이 저축했던 모든 돈과 청양시에 있는 그녀의 작은 집을 동료에게 팔아 마련한 것이었다.원래 이렇게 빠르게 돈을 마련할 수 없었는데, 마침 안이슬의 동료가 집을 구하고 있었고, 또 그녀의 집이 아주 마음에 들었는지 당장 사겠다며 먼저 그녀의 계좌에 돈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 안이슬이 돌아가면 다시 정식적인 절차를 밟기로 했다.“왜 언니 때문이에요? 심씨 집안과 윤씨 가문 때문이죠...”“연아야.”안이슬이 말했다.“더는 날 죄책감 느끼게 하지 마. 실은 다 알고 있잖아, 내가 예걸이와 가깝게 지내지만 않았어도 그들이 예걸이를 건드리는 일은 없었을 거고 너희 회사를 목표물로 삼지도 않았을 거라는 걸. 그러니까, 거절하지 말고 예걸이에게 전해줘.”송연아는 안이슬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 돈을 받았다.“혹시라도 이제 급한 용무가 있으면, 이 돈 다시 가져가도 돼요.”“이번에 널 찾은 건 또 다른 일이 있어서야.”안이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나 곧 떠날지도 몰라.”송연아는 황급히 물었다.“떠나요? 어디로요?”“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조용히 살고 싶어.”안이슬이 말했다.“나도 안 알려줄 거예요?”송연아가 물었다.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알면, 송예걸과 심재경의 추궁을 견뎌낼 자신은 있고?”송연아는 안이슬의 말을 듣고는 사색에 잠겼다.“언니가 여기 있으면 우리가 돌봐줄 수 있어요. 근데 떠나면, 언니는 혼자가 되잖아요.”송연아는 안이슬을 설득하고 싶었다.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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