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1265 챕터

제691화

송연아는 고훈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두려웠다.그녀는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사내대장부가 왜 여자한테 이래요? 남자라면 남자들끼리 강세헌과 제대로 붙어...”“강세헌과 붙은 건데요. 강세헌은 우리 회사에 손을 댔고 나는 강세헌의 여자한테 손대는 거니까 공평한 거 아닌가요? 하하하... 당신을 고통스럽게 만들면 강세헌은 더 고통스러울 테니까요.”송연아는 방 안을 둘러보다가 창문을 발견했는데 얼핏 봤을 때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고훈과 말하는 틈을 타서 슬금슬금 창문 쪽으로 이동했다.“진정하고 우리 협상해요.”“협상? 나를 바보로 아나 봐요? 우리 사이에 이젠 협상 따윈 존재하지 않아요.”고훈은 송연아의 의도를 눈치채고 능청스럽게 말했다.“또 도망가려고요?”송연아는 고훈한테 들켰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창문을 향해 뛰어가서 온 힘을 다해서 밀었지만, 창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럴줄 알고 창문도 다 막았어요. 포기해요.”고훈은 문 앞에 있는 남자에게 손짓했다.“잡아!”송연아는 당황해서 소리쳤다.“안 돼. 고훈 당장 그만해!”고훈은 조금도 그만할 생각이 없었다.강세헌과 그는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 말고 이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제 둘은 살아남는 게 승자다!송연아는 두 건장한 남자에게 붙잡혀 침대에 누웠다.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는 침대 곁에 오더니 가져온 상자에서 투명한 약물을 꺼내 주사기에 넣었다.송연아는 몸부림치며 물었다.“이건 뭐야?”“곧 알게 될 거예요. 장담하는데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고훈이 대답했다.주사가 들어오는 걸 막고 싶었지만, 사지가 이미 남자들한테 잡혀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고훈, 제발 나 좀 놔줘!”송연아는 혼자의 힘으로 도망갈 수 없다는 걸 느끼고는 간절한 어조로 부탁했다.고훈은 소파에서 일어나 침대 옆으로 가더니 주사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눈을 내리깔고 송연아를 보았다.송연아의 얼굴, 목, 가슴, 허리,
더 보기

제692화

송연아는 직업적 습관으로 마지막 남은 이성을 붙잡고는 도망치려고 노력했다. 고훈은 어디 한번 도망쳐 보라는 듯이 송연아가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고훈은 송연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 사전에 다른 사람에게 실험까지 했는데 송연아에게는 실험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투여했다.때문에 송연아가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겨낼 수 없었다.도망치려고 침대에서 내렸지만, 다리에 힘이 다 빠져서 침대 옆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고훈이 그녀를 안자, 송연아는 거부하며 밀어내려고 했지만, 밀어낼 힘조차 없었다.“제발 나를 놔줘요. 부탁해요.”고훈은 부드럽게 그녀를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내가 당신을 놔주면, 누가 나를 놔줘요?”“제가 세헌 씨한테 말해서 당신한테 모두 보상해 주라고 할게요. 믿어줘요.”“연아 씨, 꼬리를 내릴 줄도 아네요. 그렇게 화를 내더니 이제 부탁을 다 하다니, 당신이란 여자 정말 보면 볼수록 대단해요.”말하면서 고훈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그가 숨을 내쉴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공기가 송연아의 얼굴에 닿자, 송연아는 겁에 질려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그 모습에 고훈은 웃으며 말했다.“난 연아 씨 이런 모습이 좋아요.”송연아는 주먹을 불끈 쥐려고 했지만,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손가락만 떨렸다.고훈은 송연아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는데 그녀의 체온과 부드러움을 느끼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렇다, 고훈은 송연아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너무 좋았다.하지만 고훈은 오늘 자기가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기에 욕망을 참았다.그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었다.“우리 사이가 이렇게 된 건 사실 다 당신 때문이에요.”고훈의 손은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서 아래로 목을 지나 그녀의 옷 단추에 멈췄다.송연아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눈을 지그시 감았다.고훈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옷깃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당신이 나를 선택했다면 지금의 모든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을까요?”송연아는 침묵했다
더 보기

제693화

안이슬이 힘차게 뿌리쳤다.심재경은 다시 안이슬을 붙잡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이슬아, 네가 나를 미워하는 거 알아.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우리는 사랑했던 사이야, 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안 되겠니?”“내가 왜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요?”안이슬이 되물었다.심재경은 반박할 수 없었다.“부정 안 해, 하지만 사람이라면 실수를 한 번쯤은 하잖아. 나 잘못한 거 인정해, 그리고 고칠 거야. 그래도 안 되겠니?”안이슬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내가 왜 당신 같은 사람을 사랑했을까요?”안이슬은 과거에 심재경을 사랑했던 자기가 바보 같았다.“네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없어. 난 절대 너를 놓지 않을 거야.”“왜 이렇게 비겁해요!”“맘대로 생각해!”심재경은 안이슬의 분노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반응했다.병원에 갔다가 돌아온 심재경 어머니는 거실에서 그 광경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뭐 하는 거야?”심재경 어머니를 보는 순간 안이슬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날 남기고 싶다고요? 좋아요. 그럼, 날 해친 사람이 죗값 치르게 해줘요.”심재경은 순간 깜짝 놀랐다.심재경 어머니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안이슬의 말뜻은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었다!“나를 남기고 싶다면서 나를 위해 복수할 생각은 없잖아요. 내가 뭘 믿고 여기 남겠어요?”안이슬은 심재경이 자기 어머니의 죄를 묻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심재경은 할 말을 잃었다. 자기 어머니를 감옥에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안이슬은 그를 밀쳐내고 밖으로 나갔다.심재경은 어찌할 수가 없어서 가만히 서 있었다.한쪽은 어머니이고 다른 한쪽은 사랑하는 여자인데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그 순간 심재경 어머니는 자신이 과거에 했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자기 때문에 난감해하는 아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내가 가서 사과하면 안 될까?”안이슬이 물었다.“당신은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했어
더 보기

제694화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는데, 화면에 송연아가 나오는 걸 보고 표정이 심각해졌다.영상 속에서 송연아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고훈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그들의 대화가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무서워요? 아니면 역겨운 거예요? 내 목적이 바로 그거예요. 당신이 역겨우면 강세헌은 더 역겨워할 거니까.”말이 끝나자, 고훈은 바로 송연아의 옷을 찢었고 계속해서 옷을 벗겼다.송연아의 몸매가 모두 드러났고 이어서 고훈은 몸을 숙여...쾅!노트북 뚜껑이 닫히며 유리 벽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강세헌이 주먹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핏대가 다 섰고 분노에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다.강세헌은 자리에서 펄쩍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며 어딘가에 전화했다.반 시간 후, 강세헌은 부하들과 같이 고훈이 묵고 있는 호텔에 왔다.고훈은 강세헌을 기다렸다는 듯이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와인을 마시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강세헌을 보며 말했다.“생각보다 빨리 왔네!”강세헌은 헛소리할 시간이 없다는 듯 바로 돌진하여 고훈의 옷깃을 잡아당겨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고훈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성을 잃고 사자처럼 분노한 남자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고훈은 일어나자마자 또다시 강세헌에게 붙잡혔다!강세헌은 한 손으로 고훈의 목을 움켜쥐었고,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죽어!’고훈은 힘들게 간신히 한마디 했다.“경고하는데 나를 죽이면 송연아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은 바로 인터넷에 뿌려질 거야...”강세헌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고훈의 목을 부러뜨릴 듯이 더 세게 조였다.고훈은 더는 숨을 쉴 수 없었고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그때 진원우가 달려가서 말렸다.“대표님, 진정하세요.”그 순간 강세헌은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고 고훈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훈도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는지 생존 본능이 그를 몸부림치게 했다.진원우가 계속 말했다“사진과 영상이 유출되면 안 됩니다. 한번 인터넷에 올라오면 다시 지우기 힘들어
더 보기

제695화

강세헌은 이 정도로 이성을 잃은 적이 없었다.그는 바닥에 쓰러진 고훈을 일으켜 세우고는 또다시 후려쳤다.고훈은 다시 바닥에 쓰러졌고, 얼굴은 마비되어 통증마저 느낄 수 없었고 피투성이가 되었다.고훈은 맞아서 빠진 이발을 뱉고는 또 강세헌을 조롱했다.“날 죽인다 한들 지금 상황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하하...”고훈은 아예 바닥에 누워서 말했다.“강세헌, 지금껏 너를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내가 이겼어.”“그 입 닥쳐!”진원우가 발로 차며 말했다.진원우가 죽으려고 환장하는 고훈의 입을 막으려고 하자 강세헌이 막았다.오늘은 직접 하고 싶었다.강세헌은 고훈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진원우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호텔 내 감시카메라 기록을 모두 삭제했다.호텔을 나온 강세헌은 고훈을 차에 싣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동했고 진원우가 그 뒤를 따랐다.진원우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세헌이 남자를 차 밖으로 끌고 나간 뒤였다.고훈의 울부짖는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진원우는 부하들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하고는 멀리서 다른 사람들이 접근 못 하게 경계를 세웠다.고훈의 목소리는 점점 처량해져 갔지만, 입은 여전히 살아있었다.“나를 죽인다고 없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네 여자 괜찮더라. 확실히 매력이 넘쳐, 너무 좋았...”고훈의 말이 끝나기 전에 목소리가 사라졌다.진원우가 고훈이 죽을까 봐 다가가 보니 강세헌이 발로 고훈의 얼굴을 밟아 누르고 있었다.고훈은 움직이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강세헌은 넥타이를 풀어서 고훈의 목을 졸랐다.진원우는 강세헌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대표님, 이제 저한테 맡겨주세요.”강세헌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는 순간 진원우는 더는 말릴 수 없었다.강세헌은 넥타이를 잡고 멀지 않은 호숫가로 가서 고훈의 머리를 물에 밀어 넣었는데 의식을 잃었던 고훈이 다시 정신을 차리며 발버둥을 쳤다.“살... 살려... 줘.”숨이 거의 넘어갈 때쯤 강세헌은 손을 풀어
더 보기

제696화

고훈은 힘겹게 입술을 깨물고는 입을 열었다.“송연아... 그냥 나한테 줘...”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세헌은 그를 호숫물에 던졌다.‘펑'하는 소리가 났다!고훈은 비록 수영할 줄 알지만, 체력이 고갈되었기에 퍼덕이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가라앉기 시작했다.강세헌은 돌아서서 진원우에게 말했다.“구해주지 마.”“네.”진원우는 비록 대답은 했지만, 강세헌이 멀리 가는 것을 보고 얼른 사람을 시켜 고훈을 건졌다.고훈의 죽음에 대한 뒤처리는 문제없이 해결할 수 있지만, 송연아의 영상이 정말로 인터넷이 퍼지기라도 하면 그건 큰일이었다.그가 아는 강세헌은 평소에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이성을 잃고말았다.강세헌이 차를 타고 떠나자, 진원우는 그가 또 다른 충동적인 행동을 할까 봐 그의 뒤를 따랐다.진원우는 부하들에게 전화해서 지시했다.“그 인간 절대 죽으면 안 돼.”고훈에게서 송연아와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모두 받아내야 했기 때문이다.강세헌의 차가 갑자기 길가에 멈췄다.한참이 지났는데도 차가 움직이지 않자, 진원우는 차에서 내려 앞으로 가보았다.강세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조용히 차에 앉아 있었다.진원우는 무슨 말로 그를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이 순간에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진원우는 어쩌면 지금 강세헌에게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저와 술 한잔 하시겠어요?”어쩌면 술에 취했다가 깨면 냉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강세헌은 진원우를 몇 초간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다시 시동을 걸고 떠났다.진원우는 강세헌의 행동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한참 멍해 있었는데 걱정은 됐지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강세헌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차를 타고 떠난 강세헌은 집으로 가지 않고 사무실로 돌아갔다.강세헌은 미처 다 보지 못한 영상을 끝까지 보려고 했지만, 아까 그가 노트북을 엎었던 거기까
더 보기

제697화

하동훈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뺨을 맞아본 적이 없었다.하동훈의 얼굴이 벌겋게 부었다.“아파요?”송연아가 차갑게 물었다.“이게 지금 아픈 게 문제에요? 왜 갑자기 때리는 건데요? 게다가 이런 공공장소에서 뭐 하는 거예요? 내가 뭐가 돼요?”송연아가 워낙 온 힘을 다해 세게 때렸기 때문에 큰 소리가 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다들 나만 보잖아요.”“이용당한 게 아니고 공범이었다면 뺨이 아니라 칼로 찔렀을 거예요.”순간, 하동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훈이 무슨 짓 했어요?”송연아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하동훈은 따라 나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말해봐...”“이거 놔요!”송연아는 힘껏 그를 뿌리쳤다.그녀의 눈에서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송연아는 곧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앞으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요.”그녀의 목소리는 온기를 찾아볼 수 없이 차가웠다.하동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기억 속에 송연아는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집안 형편이 좋지 않고, 어린 나이에 항상 조심스럽고 이해심 많은 옆집 여동생이었다.무엇보다도 조금이라도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었다!‘도대체 고훈이 무슨 짓을 한 거야?’하동훈은 핸드폰을 꺼내 고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훈과 연락이 되지 않아 송연아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에게 다가가려는데 길옆에 차 한 대가 멈춰서더니 안에서 강세헌이 내렸다.강세헌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걸 알기에 그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었다.송연아는 계단에 서서 차에서 내리는 남자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계단을 내려 그에게 다가갔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는데 강세헌은 그녀보다 더 긴장한 표정으로 차 문을 열며 말했다.“타.”송연아가 차에 타자, 강세헌도 차에 타고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해줬다.차는 바로 출발하여 도로를 달리
더 보기

제698화

“응?”차에서 내리려던 강세헌은 멈췄다.“얘기 좀 해요.”송연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강세헌은 다시 자리에 앉아 문을 닫고 물었다.“하고 싶은 말이 뭐야?”송연아는 약간 긴장한 듯 손을 살짝 움켜쥔 채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나 안 괜찮아요.”앞뒤가 안 맞는 말 같았지만, 강세헌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강세헌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송연아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말했다.“다른 생각하지 말고 들어가자. 애들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잖아.”그의 뜻은 즉 우리 사이에는 두 아이가 있으니 헤어지자는 것과 같은 무책임한 말은 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둘이 같이 해결하자는 것이었다.강세헌이 송연아의 손을 잡으려는데 그녀가 뿌리쳤다.송연아 역시 자신의 반응에 놀랐다.공중에 어색하게 굳어버린 강세헌의 손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미안해요.”의도한 것이 아니고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었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 일이 있고 난 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이 싫었다. 강세헌이라도 말이다.강세헌은 천천히 손을 내리며 말했다.“괜찮아.”그는 먼저 차에서 내려 조수석 쪽으로 다가와 문을 열어주었다.“내려와.”송연아는 그를 올려다봤는데 시선이 마주치자 송연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강세헌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파서 시선을 피하고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강세헌이 그녀를 냉정하게 대하고, 비난하고, 원망했다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강세헌은 그러지 않았다.마음속에는 분명 분노가 있을 텐데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송연아에게 부드럽게 대했다.아주 조심스레 배려해 주는 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발코니에서 진정하려고 애썼지만 마음이 답답하고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천천히 쪼그리고 앉았다.더는 참을 수 없어 입을 꼭 다문 채 서럽게 흐느꼈다.강세헌은 문 앞에 서서 노크하려다가 송연아가 지금 혼자 있고 싶어 할 것 같아서 애들
더 보기

제699화

강세헌은 허리를 굽혀 손이 송연아의 몸에 닿지 않게 손가락으로 이불을 들어 잘 덮어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괜찮아.”그 말을 듣는 순간 송연아의 코끝이 시큰거리더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입술을 세게 깨물며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참았다. 눈물을 멈추려고 눈을 지그시 감았지만, 눈물은 계속 흘러나왔다.송연아가 흐느끼는 것을 보며 강세헌은 안아주고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참았다.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강세헌은 큰 한숨을 쉬며 침대에 가서 누웠다.그는 옆으로 누워 소파에 누워 있는 송연아를 바라보았다.오늘은 둘 다 잠들기 어려운 밤이었다!기나긴 밤이 지나가고.아침에 두 사람은 방금 일어난 척했지만 둘 다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이 있었다.두 사람은 한혜숙과 아이 앞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송연아는 운전기사가 자신을 센터로 데려다주길 원했지만, 강세헌이 말했다.“데려다줄게. 마침 같은 길이야.”강세헌의 회사는 성북로에 하는 상업거리에 있어 연구센터와는 서로 다른 방향이었다.송연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차에 탔다.두 사람은 가는 길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연구센터에 도착하자 송연아가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운전 조심해요.”“응.”강세헌이 대답했다.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송연아는 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뒤돌아섰는데 하동훈이 보였다.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찾아왔어요.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 고훈이 무슨 선 넘는 짓을 한...”“그만해요!”송연아는 주먹을 꽉 쥐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따라와요.”하동훈은 송연아가 뭔가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해서 따라갔다.송연아는 연구실로 들어가더니 살균기에서 메스를 꺼내어 하동훈의 목에 대며 말했다.“내가 말했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못 알아들은 거예요? 아니면 내 말이 우스워요?”하동훈은 두려움에 눈이 휘둥그레
더 보기

제700화

하동훈은 고훈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모, 훈이 형은요? 연락이 안 돼요.”“특별한 일이 없으면 날 찾지 마.”그녀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왜요?”하동훈이 또 물었다.고훈 어머니는 고훈 회사에 있었던 일과 고훈이 며느리와 손자를 멀리 다른 나라로 보냈다는 것을 다 말했다.고훈이 며느리와 손자를 멀리 보냈다는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상관하지 마.”그녀는 고훈을 달랬었지만 소용없었다. 하동훈이 고훈의 일에 끼어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당부했다.“요즘 고훈의 연락은 받지 마, 고훈이 너한테 뭘 시키더라도 절대 하지 말고.”“무슨 일인데요? 그렇게 심각해요?”하동훈이 또 물었다.“더는 묻지 말고 내 말대로 해.”“네.”하동훈은 이모에게 대답하고는 성형외과 병원에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그는 고훈을 반드시 찾아야 했다....안이슬은 심씨네 집에서 나와 곧바로 자기를 구해준 부부를 먼저 찾아갔다. 혹시나 자기 때문에 안좋은 일을 겪을까 봐 걱정됐다.그들이 무사한 걸 확인하고는 안도했다.안이슬을 본 부인은 너무 기뻐했다.“왔어? 우리 보러 온 거야?”안이슬은 그렇다고 말했다.부인은 안이슬에게 집밥을 먹이고는 캐리어를 보더나 자기 집에 머무르라고 했다.안이슬은 아직 묵을 곳을 찾지 못했기에 일단 하룻밤을 지내기로 했다.다음 날, 안이슬이 일자리를 구하러 나가려다가 문 앞에서 심재경을 만났다.심재경은 혼자가 온 게 아니라 7~8명의 남성 경호원들을 데리고 왔다.모두 건장한 체격이었다.안이슬은 순간 경계하며 물었다.“뭐 하는 거예요?”“말했잖아. 네가 내 곁에 있지 않으면 영원히 저 부부를 못 만나게 할 거라고. 내가 사람들을 데리고 온 건 저 사람들 잡아가기 위해서야.”“털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해요.”안이슬은 화를 내며 심재경을 노려봤다.“나와 같이 가면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거야.”심재경의 태도는 강경했다.안이슬을 곁에 두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보기
이전
1
...
6869707172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