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265 챕터

제351화

강세헌은 그녀를 2초 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임지훈은 송연아를 힐긋 바라보며 그녀가 상대의 호의를 저버린다고 생각했다.송연아도 머뭇거리며 자신이 방금 말을 너무 심하게 한 건 아닌지 의심됐다!그녀는 고민할 겨를 없이 바로 쫓아갔다. 강세헌과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았으니까.“송연아.”이때 주석민이 걸어왔다.“내가 하라던 수술방안은 다 되어가?”송연아는 문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이때 주석민이 말을 이었다.“환자 쪽에서 이미 수술에 동의했으니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수술실이 있는지 전화해봐.”송연아는 멀어져가는 강세헌을 바라보며 나중에 돌아가서 다시 해명하기로 했다.그녀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지금 바로 확인해볼게요.”마침 수술실이 하나 비어있어 바로 준비했다.주석민도 이쪽에서 사람을 시켜 고훈의 어머니를 수술실로 보냈다.송연아가 오자 고훈이 그녀를 꼭 붙잡고 말했다.“수술 꼭 성공해야 해요.”송연아가 대답했다.“교수님을 믿으세요.”주석민이 집도하고 송연아는 그를 믿는다.“얼굴이 왜 그래요?”송연아가 물었다.좀 전까지 멀쩡하다가 왜 시퍼렇게 멍들었을까?고훈이 퉁명스럽게 말했다.“개한테 물렸어요.”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분명 누구한테 맞은 것 같은데 뜬금없이 개한테 물리다니?거짓말을 하려면 제대로 할 것이지.그녀는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나 들어가야 해요.”소독을 마치고 수술실에 들어서자 마취사가 이미 환자에게 마취제를 다 놓았다.환자는 무감각 상태였고 송연아는 수술 전 준비를 도왔다.각종 장비 검사를 마치고 수술이 시작됐다.하지만 이제 막 환자의 가슴을 절개했는데 주석민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긴장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실은 그가 특발성 떨림을 앓고 있다. 줄곧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수술할 때 병이 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교수님.”송연아도 이를 발견하고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으세요?”주석민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집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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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그는 곧장 말을 이었다.“내가 갈까 아니면 누나가 올래?”송연아는 망설이다가 그에게 물었다.“너 지금 어디야? 내가 갈게.”“지금 회사인데 막 집에 가려던 참이었어. 우리 집에서 볼래?”송예걸의 물음에 그녀는 알겠다고 대답했다.“일단 집 말고 송씨 저택으로 가주세요.”그녀는 기사에게 분부한 뒤 휴대폰을 꺼내 잠시 머뭇거리다가 집에 전화를 걸었고 오은화가 바로 받았다.“세헌 씨 있어요? 있으면 바꿔주세요. 찬이는 말썽부리나요?”“찬이는 아주 잘 있고요, 도련님은 집에 안 계세요. 외국에 다녀와야 한다며 저보고 짐 싸달라고 했는데 사모님께 아무 말 없으셨나요?”송연아는 강세헌의 말을 되새기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말하긴 했는데 오늘 갈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혹시 며칠 다녀온다는 말은 없었어요?”“네, 없었어요.”오은화가 대답했다.“알았어요.”송연아는 기분이 우울했다. 강세헌이 떠날 때 이미 화가 나 있었으니까.그녀에게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송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은 언제 돌아오세요?”오은화가 물었다.“곧 가요.”그녀가 대답했다.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이 꺼진 상태였다.외국에 다녀온다고 했으니 분명 비행기를 탔을 테고 휴대폰이 꺼진 것은 아직 내리지 않아서겠지?그녀는 휴대폰을 집어넣고 마음을 가다듬은 후 송씨 저택에 도착하자 차에서 내렸다.먼저 도착한 송예걸이 그녀를 보더니 바로 다가왔다.“누나, 이것 좀 봐봐.”송연아는 자료를 건네받고 쭉 훑어보더니 미간을 구겼다.“이건 뭐야?”“성형수술 기록이잖아.”송예걸의 대답을 들은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러니까 네 말은 심혜진이 성형했다고?”“맞아. 그런데 아직 성형 전 사진을 구하지 못했어. 그리고 내 생각에 심혜진이 바로 예전에 날 이용해서 누나랑 세헌 씨를 상대했던 사람 같아. 비록 그 당시에 그 사람 얼굴을 제대로 못 봤지만 뒷모습이 심혜진과 너무 비슷해.”송연아는 소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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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송예걸은 웃으며 안이슬의 팔짱까지 꼈다.송연아는 동생의 행동을 지켜보며 눈썹을 들썩거렸다.‘녀석, 나한테도 이렇게 안 했으면서 이슬 언니한테 너무 적극적인 거 아니야?’그녀는 송예걸을 빤히 쳐다보며 장난치듯 말했다.“예걸아, 너희 이슬 누나 임자 있는 몸이야.”“어머, 연아 너 뭐라는 거야? 예걸이는 내 동생이야.”안이슬은 송예걸을 힐긋 바라봤다.송연아는 더 말하지 않았다. 방금 그녀는 송예걸이 사심을 품을까 봐 일깨워줬을 뿐이었다.송예걸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지금은 남자친구한테 삐진 상태잖아요! 잘 될지 말지도 아직 모르는데. 그리고 요즘은 연하가 대세에요! 이슬 누나, 나 같은 연하는 어때요? 누나만 원한다면 난 항상 준비되어 있어요.”안이슬이 곧장 손을 빼냈다.“난 연하 관심 없어.”말을 마친 그녀는 송연아의 앞으로 다가갔다.세 사람은 나란히 레스토랑에 갔다.테이블 앞에서도 송예걸은 쉴 새 없이 안이슬에게 말을 걸었다.중간에 보다 못한 송연아가 한마디 끼어들었다.“예걸아, 너 이제 이슬 언니가 안 무서운가 봐?”송예걸이 머리를 번쩍 들고 말했다.“난 사내대장부야. 무서울 게 뭐가 있어!”안이슬은 송예걸에게 고기 한 점 집어주며 물었다.“이거 뭐 같아?”송예걸이 무심코 되물었다.“뭐 같은데요?”“인체 허리 조직...”“스톱.”송예걸이 황급히 말을 잘랐다.안 멈추면 밥도 못 먹을 판이다!송예걸은 눈앞의 고기가 순간 역겨워져 야채만 먹었다.안이슬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송예걸이 아직 어리니 그를 놀리는 것도 꽤 재밌었다.송연아는 원래 입맛이 별로라 대충 두 숟가락 먹고 먼저 자리를 떴다.“둘이 먹고 있어. 나 먼저 갈게.”“그래, 누나 조심히 들어가.”송에걸이 대답했다.송연아는 그를 힐긋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떠났다.집에 돌아온 그녀는 강세헌이 안 보이자 살짝 적응하기 힘들었다. 회사 일 때문에 요즘 그는 거의 매일 집에 있었다. 하여 그녀가 퇴근해서 집에 돌아올 때마다 남편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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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송 닥터가 했어요.”주석민이 말했다.고훈은 몹시 의외였다.“그랬군요.”“네, 그런데 제 생각에 송 닥터도 고훈 씨 뇌물을 안 받을 거예요.”주석민의 말을 들은 고훈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그와 송연아는 구면이기도 하니 그녀는 절대 무자비하게 굴지 않을 것이다.병원에 도착한 송연아는 흉부외과에 들어가지 않고 먼저 산부인과에 가서 심혜진의 주치의를 찾았다. 그녀는 의사에게 부탁해서 심혜진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나오게 할 작정이었다.같은 병원 의사들이라 말하기도 편했고 그 산부인과 의사도 바로 동의했다.전화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심혜진이 병원에 왔고 주혁이 그녀의 옆에 있었다.주혁이 아니면 그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금방 검사를 받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텐데 의사가 수치 하나가 안 좋다며 다시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 해.”주혁이 말했다.심혜진은 살짝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물 좀 마실래?”주혁이 물었다.이때 송연아가 마스크를 끼고 간호사 모자까지 쓴 채 이리로 걸어왔다.“저 따라오세요.”심혜진이 물었다.“어제 다 검사했잖아요. 왜 또 오라는 건데요?”송연아가 해명했다.“의사 선생님이 한 검사 수치에 이상이 있다고 말했잖아요. 이게 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하는 거니까 협조 잘 부탁드려요.”“맞아, 우리 아기를 위해서 네가 좀 더 고생해. 나중에 다 보상해줄게.”주혁은 정말 조심스럽게 심혜진을 달랬다.송연아는 이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심혜진이 바로 최지현이란 것을.주혁이 이토록 자상하게 대할 수 있는 여자는 오직 최지현뿐이다!송연아는 그들을 심전도 모니터링실로 안내했다.심혜진이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심전도를 해야 돼요?”“네.”송연아가 대답했다.“들어가. 난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금방이면 끝나.”주혁이 그녀를 달랬다.심혜진은 주혁을 힐긋 보다가 송연아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침대에 누운 후 송연아가 그녀를 등지고 말했다.“옷을 걷어 올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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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송연아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꾸도 안 했다.“네가 송연아인 거 다 알아. 처음엔 내가 방심했어. 진작 네 목소리를 알아챘어야 했는데. 아까 검사받을 때야 네가 일부러 내 겨드랑이를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챘어.”심혜진은 송연아에게 들킨 이상 더는 숨길 수가 없었다.송연아가 고개 돌려 그녀에게 물었다.“당신 나 알아?”“네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굳이 뭘 더 숨기겠어?”그녀는 아예 가면을 벗어버렸다.“얘기 좀 할까?”최지현이 물었다.송연아는 그녀가 무슨 꼼수를 부릴지 도통 가늠이 되지 않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너 뭐 하려는 거야?”“그냥 얘기 좀 나누고 싶은데 네가 싫으면 됐어.”최지현은 몸을 홱 돌리고 떠날 기세였다.송연아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두 사람은 아무도 없는 계단 입구로 갔다.“제일 먼저 날 알아챈 사람이 송연아 너일 줄은 정말 몰랐어.”최지현이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때문에 강세헌이 날 죽음으로 몰아세웠어. 내가 널 미워해? 말아?”“그건 네 업보야.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 잊었어? 너 때문에 난 한 아이를 잃었어. 세헌 씨가 애 아빠인데 널 가만둘 리 있겠니? 만약 그저 방관했다면 내 아이의 아빠가 될 자격도 없지.”최지현이 눈을 가늘게 떴다.“강세헌이 다 알았나 보네.”“물론이지.”송연아가 말했다.최지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끓어오르는 증오와 질투를 가슴 깊이 숨겼다.“그래서 너한테 그렇게 잘해준 거야? 널 지키려고 본인이 폭탄을 막는다고?”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세헌 씨는 나한테 진짜 너무 잘해줘. 주혁 씨는 비할 바도 못 된다는 걸 너도 인정하지? 날 위해 폭탄을 막아주는 건 물론이고 목숨도 내놓을 수 있어. 못 믿겠으면 폭탄을 제외한 다른 무기를 사용해봐.”그녀는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일부러 최지현을 자극했다.예리한 최지현은 그녀가 덫을 놓고 있는 걸 바로 알아챘다.“폭탄이라니,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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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콰당...“으악!...”최지현이 계단에서 굴러내렸다!그녀는 마침 아이도 낳기 싫었는데 일부러 계단을 굴러 송연아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했다.이렇게 되면 주혁도 송연아를 원망할 테니까.주혁은 아빠가 되는 기대에 차 있었고 이 아이를 엄청 사랑했다.다만, 죽을 만큼 아팠다.“읍...”그녀는 몸을 움츠렸다.비록 대가가 좀 크지만 송연아를 불행하게 할 수만 있다면 뭐든 가치가 있었다.송연아는 그제야 알아차렸다. 최지현은 바로 이런 식으로 그녀를 괴롭혔다.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했다.‘최지현, 너 정말 독한 여자구나. 아이도 버릴 만큼.’“최지현, 난 네가 하나도 안 불쌍해. 제 손으로 아이까지 죽이는 너 같은 매정한 여자는 몸에 흐르는 피도, 뛰고 있는 심장도 한없이 차가울 따름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계단 입구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송연아는 사람을 불러오지 않았다.최지현이 자초한 일이니까.“우리 와이프 못 봤어요?”주혁은 줄곧 최지현을 찾아 헤매다가 송연아와 마주쳤다.“네, 못 봤어요.”그녀는 바로 가버렸고 주혁도 계속 찾아 나섰다.송연아는 사무실에 돌아와 자리에 앉자마자 주석민에게 불려갔다. 오늘 희귀성 심장병 환자가 한 명 와서 그녀에게 더 많이 가르치고 견문을 넓혀주고 싶었다.마무리하고 돌아갈 때 복도에서 고훈을 마주쳤는데 그는 은근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송연아가 물었다.“약 잘못 먹었어요?”“아니요. 연아 씨 기다리고 있었잖아요. 매일 뭐가 그렇게 바빠요? 나 한참 기다렸단 말이에요.”고훈이 걸어오며 말했다.“우리 엄마 수술을 연아 씨가 했다면서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송연아가 대답했다.“난 의사이고 수술해서 환자를 구하는 건 내 직책이에요. 억지로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아니요, 무조건 감사의 뜻을 표할 거예요.”고훈이 말했다.송연아는 어이없다는 눈길로 그를 쳐다봤다.“마음대로 하시던가요.”그녀가 막 자리를 떠나려 할 때 간호사 한 명이 부랴부랴 달려왔다.“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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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고훈은 그녀가 동의한 거로 여겼다.멀리서부터 주혁의 포효와 물건을 내던지는 소리가 들렸다.“당장 송연아 내 앞에 데려와!”분노에 찬 고함이 울려 퍼졌다.고훈은 몰래 송연아를 쳐다봤는데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었다.‘이 여자도 참 대단해. 이렇게 큰 소란이 일어났는데 차분함을 잊지 않는 것 좀 봐. 점점 더 매력적이야.’사무실 문이 반쯤 열렸고 송연아가 가볍게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다.“원장님...”“송연아!”주혁이 미친 듯이 달려들자 고훈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말로 합시다, 손 쓰지 말고. 여자한테 손대는 남자는 남자도 아니죠.”주혁은 충혈된 두 눈으로 고훈을 째려봤다.“넌 뭐야?! 뭔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 이 여자 때문에 내 아이가 죽었어. 당장 비켜!”“아이가 죽은 건 나랑 상관없어요.”송연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주혁을 쳐다봤다.“조사해보시던가요.”“계단 입구에 CCTV가 없는데 어떻게 조사해?”주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내가 증거 없을 줄 알고 일부러 조사하라고 한 거지? 송연아, 나도 널 눈감아주고 있는데 네가 먼저 시비를 걸어오네?”“내가 무슨 시비를 걸었죠?”송연아가 물었다.주혁이 생각해보았지만 그녀와 딱히 깊은 원한이 없었다. 단지 최지현이 물에 빠졌을 때 송연아를 잡아서 강세헌을 협박하려던 것뿐이니 원한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나랑은 원한이 없어도 지현이랑은 있잖아. 걔 때문에 네가 아이를 한 명 잃었다고 들었어. 그래서 너도 지현이를 계단 아래로 밀쳐서 아이를 유산하게 한 거잖아. 내 말 틀려?”주혁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언제든지 휘두를 것 같았다.“내가 이 아이를 얼마나 기대했는지 알아? 아빠가 될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아이를 잃었어.”송연아는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당신 아이를 잃었으면 최지현한테 가서 따져야죠. 걔가 날 모함하기 위해 스스로 계단에서 굴러내렸어요.”“헛소리하지 마. 내가 널 믿을 것 같아?”주혁은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넌 그냥 책임을 전가하고 싶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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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네가 여긴 웬일이야?”송연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송예걸이 대답했다.“누나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계속 찾아다녔는데 전화는 또 왜 안 통하냐고?”송연아는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켰지만 배터리가 다 됐는지 자동으로 꺼졌다.“무슨 일인데? 이따가 얘기해. 나 지금 좀 바빠.”그녀가 말했다.송예걸은 마음이 초조해서 눈앞의 상황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이슬 누나에 관한 일이야. 누나가...”그 시각 고훈과 주혁이 바짝 붙어 당장 싸울 기세였다.송연아는 예걸의 말을 들어줄 겨를 없이 앞으로 다가가 고훈을 말렸다.“이런 사람한테는 손댈 가치도 없어요. 게다가 지금 여긴 병원이라고요.”“송연아, 똑똑히 들어. 내가 오늘 반드시 널 병원에서 내쫓을 거야. 그렇게 못하면 내 성을 고친다.”주혁은 송연아가 주눅 든 줄 알고 턱을 치켜세우며 그녀에게 삿대질했다.“지금 뭐라는 거야?”이때 송예걸이 불쑥 뛰쳐나와 그에게 쏘아붙였다.“너 지금 누구한테 삿대질이야?”주혁이 미간을 구겼다.“넌 또 뭔데?”“송연아는 우리 누나야. 인제 내가 누군지 알겠어? 한판 붙으려고? 와봐, 얼른!”송예걸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곧장 달려들었다.고훈도 코웃음 치며 말했다.“어때? 계속해? 말아?”주혁은 두 남자를 상대하기엔 힘에 부칠 것 같아 바로 주눅 들었다.“사람이 많다고 해서 일리가 있는 건 아니야.”그는 몸을 돌려 원장에게 말했다.“하루 시간을 줄게요. 무조건 송연아를 병원에서 내쫓으세요. 안 그러면 내가 이 병원 운영 못 하게 하는 수가 있어요!”주혁은 으름장을 놓고 문틈을 비집으며 나갔다.송예걸은 내키지 않아 계속 덮쳐들려고 했지만 송연아가 재빨리 가로막으며 나지막이 말했다.“여기 병원이야. 소란 피우지 마.”송예걸이 그녀를 위해 앞장서는 행동은 몹시 훈훈하지만 병원에서 다투면 안 된다.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지 싸움장이 아니니까.원장은 뒷짐을 지고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일은 평소처럼 그렇게 단순한 의료분쟁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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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송연아가 차갑게 쏘아붙였다.“말 함부로 하지 마...”“예걸 씨 말이 맞아요. 세헌이가 먼저 낚아채지만 않았어도... 나 실은 연아 씨 엄청 좋아하거든요.”고훈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송연아는 그를 힐긋 노려보았다.“예걸이가 장난치니까 고훈 씨도 장난치고 싶어요? 재밌어요 이게? 난 지금 소송에 휘말려서 자칫하다 또 직장을 잃게 생겼다고요. 더이상 직업을 날릴 순 없어요. 내가 병원 일 때문에 세헌 씨까지...”그녀는 말이 길어진 걸 눈치채고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송예걸이 곧바로 물었다.“누나 세헌 씨를 어떻게 했는데?”고훈도 궁금해서 귀를 쫑긋 세웠다.송연아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남의 일에 신경 끄고 최지현을 어떻게 상대할지나 생각해. 아 참, 너 방금 나한테 하려던 말이 뭐야?”“이슬 누나가 떠난대.”송예걸이 말했다.“누나가 가서 설득해봐.”송연아는 안이슬의 상황을 다 알아 무턱대고 설득할 순 없었다.“나중에 만나서 상황을 알아보고 다시 얘기할게.”“그래.”송예걸이 말했다.“난 그래도 누나가 이슬 누나를 여기 남도록 설득했으면 좋겠어.”송연아는 그를 지그시 바라볼 뿐 아무 말도 없었다.‘자식, 왜 이렇게 남겨두고 싶어 하는 건데? 설마 사심을 품은 거야?’고훈은 송예걸이 송연아의 동생인 걸 알고 일부러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최지현을 조사하는 일은 우리 둘이 함께할까?”송예걸은 흔쾌히 동의했다.“좋아요. 최지현의 살인 증거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 사건은 이미 종결됐거든요. 그 여자가 감히 살인을 저지른 이상 절대 증거도 안 남겼을 거예요. 아까 그 미친개가 계속 우리 누나를 병원에서 나가라고 하면 어쩌죠?”송예걸이 물었다.“미친개라니?”고훈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박장대소했다.“주혁이를 말하는 거지? 걔 펄쩍 날뛰는 꼴이 미친개나 다름없지. 아주 정확한 표현이야.”송예걸도 미소 지었다.“그러게 말이에요.”“다만 네 말처럼 최지현의 살인 증거를 찾는 건 하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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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엥? 왜 아무도 없지? 서재에 있나?송연아는 눈을 깜빡이다가 문을 닫고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서재 문을 열고 보니 임지훈이 책상 앞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그녀는 미간이 저절로 구겨졌다.“임 비서님? 세헌 씨는요?”“아까는 제가 채 말하지 못했어요. 도련님이 오신 게 아니라 임 비서님이 오셨어요.”오은화가 말했다.송연아는 순간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임지훈은 서류 한 뭉치를 안고 안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문 앞에 서 있는 송연아를 보더니 친절하게 한마디 건넸다.“안 바쁘실 때 대표님께 연락 한번 드리세요.”말을 마친 임지훈은 서류를 챙기고 떠나갔다.송연아가 강세헌과 함께 출국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그 날부터 강세헌의 안색은 줄곧 어두웠고 기분도 가라앉았다.그는 휴대폰만 자꾸 들여다보며 자존심 때문에 먼저 송연아에게 전화를 걸지 못하고 그녀가 연락하기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송연아는 전화 한 통 없었다.그녀는 강세헌을 깜빡 잊은 게 아니라 종일 한가할 새가 없었다.송연아가 재빨리 임지훈을 쫓아갔다.“임 비서님.”임지훈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에게 물었다.“네?”송연아가 다가오며 말했다.“세헌 씨 이번에 회사 일로 출국했나요?”임지훈이 머리를 내저었다.“아니요.”“그럼 뭔데요?”송연아가 캐물었다.임지훈은 망설이다가 결국 말을 아꼈다.“이번 일은 대표님께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사실 연아 씨도 함께 따라갔어야 했는데...”“대체 무슨 일이냐고요?”송연아가 간절하게 물었다.“이 일은 대표님께 직접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볼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임지훈이 차 문을 열고 안에 탔다.송연아는 한걸음 나서며 그에게 물었다.“그럼 세헌 씨는 언제쯤 돌아와요?”“당분간은 못 돌아올 겁니다.”임지훈이 대답했다.“뉴스에서 장진희 씨 재판 결과가 곧 나온다던데 과연 어떤 결말을 얻을지 보러 안 온대요? 그 여자는 세헌 씨 부모님을 해친 원수잖아요.”송연아는 임지훈을 바라보며 제발 말해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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