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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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맞아요.”장진희는 진원우에게 차를 따랐다.“국내에서 우리 천주그룹의 세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진 대표님도 잘 아실 거라 믿어요.”진원우가 말했다.“그럼요. 제가 왜 두 분과만 약속을 잡았겠어요? 실은 저에게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차고 넘쳐요. 그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줄 순 없잖아요! 저도 실력 있는 사람만 골라서 약속을 잡아요.”“저희가 이 분야에 대해 잘 몰라서 신중하게 볼게요.”장진희는 진원우가 건넨 서류를 펼쳐보았다.안에 내용은 매우 상세했고 구도, 연구 등에 관해서 다양하게 적혀 있었지만 그들에겐 너무 난해했다. 그저 겉으로만 프로다워 보일 뿐이다.강세욱이 엄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나지막이 말했다.“엄마, 우리 전문가를 찾아서 대신 봐달라고 할까요? 어차피 우린 볼 줄도 모르잖아요.”장진희도 조금 망설였다. 참 좋은 아이템이지만 그녀가 아예 모르는 분야라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다. 어쨌거나 아이템을 개발하려면 많은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 회사엔 유동 자금이 그리 많지 않다.진원우는 두 사람이 상의하는 걸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두 분 우려가 크신 것 같은데 협력은 강제로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에요. 저는 또 태영그룹 대표님과 약속이 있어서 다 보셨으면 먼저 갈게요.”진원우는 급히 가려고 했다.장진희는 경쟁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재빨리 말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아직 식사 안 하셨죠? 그래도 식사는 같이 하셔야죠.”진원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저랑 태영그룹 대표님은 아는 사이이고 친구라고 할 수도 있어요. 그분 약속을 거절하기도 힘들고 게다가 태영에서도 투자 의향을 비추고 있고 제가 고려하는 범위 안에 있거든요. 그래서...”“진 대표님.”강세욱이 그에게 차를 따랐다.“우리가 이렇게 만났는데 식사를 안 할 순 없죠. 아무리 바빠도 밥은 드실 거잖아요. 일단 먹으면서 얘기해요. 태영 쪽은 조금 늦게 가시고요. 오래 걸리지도 않을 거예요. 그리고 만약에 우리가 먼저 계약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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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진원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공손하게 말했다.“강 대표님, 그들과 계약을 마쳤습니다.”“그래, 계획대로 진행하고 계속 그들과 접촉해. 첫 번째 자금을 투입하기 전까지 어떠한 오차도 있어선 안 돼.”전화기 너머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원우는 곧바로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그는 통화를 마친 후 기사에게 말했다.“출발해.”...한편 강세헌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몸을 돌리니 송연아의 나른한 체구가 그의 품에 쏙 안겼다. 그녀는 강세헌의 목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송연아는 깔끔한 포니테일을 하고 단정하게 차려입고는 두 눈을 반짝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이따가 면접 보러 가는데 붙을 수 있을까요?”강세헌은 여세를 몰아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으며 일부러 고민하는 척했다...송연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뾰로통하게 물었다.“내 실력을 안 믿는 거예요?”“네가 실력이 있어?”강세헌이 되물었고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송연아는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 순간 강세헌의 입술에 가지런한 치아 자국이 났다.그는 눈웃음을 지으며 물었다.“남편을 암살하려고?”그는 말하면서 송연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그녀의 옷 속에 밀어 넣고 부드러운 그녀의 피부를 꼬집었다.송연아는 아프고 수줍어서 그를 힐긋 노려봤다.“나 지금 가야 해요. 안 그러면 지각이에요. 지각해서 면접관에게 나쁜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요.”말을 마친 그녀는 강세헌의 품에서 쏙 빠져나와 도망치듯 달아났다.강세헌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항상 사람을 기분 좋게 해준다.밖에 나온 송연아는 차에 앉아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했고 기사는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곧이어 차고에서 차가 빠져나갔다.송연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았더니 살짝 긴장됐다. 어젯밤부터 그녀는 줄곧 면접 자료를 준비했고 일부 중요한 내용은 머리에 외웠다.가는 길에 그녀는 또 책 한 권을 꺼내 차 안에서 읽었다.기사는 운전 실력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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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요. 시간을 어긴 건 그쪽이니까 핑계 대지 말아요.”면접관은 그녀를 힐긋 보며 말했다.“나가세요.”송연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였기에 반드시 잡아야 했다!“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이번 면접을 위해 준비를 엄청 많이...”“그건 그쪽 사정이고요. 지각해서 순서를 놓친 건 본인을 탓할 수밖에 없어요. 만약 이번 면접을 정말 중시했다면 지각할 리가 없겠죠.”면접관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계속 이러시면 경호원 불러서 내쫓을 거예요.”송연아는 걸음을 멈추고 감히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그녀는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어렵게 얻은 기회인데 또 수포가 되다니, 송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면접실에서 나와 계단에 서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실력이 부족해서 거절당했다면 모를까, 아예 면접 기회조차 안 주니 마음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그녀는 지금 의사도 할 수 없는데 무슨 꿈을 더 논하겠는가?송연아는 문득 의기소침해졌다!그녀가 계단을 내려오고 집에 가려 할 때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 고개 돌려 봤더니 방금 그녀가 구해줬던 그 어르신이었다.어르신도 그녀를 발견했다.송연아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고 또한 의사로서 그녀의 의무이기에 딱히 어르신께 할 얘기가 없어 계속 계단을 내려갔다.“저기, 잠깐만.”어르신이 그녀를 불렀다.송연아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저 부르셨어요?”어르신이 걸어오며 말했다.“여긴 아파서 온 건가?”“아니요, 의사 면접을 보러 왔는데 지각해서...”송연아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면접관을 힐긋 노려봤다.면접관이 냉정하고 가혹해서 기회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접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원장님, 이분 아세요?”원장이 머리를 끄덕였다.“내가 갑자기 심장병이 발작했는데 마침 가지고 있던 약도 다 떨어져서 못 먹었어. 그때 이 아이가 날 구해줬지.”면접관은 송연아를 쳐다봤다.“그래서 늦게 온 거예요?”송연아는 머리를 끄덕였다.“네.”그녀는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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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그녀는 당연히 물 흐르듯 대답할 수 있었다.“하평은 흉부외과가 제일 유명해요. 이 병원 흉부외과 의사 중에 ‘구세주’라고 불리는 의사가 있어요. 뛰어난 의술로 수많은 난치성 심장 질환을 치료했거든요.”원장이 뒷짐을 지고 가볍게 웃었다.“그 ‘구세주’를 방금 만나본 기분이 어때?”“제가 그분을 만났다고요?”송연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설마 아까 그 ‘포커페이스’는 아니죠?”그녀는 이것보다 더 적합한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다.냉담한 그 얼굴은 전혀 인간미가 없었다.“맞아, 이름은 주석민이고 흉부외과 주임교수이자 ‘구세주’로 불리는 우리 병원 간판 의사야.”송연아는 속으로 생각했다.‘그 면접관이 바로 내가 숭배하던 의사였어?’“어느 과에 지원하고 싶어?”원장이 물었다.“흉부외과요. 저는 인턴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송연아는 자신의 경력이 주치의 자격에 못 미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그럼 자기소개 시작해봐.”원장은 그녀가 자신을 구했다고 해서 바로 채용한 게 아니라 여전히 엄격하게 지켜보았다.송연아의 이력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편이었다. 졸업 후 그녀는 주치의를 따라다니며 2년 동안 작은 공책에 노트했는데 딴사람들은 그 과정을 마치는 데 모두 3년이 걸렸다.그녀를 가르치던 의사는 송연아가 똑똑한 걸 보아 그 과정을 1년 줄여주었다.그 뒤로도 반년 동안 훈련 받고 주치의와 함께 수술실에 들어갔으며 그녀 홀로 집도한 지는 고작 1년 밖에 안 되었다.송연아와 같은 연령대의 수많은 의사들은 메스도 잡아보지 못했으니 그녀는 비교적 천부적 재능이 있는 편이다.예전의 원장도 그녀의 이 점을 매우 높이 샀다.고생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재능도 있으니 잘 키우면 미래에 꼭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의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다만 그녀의 인생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많은 일들이 발생했고 송연아는 중도에 자신의 직업을 한동안 내버려 뒀다.그녀는 솔직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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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내가 언제 인맥을 이용했어? 원장님은 분명 내 의학 실력에 탄복해서 기회를 준 거잖아!’주석민은 매우 바빠 다 말한 뒤 훅 가버렸다. 송연아는 홀로 제 자리에 서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앞으로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속이 뒤집힐 것 같았지만 꿈을 위해 포기할 수는 없었다.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는 걸 예감했다.하지만 그녀 혼자 나설 수 있을 때까지 잘 버티면 더이상 주석민의 화를 받아줄 필요도 없다. 의술만 배울 수 있다면 그녀는 뭐든 참을 수 있다.송연아는 병원을 나서서 차에 올라타며 기사에게 말했다.“우리 마트로 가요.”기사가 알겠다고 답했다.그녀는 면접에 합격해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식자재를 조금 사서 그녀 스스로 음식을 만들 생각이었다.송연아는 본인이 의사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강세헌에게 어떤 음식을 해줘야 그의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될지 다 아니까.신호등을 기다릴 때 그녀는 무심코 밖을 내다봤는데 강윤석이 이지안을 껴안고 쥬얼리 가게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강세헌의 계획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지안이 이렇게 빨리 강윤석의 품에 안겼으니!장진희가 알면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겠지?쯧쯧...송연아는 다시 생각해봐도 강세헌이 참 교활하고 간사한 사람인 것 같았다.파란 불이 켜지고 차가 떠나자 송연아도 시선을 거두었다.그녀는 물건을 사고 바로 집에 돌아왔는데 강세헌은 밖에 나가고 없었다.음식을 다 만들었는데도 그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이대로 두면 다 식을까 봐 그녀는 오은화와 기사를 불러 함께 식사했다.송연아가 음식을 많이 해서 안 먹으면 낭비였다.식사를 마친 후 오은화가 테이블을 정리했고 그녀는 찬이를 목욕시켜주었다.찬이는 샤워를 하고 개운해졌는지 침대에 누워서 놀다가 스르륵 잠들었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송연아는 깊게 잠든 아들을 보더니 그를 반듯하게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녀는 찬이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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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안이슬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한참 동안 침묵했다.송연아도 더 다그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었다.“나 재경이랑 싸웠어.”이때 안이슬이 불쑥 입을 열었다.송연아는 흠칫 놀라더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두 사람 싸우기도 해요? 무엇 때문인데요?”“재경의 엄마는 애초에 재경이가 돌아가서 재산을 쟁탈해오고 통제권도 장악한다면 우리 둘이 사귀는 걸 허락한다고 하셨거든! 재경이가 이젠 심씨 일가의 통제권을 장악했는데 걔네 엄마가 또 다른 요구를 제기하는 거야. 우리가 결혼하는 건 되지만 나보고 무조건 사직하고 전업주부가 돼서 전적으로 재경이를 보살피래. 하지만 난 내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거든.”“선배는 뭐래요?”송연아가 물었다.심재경을 언급하자 안이슬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자기는 날 위해 좋아하는 직업도 포기했는데 왜 난 조금이라도 희생할 수 없냐고 하더라. 아니 그럼 우리 둘은 뭐 반드시 서로를 위해 희생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거야?”심재경이 그녀를 위해 희생했으니 그녀도 그에게 보답해야 한다. 안이슬은 이 도리를 잘 알고 있다.“연아야, 난 다른 방면으로 보상해줄 수 있어. 하지만 일을 그만두면 내겐 아무것도 남지 않아. 만에 하나...”송연아는 그녀가 안정감이 없어서 이러는 걸 잘 알고 있다. 안이슬은 가정 형편도 안 좋은데 일자리까지 없으면 오직 심재경한테 의지하게 된다. 만약 심재경이 그녀를 배신하면 그땐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안이슬이 뭘 우려하는지 송연아는 바로 이해했다.그녀였어도 가정을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다행히 강세헌은 그녀를 응원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더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모두가 강세헌처럼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건 아니니까.“하지만 언니 직장은 청양시에 있잖아요. 언니가 사직하지 않고 재경 선배 어머님도 결혼을 동의한다 해도 설마 두 사람 떨어져서 지내려고요?”송연아는 그녀를 사직하라고 부추기는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을 분석할 뿐이었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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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이번에 정말 그 사람과 엄청 심하게 다퉜어. 내가 보기에도 그 사람 엄청 화가 나 보이더라. 내가 직장을 그만두는 일에 있어서, 그 사람은 그의 어머니의 편에 섰고 그때 난 알았지. 이 사람은 정말 내가 전업주부가 되기를 원하는구나...”안이슬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이건 어쩌면 나한테 주어진 선택지일지도 몰라. 만약 내가 그 사람을 선택한다면 직장을 그만둬야 할 거고, 직업을 선택한다면 그 사람을 포기해야겠지.”송연아는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한참이 지나고 송연아는 입을 열었다.“언니는 여기에 가족도 없고 지낼 곳도 없으니까, 당분간은 우리 집에서 지내고 내 방을 써요.”안이슬은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그래도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네.”송연아가 말했다.“나도 언니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안 그러면 그때 내가 한동안 청양시에 있었을 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몰랐을 거예요.”송연아가 물었다.“술 한잔할래요? 잠이 오는 데 도움이 좀 될 텐데.”안이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오늘은 마시고 싶지 않아.”술은 일시적인 고민을 풀 수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연아야, 오늘은 먼저 돌아가. 넌 지금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남편과 아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밖에서 밤을 보내는 건 안 좋은 것 같아. 나 혼자서 도대체 어떻게 선택을 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볼게.”송연아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녀가 진정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재경 선배가 영원히 언니한테 잘해줄지도 몰라요.”송연아는 심재경이 안이슬에게 그렇게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의사 직업까지 포기했는데, 분명히 뼛속까지 그녀를 좋아할 것으로 생각되었다.안이슬은 옅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연아가 내려갔을 때, 한혜숙은 아직 잠에 들지 않았고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보자 입을 열었다.“언제 시간이 있으면 찬이 데리고 놀러 와, 찬이가 보고 싶네.”“알았어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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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송연아는 강세헌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랐지만, 그녀는 곧바로 그의 다리를 한쪽으로 밀어냈다.“뭐 하는 거예요? 빨리 일어나요. 안 그러면 이 면봉에 묻어있는 약을 다른 곳에 발라버릴 거예요.”강세헌은 손을 뻗어 그녀가 들고 있던 면봉을 빼앗아 테이블 위에 던졌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송연아는 몸을 비틀거렸는데, 몸부림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였다.우당탕!갑자기 거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소리지?”송연아의 신경이 곤두섰고 강세헌은 눈살을 찌푸렸다.갑자기 울리는 이 인기척이 매우 언짢은 듯했다.송연아는 그를 바라보았다.“거실에 누가 있나 봐요.”강세헌은 씁쓸하게 ‘응’이라고 대답했다.“설마 재경 선배?”그녀는 비록 그저 묻는 말이었지만 말투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심재경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길바닥에 버리고 갈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온 것이었다.갑자기 책상다리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떨어졌고 곧이어 비명이 들려왔다.송연아는 외투를 걸치고는 강세헌을 앞으로 밀었다.“선배 지금 뭐 하는지 한번 가서 봐요.”강세헌은 한참을 뜸 들이다가 일어나서는 싸늘한 얼굴로 방을 나갔다.그가 거실 불을 켜자 소파에 누워 있어야 할 심재경은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강세헌이 눈살을 찌푸리며 다가갔다.“심재경, 일어나.”심재경은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였고 도무지 상대할 수 없었다.송연아는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나와 이 광경을 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이슬도 괴로워하고 있는데 심재경도 피차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이 무슨 서로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꿀물 한 잔 타올게요.”그녀는 부엌 안에 있는 냉장고를 향해 걸어갔다.“웩...”심재경은 갑자기 토하고 싶어졌다.강세헌은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고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심재경, 너 토하면 집 밖으로 내쫓을 거야.”송연아는 꿀물을 들고 왔고 바닥에 있는 심재경을 일으켜 세우려다가 강세헌에게 끌려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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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오늘은 절대 평범하지 않은 하루가 될 운명이었나 보다.오늘은 천주그룹이 동진그룹에게 첫 자금을 투입하는 날이고 처음으로 1200억을 투자한다.다행히도 이 돈은 지금 천주그룹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었다.돈을 건넨 뒤 강세욱과 동진그룹의 대표 진원우는 서로 악수했다.“앞으로 잘 부탁드리고 우리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합시다. 그리고 동진그룹이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부품이 잘 진행이 되어서 조금 더 빨리 이 세상에 나오기를 바랍니다!”진원우는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 우리가 개발한 부품이 출시되면 강 대표가 가장 큰 승자로 될 것입니다.”강세욱은 껄껄 웃었다.그렇다.동진그룹의 연구는 이미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고 돈을 가장 많이 쓸 때도 이미 지났기에 이렇게 좋은 시기에 합류하지 않으면 헛수고나 다름이 없었다.그는 확실히 이득을 보았다.진원우는 그의 앞에서 한숨을 내쉬었다.“강 대표를 선택하고 나니 예전의 좋은 친구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네요.”강세욱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고 그는 진원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반드시 그럴 겁니다.”진원우는 그를 보며 심상치 않은 미소를 지었지만 강세욱은 지금 이런 것들을 관찰할 시간이 없었다.그는 지금 기쁨에 젖어 있다.어쨌든 그는 자신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고 곧 보상도 받는 믿음직하고 좋은 프로젝트에 투자했으니 말이다.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손에 일이 잠시 느긋해진 강세욱은 드디어 임설을 만나러 갈 수 있게 되었다.이렇게 며칠이나 지나서야 찾아왔으니, 임설은 당연히 그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다.“저를 잊은 줄 알았어요.”“너도 알잖아. 내가 방금 회사를 인수해서 손에 일이 많다는 걸... 화났어?”강세욱은 그녀를 껴안았다.“알았어, 네가 원하는 거 말해봐. 내가 다 사줄게.”“전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당신과 함께라면 난 그 무엇이어도 좋다고요.”임설은 얌전하게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그녀는 강세욱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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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아버지,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지금 강세욱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이 나이에 바람을 피운다고?장진희가 이 사실을 안다면 아마 하늘과 땅이 뒤집힐 것이다.그는 정말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았다!“아버지, 당장 이 여자보고 꺼지라고 하세요!”강세욱이 애써 성질을 억누르고 있었기에 직접 사람을 끌어내지 않았던 것이다.이지안은 놀라서 강윤석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옆에 있는 미인이 놀라서 얼굴이 붉어졌는데, 강윤석은 당연히 미인을 불쌍히 여겼고 자기 아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천주그룹의 실권을 얻었다고 나한테 함부로 소리 질러도 된다고 생각하지 마. 난 너의 아버지야. 너는 내 앞에서 영원히 말할 권리가 없다고.”말을 마치고 그는 운전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강세욱은 그 자리에서 버려졌다.그는 너무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임설이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그를 위로했다.“보이는 게 다가 아닐 수 있잖아요...”“그러면 내가 그들이 침대에 뒤엉켜 있는 걸 봐야 불륜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이야?”강세욱은 숨을 가쁘게 쉬었고 이제는 밥이고 뭐고 아무런 기분도 없었다.“설아, 먼저 돌아가. 오늘은 우리 집에 못 갈 것 같아.”강세욱이 말했다.임설이 대답했다.“...알았어요.”어렵게 부모님을 뵈러 갈 수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다.강세욱은 집으로 달려갔지만, 장진희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는 자기 어머니의 성질을 잘 알고 있어 이 일을 안다면 강윤석과 난리가 날 것이다.지금 회사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기에 그는 집에 어떠한 일도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강세욱은 현재 회사를 가장 신경 써야 했다.하지만 신경 쓸수록 뭔가가 잘못되기 쉬운 법이다.아니나 다를까, 그가 진원우의 회사에 1200억을 투자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진원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마지막에 좀 문제가 생겼는데 자금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강윤석이 바람을 피운 것을 알고 나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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