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301 - 챕터 310

1265 챕터

제301화

두 사람은 오늘 굳이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하는 그런 대화를 나눴다!임지훈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그 여자를 대체 어떻게 설득했어요?”송연아는 대답할 기분이 안 나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왜 그렇게 오지랖이 넓어요?”임지훈은 빙긋 웃었다.그는 몹시 궁금했지만 송연아가 대답하지 않는 걸 보니 말하기 싫은 눈치라 더 캐묻지도 않았다.곧이어 차가 병원에 도착했고 송연아는 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들어갔다....“엄마, 이것들 좀 봐봐요.”천주그룹 대표직을 넘겨받은 강세욱은 줄지은 적자 서류를 보고 있자니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장진희도 안색이 어두웠다.“세헌의 능력은 내가 잘 아는데 손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지?”“걔 혹시 일부러 그런 거 아닐까요?”강세욱은 도저히 상상이 안 갔다. 겉보기에 화려한 천주그룹이지만 정작 내부는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장진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닐 거야. 이사회 사람들이 알까 봐 세헌이가 일부러 숨겼을 수도 있어.”“우릴 완전히 속인 거네요? 우리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데 고작 이런 결과라고요?”강세욱은 내키지 않았다.‘부의 왕국’이라고 여겼던 회사가 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빌딩이었단 말인가? 이미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였단 말인가?“일단 진정해.”장진희는 아들을 위로했다. 그녀는 여전히 본인들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늘 바라던 일이 바로 천주그룹을 장악하는 것이었고 인제 드디어 소원을 이뤘는데 어찌 안 기쁠 수 있겠는가?“우리가 그 애 자리를 빼앗았으니 걔가 우리한테 골치 아픈 일을 넘겨준 것도 당연한 일이야. 세욱아, 고작 이런 일로 움츠러든다면 엄마는 너한테 크게 실망할 거야.”장진희도 그저 강세헌이 일부러 그들을 난처하게 하려고 난제를 남겨준 거로 여겼다.그녀는 강세헌이 여지를 남겼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가버렸다고 생각했다.이제 보니 이 문제들이 그가 남긴 여지인 듯싶었다.강세헌이 아무것도 안 했더라면 그녀는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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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새로 부임한 강세욱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부임 후 첫 회의에서 그는 당연히 기선제압에 나섰고 각 부서 매니저들은 똑바로 앉아 숨조차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전에 강세헌이 오너일 땐 다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경외심을 갖고 있었다면, 강세욱 앞에서는 이해가 부족해서 생긴 어색함이 있었다.“재무팀부터 시작해서 최근 반년 동안의 실적과 업무 방향을 일일이 보고해요.”강세욱이 메인 석에 앉아 진지하고 거만하게 말했다.이제 막 부임한지라 자신감이 좀 생긴 것도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치면 자만으로 되는 법.우선 재무팀 매니저가 일어나 최근 반년의 실적을 발표했는데,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결론은 수입은 하나도 없고 전부 투자였다.“이건 업무 동향 리스트입니다.”재무팀에서 지출 리스트를 올렸다.강세욱의 낯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엄청나게 두꺼운 서류는 전부 출납 기록이었다. 서류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바로 청구서마다 예산이 2조 원을 초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산이 2조 원을 초과하면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 청구서들은 전부 2조 원 이내의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라 이사회에서 전혀 몰랐다.최근 몇 년간 강세헌은 회사를 위해 엄청난 매출을 일궈냈고 다들 그의 대부분 선택을 굳건히 믿어주었다.그리하여 회사 프로젝트와 지출에 대해 그다지 조사하지 않았다!다만 이젠...강세욱은 극도로 차오른 분노를 애써 억누르며 뭇사람들 앞에서 화내지 않았다.이어진 각 부서의 회보도 별다른 건 없었다. 적자로 인한 프로젝트 중단, 또 일부는 계속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결과적으로 좋은 소식은 단 한 개도 없었다.회의를 마치기도 전에 강세욱이 미리 종료했다!사람들이 다 나간 후 그는 회의실 문을 잠그고 나서야 제 감정을 드러냈다.“강세헌 이 망할 자식!”장진희도 의자에 앉아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일이 순탄치 못할 거라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일 줄은 몰랐다.“세욱아, 이사회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라. 우리도 절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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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송연아는 찬이를 안고 일부러 그녀를 못 본 척하며 아주머니와 함께 조용한 창가 쪽으로 가서 앉았다.한편 임설은 저번에 송연아에게 망신 주지 못할뿐더러 도리어 본인이 이틀 동안 스포츠센터를 청소하여 직장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했다.어떤 동료들은 이 일로 대놓고 그녀를 놀려대기까지 했다.그녀는 사직할 충동이 몇 번 생겼지만 강세욱을 못 보면 의지할 곳이 없을까 봐 마지못해 비난을 감수하며 계속 일했다.송연아는 분명 아무것도 안 했지만 임설은 왠지 그녀가 자신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송연아, 너 너무 우쭐대지 마. 딱 한 번 위기를 넘겼을 뿐인데, 그렇다고 평생 안일할 것 같아?”임설은 어느샌가 송연아의 테이블 앞에 다가갔다.송연아는 찬이와 한창 놀아주다가 앙칼진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잔뜩 약 오른 임설을 보며 그녀는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나도 내가 평생 안일할 거라고 장담 못 해. 하지만 지금 네가 힘들게 살아간다는 건 충분히 알 것 같아. 잘 지내고 있다면 어떻게 이런 흉측한 얼굴을 하고 있겠어.”“뭐라고...”임설은 화가 나 얼굴이 벌게졌다.“넌 뭐가 그리 잘났는데? 듣기로 네 남편 천주그룹에서 쫓겨났다며? 너도 이젠 더 이상 강씨 일가의 사모님이 아니겠네...”“내 남편이 회사에서 물러난 건 맞지만 날 버린 건 아니야. 난 여전히 넉넉하게 살고 있고 외출할 때도 경호원과 기사, 그리고 도우미까지 한 무리 사람들이 따라다녀. 천주그룹 대표가 아니어도 내 남편은 여전히 날 호의호식하게 해줄 능력이 되지. 반면 넌 요즘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사는 게 순탄치가 않나 봐?”송연아는 신랄하고 까칠한 성격이 아니고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지금은 임설을 자극하기 위해 이런 말을 내뱉었다.그녀는 임지훈과 강세헌의 대화에서 강세욱이 요즘 매우 바삐 돌아친다는 걸 알았다. 매일 회사에 틀어박혀 있다고 하는데, 이제 막 대표직에 부임한지라 성과를 내서 모두가 그에게 복종하도록 할 의도인 듯싶었다.게다가 임설의 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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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강세헌이 물었다.“왜 걔를 선택했어?”임지훈이 대답했다.“그 여자는 멍청하고 통제하기 쉬워요. 게다가 이미 더러워진 몸이니 다시 새 사람을 찾을 필요도 없고요.”강세헌은 그를 힐긋 바라볼 뿐, 더 말하지 않았다.이는 묵인한 거나 다름없었다.사실 임지훈이 감히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강세헌이 이지안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임지훈이 봤을 때, 강세헌이 그녀를 매정하게 차버리지 않은 이유는 딱 두 가지였다.첫 번째는 그녀가 강세헌의 생명의 은인이기에 좋아하지 않더라도 너무 가혹하게 굴지는 못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그녀가 아직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임지훈은 속으로 생각했다.‘두 사람 너무 대비되는 거 아니야?’이지안과 송연아는 모두 강세헌에게 은혜가 있는 여자이지만, 한 명은 그저 이용당하는 처지로 몰락했고 다른 한 명은 과분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강세헌이 송연아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쯧쯧...이래서 비교는 금물이다. 비교할수록 화만 더 나니까!다 같은 사람이어도 서로 다른 운명을 지니고 있다.“요즘 그쪽 상황은 어때?”강세헌이 물었다.그는 이지안에 관해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임지훈은 줄곧 회사 동향을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회사에 제 사람을 심어두기도 했는데, 수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제 사람을 몇 명 심어두는 건 매우 쉬운 일이었다.“지금 강세욱과 장진희는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실행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아마 거창한 첫 시작을 알리고 싶나 봐요. 강세욱도 막 부임했으니 사람들의 마음을 설득하려면 큰 프로젝트 두 개 정도는 진행해야겠죠. 안 그러면 회사에 남아있기 힘들 겁니다. 요즘 장진희도 매일 강세욱과 함께 있느라 강윤석을 돌볼 겨를이 없어요. 지금이 바로 다른 배려심 있는 여자가 그의 곁을 지켜줄 때입니다.”임지훈의 마지막 한마디는 매우 함축적이지만 그와 강세헌은 모두 알고 있었다.방금 말한 이지안이 바로 그들이 강윤석에게 보낼 여자였다.이지안은 예쁘고 젊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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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송연아는 활짝 웃었다.“찬이가 엄마라고 하네.”강세헌은 그녀를 보더니 썩 내키지 않은 듯 아들을 가르쳤다.“아빠라고 해봐.”“엄마.”“아니, 아...빠.”“엄...마.”강세헌이 계속 가르치려 하자 송연아는 차마 봐줄 수 없었다. 찬이는 너무 어려 엄마라는 말도 겨우 했다. 게다가 그저 발음이 엄마랑 비슷할 뿐인데 어떻게 아빠를 부를 수 있겠는가?그녀는 아이를 가져오며 말했다.“분유 먹일 시간이에요.”그리고 그녀는 찬이와 함께 오은화를 찾으러 갔다.강세헌은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송연아가 그를 거들떠보지 않을수록 그는 더 가까이하고 싶어 쪼르르 따라 나갔다.“내가 찬이를 안고 있을 테니까 당신은 가서 분유 타와.”강세헌의 말에 송연아가 바로 거절했다.“아주머니가 다 해줄 거예요.”강세헌은 말문이 막혔다.혹시 그녀의 심기라도 건드린 걸까?오은화는 두 사람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더니 찬이를 안아갔다.“제가 분유 먹일게요. 이따가 곧 잘 거예요.”송연아는 한숨을 내쉬고 방에 돌아갔고 강세헌도 따라가서 문까지 잠갔다.“이지안 씨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어요!”송연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강세헌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그제야 알아챘다. 좀 전에 심술부린 이유가 이지안 때문이란 것을!그는 저도 몰래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기분이 왜 나쁜지 알게 되자 그는 더는 당황하지도 않았다.강세헌은 침대 옆에 앉아 나른하게 침대 머리맡에 머리를 기대고 두 다리를 우아하게 포개고는 송연아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송연아는 그의 시선이 너무 불편했다.“왜 그렇게 봐요?”강세헌이 진지하게 물었다.“너 요즘 살쪘지?”송연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마음 같아서는 너나 살쪘다고, 너희 온 가족이 뚱뚱하다고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이리 와, 살쪘는지 만져봐야겠어.”강세헌이 가볍게 웃었다.송연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 남자가 약을 잘못 먹었나?!’그녀는 몸을 홱 돌리고 밖에 나가려 했다. 더 있다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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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송연아는 말문이 막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날카롭게 쏘아붙였다.“그땐 세헌 씨 다리를 부러뜨리겠어요.”강세헌은 그녀에게 얼굴을 바짝 붙이며 미소 지었다.“나한테 이렇게 모질게 굴 거야?”송연아는 일부러 사나운 척하며 말했다.“고작 이게 뭐라고요? 세헌 씨가 감히 날 배신하면 다리를 부러뜨릴 뿐만 아니라 나가서 잘생긴 오빠들을 엄청 많이 만날 거예요. 세헌 씨 돈으로 실컷 놀아야죠...”강세헌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너 너무해.”그의 돈으로 딴 남자랑 논다고?송연아는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그러니까 감히 날 배신하면 세헌 씨보다 더 잘생긴 남자들이랑 실컷 놀 거라고요...”“연아야, 나보다 더 잘생긴 남자는 없어.”그는 말하면서 송연아를 침대에 눕혔다.송연아는 그의 키스를 피하고 간지러운지 그를 살짝 밀쳤다.“대낮부터 왜 이래요...”“응.”강세헌은 대답했지만 멈출 기미가 없었다.그는 점점 더 거리낌 없이 그녀의 옷까지 벗겼다.당황한 송연아는 바로 항복했다.“잘못했어요. 딴 남자 안 만날게요. 난 세헌 씨만 좋아해요...”강세헌은 머리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나도 너만 좋아해.”송연아는 문득 정색하며 물었다.“그럼 이지안 씨는...”강세헌은 순간 표정이 굳었다.‘또 그 얘기야. 왜 자꾸 그 여자를 언급하는 건데? 기분 잡치게!’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송연아가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 같았다.강세헌은 그녀에게 계획을 말해주었다....다 들은 후 그녀는 한참 침묵하다가 겨우 말했다.“세헌 씨 진짜 간사하고 교활하네요.”이간질하는 스킬이 최고봉에 이를 수준이었다.장진희는 현재 일에만 몰두해 있고 강윤석은 적적하고 외롭게 보내고 있다. 이때 여자를 투입하는 건 그와 장진희의 감정을 이간질하는 것밖에 안 된다!부부의 갈등은 가정의 불화를 일으킬 것이고, 회사 일까지 더하면 장진희는 아마 머리가 터질 지경이겠지.그녀가 일단 차분함을 잃으면 일을 그르치기에 십상이다.장진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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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당연히 서로를 위해줘야지 무조건 한 사람이 희생해야 하는 건 아니다.송연아는 장난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옷깃을 매만졌다.강세헌은 아무 말 없이 웃으며 그녀의 손을 확 잡았다.“언제는 대낮에 이러면 안 된다더니?”송연아는 그를 힐긋 노려봤다.“세헌 씨 상처를 보고 있어요. 뭘 생각하는 거예요?”그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그녀가 먼저 다가와 그의 옷을 벗기고 있는데 대체 뭘 생각해야 하는 걸까?강세헌은 정상적인 남자이고 몸이 허약하지도 않다....어느 한 사설 클럽 안에서.강윤석이 홀로 따분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장진희를 못 본 지도 며칠이 다 돼갔다. 그녀는 강세욱과 함께 회사 일에 전념하느라 남편을 챙길 겨를이 없었다.강윤석은 소외당한 느낌이 들어 홀로 여기 와서 술을 마셨다.위스키를 몇 잔 마셨더니 머리가 알딸딸해졌다.그는 술값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문 앞에 도착했을 때 한 아름답고 여리여리한 여자가 그의 품에 안겼다.안 그래도 기분 나쁜 강윤석은 막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 길도 안 보고 어딜 감히 그에게 부딪히냐고, 죽고 싶어 환장했냐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고개 숙여 보니 아리따운 미인이 서 있었다.이지안은 그의 품에 안겨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녀는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가여운 표정을 지었다.“살려주세요. 저 사람들이 날 잡으려 해요.”“응? 누가?”이지안의 가여운 모습은 순간 이 남자의 보호 욕구를 불러일으켰다.강윤석은 이 기회를 틈타 그녀를 꼭 안았다.장진희는 비록 똑똑하고 관리도 잘 받고 있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피부가 다소 처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지안은 달랐다. 젊고 생기가 넘치며 피부도 탱탱하여 안고 있으니 나른하고 좋은 향기까지 났다.강윤석은 저도 몰래 심장이 쿵쾅댔다.이지안은 벌벌 떨며 뒤에 있는 사람을 가리켰다.몇몇 건달 같은 남자가 이지안을 가리키며 말했다.“계속 돈 안 갚으면 널 잡아가서 확 팔아버리는 수가 있어.”강윤석은 그제야 그녀가 빚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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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이지안이 그를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다.강윤석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다. 전에 술 마실 땐 이러지 않았는데 이번 술은 유난히 독한 것 같았다. 게다가 자꾸 흥분되고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이지안은 돈이 없으니 호텔 비용은 당연히 강윤석이 선뜻 냈다.방으로 들어간 후 이지안은 제법 능청스럽게 그를 침대에 눕히면서 말했다.“그럼 푹 쉬세요.”강윤석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이지안은 놀란 척하면서 그를 밀쳐내지 않고 못 이기듯 옆에 누웠다.짜인 각본대로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갔다....관계를 마친 후 이지안이 베개를 안고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가여운 표정을 지었다.강윤석은 침대 시트에 묻은 핏자국을 빤히 쳐다보며 한참 동안 침묵했다.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네가 처음일 줄은 전혀 몰랐어. 걱정 마, 널 가졌으니 끝까지 책임질 거야.”이지안의 눈빛은 살짝 떨렸고 그녀는 감히 그를 마주 보지 못했다.그녀가 피를 흘리게 된 것은 임지훈이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 복구 시술을 마쳤기 때문이다.임지훈은 그녀가 깨끗한 여자일수록 강윤석이 더 아끼고 사랑해줄 거라고 했다.아니나 다를까 강윤석은 매우 신경 썼다.이지안은 베개를 더 세게 잡고 속으로 장진희를 죽도록 원망했다.장진희 때문에 그녀가 순결을 잃었고 강세헌한테도 버림받았으니 이지안은 가슴 가득 원한으로 차 있었다.그녀는 반드시 장진희에게 복수하리라 마음먹었다.이제 장진희의 남편을 빼앗았으니 이것도 나름 복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이지안은 연기에 더 힘주었다.“이해해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나 아저씨 탓 안 해요.”이지안은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몸이 너무 지쳐서 그런지 또다시 그의 품에 안겼다.강윤석은 지금까지 이렇게 불타오른 적이 없었다.그는 이지안한테서 청춘의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자신은 아직 젊으니 더 도전할 수 있을 듯싶었다....둘은 결국 또 한바탕 뜨겁게 침대 위에서 나뒹굴었다.끝난 뒤 강윤석은 통쾌하게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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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장진희를 떠올리자 강윤석의 낯빛이 돌변했다.“와이프는 늙어 빠져서 보기만 해도 짜증 나.”이지안이 눈썹을 들썩거리며 속으로 은근 기뻐했다!솔직히 장진희는 관리를 잘 받은 편인데 늙어 빠졌다는 말을 듣다니, 보아하니 그녀도 집에서 위엄이 없는 듯싶었다!“아저씨 미워요. 어떻게 자기 와이프를 그렇게 말해요.”이지안이 그의 품에서 애교를 부렸다.“나 아저씨 와이프보다 예쁘죠?”강윤석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럼. 네가 더 이뻐.”사실 장진희는 젊었을 때 이지안보다 더 예뻤지만 이젠 나이가 들었고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만약 장진희가 예쁘지 않았다면 강윤석도 여태껏 얌전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수년간 스캔들 한 번 안 났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나 이제 집에 돌아가야 해.”부드러운 그녀의 살결을 더 만질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그는 마음속으로 여전히 장진희를 조금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녀가 알고 소란을 피울까 봐 걱정됐다. 강윤석은 명함을 건네며 말했다.“일 있으면 연락해.”이지안이 머리를 끄덕였다.강윤석은 옷을 입고 자리를 떠났다.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 장진희도 마침 돌아왔다. 남편이 밖에서 오는 걸 보더니 그녀는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어젯밤에 외박했어요?”강윤석은 불안한 눈길로 딴 곳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래, 술 마시러 갔다가 취해서 결국 룸에서 잤어.”장진희는 그의 몸에서 나는 술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얼른 가서 씻어요.”그녀도 요즘 남편을 소홀히 했다는 걸 알고 있어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반평생 살아오며 강윤석은 남녀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니까.“그래.”강윤석은 일부러 그녀를 피해 욕실로 달려갔다.장진희는 기지개를 쭉 켰다. 요 며칠 줄곧 회사 일로 바삐 돌아쳤는데 다행히 헛수고한 건 아니었다. 그녀와 강세욱은 한 프로젝트를 성사했고 내일 협력사의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다.이를 생각하니 그녀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장진희는 다른 욕실에 들어가 깨끗이 씻은 후 란제리 옷으로 갈아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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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장진희가 이제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강윤석이 덥석 휴대폰을 낚아챘다.“내 전화를 당신이 왜 받아?”그녀는 흠칫 놀라서 몇 초간 넋 놓고 있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강윤석이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게 분명했다.한편 그도 어쩔 수 없이 휴대폰을 뺏어왔다. 만에 하나 이지안한테서 걸려온 전화라면 바로 들통나버리니까!“휴대폰 이리 내놔요, 얼른.”장진희가 손을 내밀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강윤석은 주지 않았다.“여보, 설마 밖에서 날 배신하는 일이라도 저질렀어요?”장진희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말도 안 돼. 내가 어떻게 당신을 배신해? 당신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강윤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진희가 다시 휴대폰을 뺏어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형수님? 윤석이 형은요?”이 목소리는 장진희도 아는 목소리였다. 상대는 바로 강윤석의 친구였고 그녀와도 아는 사이였다.강윤석도 그 목소리를 듣고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깨를 쭉 펴고 장진희에게 차갑게 쏘아붙였다.“종일 의심병만 도져서, 쯧쯧. 내가 친구들 앞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가 없어. 누가 보면 나 당신한테 꽉 잡혀 사는 줄 알겠네. 이래놓고 앞으로 나더러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라는 거야?”장진희가 웃으며 해명했다.“당신을 걱정해서 그런 거잖아요. 절대 의심한 거 아니에요.”강윤석은 휴대폰을 가지고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장진희도 몰래 따라가서 엿들었는데 확실히 수상한 낌새가 없었다.하지만 좀 전에 남편의 표정은 정말 이상했다. 그녀가 대신 전화를 받을까 봐 마음이 찔린 게 분명했다.“당신 요즘 많이 힘든가 봐.”강윤석은 통화를 마치고 다시 걸어오며 말했다.“방금 도우미한테 전복죽 끓이라고 했으니 먹고 눈 좀 붙여. 며칠 사이에 왜 이렇게 초췌해진 거야?”장진희는 남편의 관심 어린 말투에 감동하며 웃었다.“이게 다 세욱이랑 당신을 위해서잖아요? 다 같은 강씨 일가의 사람인데 왜 모든 걸 맏이에게 줘야 하죠? 하지만 앞으론 당신이 강씨 일가를 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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