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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안이슬은 침대 머리맡에 앉아 한참 동안 침묵했다.

송연아도 더 다그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나 재경이랑 싸웠어.”

이때 안이슬이 불쑥 입을 열었다.

송연아는 흠칫 놀라더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두 사람 싸우기도 해요? 무엇 때문인데요?”

“재경의 엄마는 애초에 재경이가 돌아가서 재산을 쟁탈해오고 통제권도 장악한다면 우리 둘이 사귀는 걸 허락한다고 하셨거든! 재경이가 이젠 심씨 일가의 통제권을 장악했는데 걔네 엄마가 또 다른 요구를 제기하는 거야. 우리가 결혼하는 건 되지만 나보고 무조건 사직하고 전업주부가 돼서 전적으로 재경이를 보살피래. 하지만 난 내 일을 포기하고 싶지 않거든.”

“선배는 뭐래요?”

송연아가 물었다.

심재경을 언급하자 안이슬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자기는 날 위해 좋아하는 직업도 포기했는데 왜 난 조금이라도 희생할 수 없냐고 하더라. 아니 그럼 우리 둘은 뭐 반드시 서로를 위해 희생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거야?”

심재경이 그녀를 위해 희생했으니 그녀도 그에게 보답해야 한다. 안이슬은 이 도리를 잘 알고 있다.

“연아야, 난 다른 방면으로 보상해줄 수 있어. 하지만 일을 그만두면 내겐 아무것도 남지 않아. 만에 하나...”

송연아는 그녀가 안정감이 없어서 이러는 걸 잘 알고 있다. 안이슬은 가정 형편도 안 좋은데 일자리까지 없으면 오직 심재경한테 의지하게 된다. 만약 심재경이 그녀를 배신하면 그땐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안이슬이 뭘 우려하는지 송연아는 바로 이해했다.

그녀였어도 가정을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강세헌은 그녀를 응원했다.

여기까지 생각한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더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모두가 강세헌처럼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언니 직장은 청양시에 있잖아요. 언니가 사직하지 않고 재경 선배 어머님도 결혼을 동의한다 해도 설마 두 사람 떨어져서 지내려고요?”

송연아는 그녀를 사직하라고 부추기는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을 분석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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