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1265 챕터

제1051화

의사는 안이슬의 증상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눈치챘는데 수술은 필수였다.다만 뭐든 신중한 것이 좋으니 수술하기 전에 한 번 더 자세히 검사를 해야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송연아가 말했다.“그럼 부탁할게요.”“환자분을 받기로 했으니 무조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할 겁니다.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이에요. 환자분 전의 얼굴이 어떤지는 몰라 원래 모습대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원래 모습대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았다, 중요한 건 안이슬의 성형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안이슬은 그렇게 입원했고 수술 계획의 완성을 위해 며칠 동안 검사를 진행했다.송연아는 이쪽 전문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수술의 타당성을 판단했다.며칠간의 논의 후 수술 계획이 결정되었는데 완벽한 성형을 위해서라면 크고 작은 수술이 십여 차례 필요했다. 게다가 진행되는 과정에 따라 수술이 더 추가될 수도 있었다.송연아는 모두 이해하고 수술 계획을 안이슬에게 알렸다.안이슬은 그저 침묵을 지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연아는 그녀가 동의하는지 않는지 몰라 타이르기 시작했다.“언니 원래 모습대로 회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쁜 얼굴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얼굴로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잖아요.”안이슬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했다. 하지만...“그냥 그렇게 해!”이미 입원하는 것까지 동의한 마당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연명하며 살아가야 했다.송연아는 그런 안이슬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언니 외롭고 두렵게 하지 않을게요. 제가 계속 옆에 있을게요.”“네가 그랬잖아, 수술을 십여 차례 해야 한다고. 그럼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릴 거야. 나도 어느 정도 각오하고, 마음 준비를 다 했어. 넌 여기서 나랑 같이 있는 게 아니라 돌아가야 해. 넌 남편이랑 아이들도 있잖아. 계속 내 옆에 있으면 네 가족은 어떻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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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송연아는 다급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저 여기 있어요.”그리고 말을 이어갔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안이슬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응, 나 목말라...”송연아는 물 한 잔을 따르고 그녀에게 먹여줬다. 안이슬은 지금 침대에 누워 꼼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물을 마신 후 안이슬은 한결 편안해졌고, 목도 그렇게 마르지 않았다.“첫 번째 수술을 마쳤으니 넌 언제 돌아가?”안이슬이 물었다.송연아가 대답했다.“이제 비행기 티켓 예약해야죠.”송연아는 떠나기 전 안이슬을 돌볼 수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했다. 만약 낯선 사람이 그녀를 돌본다면 송연아는 분명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이다.오은화는 그녀가 믿는 사람이니까 오은화를 부르고 싶었는데 그러면 분명 심재경의 의심을 살 것이다.아무리 고민해 봐도 오은화를 이곳으로 부르는 건 맞는 선택이 아닌 것 같았지만, 다른 더 좋은 방법도 없었다.“연아야, 네가 여기 계속 있으면 나 부담스러워.”안이슬이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송연아는 그녀더러 편히 쉬라고 했다.“방금 수술을 끝냈잖아요. 푹 쉬고 기운을 차려야 두 번째 수술을 하죠.”하지만 안이슬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네가 있어서 부담스러운 거야. 네가 계속 여기에 있으면 세헌 씨가 나 미워하면 어떻게 해, 네 시간을 다 차지했다고.”송연아가 그녀의 손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아요.”강세헌은 겨우 이런 일로 불만을 가질 리가 없다. 그는 사리 분별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리고 강세헌은 송연아와 안이슬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 송연아에게 어러운 일이 있었을 때도 안이슬이 그녀를 도와줬었는데 서로 돕고 걱정하는 두 사람은 가족이 아니었지만 가족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였다.“푹 쉬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내일 다시 말해요.”송연아는 안이슬더러 쉬라고 했다.안이슬은 확실히 피곤한지라 눈을 감았고, 곧이어 잠이 들었다.이영이 음식을 사 왔다.송연아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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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먼저 얘기해봐요.”워낙 강세헌의 존재가 든든했으니 송연아는 돈이 드는 걸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다만 이영의 방법이 과연 믿음직스러울지 걱정이 되었다.지금의 안이슬은 워낙 심신상으로 취약한 상태이기에 절대 이 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이영이 말했다.“아는 여자 직장 동료가 있는데 능력이 출중해요, 책임감도 있고요. 다만 비용이 많이 들 거예요. 만약 괜찮으시다면 안이슬 씨를 보호할 수 있게 그 사람을 고용하시면 돼요. 다만 살뜰히 사람 돌보는 일은 잘하지 못할 거예요. 싸움 실력 하나는 출중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간병인 한 분을 더 모시면 그 간병인과 안이슬 씨 두 사람 모두 보호할 수 있을 거예요. 어때요?”송연아가 고민에 잠겼다.“좀 생각해 볼게요.”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영이 말한 동료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녀에게는 낯선 사람과 마찬가지였다.이영의 생각대로라면 차라리 이영이 여기에 남고, 또 다른 간병인을 찾는 게 더 괜찮은 방법인 듯했다.“시간이 늦었으니 가서 쉬어요. 여기에 위험할 일도 없을 것 같고요.”이영이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방을 나섰다.송연아는 시계 한 번 쳐다봤다.‘이 시간이면 세헌 씨 아직 안 잤겠지?’그녀는 창가에 걸어가고는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다.곧이어 전화가 연결되었다.송연아가 입을 열었다.“아직 안 잤어요?”전화기 너머로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회사에 있어.”“많이 바빠요?”“응.”송연아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바쁘다는 그의 말에 끝내 말을 다시 삼켰다.“그래도 좀 쉬어요.”“언제 돌아와?”“곧 가요.”송연아는 일부러 강세헌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 구체적인 시간을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세헌은 그저 침묵을 지켰다.송연아가 또 물었다.“나 보고 싶었어요?”“응...”강세헌은 잠깐 침묵하더니 대답했다.“일할 때 빼고 계속 네 생각만 했어.”“그 말, 못 믿겠는데요?”송연아가 창문에 기대면서 말했다.“자면서 내 생각을 했을 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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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한참 동안 기다려도 전화가 걸려 오지 않자 강세헌은 서운한 생각이 들었고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 생각도 없었다.‘그렇게 오래 나가 있었는데 내가 안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강세헌은 이마를 짚었다.테이블 위에 가득 쌓인 서류를 보면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정신을 차렸다.그가 잘못된 선택을 하나라도 하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기에 그는 일할 때 신중하고 차분해야 한다....송연아는 밤잠을 설쳤다.왠지 강세헌이 화난 것 같은데 전화로는 잘 얘기가 되지 않을 것 같아 빨리 돌아가 아이들을 볼 겸 강세헌에게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강세헌이 또 삐질 것이니 말이다.그렇게 송연아는 돌아가서 며칠 있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을 내렸다.아침에 그녀는 이영이 사 온 음식을 먹으며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그래도 이영 씨가 여기에 있는 게 안심이 돼요.”게다가 이영이 언급했던 여자 직장 동료가 이곳에 도착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면 송연아는 돌아가는 시간을 더 지체해야 했다.송연아는 그저 가능한 한 빨리 돌아가고, 또 안이슬의 다음 수술 전에 빨리 돌아오려고 했다.이영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사모님, 정말 제가 이곳에 남길 바라는 겁니까?”송연아가 대답했다.“그래요. 이영 씨는 지금 제가 가장 믿는 사람이에요. 이슬 언니는 저에게 엄청 중요한 사람이니 다른 사람을 믿고 맡기지 못하겠어요. 이영 씨가 이곳에 남아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사모님.”이영은 고개를 푹 숙였다.그는 송연아와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매번 가능한 먼저 눈을 피하면서 선을 넘지 않으려고 했다.“이렇게 저를 믿어주시는데, 저도 기꺼이 남겠습니다. 다만 사모님 안전을...”“나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스스로도 조심할 거고요.”그녀는 이전의 경험이 있으니 스스로를 잘 보호할 것이다.이영이 말했다.“사모님, 시간이 되시면 제가 미상 대응 기술을 몇 가지 가르쳐 드릴게요. 위험에 처했을 때 쉽게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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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이영은 그녀더러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여기는 제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안이슬 씨 잘 챙길 테니까 안심하고 떠나세요.”송연아는 이영 덕분에 마음이 많이 놓였다.그녀는 계속 강세헌에게 돌아갈 거라는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그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서이다.송연아는 프랑스에 도착했지만 시차 때문에 이곳은 낮이었다.그녀는 공항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손목시계로 시간을 체크하면서 강세헌이 지금 집에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려고 했다.‘아직 이 시간이니까 출근하지 않았겠지?’곧 강세헌을 만난다는 생각에 송연아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조금 피곤했지만 어느덧 졸음도 가시고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도착해 그와 두 아이를 보고 싶었다.그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다.이곳은 국내와는 달리 그린벨트가 많이 없었다. 다만 운치 있는 건물 덕에 아름다운 경치를 이뤘다.택시가 멈추고 송연아는 돈을 낸 후 차에서 내렸다.리조트에 들어서자 그녀를 본 집사가 조금 놀란 듯 물었다.“사모님...”송연아는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물었다.“세헌 씨는 출근했나요?”“떠나신 지 거의...”그는 시계를 보다가 말을 이어갔다.“5분 됐습니다. 지금 전화하시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송연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회사로 갔어요?”회사로 갔다면야 집에서 기다리면 그만이었지만 집사는 예상 밖의 대답을 했다.“출장 가셨습니다.”송연아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며 집사에게 물었다.“며칠 간다고 했어요?”집사가 대답했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말하지 않으셔서.”송연아는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그녀가 다시 전화를 걸려던 그때, 찬이가 방 안에서 뛰쳐나와 그녀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엄마, 드디어 오셨어요?”송연아는 허리를 굽혀 찬이를 안아 들었다.아마 요새 잘 먹고 잘 논 모양이다, 원래보다 많이 무거워졌으니 말이다.그녀는 찬이의 코를 꼬집으며 물었다.“엄마 보고 싶었어?”찬이는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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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하지만 여전히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하염없이 바라봤다.‘설마 세헌 씨가 정말 나에게 화가 난 걸까? 준비한 서프라이즈도 수포가 되었네. 서프라이즈 주려고 기껏 왔더니 출장간 것도 모자라 전화까지 연결이 안 되잖아.’한혜숙은 딸을 보며 물었다.“왜? 전화가 연결이 안 돼?”송연아는 그저 웃으면서 대답했다.“아마 비행기에 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전화가 연결이 안 돼요.”한혜숙은 바로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 봤다.“표정 보니까 그게 아닌데? 아니면 집 전화로 다시 한번 해 봐.”송연아는 찬이를 안아 들며 말했다.“아이고, 분명 비행기에 올라탔을 거예요.”송연아는 절대 집 전화로 전화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전화가 연결된다면 강세헌이 그녀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혜숙 앞에서 얼마나 체면이 서지 않겠는가.“오랫동안 집을 비웠으니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엄마, 오늘은 푹 쉬세요. 제가 아이들을 돌볼게요.”한혜숙은 딸을 빤히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네 일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말을 마친 후 한혜숙은 자리를 떴다.송연아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맞았다.엄마라는 사람이 매일 집을 비우면서 한 개 회사를 책임지는 강세헌보다도 더 바삐 보냈으니 말이다.이래서 다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하는가 싶다.송연아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정원에서 놀고 있었다.정원은 워낙 크고 넓기에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그녀는 계단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봤는데 사실 매우 심란했다. 턱을 괸 채 거의 울상이었다.심재경은 소리 없이 그녀의 옆에 앉았다.그도 말을 하지 않고 그녀의 눈길을 따라 뛰놀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봤다.송연아가 고개를 돌렸다.“아이는 안 돌봐도 돼요?”“은화 아주머니가 도와서 봐주고 있어.”그가 덤덤하게 말했다.“나 귀국했었어.”송연아가 무심하게 물었다.“왜요?”“회사 일 처리하느라.”“아이를 국내로 데려가려는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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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송연아는 그저 웃었다.심재경이 벌컥 역정을 내며 말했다.“너랑 말 안 할래. 다들 나만 괴롭혀.”심재경이 앞으로 몇 걸음 갔는데도 송연아가 자기를 잡지 않자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나 안 달래줘? 내 친구 맞아?”송연아는 제자리에 앉은 채로 말했다.“선배를 달래줘요?”강세헌을 어떻게 달랠지도 모르는데 심재경까지 달랠 시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선배 혼자 마음을 추슬러요. 나는 시간이 없어요.”송연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다들 양심이 없어. 나만 괴롭히지? 너희들이랑 안 놀 거야. 내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송연아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대답했다.“네, 그럼 천천히 가요.”심재경은 할 말을 잃었다.“나보고 가라고 그러니까 또 가기 싫네.”심재경은 다시 송연아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송연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아이들이 하는 게임에 참여했다. 심재경을 혼자 둔 채 말이다.하지만 심재경은 화도 안 내고 그저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다.한참 후, 오은화가 그의 딸을 안고 나오자 그는 아이를 건네받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의 딸은 아직 어리기에 밖에서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되었다. 잠깐 놀다가 바로 실내로 들어가야 했다.진원우와 구애린이 누구에게서 소식을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송연아가 돌아왔다는 걸 알고 저녁 먹으러 왔다.간만에 송연아가 집으로 돌아왔기에 집사는 셰프더러 많은 중식을 준비하라고 했다.심재경이 말했다.“연아가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이제 드디어 돌아왔으니 다들 한잔합시다.”진원우가 제일 먼저 대답했다.“술은 마시지 말지?”“왜?”심재경이 물었다.“말해도 몰라. 결혼한 사람들만이 알 수 있어.”“...”심재경은 어이가 없었다.“다들 나 왕따시키는 거야? 결혼했으면 다야? 난 귀여운 딸도 있다고, 그런데 내가 언제 그런 걸 뽐냈어?”“딸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내가 없잖아.”“...”심재경은 말문이 막혔다.구애린은 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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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심재경은 진원우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아내의 말에는 꼼짝 못 하네?”진원우는 전혀 타격이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넌 이렇게 말해줄 아내도 없잖아.”그의 말에 심재경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또 나만 상처를 받아. 차라리 말을 안 하고 말지.’어차피 진원우의 심기를 건드려도 구애린은 진원우의 편이었기에 그는 혼자서 두 사람을 이길 수 없었다.심재경은 술병을 들고 송연아에게 잘 보이려는 듯이 그녀에게 술을 따르며 말했다.“연아야, 어차피 오늘 세헌이도 없으니까 내가 같이 술을 마셔줄게.”송연아가 미간을 구겼다.“그 사람 얘기 하지 말아요.”심재경은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누구 말하는데?”송연아가 자기를 째려보자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연아도 남편이 있다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외로운 나랑 별다른 것 없네.’그 생각에 심재경은 덜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내가 제일 불쌍한 사람은 아니네. 나랑 똑같은 사람이 옆에 있잖아.’“연아야, 너 술 잘 못 마시잖아. 이 잔만 마시고 그만하자.’심재경은 그녀가 술을 잘 못 마시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녀에게 술을 가득 따랐다.‘나 취하게 하려는 심보인 거야?’송연아가 희번덕거리자 심재경이 말했다.“내가 같이 마셔주잖아. 자자.”그는 송연아를 유혹하며 말했다.송연아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건 사실이었다.한 모금을 마셨지만 맵고 짜릿한 기분이 들었고, 얼굴도 순식간에 빨개졌다.심재경은 그녀가 술을 잘 못 마시는 걸 알면서도 거들었다.“많이 마시면 이 맛에 익숙해질 거야.”송연아는 입 안에 음식을 마구 쑤셔 넣으면서 알코올 냄새를 억누르려고 했다.“술은 원래 이런 거야.”심재경이 계속 술을 따르자 송연아는 손을 저었다.“그만해요.”그녀는 더는 마실 수 없었다.하지만 심재경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나 믿고 이 잔만 마셔. 그러면 그렇게 괴롭지 않을 거야.”“그래요?”송연아는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벌써 조금 취한 것처럼 보였다.“선배 말 안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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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방에 들어오던 강세헌은 잠깐 멈칫하더니 계속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송연아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건 아니었지만 강세헌은 여전히 그녀에게서 은은한 알코올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그는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술 마셨어?”송연아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먼저 그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그 틈을 타 그의 복근에 얼굴을 묻히면서 말했다.“네, 조금요.”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실눈을 뜨며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화났어요?”강세헌은 처음에 기분이 나쁜 게 맞았다.송연아가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자기 가정은 걱정하지도 않는단 말인가? 가족은 그녀에게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하지만 공항에서 송연아가 돌아왔다는 집사의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왜 갑자기 돌아온 거지?그런 의문에 그는 출장하려던 계획을 바꿨다. 하지만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회사로 갔고, 출장은 임지훈에게 맡겼다.그는 회사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이대로 타협하는 게 싫은 듯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보고 싶다’는 송연아의 문자를 받고 그의 모든 불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송연아는 아직 덜 깼는지 원망하면서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세헌 씨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왔는데 이렇게 출장을 가면 어떻게 해요?”강세헌은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미리 말하지 않으면 네가 오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 일 때문에 집에 없으면 서프라이즈는커녕 나에게는 부담이라고.”송연아가 말했다.“칫, 낭만 같은 거 하나도 모르네요. 너무 재미없어요...”강세헌은 그녀의 턱을 치켜들더니 물었다.“내가 재미없다고?”그녀는 눈을 희미하게 뜨고는 늘어진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다.“웁...”송연아는 그대로 침대에 눕혀졌다.강세헌의 무거운 몸이 그녀의 몸을 덮쳤고, 그는 또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송연아의 귓가에는 감미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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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강세헌이 웃으면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어젯밤에는 안 이랬잖아.”송연아가 그를 밀면서 말했다.“장난치지 말고 얼른 일어나요.”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재경 선배가 분명 나 놀릴 거란 말이에요. 어제 나한테서 정보를 얻어내려고 술도 먹였어요. 재경 선배를 좀 조심해야겠어요. 혹시 오늘 또 다른 방법으로 나에게 매달릴지 모르잖아요.”“걔가 귀찮다면 내가 내보낼게.”강세헌이 말했다.송연아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진짜예요?”“가짜야.”그는 이불을 거두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옆에 있던 가운을 걸치고는 곧장 욕실로 향했다.송연아는 머리를 벅벅 긁고는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욕실에서 찰랑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는데 강세헌은 샤워하고 있었다.욕실과 세면대가 분리되어 있었기에 그녀가 양치하고 세수를 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그녀는 먼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한혜숙은 아침 일찍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강세헌은 찬이를 위해 유치원에 갈 준비했고 이제 정상적으로 등교할 수 있었다.그리고 찬이는 외국어 학원도 하나 더 다녀야 했는데 매일 운전기사와 경호원들이 그들을 책임졌다.한혜숙은 윤이를 데리고 조기 교육 학원에 갔기에 점심이 되어야 돌아올 것이다.지금 오은화는 거의 심재경의 가정부나 다름없었다. 매일 그의 아이를 돌보고 있었으니 말이다.심재경이 혼자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지만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거의 24시간 동안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아이를 챙기는 사람은 적어도 둘이 필요했다.“사모님.”송연아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집사가 공손하게 물었다.“아침 준비할까요?”송연아가 대답을 하려던 그때, 심재경이 씩 웃으며 끼어들었다.“어제 배불리 먹은 거 아니었어?”송연아는 당장이라도 발로 그를 걷어차 버리고 싶었다.“선배 정말 미워요!”심재경은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싶어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나 오늘 집에 없을 거야. 내 딸을 데리고 이국적인 풍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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