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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하지만 여전히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휴대폰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설마 세헌 씨가 정말 나에게 화가 난 걸까? 준비한 서프라이즈도 수포가 되었네. 서프라이즈 주려고 기껏 왔더니 출장간 것도 모자라 전화까지 연결이 안 되잖아.’

한혜숙은 딸을 보며 물었다.

“왜? 전화가 연결이 안 돼?”

송연아는 그저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마 비행기에 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전화가 연결이 안 돼요.”

한혜숙은 바로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 봤다.

“표정 보니까 그게 아닌데? 아니면 집 전화로 다시 한번 해 봐.”

송연아는 찬이를 안아 들며 말했다.

“아이고, 분명 비행기에 올라탔을 거예요.”

송연아는 절대 집 전화로 전화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전화가 연결된다면 강세헌이 그녀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혜숙 앞에서 얼마나 체면이 서지 않겠는가.

“오랫동안 집을 비웠으니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엄마, 오늘은 푹 쉬세요. 제가 아이들을 돌볼게요.”

한혜숙은 딸을 빤히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네 일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

말을 마친 후 한혜숙은 자리를 떴다.

송연아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건 맞았다.

엄마라는 사람이 매일 집을 비우면서 한 개 회사를 책임지는 강세헌보다도 더 바삐 보냈으니 말이다.

이래서 다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하는가 싶다.

송연아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정원에서 놀고 있었다.

정원은 워낙 크고 넓기에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그녀는 계단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봤는데 사실 매우 심란했다. 턱을 괸 채 거의 울상이었다.

심재경은 소리 없이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도 말을 하지 않고 그녀의 눈길을 따라 뛰놀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봤다.

송연아가 고개를 돌렸다.

“아이는 안 돌봐도 돼요?”

“은화 아주머니가 도와서 봐주고 있어.”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

“나 귀국했었어.”

송연아가 무심하게 물었다.

“왜요?”

“회사 일 처리하느라.”

“아이를 국내로 데려가려는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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