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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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법역"의 방송 효과는 엄청났다.스토리의 힘도 있지만 유현진의 연기도 한몫했다.감독도 이에 대해 알고 있으니 출연료를 걸고 유현진과의 지속적인 촬영을 희망했다.유현진은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촬영은 해드릴 수 있어요. 출연료는 안 받는 거로 하죠. 하지만 도와주셔야 할 일이 있어요."고여정이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 "제가요?"유현진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그녀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가능할까요?"고여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한참 생각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가능해요."잔잔한 바람에 꽃향기가 풍겨왔다. 고여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꽃향기가 이상하네요.""다투라에요." 유현진은 베란다의 꽃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오래 맡고 있으면 안 좋아요."'여기 왜 이래, 발코니에 이런 꽃이나 두고. 누가 잘못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꽃을 잘 아시나 봐요. 한번 보고 바로 아시다니.""우리 집에도 있어요. 다투라는 꽃은 이쁘지만요, 독성이 강해요.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해요."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집에서 키운 다투라의 사진을 보여주었다.고여정은 꽃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다. "정말 예쁘네요.""마음에 드시면 꽃씨 좀 나눠 드릴게요."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걸었다. 복도까지 걸어왔을 때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왔다."신우 씨, 미쳤어요? 방금 한 말 무슨 뜻이에요?"주아름은 화가 난 듯한 말투지만 애써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신우는 그녀의 손을 밀치며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옷깃을 정돈하며 말했다. "선 넘지 마, 주아름. 나 가정 있는 사람이야."주아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 앞에서까지 연기 할 필요 있어요? 나한테 복수하기 위해 부검하는 여자랑 결혼한 거 아니에요? 뭐 이제 진짜 감정이라도 생기셨나? 그 여자 때문에 날 이렇게 버려둘 거예요?"유현진은 깜짝 놀랐다.'이게 무슨 일이야?'유현진은 고여정을 슬쩍 보았다. 고여정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요구르트를 들고 있는 손에는 힘이 꽉 들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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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송민준은 서류 봉투를 열어 몇 장 읽어보았다.유현진의 배경은 간단했다. 출생부터 입학, 그리고 강한서와의 결혼까지 분명하고 상세하게 적혀져 있었다.어느 병원에서 출생했는지, 어느 학교에 다녔는지, 어렸을 때 어느 병원에서 병 치료를 받았는지, 심지어 6년 전의 사고까지 다 기록돼 있었다.그리고 모든 성장 과정의 사진도 첨부되어 있었다.송민준은 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지며 눈살을 찌푸렸다.비서가 의아한 듯 물었다. "대표님, 근데 왜 갑자기 유현진을 조사하시는 거예요?"송민준은 서류를 넘기며 담담하게 말했다. "계약하려고 뒤 조사 좀 하는것뿐이야."'계약하는데 왜 어릴 적부터의 정보가 필요한 거지?다른 연예인들도 이렇게 상세하게 캐고 계약한 게 아닌데 말이야.혹시 강 대표님의 사모님이라 더 신중하게 하시는 건가?'송민준은 얇디얇은 서류를 몇 번이고 훑어보다가 머리를 들어 말했다. "유상수와 하현주도 조사해. 상세하면 상세할수록 좋아.""네."갑자기 송민준의 휴대폰이 울렸다.송민준은 상대를 확인하더니 찡그러진 얼굴을 펴고 전화를 받았다."오빠, 왜 아직도 안 와?"송민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가고 있어. 곧 도착해. 왜, 혼자 있는 게 무서워?""누가 무섭대? 아빠가 오빠 또 술에 떡이 될까 봐 나한테 감시하라고 시키지만 않았어도 전화 안 했을 거야.""내가 술에 떡이 되면 네가 알아서 날 도와주면 되지.""싫거든! 아빠가 그리 쉽게 속히 울 사람이야? 뻥치는 거 들키다가 나도 같이 벌 받아."말을 끝낸 송가람은 기침하기 시작했다.송민준은 표정이 굳어졌다. "왜 기침해? 감기 걸렸어?""아니, 한주시는 너무 건조해서 목이 좀 불편한 것뿐이야.""가습기 켜고 물 많이 마셔. 나 금방 도착해. 먹고 싶은 거 있어?""아주머니가 해준 밥 먹어서 배 안고파. 빨리 와. 아니면 이따 아빠랑 영통할 때 오빠가 안 보이면 난리나.""그래, 곧 도착해."전화를 끊은 송민준은 비서에게 물었다. "해서야, 인공 강수 가능하겠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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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강한서는 술버릇이 이랬다.다른 사람들은 술에 취하면 잠을 자거나 주정을 부리거나 하지만 강한서는 술만 마시면 생각이 멈춘 듯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 이미 인사불성이었다.강한서의 주량은 친한 친구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비즈니스 술자리에서 강한서는 대부분 술을 피하거나 민경하가 대신 마시기도 했다.아니면 이 주량으로 취한 틈을 타서 회사를 팔아먹어도 모를 것이다."누구야?"강한서는 태양혈을 꾹 누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술 먹고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거야?'그녀는 능청스럽게 강한서를 놀려먹기 시작했다. "너 이 자식, 엄마도 못 알아보는 거야?""엄마?""그래~"'어디서 아들놈이 떨어졌네!'유현진은 강한서를 놀려줄 생각에 휴대폰을 꺼내 증거 영상을 찍으려 했지만 시작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강한서가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 "유현진?"'아씨!벌써 깼어?'유현진은 머리를 들어 강한서를 보았다. 분명 아까와 같은 표정인 거로 보아 정신을 차린 건 아니다."머리 아파."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머리를 푹 숙이고는 유현진의 손을 들어 자기의 이마에 올려놓았다.유현진은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술에 취한 강한서는 왜 이렇게 착한 거야?""취했으니 머리 아프지."유현진은 애써 손을 빼보려 했지만 그럴수록 강한서는 손에 힘을 더 주었다."아니, 너 때문에 화나서 아파."강한서는 진지했다.유현진은 입꼬리를 실룩이며 말했다. "내가 그런 힘이 있었어?"강한서는 두 눈을 감고 갈라진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날 자꾸 짜증 나게 해... 이혼도, 다툼도, 그리고 내 말을 씹을 때 제일 짜증 나."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나지막하게 물었다. "당신 말을 씹는 게 왜 짜증 나?"강한서는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현진은 머리를 숙여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강한서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그녀는 한숨을 내 쉬었다. '왜 신경 쓰게 만들어.'________엘 하트 펜션송민영은 짜증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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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오늘 연예 기사 차트는 모두 유현진과 '법역'으로 장식되었다. 송민영의 실검 조작은 오히려 모두의 비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실검에 오른 지 얼마 안 돼 그녀는 바로 사람을 시켜 실검을 내려버렸다.한세정도 홍보 효과가 없으니 다시 연락해 온 것이다.하지만 송민영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이 많다 보니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일단 한 번만 공유해서 노출 수라도 올려보자. 맞다, 오늘 '법역'에 나온 여자, 차이현이 계약한 중전역의 배우야."송민영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뭐라고요? 차 감독님이 계약한 신인이 유현진이라고요?""맞아, 왜 그래? 자기 말투로 봐서는 아는 사람이야?"'그냥 아는 정도겠어? 너무 잘 알지!'송민영은 표정이 굳어졌다.'유현진이 '봄의 연인'을 계약했다고? 다른 배우가 계약했으면 내가 빼앗아 올 수도 있는 건데. 유현진이면 곤란해.'강한서가 '정상에서'의 더빙 배역을 주었을 때, 조건은 경고장을 취하하는 것이었다.당시 연쇄 추돌 사고로 송민영에게 악플이 달렸을 때 시우진은 변호사를 계약했지만,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강한서가 일을 중단시켰다.그리고는 '정상에서'의 배역도 주고 두 브랜드의 광고도 계약하게 했다.'보나 마나 유현진이 폭로했겠지. 그러니까 강한서가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나에게 많은 자원을 주었던 거야.그런데 '봄의 연인'은 유현진으로 결정됐으니 강한서가 내 말을 들어주기나 하겠어? 자기 와이프 배역을 빼앗아 나에게 줄 리가 없지.'송민영이 말이 없자 한세정도 이에 대해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한번 게시물 공유를 부탁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곰곰이 생각하던 송민영은 갑자기 머릿속에 자기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떠올랐다.그녀는 시우진을 내보내고 서랍에서 노트를 꺼내 위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신호음이 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상대방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저 송민영인데요..."________샤워를 마친 송민준은 물 한 컵을 따르고는 소파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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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남주는 여러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조태일이고 여주도 유명한 지연서이다. 보기에는 동안이지만 사람들에게 중후한 느낌을 주었다.노안이라는 말이 아니라 그 눈동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듯했다. 세상 풍파를 겪어보았지만, 희망에 찬 눈빛이라고 해야 할까.어떻게 말로 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촬영 진도가 빨라졌다.제작진 중 누군가 말하기를 내년에는 정책으로 인해 사극 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니, 차이현은 한가위 전후에 첫 방을 내보내기 위해 속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진도가 늦어지면 방영 시간이 언제로 잡힐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심지어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트렌드도 바뀌기 마련이다.유현진은 파트가 많지 않았지만, 촬영 순서가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항상 대기하다가 언제 필요하면 언제 달려와서 촬영에 들어가야 했다.그래서 머리에 달린 장신구의 무게만 빼면 별다른 불편한 점은 없었다.차이현이 픽한 배우들은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성실하게 촬영에 임했다.유현진은 대사를 잘 치지만 표정 방면에서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조금 떨어졌다.하지만 다행히도 차이현은 지도를 잘했고 유현진은 그 지도를 잘 받아들였기에 그녀는 날이 갈수록 연기 실력이 늘었다.요즘 유현진은 촬영으로 인해 분주해지자 강한서는 마음이 복잡했다.매일 강한서보다 일찍 기상하고 강한서보다 늦게 집에 들어오니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가끔 한밤중에 집에 들어오는 그녀와 마주치기는 했지만, 매번 하품을 해대며 샤워실로 들어가는 바람에 강한서도 어쩔 수 없었다.이날 밤, 유현진은 9시가 훨씬 넘어서야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더니 침대에 바로 누워버렸다.예전과 같으면 잠들기 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는데 이젠 휴대폰도 보지 않는다.강한서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랍에서 이어폰과 안대를 꺼내서 청각과 시각을 아예 봉쇄해 버렸다.이 자식은 맨날 11시가 넘어서도 침대에 오르지 않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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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유현진은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말했다. "증조할아버지가 강한서를 보고 싶다 하시면 언제 한 번 데리고 가면 안 돼요? 여기 오시면 우리도 출근이라 같이 있어 드릴 시간이 없어요. 증조할아버지는 연세도 많으신데 혹시 사고가 나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말을 끝낸 유현진은 혼자 중얼거렸다. "강한서를 봐서 뭐 한다고. 사람이 다 똑같지,뭐."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유상수는 발끈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어릴 때 증조할아버지가 얼마나 예뻐하셨는데. 좋은 건 너만 주고 네 곁에 꼭 붙어있으셨어. 증조할아버지가 살면 얼마나 더 사신다고.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야 할 거 아니야? 너희 사는 모습이 궁금하시다는데 그것도 안 돼? 더군다나 한서는 출근하지만, 넌 집에 있을 거 아니야? 이미 네 삼촌 앞에서 그러겠다 장담했는데 인제 와서 안 된다고 하면 내 체면이 서겠어? 전화 바꿔, 내가 한서한테 직접 말할 테니까."멋대로 결정하고 내 탓을 해?강한서한테 얘기할 거면 나한테 얘기하는 게 낫지. 강한서가 얼마나 독하고 민감한데 처음 보는 사람을 집에 들여 생활 패턴을 바꾸겠어?곰곰이 생각하던 유현진은 차라리 강한서가 독하게 유상수를 거절하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휴대폰을 강한서에게 넘기며 말했다. "우리 아빠가 당신한테 할 말 있으시대."강한서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전화를 받았다.유현진은 잠이 다깨어서 강한서의 독설을 기대했다.유상수의 말이 끝나자 강한서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내일 손님방 정리하라고 할게요."유현진은 뻥 져 있었다.강한서가 통화를 종료한 뒤, 유현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겠다고 했어?"강한서는 휴대폰을 넘겨주며 말했다. "당신 아빠가 그렇게까지 얘기하는데 내가 어떻게 거절해?"개뿔!거절 못 해? 예전에는 잘만 하더니, 벌써 잊은 거야?강한서 이 자식 약 먹었어?'유현진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당신이 오라고 했으니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내 탓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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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마침 유현진은 며칠 동안 촬영 스케줄이 없었는데 유상수는 귀신같이 기회를 잡았다.다음 날 아침. "사모님, 안녕하세요!" 계단을 내려가던 그녀는 깜짝 놀라서 다리가 후덜덜 떨려왔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가정부들이 몇 명 보였다.거실과 유리창, 그리고 웨딩 사진까지 아주 깨끗하게 닦여져 있었다.모든 게 새것처럼 되어있었다. 마치 그들의 신혼 때처럼 말이다.강한서 왜 안 하던 짓을 하지?아빠의 요구를 들어주는가 하면 심지어 손님방을 다 정리하라고 시킨 듯하네.그래 뭐, 알아서 하겠지. 난 편히 있으면 되는 거야.'차 한 잔을 따르고 있는데 강한서가 나타났다.그는 슈트 차림에 머리에 왁스까지 바르고 옷깃을 정리하며 내려왔다.강한서는 비율이 좋았다. 187센티의 키에 다리만 115센티이니 슈트를 입고 서 있으면 모델 저리가라이다.유현진은 강한서의 후덜덜한 비율을 감상하며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이제 출근해?"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보고는 말했다. "출근 안 해."출근도 안 하면서 왜 저렇게 입었대?'유현진이 묻기도 전에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예쁜 옷 갈아입고 나와. 차에서 기다릴게."유현진은 멈칫하며 물었다. "어디가?""당신 아빠가 증조할아버지 모시러 가래."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모시고 온다고 그랬잖아? 근데 왜 모시러 가라고 하는 거지?'유현진의 증조할아버지가 병원에 있는 사이에 유씨 가문 친척들이 많이 다녀갔었다. 그런데 하현주와는 관계가 안 좋다 보니 유현진도 몇 번 만나보지 못한 사이라 친척들은 유현진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했다.유현진도 그들과의 불필요한 만남이 달갑지 않았다.마지막으로 만났던 건 설날이었다. 유상수가 기어코 오라고 했지만 강한서는 유씨 가문을 싫어하다 보니 유현진은 혼자 다녀갔었다.유현진은 식사 자리에서 친척들이 자기를 보는 표정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유상수는 유씨 가문의 첫 대학생이다. 유상수가 성공한 후, 고향에 많은 돈을 지원해 길도 냈으니, 위신이 높았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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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러다 하현주는 사고로 눕게 되고 유현진은 강한서와 결혼했다. 누구도 명문대를 나온 유현진이 가정주부가 될 거라는걸 생각지도 못했다. 친척들은 그제야 운명을 바꿀 기회가 생긴 것이다.올해 유현진의 사촌 동생이 경민 대학교에 석사로 붙게 되었다. 경민 대학교는 한주시에서 태주 대학교 다음으로 유명한 명문대이다.설날 식사 중에 친척들은 아이들이 어릴 적 얘기를 하다가 유현진을 안주 삼아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유현진이 아무리 학생 때 공부를 잘했어도 지금은 가정주부라며 비꼬았다.그날 유현진은 화가 나서 배불렀다.이 진상들을 보니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유현진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강한서는 이미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한서는 평소에 잘 끌고 다니지 않던 링컨을 끌고 나왔다.눈치 빠른 민경하는 그녀의 생각을 읽고 다급히 해석했다. "차에 침대가 있으니, 노인이 타시기에 편해요."오~ 세심한데?'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보았다.이 세심함은 강한서 스타일이 아니지.'"빨리 타."강한서의 재촉에 유현진은 차에 탔다.차가 출발한 뒤에야 강한서가 물었다. "요즘 뭐 하고 있어?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던데.""촬영하고 있지. '법역' 인기 많은 거 몰라?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계속 촬영하기로 했어."법역' 얘기에 민경하가 관심을 보였다."우리 엄마도 요즘 그거 보시는데, 첫 번째 스토리를 보고 깜짝 놀랐대요. 특히 사모님 연기 부분에서. 엄마가 남자 배우 너무 잘 생겼다고 그러길래 내가 여자라고 그랬더니 안 믿는 거예요. 그러다 그다음 주 방송의 남자 배우를 보고 첫 회에 나온 배우보다 느낌이 별로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요즘은 인터넷도 할 줄 알아서 맨날 '법역' 인스타그램 계정에 댓글도 남겨요. 사모님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면서요. 타자도 잘할 줄 몰라서 얼마나 느린지 몰라요. 요즘은 방송국에 전화도 넣을 생각 하시던데요.""참 재미있는 분이네요." 유현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드라마도 아닌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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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한성은 국내 과학기술 영역의 핵심 파워로서 직원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 올해에는 국내 명문대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어 인재를 배양하고 있다.본 프로젝트는 선택된 명문대에 가서 강연도 필요했는데 유현아가 마침 프로젝트 모델 중 한 사람이었다.유현아가 다닌 대학교도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되었거니와 유현아는 인기 인플루언서라 대학생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있었다. 게다가 고아로부터 입양아로, 나중에는 한성의 일원이 되기까지 이야기는 많은 대학생에게 감동을 주었다.유현아와 이 집 아들은 같은 대학교를 졸업했다. 사실 경민 대학교보다 낮은 위치인데 유현아는 인턴도 거치지 않고 바로 한성에 들어가 이렇게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그녀의 둘째 작은어머니는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유씨 가문에서 그래도 현아가 제일 출세했네요. 미래가 창창하네요.""현아 어릴 때 그 장님이 현아 얼굴을 만져보고는 그랬잖아, 이 아이 관상이 참 좋다고. 그 말이 맞았던 거지.""장님이 뭘 안다고요, 아주버님이 잘 가르치신 덕분이죠.""형님이 현진이는 안 가르쳤겠어요? 그 계집애는 학교도 더 좋은 데 갔잖아. 형수님이 그렇게 자랑하더니, 결국 어떻게 됐어? 연기를 배우지 않나, 졸업하고 결혼부터 하지 않나, 죽 쒀서 개 줬지.""현진이 요즘 티브이에 나오던데요. 아이고, 말도 말아요. 남잔지, 여잔지 구별도 안 돼요. 걔 시어머니 부자라면서요? 왜 며느리를 방송에 내보내요?""결국은 자기 돈이 아니잖아. 어떻게 속 편하게 쓰겠어. 어제 형님이 그러는데 할아버지를 현진이한테 보내려고 하니 현진이가 아주 질색하더래. 그게 다 결정권이 없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졸업하고 결혼부터 할 거면 왜 명문대에 다녔대요? 현아 보세요. 대기업에 들어갔으니, 앞으로 결혼해도 시댁 눈치 볼 필요 없을 거잖아요."유현아는 기분이 흐뭇했다.분명 유상수에게 아부하는 말인 것을 알면서도 유현아는 기분이 좋았다. 하현주가 사고 나기 전에는 이런 칭찬은 사실 다 유현진의 몫이었다.유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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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아이는 바로 달려 들어가 높은 소리로 말했다. "현진 언니 왔어요! 현진 언니 왔어요!"둘째 작은어머니는 유지혜의 흥분 된 모습을 보며 한마디 했다. "얘가 정말! 오면 왔지 뭘 그렇게 큰 소리야? 처음 봐?"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한서가 유현진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순식간에 사람들은 얼음이 되어버렸다할아버님을 모셔다드린다더니 유현진이 왜 직접 온 거지? 그것도 남편까지 데리고?'강한서는 한 번도 유씨 가문의 모임에 참석한 적이 없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도 신미정은 유씨 가문에는 지방 사람들이 많아 자기의 얼굴에 먹칠할까 봐 아예 초대하지 않았다.그래서 대부분 강한서와는 초면이다.비록 겉으로는 유현진을 돈 많은 남자를 물어 결혼한 앙큼한 년이라 욕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부러웠다.한주 강씨 가문은 보통 사람이 쳐다보지도 못하는 집안이다.아까 누가 유현진이 집안에서 결정권이 없다고 그랬더라? '강한서의 등장은 많은 사람을 뻘쭘하게 만들었다.안색이 제일 어두운 사람은 유현아다. 하지만 유현아는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언니, 형부. 어떻게 오셨어요?"유현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한서가 말했다. "우리 와이프가 워낙에 가정을 중시해서 말이야. 증조할아버지가 퇴원한 지도 얼마 안 됐고, 앉아서 오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해 특별히 나한테 침대가 있는 차를 가져가자고 하더군."유현아는 기분이 언짢았다.유현진의 예상 밖의 상황에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이 자식, 날 위해 나서는 거야?'유현아는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강한서는 비록 무덤덤하게 말했지만, 말속에는 그들을 향한 조소가 섞여 있었다. 굳이 '가정을 중시한다'라는 말을 꺼낸 거로 보아서는 아까 그들의 말에 반격하는 거나 다름없었다."역시 현진이는 생각이 깊어." 유상수는 강한서의 등장에 기분이 좋아져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빨리 들어와 앉게.""장인 어르신." 강한서가 유상수를 불러세우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차에 물건이 좀 많아서요. 물건 내려줄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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