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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강한서는 술버릇이 이랬다.

다른 사람들은 술에 취하면 잠을 자거나 주정을 부리거나 하지만 강한서는 술만 마시면 생각이 멈춘 듯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 이미 인사불성이었다.

강한서의 주량은 친한 친구들만 알고 있는 사실이다. 비즈니스 술자리에서 강한서는 대부분 술을 피하거나 민경하가 대신 마시기도 했다.

아니면 이 주량으로 취한 틈을 타서 회사를 팔아먹어도 모를 것이다.

"누구야?"

강한서는 태양혈을 꾹 누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술 먹고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거야?'

그녀는 능청스럽게 강한서를 놀려먹기 시작했다. "너 이 자식, 엄마도 못 알아보는 거야?"

"엄마?"

"그래~"

'어디서 아들놈이 떨어졌네!'

유현진은 강한서를 놀려줄 생각에 휴대폰을 꺼내 증거 영상을 찍으려 했지만 시작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강한서가 그녀의 팔목을 잡으며 말했다. "유현진?"

'아씨!

벌써 깼어?'

유현진은 머리를 들어 강한서를 보았다. 분명 아까와 같은 표정인 거로 보아 정신을 차린 건 아니다.

"머리 아파."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머리를 푹 숙이고는 유현진의 손을 들어 자기의 이마에 올려놓았다.

유현진은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술에 취한 강한서는 왜 이렇게 착한 거야?"

"취했으니 머리 아프지."

유현진은 애써 손을 빼보려 했지만 그럴수록 강한서는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아니, 너 때문에 화나서 아파."

강한서는 진지했다.

유현진은 입꼬리를 실룩이며 말했다. "내가 그런 힘이 있었어?"

강한서는 두 눈을 감고 갈라진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날 자꾸 짜증 나게 해... 이혼도, 다툼도, 그리고 내 말을 씹을 때 제일 짜증 나."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나지막하게 물었다. "당신 말을 씹는 게 왜 짜증 나?"

강한서는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현진은 머리를 숙여 강한서를 바라보았다. 강한서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 쉬었다. '왜 신경 쓰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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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하트 펜션

송민영은 짜증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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