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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남주는 여러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조태일이고 여주도 유명한 지연서이다. 보기에는 동안이지만 사람들에게 중후한 느낌을 주었다.

노안이라는 말이 아니라 그 눈동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듯했다. 세상 풍파를 겪어보았지만, 희망에 찬 눈빛이라고 해야 할까.

어떻게 말로 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촬영 진도가 빨라졌다.

제작진 중 누군가 말하기를 내년에는 정책으로 인해 사극 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니, 차이현은 한가위 전후에 첫 방을 내보내기 위해 속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진도가 늦어지면 방영 시간이 언제로 잡힐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트렌드도 바뀌기 마련이다.

유현진은 파트가 많지 않았지만, 촬영 순서가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항상 대기하다가 언제 필요하면 언제 달려와서 촬영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머리에 달린 장신구의 무게만 빼면 별다른 불편한 점은 없었다.

차이현이 픽한 배우들은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성실하게 촬영에 임했다.

유현진은 대사를 잘 치지만 표정 방면에서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다행히도 차이현은 지도를 잘했고 유현진은 그 지도를 잘 받아들였기에 그녀는 날이 갈수록 연기 실력이 늘었다.

요즘 유현진은 촬영으로 인해 분주해지자 강한서는 마음이 복잡했다.

매일 강한서보다 일찍 기상하고 강한서보다 늦게 집에 들어오니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가끔 한밤중에 집에 들어오는 그녀와 마주치기는 했지만, 매번 하품을 해대며 샤워실로 들어가는 바람에 강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이날 밤, 유현진은 9시가 훨씬 넘어서야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더니 침대에 바로 누워버렸다.

예전과 같으면 잠들기 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는데 이젠 휴대폰도 보지 않는다.

강한서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랍에서 이어폰과 안대를 꺼내서 청각과 시각을 아예 봉쇄해 버렸다.

이 자식은 맨날 11시가 넘어서도 침대에 오르지 않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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