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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둘째 작은어머니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 그게 아니라."

강한서의 시선은 둘째 작은어머니를 향했다. "그럼 무슨 뜻이죠? 확실하게 얘기해 주세요. 우리 집사람 어린 나이에 나한테 시집와서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식사 준비도 하고 내가 집일에 신경 쓰지 않고 회사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내조해 주고 있어요. 그런데 왜 웃음거리가 됐죠?"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강한서는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도리어 옆에 있던 유현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 하루 종일 늦잠.

식사 준비 = 먹을 수 없는 요리.

내조 = 강한서의 카드로 쇼핑.

강한서 처에서 보면 내가 이혼을 얘기하는 게 그렇긴 하네.'

둘째 작은어머니는 얼굴이 뻘게져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넷째 작은어머니는 입꼬리를 올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잘난 척하더니. 쌤통이네!'

결국 유상수가 중재에 나섰다. "나이가 얼만데 말을 함부로 해, 애들 웃겠어!"

둘째 작은어머니는 그제야 표정 관리를 했다.

이내 유현아가 어르신을 부축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어르신은 연세가 근 아흔이지만 나이에 비해 몸이 튼튼했다. 그저 허리가 구부정하고 얼굴에 주름이 많을 뿐이지 옷도 새 옷이라 깔끔하고 멀쩡해 보였다.

어르신은 모두를 한번 둘러보다가 강한서에게서 시선이 멈추더니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

유상수가 어르신을 부축하려고 하자 어르신은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유상수는 강한서를 소개했다. "할아버지, 이쪽은 내 사위 강한서에요. 전에 사진 보여드렸던 적이 있어요."

유상수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크게 말했다. 어르신은 청력이 좋지 않아 목소리가 낮으면 잘 듣지 못한다.

"나이는?"

어르신이 물었다.

강한서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서른이에요."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른에 장가를 가? 어디 문제라도 있는 거야?"

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

어르신의 말에 모두 손에 땀을 쥐었다.

유현진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았다. 하지만 강한서는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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