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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강한서도 이를 보아내고는 물었다.

"맛이 없어?"

"아니, 엄청 맛있어."

강한서가 어쩌다가 한 번 사람 노릇을 했는데 유현진도 그 마음을 거절하고 싶진 않았지만 배가 너무 불렀던 탓에 낮은 목소리로

"그냥 배가 안 고파."

강한서는 이를 믿지 않았다.

"배가 너무 고파서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내 앞에서 허겁지겁 먹는게 수치스러워?"

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입을 다물자 강한서의 얼굴색이 밝아지며

"당신이 취했을때, 내가 당신이 화장실에서 한 짓도 봤었는데, 고작 먹는 모습을 봤다고 정 떨어질까봐?"

유현진은 입꼬리가 떨렸다.

"밥 먹을때 그런 더러운 얘기는 하지 말지?"

강한서는 이에

"이거 그 대사 아냐?"

유현진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원래도 못 먹는데 개 자식이 그녀가 전에 그한테 해줬던 썰을 푸니까 더욱더 식욕이 없었다.

그녀는 간신히 죽을 먹고는 물었다.

"증조 할아버지께선 어디 가셨어?"

"사람들과 도박하러 가셨어."

"뭐?"

유현진은 하마트면 뛰어오를뻔 했다.

"당신, 왜서 안 말렸어?"

강한서는 이에 태연하게 답했다.

"내가 보기엔 엄청 즐기시던데?"

"그래도 그렇지, 지면 어떡하려고?"

배위의 사람들은 억만장자는 아니라 해도 대부분은 백만장자쯤은 되였다. 여기 도박장의 칩은 비록 그들에겐 푼돈이였지만 일반인에겐 엄청난 돈이였기때문에 한 판 한 판에 거금이 오고갔다.

증조할아버지께선 한평생 자신의 동네에서만 생활했었기 때문에 아무리 큰 도박판이라 해봤자 평소 동네 어르신들과의 노름판에서 고작 몇백 몇천원만 따가거나 잃을게 뻔했다.

(이런 큰 돈이 오고가는 도박판을 증조할아버지께서 경험했을 리가 없지, 만약 진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하지만 강한서는 전혀 걱정하는 기색이 없었다.

"내가 보기엔 오늘 운이 좋으셔, 혹시 진다고 해도......"

그는 말을 잠깐 멈췄다가 유현진을 다시 바라보며

"당신 2000억통장에서 메꾸면 되겠네."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도박에서 지는건 사소한 일이였고 그녀가 진심으로 걱정하는건 증조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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