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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유현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이러면 저한테 유리하게 되잖아요. 제가 민영 씨가 잘 모르는 곡을 선택하면 어떡해요. 아무래도 그건 민영 씨한테 불공평할 것 같은데."

송민영이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가네.

송민영은 유현진이 피아노 칠 줄 모른다고 확신했다. 아니면 이렇게 연거푸 거절할 리 없다.

방금 전 유현진 때문에 망신당한 송민영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유현진이 거부하면 할 수록 송민영은 더 좋아라 그를 요청했다.

"현진 씨가 곡을 골라요. 저는 어떤 곡이더라도 박자를 따라갈 수 있어요. 강 대표도 현진 씨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기대할 거 아니에요?"

유현진은 강한서를 쳐다보면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

"가?"

강한서는 유현진을 흘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맘대로!"

강한서의 태도에 유현진은 조금 실망했다.

"그럼 다녀올게."

유현진이 송민영과 함께 멀어지자 한성우가 입을 열었다.

"송민영은 피아노 7급이라 일반 곡들은 다 괜찮게 칠 텐데, 현진 씨 괜찮겠어?"

강한서는 유현진이 마시던 생수병을 열어 한모금 마시고 답했다.

"기껏해야 체면이 깍이겠지. 어차피 습관이 됐을 거야."

한성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송민영은 유현진에게 악보를 건넸다.

"현진 씨가 골라봐요."

악보를 펼쳐 보던 유현진이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말했다.

"이걸로 해요."

송민영이 보자 <크로아티아 광시곡>이었다.

이 곡은 난도가 있는 곡이었다. 화음 속도가 빠르거니와 다섯 손가락이 서로 다른 힘으로 건반을 눌러야 하기에 제대로 연주하려면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했다.

송민영도 연습해 본 적 있었지만, 힘이 부족해서 고조되는 부분에서 원곡이 가져다 주는 기세를 충분히 표현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유현진을 상대로 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두 사람 모두 피아니스트가 아니고, 더욱이 곡을 유현진이 스스로 골랐기에 치지 못하는 사람이 창피할 거라 생각했다.

"현진 씨, 확실히 이 곡으로 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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