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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러다 하현주는 사고로 눕게 되고 유현진은 강한서와 결혼했다. 누구도 명문대를 나온 유현진이 가정주부가 될 거라는걸 생각지도 못했다. 친척들은 그제야 운명을 바꿀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올해 유현진의 사촌 동생이 경민 대학교에 석사로 붙게 되었다. 경민 대학교는 한주시에서 태주 대학교 다음으로 유명한 명문대이다.

설날 식사 중에 친척들은 아이들이 어릴 적 얘기를 하다가 유현진을 안주 삼아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유현진이 아무리 학생 때 공부를 잘했어도 지금은 가정주부라며 비꼬았다.

그날 유현진은 화가 나서 배불렀다.

이 진상들을 보니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유현진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강한서는 이미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한서는 평소에 잘 끌고 다니지 않던 링컨을 끌고 나왔다.

눈치 빠른 민경하는 그녀의 생각을 읽고 다급히 해석했다. "차에 침대가 있으니, 노인이 타시기에 편해요."

오~ 세심한데?'

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보았다.

이 세심함은 강한서 스타일이 아니지.'

"빨리 타."

강한서의 재촉에 유현진은 차에 탔다.

차가 출발한 뒤에야 강한서가 물었다. "요즘 뭐 하고 있어?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던데."

"촬영하고 있지. '법역' 인기 많은 거 몰라?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계속 촬영하기로 했어."

법역' 얘기에 민경하가 관심을 보였다.

"우리 엄마도 요즘 그거 보시는데, 첫 번째 스토리를 보고 깜짝 놀랐대요. 특히 사모님 연기 부분에서. 엄마가 남자 배우 너무 잘 생겼다고 그러길래 내가 여자라고 그랬더니 안 믿는 거예요. 그러다 그다음 주 방송의 남자 배우를 보고 첫 회에 나온 배우보다 느낌이 별로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요즘은 인터넷도 할 줄 알아서 맨날 '법역' 인스타그램 계정에 댓글도 남겨요. 사모님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면서요. 타자도 잘할 줄 몰라서 얼마나 느린지 몰라요. 요즘은 방송국에 전화도 넣을 생각 하시던데요."

"참 재미있는 분이네요." 유현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드라마도 아닌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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