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2299 챕터

제291화

그리고는 또 다른 주머니에서 칩을 꺼냈다, 또 그리고 바지 주머니, 심지어는 셔츠 안쪽 주머니에서도 칩이 나왔다.유현진은 마치 도라에몽을 보는듯한 착각을 느꼈다, 계속해서 숨겨놓은 칩을 꺼내고 있었다. 칩은 탁자위에서 산을 이루고 있었다.유현진은 눈앞의 광경이 믿기질 않았다.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서 강한서를 바라봤다. 하지만 강한서는 태연한 태도로"내가 말했잖아, 운이 좋으시다고."(운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한 번도 져본적이 없는게 아니야?)탁자위의 칩은 테이블 차지랑 딜러한테 주는 팁을 제외해서 계산한 결과 3억 4000만원을 땄다.유현진은 갑자기 눈가가 뜨거워났다, 이 정도는 그녀가 연기를 해서 번 돈보다 훨씬 많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증조할아버지랑 같이 도박하는건데!유현진은 증조할아버지의 돈 따는 비법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여태까지 어떻게 돈을 딸수 있었냐고 물었다.이에 증조할아버지는"젊은이는 착실하게 살아야 되지 이런 쪽으로 돈을 벌려고 하면 안돼.""근데 할아버지께선 계속 돈을 거셨잖아요."증조할아버지는 당당하게"만약에 돈을 잃었다고 해도 집에 있는 땅으로 얼마든지 죽기전까진 먹고 살수 있지 않나. 하지만 너희들은 다르지, 이런것에 손 대면 그때부터 패가망신하는 길로 들수밖에 없지. 도박장에서 번 돈을 누가 그리 쉽게 내줄까?"유현진은 이에 할말을 잃었다.비록 말 한마디 한마디 모두 도리가 있었지만 그녀는 증조할아버지가 말한 교훈이 약간은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강한서를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혹시 할아버지께서 사기를 친게 아닐까?"강한서는 머리를 끄덕였다."가능성 있어.""그럼 어떡해?"강한서는 그녀는 한번 보고는"당신이 딜러한테 말해봐, CCTV 한 번 돌려봐서 확인해보라고. 정 아니면 어르신을 보내는건 어때? 그 정도 년세면 몇날 안가서 풀어나실거야."유현진의 입꼬리가 떨렸다."내가 바보야?"유람선 안에서 벌어지는 도박판은 원래도 불법이였기에 만약 진짜로 속임수를 썼다 한들 사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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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그 "법역" 이라는 프로그램이죠? 제 아이도 하교하자마자 TV앞에 앉아서 그 프로그램을 봤죠. 듣기론 학교에서 내준 독후감 숙제라나? 저도 아이랑 함께 몇화정도 봤었는데 주위에서 말하지 않았다면 현진씨를 몰라뵐뻔 했네요."비록 이런 칭찬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법역" 의 흥행은 진짜였다.유현진은 웃으며 답했다."저는 고여정씨한테 도움을 준것 뿐이예요, 사업단위에서 한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적당한 배우를 찾지못해서 제가 그나마 반반하게 생겨서 대신 출연한거예요, 대충 연기했는데 운이 좋았죠."반반하게 생겨서......이 말을 들은 사모님들을 할말을 잃었다.유현진의 미모는 반반하게 생겼다고 할게 아니라 신이 내린 축복을 받은듯한 외모였다.다행히도 강한서가 그녀와 결혼했길래 망정이지 아니면 다들 모두 조금이나마 위기감을 느꼈을것이다. 손짓 하나로 충분히 남자를 홀릴수 있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이였다.전 여사는 송민영을 힐끔 보고는 갑자기 웃으며 입을 열었다."기실 연기에 관한건 저희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배우들은 잘 아시지 않나요? 연기가 좋고 나쁨은 배우라면 알아낼수 있겠죠? 민영씨?"유현진은 전 여사를 흘겨보았다.(어째서 또 그녀를 거론하는거지? 강한서가 저번에 고작 푼돈을 딴걸 가지고 늘어지네, 뒤끝이 얼마나 긴거야?)송민영은 이에 상냥한 태도로 답했다."저도 그냥 밥 벌어 먹고 사는 정도예요, 그렇게 전문적이진 않아요.""민영씨 너무 겸손하시다, 민영씨가 전문적이지 않으면 연예계에서 그 누가 전문적이라고 말할수 있겠어요? 현진씨도 대충 연기한거라 했으니 민영씨도 몇마디 해주시죠, 저희도 궁금해요."전 여사는 말을 끝내고 미소를 지으며 유현진을 바라봤다."현진씨도 괜찮죠?"유현진은 속으로는 쌍욕을 퍼부었지만 표정관리는 그 누구보다 잘했다. 태연하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럼요, 저도 한 번 '전문가' 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네요."송민영은 이에"그럼 제가 두어마디 대담하게 해드릴게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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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연기부문의 상은 타지 못했었다. 만약 사적인 자리에서 말한다면 송민영은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그녀는 원래도 연기파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 조회수는 동료 여배우들을 많이 앞질렀기에 평소에도 자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해서 자신감이 충족한 상태였다.하지만 유현진은 기어코 그녀의 아픈곳에 소금을 뿌렸다, 마침 이 상처는 그녀의 제일 아픈곳이였다.그녀가 반나절동안 입을 열지 않자 유현진은 눈썹을 움직이며 말했다."민영씨 어째서 말이 없나요, 받은 상이 너무 많아서 어떤걸 고를지 고민하는건가요?"송민영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저는 그런 억지 명예에 기대지 않아요, 관중들이 좋은게 좋은거죠. 평심원들은 연기에 대한 견해가 저마다 다 달라서 받은 상으로 한 사람의 연기를 평가하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오호."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도리어 평심원들의 평가는 엄격하다고 생각하고있고 다들 업계에서 어느정도의 성과를 이룩했던 사람들이기에 남들을 평가할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한 사람의 연기가 업계 전문가의 인정도 받지 못한다면 큰 확률로 연기를 못하는게 틀림 없어요. 연기를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사람의 연기의 좋고나쁨을 판단할수 있겠어요. 실로 창피한거죠."송민영은 낯빛이 파래지면서 오랫동안 한마디도 입밖에 내지 못했다.만약 그녀의 말이 직설적이라한다면 유현진은 직접 언급하지만 않았다뿐이지 면전에 대고 욕설을 퍼부은 격이였다.그리고 이 말 만큼은 반박하기가 어려웠다.유현진은 송민영의 일그러진 표정을 충분히 만끽한후 "아" 하더니 죄송하는듯이 말했다."민영씨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부러 한건 아니고 대화가 흘러가다보니......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건데, 민영씨 혹시 화나신거 아니죠?"그녀는 송민영이 한 말을 토 씨도 틀리지 않고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남 까내리는걸 누가 못해?송민영은 얼굴이 뻗뻗하게 굳어서 반나절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결국엔 전 여사가 입을 열었다."그냥 말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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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그래요, 뭔가 아쉬워요, 한 곡 더 해주세요!"게다가 어떤 사람은"천상의 하모니."이렇게 평가를 내렸다.유현진은 하마트면 참지 못하고 한마디 거들뻔 하였다.그녀는 목이 말라서 고개를 돌려 강한서의 손에 들려있는 물병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그의 옆에 도착한후 물었다."강대표, 손에 든 물 마실거야?"강한서는 그녀를 보고는"안 마셔.""그럼 내가 마실래."그녀는 말을 끝내고 바로 그의 손에서 물병을 낚아채서 제 마음대로 마시기 시작했다.강한서는 그녀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다.송민영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찬사를 맘껏 즐긴후 가볍게 웃으며"오늘은 한주시의 비지니스 파티이기때문에 여러분들이야말로 주인공입니다. 제가 여기에서 모든 이목을 끄는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맞다, 이러면 어떨까요? 한 명의 사모님을 대표로 합주를 하는거말이예요, 저랑 함께 연주하고 싶으신 사모님 계신가요?"사모님들은 너도나도 서로를 바라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사실 다들 피아노를 칠줄 모르는건 아니였다, 사모님들중 적지 않은 사람이 명문가 출신으로 피아노를 조금씩은 칠줄 알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오랫동안 피아노를 건드리지 않았던 탓에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다.그리고 송민영과 같이 합주를 한다면, 송민영의 젊음을 떠나서 외모도 수려했기에 사모님들이 제 아무리 관리를 빡세게 했다해도 그 나이차이는 숨길수 없었다. 이런 자리에서 그 누구도 자신이 스타와 비교당하는걸 원치 않았다.그래서 다들 이 자리를 남한테 떠넘기기에 급급했다."현진씨가 올라가는 건 어때요?"전 여사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칼날은 유현진을 향했다."여기에서 현진씨가 가장 젊으니까 대표로 나가서 연주하는게 어때요?"다행히도 물을 이미 넘긴 상태였기에 하마트면 전 여사 얼굴에 뿜을수도 있었다.전 여사가 입을 열자 다른 사모님들도 이에 순응하며"그래요, 현진씨가 가장 젊고 기억력도 좋고 반응도 빠르니까요.""현진씨, 저희들의 대표로 저희들 체면을 살려주세요.""현진씨는 제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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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유현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이러면 저한테 유리하게 되잖아요. 제가 민영 씨가 잘 모르는 곡을 선택하면 어떡해요. 아무래도 그건 민영 씨한테 불공평할 것 같은데."송민영이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미꾸라지처럼 잘도 빠져나가네.송민영은 유현진이 피아노 칠 줄 모른다고 확신했다. 아니면 이렇게 연거푸 거절할 리 없다.방금 전 유현진 때문에 망신당한 송민영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유현진이 거부하면 할 수록 송민영은 더 좋아라 그를 요청했다."현진 씨가 곡을 골라요. 저는 어떤 곡이더라도 박자를 따라갈 수 있어요. 강 대표도 현진 씨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기대할 거 아니에요?"유현진은 강한서를 쳐다보면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가?"강한서는 유현진을 흘끔 쳐다보더니 말했다."맘대로!"강한서의 태도에 유현진은 조금 실망했다."그럼 다녀올게."유현진이 송민영과 함께 멀어지자 한성우가 입을 열었다."송민영은 피아노 7급이라 일반 곡들은 다 괜찮게 칠 텐데, 현진 씨 괜찮겠어?"강한서는 유현진이 마시던 생수병을 열어 한모금 마시고 답했다."기껏해야 체면이 깍이겠지. 어차피 습관이 됐을 거야."한성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송민영은 유현진에게 악보를 건넸다."현진 씨가 골라봐요."악보를 펼쳐 보던 유현진이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말했다."이걸로 해요."송민영이 보자 이었다.이 곡은 난도가 있는 곡이었다. 화음 속도가 빠르거니와 다섯 손가락이 서로 다른 힘으로 건반을 눌러야 하기에 제대로 연주하려면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했다.송민영도 연습해 본 적 있었지만, 힘이 부족해서 고조되는 부분에서 원곡이 가져다 주는 기세를 충분히 표현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그는 유현진을 상대로 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두 사람 모두 피아니스트가 아니고, 더욱이 곡을 유현진이 스스로 골랐기에 치지 못하는 사람이 창피할 거라 생각했다."현진 씨, 확실히 이 곡으로 할 건가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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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저 물소리와 피아노 소리면 귓전에 울렸다.유현진은 송민영처럼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았고, 추위를 타는지라 치마 밖에 흰 외투를 걸쳤다.그리고 머리는 간단하게 포니테일 하고, 고개를 숙여 피아노를 칠 때마다 이마 앞 잔머리가 살랑살랑 날렸다. 거기에 입술을 살짝 깨무니 세속을 벗어난 것만 같은 청초함에 더없이 아름다웠다.이 모습을 지긋이 쳐다보던 주강운은 저도 모르게 술잔을 든 손에 힘을 주었다.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한강운을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그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이러한 대사가 떠올랐다.과인이 아직 놀랄 일이 더 남았나?그중 강한서만 담담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유현진이 곡을 선택한 것은 확실히 송민영한테 불공평했다.그는 집에 있는 피아노로 매번 이 곡을 연습했다.맨 처음에 칠 때에는 그도 송민영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매번 같을 곡을 치다 보니, 처음에는 듣기 거북하던 곡이 차츰 나아지면서 나중에는 훌륭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이 곡을 숙지하고 나서도 피아노방만 가면 이 곡을 쳤다.나중에 강한서가 듣다 못해 유현진에게 어째서 한 곡만 계속 치냐고 물었다.유현진의 답은 심플했다. 이 곡이 뽐내기에 가장 좋아서.그러니 오늘 드디어 뽐내기에 성공했다.강한서가 그런 유현진을 보고 피아노 연주에 대한 태도가 올바르지 않다고 하자, 유현진은 되레 엄청 진지한 태도로 답했다. 자신은 모든 피아노곡을 익힐 필요가 없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악할 정도의 곡만 능수능란하게 연주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이다.유현진은 재주는 많지 않지만 이상한 논리만은 가득하다.강한서가 예전의 일을 떠올리면서 입술을 말아올렸다.맨 마지막 음을 마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유현진의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그의 말대도 듣는 사람들이 경악하고 있었다. 피아노를 십여 년 간 쳐 온 사람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에 반해 송민영은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 전의 자신만만하던 태도는 온데간데 사라졌다.유현진은 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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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다음에요. 제가 오늘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요."송민영이 애써 웃으면서 완곡하게 거절했다.그러자 유현진이 응했다."아쉽네요."입으로는 아쉽다고 말하면서 표정은 전혀 아쉬운 표정이 아니었다.자리에 더 머물러봤자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송민명은 옷을 갈아입겠다는 핑계로 자리를 떴다."쯧쯧"유현진이 속으로 유감을 표했다. 기회를 주는데도 받지 못하다니 참으로 안됐어. 만약 한 곡만 더 연주하면 입장이 완전히 바뀔텐데.유현진이 가벼운 걸음으로 강한서 옆으로 돌아오자 옆에 있던 한성우가 가까이에 와서 엄지척 하면서 찬사를 한바탕 늘어놓았다."형수님! 대단하신데요! 피아노를 이렇게 잘 칠 줄 몰랐어요."유현진은 잘난 척에 성공을 한번 하자 허풍도 거침없이 떨었다."사실 오래 연습하지 않아서 많이 생소해졌어요.""그런데도 이렇게 잘 친다고요? 대체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하길래 이렇게 연주를 잘해요?"유현진은 급히 손을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했다."그럭저럭이죠.""형수님 그러면 를 연주할 수 있어요?""그거 보다 훨씬 쉬운 곡인데.""콜록 콜록----"강한서가 옆에서 헛기침을 하면서 유현진을 흘끔 쳐다봤다.그런데 허풍 치는 데 재미를 들인 유현진이 언제 강한서가 주는 힌트를 캐치할 새가 있겠는가? 유현진이 답했다."그건 입문곡이죠.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이면 다 연주할 수 있죠."그러자 한성우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그럼 가서 를 연주해줘요. 방금 전에 마음에 드는 여자분을 발견했는데, 형수님이 그 곡을 연주해주면 제가 그 여자분한테 가서 같이 탱고를 추자고 해볼게요."유현진......유현진은 헛기침을 했다."저기 바이올린도 있잖아요. 그 곡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면 듣기 더 좋아요.""여기 형수님보다 더 멋진 연주를 보여줄 사람이 어디 있다고. 형수님! 저의 솔로 탈출 여부는 형수님에게 달렸어요."유현진......멋진 연주긴......포르우나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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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몇몇 사장님이 강한서를 찾아와 얘기를 나누자 유현진은 증조할아버지를 찾으러 수영장 쪽으로 걸어갔다.이 노인네는 절대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방금 전 카지노에서 돈을 싹쓸이하더니, 지금은 수영장에서 젊은이들과 숨을 참기 시합을 하고 있다.유현진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한 차례 이기고 나서 진 젊은이들을 상대로 딱밤을 때리고 있었다.유현진......유현진이 옆에서 믿기 어려운 표정으로 민경하에게 물었다."얼마 동안 참으셨어요?""삼심 몇 초요."유현진???"삼심 몇 초를 참고 이겼다고요?"사무실에 앉아만 있는 이 남자들 대체 얼마나 약했으면......민경하가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어르신이 자기소개할 때 강 대표님 증조할아버지라고 소개했어요."유현진......그러니까 이긴 게 아니라, 강한서의 증조할아버지라는 명분으로 타인이 봐주도록 했다는 거네?유현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정작 증조할아버지 본인은 전혀 자신이 불명예스러운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엄청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진짜 늙으면 애가 된다는 옛말 그른 데 없다.증조할아버지는 크루즈에 올라타고 나서부터 줄곧 젊은이들을 놀려먹는 재미에 홀딱 빠져 있더니 드디어 졸린 기색을 보였다.유현진은 증조할아버지를 방으로 모셨다. 증조할아버지는 여전히 미련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밤에 뷔페가 있는데."어느 때인데, 아직도 음식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니.유현진이 말했다."제가 사람을 시켜 음식을 남기라고 할게요.""네가 말하면 사람들이 들어?""한서 씨가 말하면 들어요."증조할아버지는 드디어 자신의 증손녀 사위의 좋은 점을 발견했다. 그러더니 마지못해 답했다."그 놈 쓸 만한 구석은 있구나."유현진은 그제야 자신이 양심이 없는 게 증조할아버지로부터 유전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여태껏 강한서의 이름을 팔아먹었으면서 이러고 있다.증조할아버지는 엄청 피곤한 모양이다. 어제 크로즈를 탄다는 말을 듣고 나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오늘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있었다.유현진은 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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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유현진은 송민영이 이 정도로 이성을 잃을 줄은 몰랐다. 다행히 반응이 빨라 이내 가드레일을 붙잡아서 망정이지 아니면 송민영과 함께 물에 빠질 뻔했다. 그런데 송민영은 괴력으로 유현진을 붙잡고 물에 함께 빠지려고 안간힘을 썼다. 갈수록 송민영의 힘을 당해내기 어려워지자 유현진은 급한 김에 송민영을 발로 찼다. 너나 빠져!그렇게 송민영은 질겁하는 표정으로 물에 빠졌다.그러자 뒤에서 전 여사의 외침이 들려왔다."사람 살려요! 여기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그 소리에 갑판 위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누가 물에 빠졌어?""송민영 씨가 빠졌나봐.""정말? 갑자기 멀쩡하던 사람이 어떻게 물에 빠져?""전 여사 말로는 자신이 송민영 씨와 유현진 씨가 다투는 모습을 목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나?""그 말은 유현진 씨가 밀었다는 거야?""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크루즈 위에는 갑자기 이 사건을 둘러싼 의견들이 분분했다.그러다가 강한서를 보자 다들 입을 꾹 다물었다.강한서가 사람들의 틈 사이로 들어오자 유현진이 가드레일 옆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무표정으로 구조인원들이 송민영을 구명선 위로 끌어 올리는 것을 바라보았다.강한서가 입술을 깨물먼서 앞으로 다가가 유현진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유현진은 멍하니 강한서를 쳐다보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바닷물은 엄청 찼다. 송민영은 물에 잠기지는 않았지만 몸이 꽁꽁 얼었을 것이다.송민영은 주목을 받기 위해 4월의 날씨에 그저 레이스 한 겹을 걸친 옷차림이었다. 그런데 물에 빠졌으니 옷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바디라인이 있는 그대로 드러났다. 현장에 있던 남자들은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시선은 계속하여 송민영을 향해 흘끔거렸다.이때 주강운이 외투를 벗어서 앞으로 다가가 송민영에게 걸쳐 주었다.눈시울이 빨개진 송민영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의사선생님이 와서 검사를 해보더니 다른 이상은 없고 그저 많이 놀랐다고 했다.의사선생님이 떠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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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번거롭게 약까지 가져다 주시고."말은 그렇게 했지만 유현진은 주강운을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그는 소파 위에 놓았던 옷을 한데 몰려 놓고는 주강운더러 앉으라고 하였다."강운 씨 따뜻한 물 드릴까요?"주강운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유현진은 따뜻한 물 한 잔을 주강운에게 건네주었다.주강운은 비닐봉투를 벌려 안에 있는 연고를 꺼내 유현진에게 건네면서 말했다."우선 상처에 발라요."유현진은 연고를 건네받고 웃으면서 고맙다고 전하고는 바로 뚜껑을 열어 연고를 손목에 바르기 시작했다.주강운은 방 안을 한번 훑어보더니 물었다."한서는요?"유현진이 동작을 멈칫하더니 답했다."모르겠어요."방금 전 경호원들이 송민영을 방까지 호송할 때 송민영이 강한서를 붙들고 몇 마디 하더니 송민영이 방으로 돌아가자마자 강한서도 뒤따라 나갔다.어딜 가긴 어딜 가? 송민영 찾으러 갔겠지! 유현진이 옷소매를 올리자 팔 안쪽 피부 한군데가 다른 데에 비해 피부색이 어두웠고 매끄럽지 않았다.주강운은 그 한군데 피부를 한참 지켜보다가 물었다."팔 안쪽 조금 어두운 피부는 어떻게 된 거예요?""이거요? 화상 흉터에요."말하고 나니 주강운의 화상이 떠올랐다. 유현진은 멈칫했다. 주강운의 화상에 비하면 자신의 화상은 아무것도 아니기에 화상 화제는 더이상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주강운 본인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이어 물었다."어떻게 화상을 입을 거예요?"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일이라 유현진은 있는 그대로 답했다."몇 년 전에 엄마와 제가 차사고를 당했어요. 당시 엄마는 엄청 심하게 다쳐서 여태 병원에서 혼미상태로 누워 있어요. 저는 조금 경하게 다쳤고요. 이 흉터도 그때 남은 거예요."유현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실은 그때 사고를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날은 유현진이 학교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유상수가 운전기사를 보내 유현진을 학교까지 바래다 주기로 했는데, 갑자기 기사님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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