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필요할 거다. 지훈이는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X에게 빨리해달라고 전해주길 바란다.”수지는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전 꼭 반지훈 씨를 구할 거예요.”수지는 병실로 들어갔다. 반지훈은 침대에 기대어 잡지를 읽고 있었는데 준수한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없었다.반지훈은 책을 펼치면서 시선 한 번 들지 않고 말했다.“살 방법이 없나 보네요.”“그럴 리가요?”수지는 침대 옆에 서서 입술을 깨물었다.“전 꼭 당신을 구할 거예요.”반지훈이 정말 죽을까?아니, 사실 그녀는 당시 반지훈을 공격할 생각이 없었고, 총으로 반지훈을 겨느리는 순간 후회했다.그녀는 빌어먹을 강성연에게 총을 쏠 생각이었으니 말이다.모두 강성연 때문이었다. 강성연이 없었다면 반지훈이 그녀를 대신해 총에 맞았을 리가 없었고 감염됐을 리도 없었다.페이지를 넘기던 반지훈이 잠깐 멈추면서 미간을 구겼다.“수지 씨는 절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 같네요.”그 말에 수지는 얼어붙었다.반지훈은 잡지를 닫고 고개를 들어 수지의 시선을 마주했다. 수지의 눈빛이 잠깐 빛났고 그녀는 찔리는지 시선을 피하며 웃었다.“사실 전 당신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어요. 반지훈 씨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는 걸 바라지 않아요.”“그래요?”그는 시선을 거두고 잡지를 탁자 위에 내려두더니 그녀를 보며 웃었다.“그럼 수지 씨가 절 구해주길 기대할게요.”수지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만약 반지훈이 그때 그녀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다면, 그녀를 그렇게 혐오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지금 수지고, 더 이상 서영유가 될 수 없었다.반지훈은 그녀를 살펴보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수지 씨가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어떨지 모르겠네요.”수지는 살짝 놀랐다. 그녀가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는 수지 같아 보이지 않을까 걱정돼서였고 혹시나 키때문에 다른 것을 들킬까 봐 두려워서였다.하지만 반지훈은 수지를 몰랐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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