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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전화 건너편의 사람이 뭐라고 하자 수지가 대답했다.

“아리 씨는 레겔 씨를 도울 생각이 없었어요. 오직 저만이 도울 수 있어요. 제가 X에게 있는 항체를 손에 넣어 반지훈을 구한다면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이제는 당신들이 이 거래를 할지 말지에 달려있어요.”

수지는 전화를 끊은 뒤 고개도 돌리지 않고 복도를 떠났다. 복도에서 나온 지윤은 병실로 들어가는 사람을 서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강성연은 차 안에 앉아서 차창을 반쯤 내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윤이 병원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자 강성연이 물었다.

“수지 씨는 아직 떠나지 않은 건가요?”

“네.”

지윤이 대답했다.

강성연은 시선을 내렸다. 비록 반지훈이 일부러 수지에게 관심 있는 척 보여 수지가 자신에게 기회가 있다고 착각하게 할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설마 반지훈의 곁에 착 달라붙어 떠나지 않으려는 것일까? 여자와 남자가 단둘이 병실에 있다니, 혹시나 수지가 참지 못하고 달려든다면 지금 반지훈의 상태에 그녀를 밀어낼 수 있을까?

스스로 괴로움을 자초한 꼴이었다.

“아가씨, 수지 씨가 헨리 씨의 신분을 알아냈습니다.”

그 말에 강성연이 위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졌다.

“그녀가 어떻게 안 거죠?”

“조금 전 수지 씨가 레겔의 사람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녀는 헨리 씨가 X라면서 그의 손에 새로운 항체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항체를 얻을 생각인 듯합니다. 아마 내일쯤 움직일 것 같습니다.”

지윤의 말에 강성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윤을 그곳에 남긴 덕에 많은 것을 알아냈다.

수지는 X의 항체를 손에 넣을 생각인 듯했다. 어르신에게 내일이면 항체가 도착할 것이라고 자신감에 가득 차서 말한 이유가 있었다.

강성연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렇게 항체를 갖고 싶어 하는데 기회를 한 번 줘야겠네요.”

다음 날, 세관 검사.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은백색 상자를 들고 세관을 빠져나와 차 앞에 서 있던 경호원 세 명에게 그 상자를 건넸다.

경호원은 상자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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