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511 - 챕터 520

2771 챕터

제511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당신이 연혁의 손녀이자 메트로폴리탄의 앨리스이고, 저와도 가까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그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요?”강성연은 여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니 꼭 당신과 협력해야 한다는 건가요?”“강성연 아가씨는 가만히 있으면 돼요. 나머지 일들은 저희들이 처리할게요.”그는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강성연은 웃으면서 술잔을 들었지만 눈에 웃음기가 조금도 담기지 않았다.“그렇다면 그렇게 해요.”남호연은 강성연과 잔을 부딪히지 않았고, 누군가를 발견했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고개를 돌린 강성연은 연희승이 반지훈의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는 걸 발견했다. 반지훈 뒤에 있는 보디가드는 남호연의 보디가드와 정면적으로 대치하고 있었다. 레스토랑 안의 분위기는 매우 싸늘해졌으며 당장이라도 싸움이 날 듯하였다.강성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고개를 돌려 남호연을 노려보았다.“고의적으로 부른 거예요?”남호연은 어깨를 으쓱거렸고 표정에 전혀 변함이 없어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남호연씨, 3년만이네요. 당신이 저의 전처와 친한 사이인 줄은 몰랐습니다.” 반지훈의 눈빛이 매우 어두웠으며 몸에서 한겨울의 칼 바람과 같은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남호연은 살짝 놀란 눈빛을 보였다. 반지훈이 강성연과 이혼했다고?강성연은 입술을 달싹거렸다.“전......”“네, 강성연 아가씨가 지금 누구와 만나든지 전 간섭할 수 없어요.”반지훈은 냉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의 무덤덤한 눈빛에 강성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남호연은 웃으면서 술잔을 들었다.“반지훈 대표님은 왜 몸조리를 하지 않고 이곳에 온 겁니까. 제가 두렵지도 않나요?”“저 사람을 건드리기만 해봐요.”강성연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남호연은 개의치 않았다.“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왜 전남편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가요?”“당신과 상관없어요.”“그래요?”남호연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적의적으로 말했다.“하지만 앨리스 아가씨는 저의 파트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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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강성연은 그를 노려본 후 지윤을 데리고 레스토랑에서 다급하게 나갔다.남호연은 잔에 담긴 와인을 전부 마신 뒤 잔을 내려놓으면서 부하에게 말했다.“반지훈과 강성연의 일을 조사해.”강성연은 차에 앉자마자 반지훈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귀에 댔다."반지훈씨, 아까 화내는 척 하는 연기가 아주 좋던데요?"반지훈은 조금 고집스럽게 말했다.“남호연과 밥 먹지 말고 빨리 돌아와.”“싫어요.”강성연은 미간을 치켜 올렸다.“밥만 먹고 돌아갈게요.”“당신......”반지훈이 대답하기도 전에 강성연은 통화를 끊었다.강성연은 지윤더러 속도를 늦추라고 하면서 좀 늦게 장도 별장에 도착했다. 지윤은 그녀가 장도 별장에 오는 일에 대해 달리 생각하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별장에 들어가던 강성연은 연희승이 내려오는 걸 발견했다. 연희승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강성연 아가씨, 오셨어요? 반지훈 대표님은...... 방에 계십니다. 좀 화가 나신 것 같아요.”“화났어요?”강성연은 걸음을 멈칫하더니 그를 바라보았다.“좀 달래면 돼요.”“......”왜 예전의 반지훈 대표님 같게 느껴지지?그는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곁에 서있는 지윤을 바라보았다. 지윤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이었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강성연이 방에 들어가자 현관에서 힘있는 팔이 그녀를 품으로 잡아당겼다. 그는 강성연의 흰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고의적으로 날 화나게 하는 거야? 응?”연기도 끝났는데 그곳에 남아 그 놈과 밥을 먹다니?“몸도 안 좋은 반지훈씨를 제가 어떻게 화나게 만들겠어요?”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더니 눈을 깜빡였다.“하지만 오늘 연기가 정말 좋았으니 반지훈씨에게 상을 줘야겠네요.”강성연은 이렇게 말한 후 까치발을 하면서 그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반지훈은 여전히 우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한참 뒤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남호연은 의심이 많기 때문에 꼭 우리의 일을 조사할 거야. 그는 우리 사이가 정말 틀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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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하지만 그가 부드러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강성연이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었겠는가? 대부분 사람들은 이 도리를 알고 있지만, 먼저 머리를 수그리는 것을 꺼려했다.남 씨 저택, 서재.보디가드는 남호연 뒤에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남호연이 전자담배를 한 모금 빨자 흰색 연기가 그의 어두운 눈빛을 가렸다.“그러니 두 사람은 정말 이혼한 거야?”보디가드가 대답했다.“네, 3년 전부터 이혼했고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초반에는 강성연 아가씨가 이혼하길 원하지 않아 계속 이혼을 미뤘다고 들었습니다.” 남호연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잠시 후,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몰래 사람을 보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연속 며칠 동안 강성연과 반지훈은 밖에서 충분히 연기를 했다. 매체들은 강성연의 집착에 반지훈이 짜증낸다고 과장되게 기사를 썼다.#앨리스가 반 씨 가문 계승자에게 구애#라는 기사가 오르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다들 반 씨 가문의 반지훈이 결혼한 적이 있는 이혼남이고 환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앨리스는 메트로폴리탄의 아가씨, 헨리의 딸로 원하는 남자를 모두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환자에게 도리어 구애를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기사에는 반지훈이 앨리스의 열정적인 구애에도 반응이 냉담하여 그녀를 받아줄 마음이 없다는 게 분명하다고 썼다.그리고 어떤 매체는 앨리스와 남호연이 만난 적이 있다는 기사를 냈다. S국의 매체들은 남호연이 레겔 편이기 때문에 반 씨 가문과 적대 관계라는 걸 다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반지훈이 앨리스의 입장 때문에 구애를 거절했을 것이라 예측했다.“이것 좀 봐요, 절 얼마나 불쌍하게 썼나요?”강성연은 신문을 바라보았다. 비록 내용이 좀 “과장”되었지만 효과는 괜찮았다.반지훈은 그녀를 다리에 앉혔다.“그러니까 말이야. 하지만 앨리스 아가씨가 지금 내 품에 안겨있는데, 어떡하지?”그는 뜨거운 눈빛으로 미소를 지었다.강성연은 얼굴이 조금 빨개지더니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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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반지훈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하지만 그녀의 열정은 반지훈보다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어두운 저녁, 몽롱한 달빛이 강성연 얼굴에 비치자 고운 얼굴이 더 매혹적으로 보였다. 반지훈은 사랑 어린 눈빛으로 품 안에 안겨있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그는 시간이 좀 더 늦게 흘러 강성연 곁에 좀 더 오래 머무르고 싶었다.이때 책상에 올려 놓았던 휴대폰 액정이 밝아졌다. 조심조심 일어서서 휴대폰을 확인한 반지훈은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다음날.강성연이 깨어났을 때 반지훈은 이미 곁에 없었다. 휴대폰을 확인한 그녀는 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앨리스의 진짜 신분은 연혁 손녀, 할아버지가 실종되었는데 프린스 지지자가 되다?#휴대폰을 뒤적거리던 강성연은 인터넷에 온통 그녀의 기사로 도배되어있자 낯빛이 변했다.그녀는 벌떡 일어선 후 전화를 걸었다.“남호연씨, 무슨 뜻이죠?”“제가 강성연 아가씨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반지훈 대표와 강성연 아가씨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어요. 만약 제가 처음부터 몰래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둘이 함께 지내는 걸 몰랐을 거예요.”강성연은 눈빛이 어두워졌다.“허, 남호연씨는 정말 세 살 때 버릇이 여든까지 가네요. 다른 사람을 미행하는 걸 좋아하는군요.”“미행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당신과 반지훈 대표가 저의 주의력을 돌리려고 연기를 했다는 걸 알았겠어요?”“연기를 했다고요?”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렸다.“남호연씨는 정말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요. 당신이 저에게 협력을 강요했잖아요. 당신이 먼저 저의 신분을 공공연하게 소문 낸 것이니 앞으로 제가 무슨 짓을 해도 원망하지 마세요.”그녀는 전화를 끊은 후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강성연은 이렇게 빨리 발각될 줄은 몰랐다.몸을 돌린 그녀는 뒤에 서있던 남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언제 온 거예요?”반지훈은 그녀가 찌푸리고 있는 미간을 주물렀다.“나한테 전화할 때 들킨 것 같아.”“언젠가 들킬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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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반지훈은 손으로 테이블을 지탱하면서 천천히 허리를 숙이자 셔츠에서 연한 세제 향기가 그녀의 코끝을 스쳤다.“이제는 믿을 수 있어?”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롭은 레겔의 오른팔일 뿐만 아니라 금고이기도 해요. 당신들은 어떻게 조사해낸 거예요?”“다 데이브 덕분이야.”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웃었다.“그들이 틈이 없어 보이는 건 충분한 이익을 줬기 때문이야. 원래 롭의 사생아는 아버지를 배신할 마음이 없었어.”“그런데 왜 갑자기 배신한 거예요?”“롭의 사생아는 평생 본처 아들에게 억압되는 것이 내키지 않았거든.”반지훈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돌돌 감으면서 말했다.“데이브는 그에게 솔깃한 제안을 했거든. 그가 평생 숨어 다녀야 하는 사생아로 살 것 같아, 아니면 권력을 원할 것 같아?”“보아하니 권력을 원하는 거네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았다. 자고로 권력을 거부할 수 있는 남자가 없었다. 권력이 생기면 자연히 돈, 미녀가 생기는 것이었다.반지훈은 빙긋 웃었다.“롭의 유일한 잘못은 사생아를 너무 예뻐했던 거야.”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만족을 할 줄 모르고, 심지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강성연은 턱을 괴었다.“롭이 체포되었는데 레겔 프린스 쪽에는 별다른 행동이 없었나요?”반지훈은 픽 웃었다.“지금 아마 뒤처리를 하느라 바쁠 거야.”오후가 되었을 때 강성연은 반지훈과 함께 데이브의 저택에 찾아갔다.데이브는 개인 별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별장 뒤쪽에는 축구장 2개만큼한 골프장이 있었고 옆쪽에는 울타리가 둘러진 개인 목장이있었다.데이브는 서류 몇 개를 탁자에 놓았다.“이건 제가 마크 손에서 얻은 리스트고, 모두 롭을 대신해 밀수했던 사람들의 이름이에요.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이 사람들은 모두 도망치고 없었어요.”반지훈은 자료를 들고 흘깃 보았다.“멀리까지 가지 못했을 거예요. 경찰에게 잡히지 않으면 레겔 부하들에게 잡힐 거예요.”“아쉽게도 롭의 사건이 선거에 영향이 가지 않네요. 사흘 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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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3년 전 리비어 아저씨는 저에게 30년 전 바이러스는 인위적인 거였다고 말해줬어요. 그 바이러스를 연구했던 사람들은 귀족들이었어요.”소파에 앉아있던 데이브는 돌처럼 굳어졌으며 얼굴이 점차 창백해졌다.“귀족이요? 그들이 바이러스를 연구했던 거예요?”강성연은 몸을 돌렸다.“저의 외할아버지는 30년 전의 바이러스에 대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증인이에요. 하지만 지금 실종되었어요.”강성연은 턱을 괴면서 말을 이었다.“왜 그들은 굳이 선거가 있는 이번 년에야 외할아버지를 납치했던 걸까요? 아마 외할아버지가 선거 날에 30년 전에 있었던 일을 밝히려고 한다는 걸 알았을 거예요.”부인권은 그저 공식적은 변명일 뿐이다. 만약 그들이 부인권을 원하는 거였다면 이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녀의 외할아버지는 아직도 감감무소식이었다.데이브는 다리에 놓고 있던 주먹을 꽉 쥐었다.“저의 할아버지가 대통령 임기간에 사고가 난 것도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그는 이렇게 말한 후 반지훈을 바라보았다.“언제 감염된 거예요?”반지훈은 이를 악물었다.“3년 전에요.”데이브는 깜짝 놀랐다.“그러니 3년 전에 신비하게 죽었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휴대폰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3년 전 남호연이 서영유더러 당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하라고 명령했어요.”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렸고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날 전 레스토랑에서 남호연과의 대화를 모두 녹음했어요. 최소한 이 녹음은 그가 지금도 새로운 바이러스의 연구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걸 증명해줄 수 있어요.”그녀는 저장한 녹음 파일을 눌렀다.하지만 녹음은 자주 끊겼다 이어졌으며 대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갑자기 사라진 증거를 발견한 강성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었다.“이럴 수가......”반지훈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빛이 매우 의미심장해졌다.“보아하니 당신에게 그 말을 할 때부터 당신을 경계하고 있었던 것 같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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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당신의 외할아버지는 외조부가 서재에서 오랫동안 있었다고 말했었어. 그분은 당신의 외조부가 남긴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강성연은 정신을 차렸다.“연 씨 저택의 서재인가요?”그랬다. 외할아버지는 그 사람들이 그를 납치하려는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을 것이다.반지훈은 강성연의 손등에 손을 포갰다.“난 당신이 걱정할까 두려워 이 병을 공개하지 않았던 거야. 그리고 그들도 감히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어.”반지훈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3년이나 되었지만 지금도 매체들은 그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고 있었다.누군가가 바이러스로 실험하고 있고, 또 마침 선거 때가 되었으니 일찍부터 바이러스에 대해 공개한다면 도리어 그들에게 불리할 것이다.“당신의 말처럼 유일하게 선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거야.”반지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성연아, 이제부터 하게 될 일은 매우 위험할 수도 있어, 난 당신이......”강성연은 픽 웃었다.“제가 물러섰으면 좋겠어요?”반지훈은 묵묵히 있었다.“전 S국에 왔을 때부터 이미 이 구덩이에 뛰어든 거예요. 그리고 전 한 번쯤은 이기고 싶어요.”그녀는 이렇게 말한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지금 연 씨 저택에 다녀올게요.”**지윤은 차를 연 씨 저택 앞에 세웠다.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실종된 뒤로 연 씨 가문의 대문은 계속 굳게 닫혀있었다.정원 밖의 은행나무에는 어느새 노란빛이 내려앉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다.강성연은 차에서 내려 지윤을 흘깃 보았다.지윤이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지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연 씨 가문의 하인들도 모두 떠난 듯하였다.지윤이 대문을 걷어차자 곧 문이 열렸다.두 사람은 거실에 들어갔고 테이블에는 뽀얀 먼지가 뒤덮인 찻물과 엎어진 차 잔이 보였다. 흰색 테이블도 찻물에 누렇게 물들었다.귀중품이 계속 남아있는 걸 보아하니 하인들도 허둥지둥 떠난 듯하였다.“아가씨, 깨진 자기 꽃병에 탄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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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전화를 끊은 강성연은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지윤이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아가씨, 누가 왔어요. 이만 빨리 나가요.”“그는 우리 둘을 모두 보내주지 않을 거야.”강성연은 지윤의 팔을 잡더니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한 사람은 나갈 수 있어.”지윤은 미간을 찌푸렸다.강성연과 지윤이 서재에서 나오자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위층으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찾았다!”그들은 강성연과 지윤에게 달려들었다.지윤은 강성연을 밀쳤다.“아가씨, 먼저 떠나세요.” 강성연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아까 내가 했던 말을 잊지마. 그리고 다치면 안돼.”지윤은 멈칫하더니 강성연을 빤히 바라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곧 그녀는 외투를 벗고 검은 옷 무리들에게 달려들었다.강성연은 뒷문 계단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그녀가 밖으로 나가기 바쁘게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도망치려고?”강성연은 팔꿈치로 그의 얼굴을 내리쳤으며 돌려차기로 그를 제압했다.그 남자가 땅에 쓰러지자 손에 총을 든 남자가 강성연을 향해 총을 쏘려고 했다. 그녀는 신속하게 남자의 손목을 돌려 총구의 방향을 돌린 후 업어치기로 아까 남자의 위에 그를 내리 꽂았다.강성연은 그의 총을 빼앗은 후 신속하게 다리 쪽으로 한발 쐈다.남자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그녀가 대문 쪽으로 달려가자 갑자기 차 몇 대가 길을 가로막았다. 차에서 내린 검은 옷 무리들은 모두 총으로 그녀를 조준하고 있었다.강성연은 일찍부터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총을 던지고 두 손을 들었다.차에 끌려갈 때 강성연은 연 씨 저택을 보면서 희미하게 웃었다.마취약을 맞고 의식을 잃었던 강성연이 정신을 차려고 보니 그녀는 커다란 실험실 안에 묶여있었다. 실험실 주위에는 의료 기계들로 가득 했으며 벽 쪽에 놓인 녹색 유리관에는 아기와 성인 남녀들의 시체가 포르말린에 담겨있었다.짙은 화학 물질의 냄새에 강성연은 습관이 되지 않았다.대문이 열리자 남호연과 방호복을 입은 의료 인원들이 걸어 들어왔다.“강성연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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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S국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14살에 불과했으며 외국어 한 마디도 못했다.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빈민촌에서 배를 곯으며 살아갔다.그때 상류층 사람들은 빈민굴에서 지내는 이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말 잘 듣는 짐승과 다름이 없었다.심지어 빈민굴에서 지내는 부모들은 살기 위해 딸을 부잣집에 하녀로 보내기도 했다.여자의 부모도 그녀를 자식이 없는 늙은 상인에게 팔아 넘겼다.늙은 상인에게 팔려간 여자의 생활은 고통스러웠다. 매질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고달픔과 졸음에 시달려야 했다.그 후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외국어를 배웠으며 늙은 상인의 예쁨을 받으려고 갖은 애를 썼다. 심지어 주동적으로 늙은 상인의 고객들을 접대하기도 했다.젊고 예쁜 그녀는 당연히 고객들의 환심을 샀고, 늙은 상인은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이에 기분이 좋아진 늙은 상인은 그녀를 자신의 수양딸로 삼았으나 그녀는 자신의 싫어하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하지만 하늘도 그녀를 가엽게 여겼는지 몇 년 후 늙은 상인은 병으로 죽게 되고 여자는 명분이 정당하게 모든 재산을 계승하게 된다. 또한 그녀도 상류층 사회의 아가씨로 되었다.25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의학생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성취욕이 있고 야심만만한 남자는 연구생 시험에 실패하고 낙담하던 시기에 여자를 만난 것이다. 그는 감언이설로 여자를 기쁘게 만드는 남자들과 달랐기 때문에 여자는 곧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여자는 그를 사랑하여 그의 사업에 도움을 주었으며 두 사람은 3년 후 결혼했다.여자가 도움을 주고 있었던 사업은 바로 남자가 연구하고 있던 한가지 약물이었다. 그건 암세포, 심지어 고통을 억제하는 약물이었는데 남자가 암 말기 환자들에게 실험을 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여자는 남자를 위해 예전에 모질게 자신을 팔았던 부모를 집으로 데려왔고, 부모를 이 위험한 약물의 실험체로 사용했다.그 후 여자의 부모는 1년 동안 병에 걸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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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남호연은 고개를 들어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제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큰공주와 건달의 신분을 알 수 있죠?”강성연은 픽 웃었다.“네. 당신이 말한 그 여자는 남 씨 가문을 일으킨 당신의 조모겠네요.”“네.”남호연의 눈은 매우 차가웠고 일말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그 늙은 상인은 저희와 아무런 혈연 관계가 없어요. 저의 조모 떄문에 여태까지 대를 이어온 거죠.”“그러니 당신의 조부가 큰공주 사건을 일으킨 건가요?”그는 살짝 의자에 기대더니 싸늘하게 웃으면서 강성연을 바라보았다.“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얻지 못하는 물건을 망가뜨리려고 하잖아요. 지금 남 씨 가문의 권력과 작위는 모두 조부의 덕이에요.”그의 조부는 황실의 중시를 받지 않는 사생아인 레겔 왕작의 편에 섰다. 큰공주의 세력을 무너뜨려 레겔이 왕위에 오른다면 그는 그 다음으로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큰공주와 반영운은 항상 그들의 계획을 망쳤다. 큰공주가 점차 국민의 사랑과 국왕의 중시를 얻자 그들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그건 바로 S국의 국민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만드는 것이다. 큰공주가 이 바이러스 앞에서 속수무책이라면 곧 민심을 잃게 될 것이다.남호연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웃었다.“필경 그때 큰공주는 국민들의 신앙이었어요. 신앙조차 그들을 구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계속 큰공주를 믿을 수 있겠어요?”강성연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담담하게 물었다.“그럼 30년 전에 바이러스 재해는요?”남호연은 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30년 전은 그저 사고였어요.”그의 웃음기 섞인 무덤덤한 말에 강성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사고라고요? 고의적으로 호텔 물탱크에 바이러스를 넣은 사건이 사고였다고 말한 건가요?”남호연은 천천히 일어서더니 정장 단추를 풀면서 걸었다.“정말 사고였어요. 그때 저는 나이가 어렸고 철이 없어 아버지의 약을 훔친 후 물탱크에 던진 것이었어요.”“사실 전 아버지가 연구하는 그 약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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