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431 - Chapter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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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강성연을 본 리비어는 의사와 무언가 얘기를 주고받은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성연아, 너도 역시 병원에 있었네.”강성연은 쓴웃음을 지었다.“제가 병원 말고 어딜 가겠어요?”그녀는 리비어를 보며 말했다.“의사 선생님이랑 무슨 얘기 나눴어요?”리비어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웃으며 대답했다.“반 대표님 상태 좀 물어봤어.”“상태 안 좋대요?”강성연의 질문에 리비어는 부인하지 않았다.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살짝 거칠어진 목소리로 말했다.“상태가 심각하대요?”“좀 그렇대.”리비어는 안색이 흐렸다. 단지 총상 때문이라면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반지훈의 상황은 총상보다 더욱 복잡한 듯했다.강성연이 말을 하려는데 별안간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잠깐 주저하던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아빠?”“성연아, 너 해외에서 별일 없지? 기사 보니까 S국에 폭동이 일어났다면서.”강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강성연은 미간을 살짝 좁히며 말했다.“전 괜찮아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강진이 말했다.“무사하다니 다행이구나. 거기 언제까지 있을 셈이니? 아이들이 널 보고 싶어 해.”강성연은 세 아이를 떠올렸다. 만약 그녀가 무너진다면 아이들은 어떡해야 할까?게다가 반지훈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강성연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조금 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전해주세요. 저랑 아이들 아빠... 모두 무사하다고요.”강성연은 몇 마디 더 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다. 리비어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넌 먼저 호텔로 돌아가. 병원은 나한테 맡겨.”강성연은 리비어를 믿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이 떠난 뒤 리비어는 조금 전 그 의사를 찾아갔다. 노크해서 허락받은 뒤 리비어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라이언 의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리비어 씨, 앉으세요.”리비어는 소파 앞에 걸어가 앉았다.“조금 전 했던 얘기 다시 상세히 얘기해줄 수 있나요?”라이언 의사는 리비어를 알고 있었다. 그는 태연자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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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당시 호텔의 수원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쓰던 수원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그러니 그 재난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된 것이었다.반지훈이 정말 감염되었다면 그의 우려가 정확하다는 걸 의미했다. 누군가 또다시 그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호텔로 돌아온 강성연은 반지훈의 할아버지와 희승이 나오자 살짝 당황했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그녀를 보자 약간의 노여움을 내비쳤다.“내게 약속했던 일을 잊은 거냐? 지훈이는 지금 너 때문에 입원했어. 이제 만족하니?”강성연은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반박할 수조차 없었다. 반지훈은 그녀 때문에 총에 맞아 입원했기 때문이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굳은 표정이었다.“지훈이는 너랑 있으면서 많이 위험해졌다. 네가 정말 지훈이를 생각한다면 그 아이 곁을 떠나거라.”강성연은 움찔하더니 이내 말했다.“전 그를 떠날 수 없어요.”“그럼 그 애를 죽게 놔둘 셈이니?”어르신은 화가 난 얼굴이었다. 강성연이 입만 달싹거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언성을 높였다.“강성연, 내가 너희 둘이 같이 있는 걸 반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훈이는 감정을 너무 중요시해. 넌 지훈이의 약점이야. 그 사람들이 지훈이를 다치게 할 수 있던 건 너 때문이야!”“너랑 걔가 같이 있는다면 지훈이는 결국 너 때문에 죽게 될 거다.”그 말은 강성연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강성연은 마음이 부서질 듯했다.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반지훈은 그녀를 위해 목숨마저 버릴 수 있었다. 정말 그녀 때문에 반지훈이 죽게 되는 걸까?그런 생각이 들자 강성연은 숨 쉬는 것마저 힘들었다.희승은 강성연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지만 반지훈의 할아버지가 화가 난 상태라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오히려 모든 것을 강성연의 잘못으로 돌릴 수 있었다. 한참 고민하던 희승은 결국 반지훈이 깨어난 뒤에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희승과 함께 떠났다. 그들은 아마 병원으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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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강성연은 이기적이게도 그의 옆에 있기를 원했다. 그를 혼자 두고 싶지 않은 것뿐인데 오히려 그녀 때문에 그가 다치게 되었다.희영은 풀이 죽어 있는 강성연을 보더니 두 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려놓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언니,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물러난다면 그건 나약한 거예요.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야죠. 대표님이 다친 게 언니 잘못이에요? 아니잖아요. 우리들의 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들이었어요. 언니가 없었다고 해도 대표님은 이 위기를 겪었을 거예요.”희영의 말을 들은 강성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위로를 꽤 잘하네요.”희영은 머쓱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강성연은 소파 앞에 가서 앉았다.“참, 서영유는 지금 그들이랑 같이 있겠죠?”“네. 오빠가 조사했었는데... 서영유가 그 사람들이랑 관계가 있다고 했어요. 정말 철저히 숨겼더라고요. 그러니 현지 일도 꾸민 거겠죠.”희영은 그녀에게 다가가 맞은편에 앉았다.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니 서영유가 배신한 걸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강성연은 눈알을 굴렸다. 어쩌면 놀이공원 일에도 서영유가 참여했을지 모른다.인제 보니 서영유와 만날 필요가 있을 듯했다.병원.반지훈이 눈을 떴다. 옆에 있던 간호사는 그가 눈을 뜨자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라이언 의사 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어요.”라이언 의사는 반지훈의 할아버지, 희승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침대 옆으로 걸어가 그를 보며 말했다.“지훈아, 정신이 드니?”반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간호사가 그의 산소마스크를 벗겨주었고 반지훈은 병실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성연이는요?”반지훈이 깨어나자마자 강성연을 찾자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아직도 걔 생각하니? 너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희승이 다급히 말을 이어받았다.“강성연 씨는 먼저 호텔로 돌아가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반지훈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등 뒤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는 헛숨을 들이켰다. 총을 맞은 것만 기억날 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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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서영유는 흠칫하더니 눈빛을 피하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진짜 모르는 거예요?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강성연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럼 당신이 새로 찾은 뒷배 남호연 씨에게 물어볼까요?”“강성연 씨,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서영유의 눈동자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강성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당신이 들은 그대로죠. 어르신은 당신을 아끼시는데 당신은 결국 반씨 일가를 배신하고 남호연을 선택했잖아요. 남호연이 당신을 중요시할 것 같아요?”서영유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면서 냉소를 흘렸다.“왜요? 설마 날 당신 편으로 끌어들일 셈이에요? 아쉽게 됐네요. 반씨 일가로 돌아가면 난 살길이 없을 테니 그럴 바에는 남호연 씨 곁에 있는 게 낫죠.”강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영유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당신이 15년 전 지훈이 어머니 일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요? 어르신이 연씨 집안 잘못이 아니란 걸 믿을까요? 강성연 씨 너무 단순하네요. 당신이 반씨 집안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당신은 지훈이 걱정이나 해요. 반씨 집안은 제 몸 하나 지키기도 어려울 거예요. 하하.”강성연은 의기양양하게 미소 짓는 서영유의 모습에 눈꼴이 셨다. 심지어 그녀는 반지훈의 얘기를 꺼냈다.반지훈은 강성연 대신 총을 맞아 입원한 상태였고 그날 밤 그 사람들은 남호연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 상대가 누구든지 그녀의 남자를 다치게 했다면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강성연은 몰래 주먹을 움켜쥐었다.“서영유 씨, 난 당신에게 죽여달라고 빌 기회를 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네요.”“나한테 기회를 준다고요?”서영유는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강성연 씨, 당신이 뭐라고 나한테 기회를 준다는 거죠? 날 이렇게 몰아세운 건 당신들이에요.”강성연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서영유는 앞으로 걸어가 강성연의 멱살을 잡았다. 예쁘장한 오관이 사정없이 일그러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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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서영유는 남호연에게 걷어 차여 구석에 부딪혔다. 남호연은 넥타이를 풀어헤치면서 매섭고 악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빌어먹을, 후회돼서 날 배신할 셈이야?”서영유는 몸을 파르르 떨더니 그의 발치로 기어갔다.“아니에요. 전 배신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강성연이 사람을 시켜 절 억지로 끌고 간 거예요. 그리고 절 위협했는데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맹세해요!”남호연은 허리를 숙여 그녀의 턱을 쥐었다.“서영유, 넌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어.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서영유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남호연은 의심이 많은 성격이었고 배신자를 가장 혐오했다. 비록 입도 뻥긋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까지 포함해 그녀가 알고 있는 비밀이 너무 많았다. “맹세해요. 정말 얘기하지 않았어요. 남호연 씨, 제발 절 믿어주세요. 전 입도 뻥긋하지 않았어요! 강성연이 절 모함한 거예요!”서영유는 울면서 빌었다. 남호연의 손아귀에 들어간 건 불행한 일이었다. 파라다이스도, 반씨 집안도 돌아갈 수 없었다. 어딜 가든 죽게 될 것이 뻔했기에 남호연에게 빌 수밖에 없었다.남호연의 손이 떨어져 나갔다.서영유가 안도하고 있을 때 머리 위에서 그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멍청한 것. 이런 함정에 빠져? 이번에 제대로 교훈을 줘야겠네. 네가 다음번에 또 함정에 빠져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면 안 되니까 말이야.”서영유는 순간 숨을 쉴 수 없었다. 별안간 밖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문밖을 내다보니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울프독 세 마리를 데리고 서 있었다. 사나운 울프독이 그녀를 향해 짖고 있었다.서영유는 턱이 덜덜 떨리면서 모공까지 서늘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남호연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말했다.“남호연 씨, 제가 잘못했어요.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제발요!”남호연은 다리를 빼냈다. 연민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눈빛이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목줄을 놓자 울프독 세 마리가 서영유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처참한 비명이 밤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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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며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는데 별안간 심하게 기침하기 시작했다.몸을 일으킨 강성연은 마음 아픈 얼굴로 말했다.“반지훈 씨, 괜찮아요?”반지훈은 손을 들어 입을 가리며 기침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손바닥에서 따듯한 액체가 느껴졌고 반지훈은 잠시 당황했다. 그는 강성연이 눈치채지 못하게 주먹을 움켜쥔 채로 손을 내렸다. 그는 강성연을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난 괜찮아. 그냥 사레들린 거야.”강성연은 입을 비죽였다.“배고프지는 않아요? 뭐 좀 먹을래요?”반지훈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그 말 하니까 갑자기 배고프네. 네가 해준 음식 먹고 싶어.”강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어요. 내가 음식 해줄게요. 기다리고 있어요.”문가에 선 그녀는 때마침 리비어와 마주쳐서 말했다.“리비어 삼촌, 잠깐 저 대신 지훈 씨 좀 봐주세요.”리비어는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이 떠난 뒤 리비어는 병실로 들어갔고 반지훈이 손바닥을 펴서 보는 걸 보았다.“각혈했어요?”리비어는 알고 있었다.반지훈은 흠칫하더니 손을 움켜쥐었다.“네.”무언가 떠올린 그는 시선을 들어 그를 보았다.“어떻게 아셨어요?”리비어가 대답했다.“지금 당신은 상태가 좋지 않아요.”반지훈은 피가 묻은 손바닥을 움켜쥐며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제가 어떤 상황인지 아시나요?”리비어는 시선을 내리뜨리며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당신은 M 바이러스에 감염됐어요.”병실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반지훈은 입을 꾹 다물더니 한참 뒤에 힘겹게 입을 열었다.“성연이는 알고 있나요?”“아직 몰라요. 라이언 의사랑 저를 빼고는 아무도 몰라요.”리비어가 대답했다.반지훈의 시선이 어둑어둑한 창밖으로 향했다. 그는 M 바이러스를 알고 있었다.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가 불가능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M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는데 그 사람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사라졌다.게다가 M 바이러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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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그러다가 잠복기가 끝나면 감염자는 지속해 각혈하게 되고 면역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암 환자는 암세포가 더 빨리 퍼져나가고 신진대사도 활발히 진행되어 혈소판 수치가 비정상적이 된다. 그리고 몇 년 안에 갑작스레 죽게 된다.반지훈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래서 전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리비어는 미간을 구겼다.“지금 당신 상황을 보면 3, 4년 정도 살 수 있어요.”...강성연은 직접 만든 음식을 가지고 병원에 도착했다. 병실에 들어서니 반지훈이 홀로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리비어는 없었다.“반지훈 씨, 저녁 가지고 왔어요.”그녀는 침대 옆에 가서 앉더니 저녁을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놓았다.반지훈은 창밖에서 시선을 거두고 그녀를 보더니 덤덤히 웃었다.“그래. 나 먹여주라.”강성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도시락을 열더니 침대 옆에 앉아 숟가락을 들어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반지훈이 음식을 먹자 강성연이 물었다.“리비어 아저씨는 갔어요?”“응. 일 있다고 먼저 갔어.”강성연은 그에게 음식을 먹이면서 웃었다.“맛있어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웃어 보였다.“네가 한 건데 어떻게 감히 맛없다고 하겠어?”강성연은 입을 비죽였다.반지훈이 음식을 비우자 강성연은 침대 옆 서랍에 놓인 도시락을 정리하고 말했다.“저녁엔 내가 옆에 있어 줄게요.”반지훈의 미련 가득한 눈빛이 그녀에게 멈추었다. 그는 어렵사리 ‘응’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강성연은 간호사에게 간이침대 하나를 부탁했고 베개를 베고 누웠다. 반지훈은 옆으로 누워 그녀를 보았다.“성연아.”“네?”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왜 그래요?”반지훈은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만약... 내가 너한테 숨기는 게 있다면 나를 탓할 거야?”뜸을 들이던 강성연은 한참 뒤에야 이불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아뇨. 당신이 나한테 뭔가를 숨긴다면 그건 날 위해서겠죠.”반지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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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반지훈은 덤덤히 대답했다.“응. 입원할 필요 없어.”그는 희승을 보며 말했다.“귀국하게 티켓 준비해 둬. 모레 아침 비행기로.”희승은 당황했다.“하지만 몸이...”“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반지훈은 이미 결정을 내린 듯했다.희승은 난감한 얼굴로 반지훈의 할아버지를 보았고 할아버지는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말했다.“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 난 간섭하지 않을 거다.”그는 화를 내며 병실을 떠났다.강성연은 이를 악물며 반지훈의 앞에 섰다.“어르신 말대로 해요. 며칠 뒤에 간다고 해도 늦지 않아요.”비행기를 오랫동안 타야 하는데 혹시나 상처가 벌어진다면 어떡한단 말인가?반지훈은 무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강성연은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었다.“반지훈 씨?”“난 반드시 돌아가야 해.”반지훈은 몸을 일으켰고 별다른 설명 없이 옆으로 걸어가 옷을 들었다.그가 윗옷을 벗을 때 강성연은 그의 등 뒤에 붕대가 감겨 있는 걸 똑똑히 보았다. 총상을 제외하고 칼에 베인 듯한 새로운 상처가 있었다. 아마 그날 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싸우다가 생긴 상처인 듯했다.강성연은 그의 등 뒤에 서더니 갑자기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의 몸에서 온기가 느껴졌지만 체온이 조금 낮았다.반지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곧바로 몸을 돌리며 그녀를 떼더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 마.”그가 셔츠를 입자 강성연은 그를 대신해 단추를 잠갔다. 반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를 말리지도 않았다.단추를 다 잠근 뒤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반지훈 씨,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요?”강성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그녀는 반지훈이 오늘따라 이상하게 그녀를 멀리하는 걸 느꼈다.반지훈의 그윽한 눈동자는 마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호수 같았다.“묻지 않았으면 좋겠어.”양복바지를 집어 든 반지훈은 강성연이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자 미간을 살짝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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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찻잔을 들던 강성연의 손이 멈칫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뜨며 말했다.“아뇨. 저희랑 협력하기로 한 파트너예요.”오늘 반지훈이 퇴원한 뒤로 그녀는 반지훈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희영도 그가 뭘 하는지 알지 못했다.차를 한 모금 마신 강성연은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입을 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Zora씨?”존스가 등 뒤에서 불렀지만 강성연은 대답할 수 없었다. 화장실로 달려가자마자 그녀는 세면대에 대고 점심에 먹은 것까지 전부 토했다.강성연은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토사물을 씻어내렸다. 그러나 이내 속이 또 메슥거려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토했다. 그러고 나서 물로 얼굴을 씻은 뒤 휴지로 닦았다.화장실에서 나와보니 존스가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존스는 강성연의 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고 말했다.“어디 불편해요?”“괜찮아요. 상한 음식을 먹었나 봐요.”강성연은 손을 저었다.“제가 병원까지 데려다줄까요?”존스의 질문에 강성연은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어 보였다.“진짜 괜찮아요. 마음만 받을게요. 전 돌아가서 쉬어야겠어요.”“그래요.”존스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객실로 돌아온 뒤 강성연은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다. 그러나 물을 삼키자마자 또 속이 울렁거려 욕실로 달려가 토했다.강성연은 거울 속 자신의 창백한 얼굴을 마주했다. 위가 화끈거리는 걸 보니 정말 상한 음식을 먹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녀는 먹은 게 없었다.누군가 벨을 누르자 강성연은 그제야 느긋하게 걸어가 문을 열었다. 반지훈을 보자 강성연은 살짝 당황했다.반지훈은 안으로 들어온 뒤 문을 닫으며 물었다.“어디 아파?”강성연은 눈을 깜박였다. 존스가 그를 만나 뭐라고 한 걸까? 강성연은 팔을 뻗어 반지훈의 목에 팔을 두르더니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네. 좀 아프네요. 나랑 같이 있어 줄래요?”반지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안아 들더니 방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어디가 아픈데?”평소랑 달리 조곤조곤한 어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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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강성연은 두 팔 벌려 그를 안은 뒤 그의 가슴팍에 고개를 묻었다.“알겠어요. 난 당신을 믿어요.”반지훈은 시선을 내리뜨렸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깊은 소용돌이에 빠진 것처럼 암담해졌다.**남호연은 무슨 소식을 들은 건지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의 등 뒤에 서 있던 부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중 한 남자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리비어가 이 일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반서준 씨도 돌아왔어요. 자기 손자가 다친 걸 알게 됐으니 절대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남호연은 창문 앞에 서서 전자담배를 피웠다. 유리 위에 연기가 번지면서 창문이 비춘 광경이 흐릿해졌다.“그 사람들이 반서준의 손에 들어갔다면 돌아오지 못할 거야.”남자는 안색이 흐렸다.“이제 어떻게 합니까?”남호연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물었다.“레겔 쪽은 뭐라고 해?”남자가 대답했다.“저희 쪽에서 책임지고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 쪽도 아마 반지훈이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됐을 겁니다...”남호연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는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일단 사람부터 처리해. 바이러스 일은 아는 사람이 너무 많으면 안 되거든. 아직은 때가 아니야.”반지훈이 죽는다면 파라다이스는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관한 소문이 갑자기 퍼진다면 조사국 사람이 이 일에 간섭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불리했다.그는 자신이 얻은 성과가 물거품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전에 그는 반씨 집안이 그들의 후계자가 어떻게 약도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는지를 보여줄 생각이었다.어두컴컴한 지하실 안은 불빛이 어두웠다.남호연은 방 앞에 도착했다. 방은 크지 않았고 침대 하나에 서랍이 있었다. 서랍 위에는 피가 묻은 거즈와 각종 소염제가 있었고 침대 위에는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얼굴 반쪽만 내놓고 링거를 맞는 사람이 있었다.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서영유는 눈을 떴다. 하지만 목이 메어 소리를 낼 수 없었다.남호연은 침대 옆에 앉더니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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