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361 - 챕터 1370

2771 챕터

제1361화

“결혼 한 여자라면 응당 너희 어머니처럼 절개를 지켜야 해. 가정을 보살피고 자식을 돌보며 남편을 섬겨야 하는 거 맞아. 하지만 남편이란 작자는 그게 당연히 해야 하는 건 줄 알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어. 너도 알지? 너희 어머니는 한 번도 우리 아버지의 뜻을 어긴 적이 없다는 걸.”차가 아파트 아래에 도착했다. 안전벨트를 푼 이율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곽의정을 돌아보았다.“그래서 지금 그게 언니가 우리 엄마를 싫어하는 원인이라는 거예요?”조용한 정막 속에서 이율은 그녀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곽의정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난 그냥 너희 어머니가 고개만 푹 수그린 채 남의 비위나 맞추며 사는 태도가 눈에 거슬릴 뿐이야.”이율은 시선을 내려뜨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라고 자신의 어머니의 서러움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재혼 후,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좋아했던 일을 하지 못했다. 곽 회장은 그녀가 가정주부로만 있을 것을 원했고, 심지어 그녀의 인간관계마저 깨끗이 정리하도록 했다.그녀의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말했었다. 재혼하는 입장으로서 자신한테 곽 회장은 과분한 사람이라고, 심지어 이렇게 큰 딸까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곽 회장은 성공한 사업가였다. 남자라면 응당 밖에서 보이는 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곽 회장이 그녀한테 자신의 인간관계를 정리하게 한 원인은 단지 그녀가 곽 씨 가문의 체면을 깎을까 봐 걱정되어서였다.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시집오고 난 후 줄곧 보모에 불과하지 않았다.모든 일은 남편이 위주였고 가장 기본적인 자기만의 생각조차 함부로 갖지 못했다.이율은 어머니한테 후회하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본인도 후회를 했을 것이다. 단지 본인 스스로가 택한 선택이었기에 후회해 봤자 또 무슨 쓸모가 있었을까.이율은 곽의정이 탄 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몸을 돌려 아파트로 들어갔다.그 시각, soul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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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강성연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돌아보았다.“곽의정 씨,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아요?”지윤이 고개를 저었다.“자세한 건 묻지 않았는데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곽의정 씨와 곽 회장이 회사에서 가끔 싸우기도 한답니다. 곽의정 씨가 여자라 참 안타깝다고 직원들이 수군거리기도 했고요.”곽의정이 여자라 안타깝다고?강성연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곽 회장이 곽의정을 후계자로 키우지 않는 건 단지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에, 장차 시집가게 될 운명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한평생 성운 테크에 남아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그녀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지윤한테 말했다.“곽의정 씨를 만나야겠어요. 약속 잡아주세요.”며칠 후.성운 테크.곽의정이 굳은 표정으로 서류를 손에 쥐고 곽 회장의 사무실로 향했다. 부서 내 직원들도 이 상황이 익숙한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그때, ‘탕!’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곽 회장의 책상 위로 던져버렸다.곽 회장이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었다.“곽의정, 지금 이게 무슨 짓이냐?”“지금 무슨 짓인지 물으셨어요? 본인한테 물어보세요. 지난 몇 년간 ksapp 기획 성과는 제가 IT 부서 직원들을 이끌어서 이루어낸 거예요. 제 의견을 묻지 않는 건 둘째치고, 어떻게 마음대로 제 부서를 옮길 수 있어요!”곽의정의 고함 소리가 사무실 밖까지 흘러나왔다. 밖에 앉아있던 직원들은 닫히지 않은 블라인드를 통해 곽 회장의 사무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내부 상황을 똑똑히 볼 수 있었던 그들은 하나 둘 귓속말로 의논하기 시작했다.“회장님이 부사장님의 부서를 옮겼어요?”“부사장님은 회장님의 따님이시잖아요. 부사장님이 IT 팀원들을 이끌어서 성운 테크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데요. 그 공을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부서 이동을 시키는 건 너무하셨어요.”경영진이면서, 부서 내에서 일도 잘하고 공로도 가장 큰 사람이면 뭐 하나. 아무리 큰 성과를 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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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곽의정은 물러서지 않았다.“아빠, 전 아빠의 그 이기심과 가부장적인 모습이 너무 싫어요. 엄마가 아빠와 이혼한 건 정말 백번 천 번 잘한 일이에요.”그녀가 사원증을 잡아뜯더니 바닥에 내던졌다.“여자라서 만만하게 보셨죠? 좋아요. 오늘부로 저 이 회사 사직할게요. 그리고 똑똑히 보여드릴게요. 여자인 내가 절대 남자한테 뒤지지 않는다는걸!”그녀는 곽 회장의 말을 듣지도 않고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갔다.그런데 밖으로 나가려고 막 고개를 든 그녀의 눈앞에 강성연의 모습이 보였다.곽의정이 순간 멈칫거리다가 곧이어 입을 열었다.“아버지 찾으러 오셨어요? 마침 안에 계세요.”강성연이 싱긋 미소 지었다.“전 당신을 만나러 왔는데요?”곽의정이 얼어붙었다.곽의정은 근처에 있는 한 평범한 음식점에 강성연을 데리고 왔다. 비록 고급 레스토랑만큼 우아하고 편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가게였다. 곽의정이 냉장고에서 맥주 두 병을 꺼내오더니 커다란 잔에 가득 따랐다.“사모님께서 저더러 고르라고 하셔서 이곳으로 모셨는데 불편하시진 않으세요?”강성연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저 곽의정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요.”포장마차나 길거리 음식도 먹어봤던 그녀였다.곽의정이 잔을 들더니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강성연은 그녀가 원래 이렇게 호탕한 성격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술 한 잔을 다 비운 그녀가 빈 컵을 내려놓았다.“사모님 저한테 볼 일 있으세요?”“원래는 비서한테 의정 씨와 만날 약속을 잡아달라고 하려고 했는데요. 제가 직접 오고 싶어서 이렇게 불쑥 찾아왔어요.”강성연이 맥주병을 들고 자신의 잔에 따랐다.“오랜만에 이렇게 편한 곳에서 맥주를 마시네요. 오늘 곽의정 씨와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도 다 제 복이네요.”곽의정이 멈칫하더니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성연이 잔에 담긴 맥주를 깔끔하게 비워내더니 얕은 탄성을 지른 후 씩 웃었다.“역시 맥주가 시원해요!”간단한 안줏거리 몇 개를 시킨 후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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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강성연이 그녀를 올려다봤다.“결혼 문제라 뭐라 설명하기 어렵네요. 다들 각자의 고충이 있겠죠. 남자의 어려움은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해하지만, 여자의 수고는 모든 남자들이 이해할 줄 아는 건 아니죠. 의정 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어떤 선택도 스스로 할 수 있잖아요.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이. 안 그래요?”곽의정이 잠깐 멍하니 있다가 눈을 내리뜨고 웃기 시작했다.“그러네요. 지금 이런 걸 생각해 봤자 아무 쓸모 없겠죠. 확실히 불필요한 걱정이었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잘 생각해 봐야겠어요. 아직 살아갈 날은 길고, 결혼 말고도 의미 있는 일은 한가득이니까요.”“정말로 성운 테크를 나갈 건가요?”강성연이 물었다.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리고 아빠한테 증명해 보일 거예요. 이 곽의정은 절대 남자한테 뒤지지 않는다는걸!”강성연은 싱긋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곽의정은 자기만의 주견이 있는 독립적인 여자였다. 이 점은 남여진 노부인과 아주 흡사했다. 그녀가 선택한 삶은 본인 스스로가 좋아하는 삶이었다.사람은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생활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어떤 사람은 사랑 혹은 결혼을 선택할 거고, 또 어떤 사람은 사업이나 자유를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도의를 어기지 않고 인성의 밑바닥까지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찬양할 일이었다.돌아가는 길에서 강성연은 차 뒷좌석에 앉아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르고 있었다. 맥주를 급하게 마신 탓인지 머리가 윙윙거렸다.그녀의 몸에서 나는 술 냄새가 지윤한테까지 느껴졌다.“아가씨 바로 집에 모셔다드릴게요.”강성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AM 그룹으로 가주세요.”그들이 앉은 차가 곧 AM 그룹 건물 아래에 도착했다. 강성연은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행정부로 향했다. 프런트 직원들이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웬 그림자가 그녀들의 앞을 슥 스쳐 지나갔다. 강렬한 알코올 향이 코를 찔렀다. 두 사람은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가는 강성연을 확인하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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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강성연의 표정이 굳어졌다.“당신 지금 나 놀려요?”그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우리 성연이가 급한 건 알겠는데 아직 퇴근 전이니까 조금만 더 참아.”강성연은 너무나 기가 막혀 얼굴이 다 빨개졌다.*수민 아파트.이율이 한창 저녁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연 이율은 트렁크를 끌고 문 앞에 서있는 곽의정을 보고 그대로 얼어붙었다.“이게 무슨…”곽의정이 트렁크를 끌고 집안으로 들어왔다.“잠깐 신세 좀 지자.”이율이 문을 닫고 그녀를 돌아보았다.“어디 아파요? 그렇게 커다란 집을 두고 왜 굳이 이 작은 집에 와서 나랑 살겠다는 거예요?”“아빠랑 싸웠어.”곽의정이 팔짱을 꼈다.“따지고 보면 나도 네 언니인데. 너랑 사는 게 뭐 어때서?”이율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곽의정이 자기 아버지와 다퉜다는 거에 꽤나 놀라고 있었다.밥을 먹으면서 그녀는 곽의정이 회사 일로 아버지와 다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물었다.“그럼 이제 그 집으로는 안 들어갈 거예요?”곽의정이 응하고 답했다.“새 회사만 찾으면 바로 나갈게.”이율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튿날 새벽. 곽의정이 한창 자고 있을 때 이율은 이미 일이나 있었다. 그녀는 곽의정을 위한 열쇠를 남겨두고 출근하러 나갔다.문뜩 그녀의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는 이율에게 곽의정을 만나지 못했냐고 물었다. 이율이 답했다.“저희 집에 있어요.”“이율아 네가 의정이한테 잘 말해서 아빠랑 화해하고 그만 집에 돌아오게 해줘. 아빠도 다 그 애가 잘 되길 바라서 그러는 건데…”“엄마, 제가 말리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누가 말려도 소용없어서 그러는 거예요. 의정 언니도 본인만의 생각이 있어요.”이율이 어머니의 말을 끊었다.곽 부인은 자기 딸이 그렇게 말하자 결국 전화를 끊었다.이율은 고개를 수그리고 끊겨버린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의 눈에 자신과 곽의정은 그저 한낱 철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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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윤티파니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현숙은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티파니야, 네 마음이 내키지 않다는 걸 알아. 하지만 모두 지나간 일이고 사람은 앞을 보면서 살아야지. 아이도 생각해야 하잖아.”윤티파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한지욱은 아들을 데리고 나가 놀다가 점심에야 돌아왔다. 시우는 즐거운 얼굴로 장난감을 들고 강현숙에게 뛰어갔다.“할머니, 아빠가 장난감 사줬어요!”강현숙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었다.“기분 좋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장난감 비행기를 만졌다.“좋아요!”손자가 즐거워하니 강현숙도 별 말 하지 않았다.한지욱이 걸어왔다.“어머님, 티파니는요?”강현숙은 여전히 무표정으로 대답했다.“방에 있다.”한지욱이 윤티파니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보니 윤티파니가 창문 앞에 서있는 게 보였다. 핑크색 커튼이 그녀의 가녀린 몸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눈 한 번만 깜빡하면 그녀가 자신의 앞에서 사라질 것 같았다.한지욱은 순간 가슴이 쿵쿵 세차게 뛰었다. 그가 미친 듯이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윤티파니는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난...... 난 당신이......”한지욱은 정신을 차린 후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미안해요, 그저 순간 당신이 3년 전처럼 그럴까 봐 겁이 났어요.”윤티파니는 멍하니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녀는 한지욱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찌나 뜨거운지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그건 그녀의 눈물이 아니었다!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고 그의 얼굴을 만졌다.한지욱은 멍하니 있다가 몸을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창문에 서서 뭐 한 거예요?”그녀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한지욱 씨, 아까...... 제가 뛰어내리는 줄 알았어요?”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윤티파니는 입술을 깨물고 얼굴에 남은 축축한 눈물자국을 느꼈다. 한지욱도 눈물을 흘리는 건가?그녀는 창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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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한지욱은 빙긋 웃었다.“어머님, 저흰 괜찮아요.”강현숙은 별말 없이 몸이 돌려 떠났다.윤티파니는 한지욱과 눈을 마주친 후 눈을 내리깔았다.“당신...... 정말 괜찮아요?”한지욱은 침을 꿀꺽 삼킨 후 시선을 돌렸다.“괜찮아요, 둥지를 다시 돌려놓을게요.”그는 둥지를 잘 놓은 후 몸을 돌려 윤티파니를 바라보았다. 윤티파니는 제자리에 서있었고 그는 천천히 걸어와 윤티파니 앞에 섰다.“티파니 씨, 걱정하지 마요. 전 다치지 않았어요.”그녀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자 한지욱은 당황했다.한지욱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왜 울어요?”윤티파니도 자신이 왜 슬픈지 몰랐다. 아마 과거가 생각나서, 아니면 아픈 무언가를 건드려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한지욱은 고개를 떨구고 그녀의 눈물에 입을 맞췄다.윤티파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볼에 닿았을 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한지욱은 눈을 내리뜨고 그녀를 한참 동안 보다가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윤티파니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간간이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진한 키스를 하다가 윤티파니가 그를 안는 순간 그는 주체하지 못하고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하지만 한지욱은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그녀가 그를 바라보면서 묵인하는 듯하자 한지욱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면서 옅게 미소를 지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이마, 코끝, 입술에 입을 맞췄다.......창밖의 노을은 유난히 붉었다. 빨간 물감이 물든 단풍이 흔들리며 커튼에 부드러운 아우라를 그렸다.한지욱은 뒤에서 윤티파니를 그러안았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창밖을 바라보았다.“티파니 씨, 전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그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지도, 욕심낼 용기도 없었다.“저와 결혼하지 않아도 평생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이 자리는 영원히 당신 거고 아들 한 명으로 충분해요.”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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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강유이는 리사 곁에 다가가 앉았다.“리사, 요즘 무슨 일 있어?”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유이는 그녀가 걱정되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나 리사가 곧 그녀의 손을 밀쳐냈다.“유이야, 우리 학교에서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자.”강유이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왜?”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바로 되물었다.“설마 조민이가 또 뭐라고 한 거야?”리사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거 알아. 보조금과 부모님 저금으로 이 학교에 다니는 것 외에, 부모님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어. 하지만 난 그저 친구 사귀고 싶었을 뿐이야, 왜...... 왜 다른 애들은 날 그렇게 말하는 걸까?”강유이는 그녀의 앞에 웅크려 앉았다.“리사, 다른 사람들의 말과 생각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조민이가 이간질하기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잖아. 이번 생에 내 친구는 너 하나뿐이야.”리사가 눈물을 멈추지 않자 강유이는 화를 내며 일어섰다.“조민이 찾으러 갈게!”“가지 마.”리사는 그녀를 잡았다.“제발, 유이야, 네가 찾아가도 소용없어. 이건 나와 조민 사이의 일이야. 네가 아무리 찾아가도 소용없다고.”강유이는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멈춰 섰다.그녀는 조민에게 더 이상 리사를 괴롭히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조민은 듣지 않았다.“유이야, 네가 날 친구로 생각하는 거 알아. 하지만 학교에서는 좀 떨어져서 지내. 날 위해서라도.”리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강유이는 이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멍하니 제자리에 서있었다.저녁, 반 씨 저택.강유이는 저녁도 먹지 않고 돌아오자마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조용히 울었다. 저녁을 들고 들어온 강성연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은 후 이불을 젖혔다.“유이야, 배불리 먹지 않으면 울 힘도 없어. 먼저 밥 먹고 울어.”강유이는 침대 끝에 앉아 입을 삐죽거렸다.“엄마, 리사는 저와 친해지려는 것뿐인데 왜 다른 애들은 모두 리사를 그렇게 말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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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강유이는 너무 예쁘게 자라 세상 물정에 대해 잘 몰랐다. 그녀는 리사가 그녀처럼 자신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물건들을 선물해 준 거였다. 하지만 자신이라는 건 물질로 보완할 수 없는 거다.인간의 탐욕이란 태어날 때부터 생기는 게 아니라, 쉽게 한 번도 가지지 못한 물건을 소유하게 되고 그것에 익숙해지면 탐욕이 점점 드러나게 된다.그러니 강유이가 바보라고 말하는 거다.“그렇다면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강유이는 자신 때문에 리사가 큰 부담을 느끼는 거라 생각했다.강성연은 웃으면서 일어섰다.“당연히 고쳐야지, 지금도 아직 늦지 않았어.”다른 쪽, 일반 주택.리사는 밖에서 한참 동안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던 그녀는 문이 열린 걸 발견했다.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엄마, 아빠, 저 왔어요.”현관에서 신발을 바꿔 신으며 부모를 불렀지만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그녀는 소파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주방 쪽에서 소리가 들려 들어간 리사는 어머니가 피를 줄줄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발견했다.리사는 제자리에 굳어졌다.“엄마......”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웃들은 길옆에 서서 리사 어머니가 들것에 실려가는 걸 지켜보았다. 리사 아버지도 급히 달려왔다.“저 집도 정말 재수가 없다니까, 저런 쓰레기 같은 아들을 낳아서...”“누가 아니래? 다른 집 아들은 부모한테 돈을 보내는데, 저 집 아들은 부모 목숨까지 빼앗잖아.”“다투는 소리 좀 들었어, 그 뒤로 청년 몇 명이 허둥지둥 도망치더라고. 정말 가문의 수치야.”리사는 이튿날 학교로 가야 하기 때문에 리사 아버지는 그녀더러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리사는 제자리에 서서 이웃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들으며 어두워진 표정으로 점차 멀어지는 구급차를 바라보았다.리사는 홀로 휑한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티비 위에 놓인 가족사진에는 그녀 오빠의 모습도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로부터 오빠는 더 이상 그녀를 예뻐하지 않았고 성격도 난폭해졌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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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강유이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숙이고 고맙다는 말만 한 후 사무실에서 나왔다.일반 주택.리사 아버지는 방에서 아내의 유물을 정리하다가 가족사진을 본 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문 앞에서 이 장면을 한참 동안 지켜본 리사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가 강유이가 선물한 비싼 선물들을 모두 꺼내 가방에 넣었다.그녀는 가방을 메고 골목길에 있는 PC방으로 향했다.그곳은 리사의 오빠 리염이 자주 다니는 곳이었다. 그리고 리사는 리염이 밖에 “백이령 누님”이라는 사람을 모시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 곁에 있는 양아치들은 항상 “백이령 누님”을 입에 담고 살았다.백이령 누님은 PC방 사장님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지만 돈이 많은 것 같았다. PC방 앞에 늘 주차되어 있는 레드색 스포츠카가 바로 백이령 누님 거였다.리사가 PC방으로 들어가 카운터로 걸어가 보니 관리자는 컵라면을 먹으면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리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백이령 언니 여기 계시나요?”“사장님 안에......”고개를 든 관리자는 어린아이의 얼굴을 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우리 사장님 알아? 너 누구야?”“저 리염 여동생이에요. 일 있어서 백이령 언니 찾아온 거예요.”리염과 양아치들은 PC방 단골이고 백이령 똘마니기 때문에 관리자는 당연히 리염을 알고 있었다. 리사가 리염 여동생이라고 말하자 관리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잠깐 기다려.”그는 카운터에서 뒤쪽 커튼으로 가려져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자가 나와 말했다.“들어와,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셔.”리사는 관리자와 함께 뒤쪽 방으로 들어갔다. 이쪽은 PC방 외부와 달리 긴 복도가 있었으며 불빛이 어두웠다. 양쪽 방은 합치면 열 개도 넘었으며 문 앞에는 방 번호가 적혀있었다. 굳게 닫힌 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리사는 깜짝 놀랐다.관리자는 그녀를 마지막 방으로 안내했고 그 방에는 번호가 없었다.문을 여니 사무실처럼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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