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티파니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현숙은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티파니야, 네 마음이 내키지 않다는 걸 알아. 하지만 모두 지나간 일이고 사람은 앞을 보면서 살아야지. 아이도 생각해야 하잖아.”윤티파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한지욱은 아들을 데리고 나가 놀다가 점심에야 돌아왔다. 시우는 즐거운 얼굴로 장난감을 들고 강현숙에게 뛰어갔다.“할머니, 아빠가 장난감 사줬어요!”강현숙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었다.“기분 좋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장난감 비행기를 만졌다.“좋아요!”손자가 즐거워하니 강현숙도 별 말 하지 않았다.한지욱이 걸어왔다.“어머님, 티파니는요?”강현숙은 여전히 무표정으로 대답했다.“방에 있다.”한지욱이 윤티파니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보니 윤티파니가 창문 앞에 서있는 게 보였다. 핑크색 커튼이 그녀의 가녀린 몸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눈 한 번만 깜빡하면 그녀가 자신의 앞에서 사라질 것 같았다.한지욱은 순간 가슴이 쿵쿵 세차게 뛰었다. 그가 미친 듯이 달려가 그녀를 안았다.윤티파니는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난...... 난 당신이......”한지욱은 정신을 차린 후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미안해요, 그저 순간 당신이 3년 전처럼 그럴까 봐 겁이 났어요.”윤티파니는 멍하니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녀는 한지욱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찌나 뜨거운지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그건 그녀의 눈물이 아니었다!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고 그의 얼굴을 만졌다.한지욱은 멍하니 있다가 몸을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창문에 서서 뭐 한 거예요?”그녀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한지욱 씨, 아까...... 제가 뛰어내리는 줄 알았어요?”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윤티파니는 입술을 깨물고 얼굴에 남은 축축한 눈물자국을 느꼈다. 한지욱도 눈물을 흘리는 건가?그녀는 창문 앞으로
한지욱은 빙긋 웃었다.“어머님, 저흰 괜찮아요.”강현숙은 별말 없이 몸이 돌려 떠났다.윤티파니는 한지욱과 눈을 마주친 후 눈을 내리깔았다.“당신...... 정말 괜찮아요?”한지욱은 침을 꿀꺽 삼킨 후 시선을 돌렸다.“괜찮아요, 둥지를 다시 돌려놓을게요.”그는 둥지를 잘 놓은 후 몸을 돌려 윤티파니를 바라보았다. 윤티파니는 제자리에 서있었고 그는 천천히 걸어와 윤티파니 앞에 섰다.“티파니 씨, 걱정하지 마요. 전 다치지 않았어요.”그녀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자 한지욱은 당황했다.한지욱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었다.“왜 울어요?”윤티파니도 자신이 왜 슬픈지 몰랐다. 아마 과거가 생각나서, 아니면 아픈 무언가를 건드려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한지욱은 고개를 떨구고 그녀의 눈물에 입을 맞췄다.윤티파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볼에 닿았을 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한지욱은 눈을 내리뜨고 그녀를 한참 동안 보다가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 윤티파니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간간이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진한 키스를 하다가 윤티파니가 그를 안는 순간 그는 주체하지 못하고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하지만 한지욱은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그녀가 그를 바라보면서 묵인하는 듯하자 한지욱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면서 옅게 미소를 지었다.그는 고개를 숙이고 이마, 코끝, 입술에 입을 맞췄다.......창밖의 노을은 유난히 붉었다. 빨간 물감이 물든 단풍이 흔들리며 커튼에 부드러운 아우라를 그렸다.한지욱은 뒤에서 윤티파니를 그러안았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창밖을 바라보았다.“티파니 씨, 전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요.”그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지도, 욕심낼 용기도 없었다.“저와 결혼하지 않아도 평생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이 자리는 영원히 당신 거고 아들 한 명으로 충분해요.”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강유이는 리사 곁에 다가가 앉았다.“리사, 요즘 무슨 일 있어?”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유이는 그녀가 걱정되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나 리사가 곧 그녀의 손을 밀쳐냈다.“유이야, 우리 학교에서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자.”강유이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왜?”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바로 되물었다.“설마 조민이가 또 뭐라고 한 거야?”리사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거 알아. 보조금과 부모님 저금으로 이 학교에 다니는 것 외에, 부모님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어. 하지만 난 그저 친구 사귀고 싶었을 뿐이야, 왜...... 왜 다른 애들은 날 그렇게 말하는 걸까?”강유이는 그녀의 앞에 웅크려 앉았다.“리사, 다른 사람들의 말과 생각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조민이가 이간질하기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잖아. 이번 생에 내 친구는 너 하나뿐이야.”리사가 눈물을 멈추지 않자 강유이는 화를 내며 일어섰다.“조민이 찾으러 갈게!”“가지 마.”리사는 그녀를 잡았다.“제발, 유이야, 네가 찾아가도 소용없어. 이건 나와 조민 사이의 일이야. 네가 아무리 찾아가도 소용없다고.”강유이는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멈춰 섰다.그녀는 조민에게 더 이상 리사를 괴롭히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조민은 듣지 않았다.“유이야, 네가 날 친구로 생각하는 거 알아. 하지만 학교에서는 좀 떨어져서 지내. 날 위해서라도.”리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강유이는 이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멍하니 제자리에 서있었다.저녁, 반 씨 저택.강유이는 저녁도 먹지 않고 돌아오자마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조용히 울었다. 저녁을 들고 들어온 강성연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은 후 이불을 젖혔다.“유이야, 배불리 먹지 않으면 울 힘도 없어. 먼저 밥 먹고 울어.”강유이는 침대 끝에 앉아 입을 삐죽거렸다.“엄마, 리사는 저와 친해지려는 것뿐인데 왜 다른 애들은 모두 리사를 그렇게 말하는 걸까요?”
강유이는 너무 예쁘게 자라 세상 물정에 대해 잘 몰랐다. 그녀는 리사가 그녀처럼 자신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물건들을 선물해 준 거였다. 하지만 자신이라는 건 물질로 보완할 수 없는 거다.인간의 탐욕이란 태어날 때부터 생기는 게 아니라, 쉽게 한 번도 가지지 못한 물건을 소유하게 되고 그것에 익숙해지면 탐욕이 점점 드러나게 된다.그러니 강유이가 바보라고 말하는 거다.“그렇다면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강유이는 자신 때문에 리사가 큰 부담을 느끼는 거라 생각했다.강성연은 웃으면서 일어섰다.“당연히 고쳐야지, 지금도 아직 늦지 않았어.”다른 쪽, 일반 주택.리사는 밖에서 한참 동안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열쇠를 꺼내 문을 열려던 그녀는 문이 열린 걸 발견했다.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엄마, 아빠, 저 왔어요.”현관에서 신발을 바꿔 신으며 부모를 불렀지만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그녀는 소파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주방 쪽에서 소리가 들려 들어간 리사는 어머니가 피를 줄줄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발견했다.리사는 제자리에 굳어졌다.“엄마......”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웃들은 길옆에 서서 리사 어머니가 들것에 실려가는 걸 지켜보았다. 리사 아버지도 급히 달려왔다.“저 집도 정말 재수가 없다니까, 저런 쓰레기 같은 아들을 낳아서...”“누가 아니래? 다른 집 아들은 부모한테 돈을 보내는데, 저 집 아들은 부모 목숨까지 빼앗잖아.”“다투는 소리 좀 들었어, 그 뒤로 청년 몇 명이 허둥지둥 도망치더라고. 정말 가문의 수치야.”리사는 이튿날 학교로 가야 하기 때문에 리사 아버지는 그녀더러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리사는 제자리에 서서 이웃들이 수군거리는 말을 들으며 어두워진 표정으로 점차 멀어지는 구급차를 바라보았다.리사는 홀로 휑한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티비 위에 놓인 가족사진에는 그녀 오빠의 모습도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로부터 오빠는 더 이상 그녀를 예뻐하지 않았고 성격도 난폭해졌다.왜
강유이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숙이고 고맙다는 말만 한 후 사무실에서 나왔다.일반 주택.리사 아버지는 방에서 아내의 유물을 정리하다가 가족사진을 본 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문 앞에서 이 장면을 한참 동안 지켜본 리사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방으로 돌아가 강유이가 선물한 비싼 선물들을 모두 꺼내 가방에 넣었다.그녀는 가방을 메고 골목길에 있는 PC방으로 향했다.그곳은 리사의 오빠 리염이 자주 다니는 곳이었다. 그리고 리사는 리염이 밖에 “백이령 누님”이라는 사람을 모시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 곁에 있는 양아치들은 항상 “백이령 누님”을 입에 담고 살았다.백이령 누님은 PC방 사장님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지만 돈이 많은 것 같았다. PC방 앞에 늘 주차되어 있는 레드색 스포츠카가 바로 백이령 누님 거였다.리사가 PC방으로 들어가 카운터로 걸어가 보니 관리자는 컵라면을 먹으면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리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백이령 언니 여기 계시나요?”“사장님 안에......”고개를 든 관리자는 어린아이의 얼굴을 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우리 사장님 알아? 너 누구야?”“저 리염 여동생이에요. 일 있어서 백이령 언니 찾아온 거예요.”리염과 양아치들은 PC방 단골이고 백이령 똘마니기 때문에 관리자는 당연히 리염을 알고 있었다. 리사가 리염 여동생이라고 말하자 관리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잠깐 기다려.”그는 카운터에서 뒤쪽 커튼으로 가려져있는 방으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자가 나와 말했다.“들어와,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셔.”리사는 관리자와 함께 뒤쪽 방으로 들어갔다. 이쪽은 PC방 외부와 달리 긴 복도가 있었으며 불빛이 어두웠다. 양쪽 방은 합치면 열 개도 넘었으며 문 앞에는 방 번호가 적혀있었다. 굳게 닫힌 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리사는 깜짝 놀랐다.관리자는 그녀를 마지막 방으로 안내했고 그 방에는 번호가 없었다.문을 여니 사무실처럼 인터
“오빠 맞아요, 이웃들이 다 봤다고요!”리사는 울면서 고함을 질렀다.“오빠가 엄마에게 돈을 요구했는데 엄마가 안 줘서 죽인 거라고요!”리사 아버지는 그녀를 보면서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결국 문을 나섰다. 문이 닫히자 리사는 아버지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테이블에 놓았던 유리잔을 깨뜨렸다.-다음날, 강유이와 강해신이 리사를 찾아왔다. 강유이가 문을 두드렸지만 문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해신을 바라보았다.“둘째 오빠, 리사는 집에 없는 걸까?”“몰라, 그렇겠지.”강해신은 몸을 돌렸다.“돌아가자.”강유이는 머리를 끄덕였다. 원래 오늘 그녀는 리사를 보러 온 거지만 리사가 없으니 학교에 가서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아파트 문까지 걸어간 강유이와 강해신은 마침 리사 아버지와 마주쳤다. 그녀는 리사 아버지 쪽으로 달려갔다.“리사 아버지, 저 강유이에요. 리사 집에 없어요?”리사 아버지는 좀 당황한 듯 보였다.“아마 나갔을 거다.”리사 아버지가 아파트로 들어가자 강유이가 눈을 내리떴다.“둘째 오빠, 리사가 너무 걱정돼.”강해신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걱정할 필요 없어,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며칠 후면 학교에 나올 거야.”강유이는 강해신과 함께 아파트를 떠났다.집에 돌아온 리사 아버지는 리사의 방문을 열었다. 나간 줄 알았던 리사는 옆으로 돌아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고 있었다. 리사 아버지는 다시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계속 깨어있었던 리사는 어두운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강유이의 노크 소리를 들었지만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아 없는 척 한 거였다.이틀 뒤 리사는 드디어 학교로 돌아왔다.강유이는 그녀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그녀를 찾으러 갔다.복도에서 리사를 기다리던 유이는 리사가 교실에서 나오자 웃으면서 다가갔다.“리사야, 괜찮아? 엄청 많이 걱정했어.”리사는 고개를 저었다.“며칠 전 오빠와 네 집에 찾아갔었는데 넌 없더라.”강유이는 이렇게 말한 후 환하게 웃었
한지욱은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지.”차는 한 씨 저택에 멈춰 섰다. 한수찬과 한 부인은 일찍부터 소식을 들었는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가 아이를 안고 한지욱과 함께 들어온 걸 확인한 한수찬과 한 부인은 서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한지욱은 시우와 윤티파니의 손을 잡고 그들 쪽으로 걸어갔다.“아버지, 티파니 씨와 손자 데리고 왔어요.”시우는 부끄러워하며 한지욱 뒤에 숨더니 고개를 반쯤 내밀었다.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본 한 부인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얘야, 이리 와 보렴.”윤티파니가 쪼그리고 앉아 시우에게 뭐라고 말하자, 그제야 시우는 머뭇거리면서 걸어갔다. 한 부인은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웃으며 말했다.“정말 착한 애구나.”그녀는 고개를 들어 윤티파니를 바라보았다.“티파니야, 네가 정말 고생했다.”윤티파니는 멈칫하다가 그저 고개만 저었다.한수찬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돌아왔으니 내가 아줌마더러 저녁을 준비하라고 하마.”“여보, 앉아요.”한 부인은 그를 부축하며 자리에 앉혔다.“제가 갈 테니 여보는 손자랑 놀아요.”“하지만......”한수찬은 사실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뜨려고 했던 거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르는 한 부인이 저지했다.시우는 별처럼 맑고 깨끗한 눈으로 한수찬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가 정말 마음에 든 한수찬은 아이와 어떻게 말을 건넬까 생각하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을 발견했다.한수찬은 사과를 시우에게 건네주었다.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가가 사과를 건네받은 후 이렇게 말했다.“할아버지, 감사합니다.”사과를 받은 그는 윤티파니에게 다시 달려갔다.한수찬은 시우가 할아버지라고 부르자 기분이 좋아졌다.저녁을 먹은 후 윤티파니는 시우를 데리고 정원에서 산책했으며, 한지욱은 2층 베란다에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이때 한 부인이 그의 곁으로 걸어왔다.“지욱아.”그녀도 정원 쪽을 바라보았다.“티파니가 결혼하겠다고 했어?”한지욱은 눈을 내리깔면
곽 회장은 고개를 숙이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응접실에서 나온 곽 회장은 마침 복도에서 이율과 마주치고 깜짝 놀랐다.“네가 어떻게 이 회사에 있어?”이율 역시 이곳에서 의붓아버지를 만나게 될 줄 몰랐다!이때 함께 응접실에서 나온 강성연은 곽 회장과 이율의 대화를 듣고 조금 의아했다.“곽 회장님, 이율을 알아요?”곽 회장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율이 해명했다.“아저씨, 전...... 전 soul 주얼리에서 출근하고 있어요.”곽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곽 회장 곁에 서서 이율을 바라보았다.“곽 회장님, 이율이와 친척 관계이신가요?”그러고 보니 이율의 성도 곽 씨였다.이율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곽 회장은 숨을 조금 들이쉬더니 웃으며 말했다.“이율은 제 아내 딸입니다.”곽 회장이 처음 다른 사람 앞에서 그녀를 소개하는 것인지 이율은 좀 놀란 눈빛이었다. 다들 곽 회장이 재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재혼한 아내의 딸도 곽 회장의 딸이 아닌가?곽 회장이 떠난 후 이율은 강성연과 함께 사무실로 돌아갔다.강성연은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이율을 바라보았다.“곽 사모님이 너의 어머님이었구나.”이율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삐죽거렸다.“엄마는 절 데리고 곽 회장님과 재혼했어요. 하지만 의붓아버지가 제 신분을 공개하지 않았죠.”그렇기 때문에 여태껏 이율의 진짜 가정 상황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다들 그녀가 일반 가정의 출신이라고 생각했다.사실 이율은 확실히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어머니는 선생님, 아버지는 노동자였다. 하지만 어렸을 적에 그녀의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셨고 그녀는 아버지를 여의게 되었다.그 후 이율의 어머니는 곽 회장을 만나게 되었다.곽 회장은 이율 어머니의 현모양처 모습에 반해 아이가 있는 것도 개의치 않고 결혼했다. 이율도 의붓아버지를 따라 성을 곽 씨로 바꿨지만, 자신이 곽 씨 가문 딸이라는 걸 밝힐 수 없었다. 곽 씨 저택은 그녀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