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321 - Chapter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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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화

“우리 성연이 지금 질투해?”그가 소리 없이 웃으며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아쉽지만 성연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아.”그녀가 멈칫했다.“제가 무슨 괜한 걱정을 했어요?”그가 더욱 환하게 웃었다.“성연이는 그 여자가 나한테 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요 며칠 내가 여러 차례 기회를 줬는데도 달려들지 않는 걸 보면, 그 여자의 관심사가 남녀상열지사는 아닌 것 같아.”강성연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설마 당신이 나이가 들어서 매력이 떨어져 그런 거 아니에요?”반지훈이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무슨 생각 하는 거야. 그럼 성연이는 그 여자가 정말로 나를 덮쳤으면 좋겠어?”강성연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은 농담일 뿐. 만약 그가 정말로 심유연한테 방심하면 그의 가죽을 한 꺼풀 벗겨버릴 것이다.그녀가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당신한테 반한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당신 곁에 있는 거라니. 이건 너무 아귀가 안 맞잖아요.”반지훈이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입술을 만지작거렸다.“그러니까 이제 그 여자가 바라는 연극을 해줘야지.”강성연이 그를 쳐다보았다. 문뜩 그녀의 머릿속에 계략이 떠올랐다.다음날 TG 그룹.심유연이 예전과 다름없이 사무실로 향했다. 그녀가 막 문을 두드리려고 할 때 사무실 안에서 희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정신이세요 대표님? 정말로 사모님과 이혼하시려고요?”반지훈이 계약서에 서명하며 말했다.“안 그러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소란을 피우게 놔둬? 까짓것 양육권 포기하지 뭐.”“하지만 예전에도 사모님과 이혼 문제로 소란이 있으셨잖아요. 지금 또 이혼 이야기를 꺼내면 혹시 사모님께서 나쁜 마음을 먹고 투신이라도 하면 어떡해요.”희승이 큰소리로 말했다.반지훈이 그를 힐끗 노려보았다. 어쩐지 자신보다 더 연기에 진심인 것 같았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연 희승이 심유연과 마주쳤다.“심 비서님,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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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긴 머리의 여학생이 리사의 앞까지 걸어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강유이가 널 친구로 생각하니까 네가 진짜 부잣집 아가씨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네 몸에는 가난뱅이 기질이 깊숙하게 자리 잡아서 절대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 가난한 건 죄가 아니야. 하지만 그래도 자랑을 해서는 안 되지.”리사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여학생이 웅크려 앉아 리사의 팔목을 잡아당겨 그녀가 찬 시계를 확인했다.“이것 봐. 네가 지금 4백만 원짜리 시계를 찰 수 있는 건 다 강유이 덕분이잖아. 그 애도 알고 있어? 자신한테 이렇게 허영심 가득한 친구가 있다는걸?”리사의 어깨가 작게 떨리더니 시선을 떨구었다.“허영심이 아니라…”“이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부정하네.”여학생이 리사가 있는 쪽으로 몸을 수그렸다.“난 너의 비밀을 알고 있거든.”순간 리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조민 선배!”때마침 도착한 강유이가 조민이 리사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고, 리사는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이가 달려가 조민을 밀쳤다.“제가 분명 리사를 괴롭히지 말라고 했었잖아요.”조민이 쯧 하고 혀를 찼다.“강유이, 너 도대체 왜 얘한테 그렇게 잘 해주는 거야. 너 정도 되는 애가 뭐가 모자라서 이런 애랑 친구를 해. 네 그 허울만 좋은 친구한테 배신 당하는 게 두렵지도 않아?”리사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유이가 그런 그녀를 바닥에서 일으켰다.“난 절대 유이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조민이 싸늘하게 웃을 뿐 답을 하지 않았다.강유이는 리사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조민을 바라보았다.“내 친구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선배가 뭐라 할 필요 없어요. 다시는 리사를 괴롭히지 말아요!”그리고 리사를 데리고 옥상을 벗어났다.건물 아래로 내려온 뒤 유이가 리사를 돌아보았다.“괜찮아? 저 선배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왜 번마다 너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거야!”리사가 고개를 저으며 애써 미소 지었다.“난 괜찮아. 그 선배는 아마… 아마 내가 너랑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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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지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남자를 잡아 일으키더니 가차 없이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골드 룸살롱 룸.보디가드 몇 명이 남자를 향해 주먹세례를 날렸다. 두 손이 묶인 남자는 그저 맞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강성연이 들어오고 나서야 보디가드들이 행동을 멈췄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바닥에 뻗어있는 처참한 몰골의 남자를 바라보았다.“강예림을 차로 친 사람, 당신 맞죠?”남자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곁에 있던 보디가드가 입을 열었다.“사모님, 이놈 생각 밖으로 입이 무거운 놈입니다. 아니면 저희가 좀 더 손을 볼까요?”“아마 맞아 죽더라도 입을 열지 않을 거예요.”강성연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저희가 폭력만 쓸 줄 아는 건 아니잖아요.”보디가드가 의아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사모님 말씀은…”강성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한테 다가갔다.“심유연… 아니 수연 씨라고 해야 하나. 보아하니 당신 그 여자와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은데 단순히 돈을 위해 움직이는 거 아니죠? 서울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그 여자와 마찬가지로 S 국에서 왔나요? 지금껏 경찰의 수배를 잘 피해 다녔다는 건 당신도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걸 말해주겠죠.”그녀는 남자 앞으로 다가가 그를 내려다보았다.“실력도 출중해 보이던데, 당신 프로죠? 안타깝게도 지윤 씨 상대는 안 되겠지만요.”남자가 험상궂은 얼굴로 이를 악물었다.“찢어 죽이든 삶아 죽이든 바로 결단을 내!”강성연이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을 들더니 주저하지 않고 그의 얼굴에 뿌렸다. 얼이 빠진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 그녀가 덤덤한 표정으로 잔을 카펫 위에 던졌다.“당신을 죽일지 살릴지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에요. 뺑소니로 사람을 쳐 죽이고, 거기다 죄 없는 사람까지 한 명 더 죽였잖아요. 당신의 죄는 법이 심판할 거예요. 강예림 한 사람뿐만 아니죠. 억울하게 엮여서 죽은 집주인도 있으니까요.”남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것을 확인한 강성연이 몸을 숙이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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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덫을 쳐놓았으니 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반지훈이 실눈을 떴다.“사람들은 준비됐어?”희승이 고개를 끄덕였다.“준비됐습니다. 항구와 공항 부근, 그리고 고속도로에까지 사람들을 심어놓았습니다.”그가 몸을 돌려 문밖으로 걸어나갔다.“그럼 시작해 볼까.”심유연이 차를 몰고 항구 근처에 도착했다. 멀리서 항구 근처에 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차를 멈추고 전화를 걸었다.“너희들 지금 어디야?”상대편 사람이 오는 중에 구간 단속에 걸렸다고 답했다.심유연은 맞은편에 보이는 차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표정을 굳혔다.“오지 말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봐.”그녀는 상대편의 답을 듣지도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항구를 다시 한번 돌아본 그녀는 엑셀을 밟고 있는 발에 힘을 실으며 그곳을 벗어났다.다른 한편, 강성연과 지윤이 골드 룸살롱에서 나왔다. 그녀가 막 차에 오르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처음 보는 번호에 의아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나예요.”강성연이 미간을 찌푸렸다.“심유연 씨?”지금 한창 도망치고 있어야 할 심유연이 그녀한테 전화를 걸다니?전화기 속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다.“당신들 정말 판을 잘 짰네요. 하마터면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어요.”강성연이 눈을 깜빡이더니 싱긋 미소 지었다.“그게 무슨 말이죠?”심유연이 차창 밖을 내다봤다.“이혼한다는 거 거짓말이죠? 두 사람이 짜고 이런 연극을 펼친 게 다 나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잖아요”그녀가 두 사람의 이혼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조셉을 보내자마자 조셉이 돌연 자수를 하겠다고 했다. 이는 그의 정체가 발각되었다는 것을 설명했다.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생각한 그녀는 바로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항구에는 수상한 차량 몇 대가 서있고, 그녀의 사람들은 하필 오늘 같은 날 구간 단속에 걸렸다.일단 단속에만 걸리면 그들이 불법으로 입국했다는 게 밝혀질 것이고, 그러면 구속을 면치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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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나의 착한 언니 수지는 토론토 예술 아카데미에 갈 기회를 나한테 넘겨주었죠. 뭐 그 일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실 언니는 내가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가 자기 신분으로 자신의 체면을 깎을까 봐 두려워서 내가 하는 일마다 간섭했죠. 선생님이 수지라는 이름으로 나를 칭찬할 때마다 언니가 증오스러웠어요. 서영유가 언니를 불태워 죽이고 나서야 난 해방될 수 있었어요. 드디어 언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거든요.”그 말을 들은 강성연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 났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 마신 후 겨우 말을 꺼냈다.“방금 그 말 무슨 뜻이에요.”“그거 알아요?”심유연이 의미심장하게 웃기 시작했다.“서영유가 어떻게 수지를 죽일 수 있었는지. 다 큰 성인인데 아무리 깊게 잠들었다 해도 화재가 나면 연기 때문에 잠에서 깼겠죠. 그것 때문에 당신들은 서영유가 먼저 그녀를 죽이고 불을 질렀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사실 그게 아니거든요.”강성연은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거렸다. 수지는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확실히 그들은 서영유가 수지를 죽인 뒤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불을 질렀다고 생각했었다.강성연이 수지가 살았던 집을 찾아갔을 때 집주인은 화재 당시 문이 잠겨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그들이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만약 서영유가 수지를 죽이고 나서 불을 질렀다면 굳이 방문을 걸어 잠글 필요가 없었다.수지는 이미 죽었으니까. 아무리 빠르게 불길을 잡고 들어간다 해도 다 타 버린 시체만 있을게 분명하니 되살아날 희망도 없었다. 오히려 문을 잠그는 게 더 의심을 살 일이었다.그때, 그녀의 귓가에 심유연의 태연한 목소리고 들려왔다.“내가 서영유의 손을 빌려 언니를 죽인 거예요.”강성연은 순간 숨이 턱 막혀왔다.“뭐라고요?”심유연이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마치 재미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즐겁게 말을 이었다.“사실 난 진작 수지 언니를 죽여버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날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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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사립명문 중고등학교.방과 후 중, 고등학생들이 우르르 학교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에서 전용차를 보내 등하교를 했기에 학교 앞에 고급 자동차가 서있는 건 너무나 평범한 일이었다.리사는 교문 앞에 서서 강유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이의 옷으로 갈아입은 리사는 유이가 나오기 전 휴대폰을 들고 셀카 몇 장을 찍었다.그때 몇몇 학생들이 리사의 곁을 지나며 힐끔힐끔 리사를 쳐다보았다. 순간 부끄러워진 리사가 얼른 휴대폰을 넣고 고개를 숙였다.리사의 귓가에 방금 지나간 학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저 옷 엄청 예쁘다. 되게 비싸겠지?”“이 학교에 부자가 얼마나 많은데. 저런 명품 브랜드를 입고 다니는 게 보통이겠지.”리사는 그들이 자기가 입은 옷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도 못 들은 척 행동했다. 그리고 속으로는 엄청 뿌듯해하고 있었다.“리사야.”이제 막 나온 유이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이따가 우리 차 타고 갈래? 집에 데려다줄게.”순간 리사의 표정이 멍해졌다. 리사가 막 알겠다고 말하려고 하던 그때, 조민과 그 무리들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리사가 고개를 푹 수그렸다.“괜찮아. 나 그냥 차 타고 가면 되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조민을 못 본 강유이는 리사가 자신이 집까지 데려다주는 걸 원치 않는다고 생각했다.“알았어.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멀지 않은 곳에 강유이를 데리러 온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먼저 도착한 해신은 이미 차 옆에서 유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이는 리사한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후 해신이를 향해 뛰어갔다.곧 두 사람이 차에 오르고 차가 출발했다.리사는 조민 무리가 아직 그곳에 서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자신도 교문을 벗어났다.리사는 모르고 있었다. 방금 자신이 지나친 차 안에서 두 명의 남자가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뒷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는걸.남자가 손에 쥔 사진을 확인했다. 얼굴이 찍히진 않았지만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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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반지훈이 그녀를 감싸 안은 채 서재로 향했다. 그가 문을 꼭 닫았다.“수연의 과거를 알아냈어.”강성연이 놀라 물었다.“그 여자의 과거요?”반지훈이 책상 옆으로 다가가 서랍에서 웬 서류를 꺼내 올려놓았다.“이게 다 우리 아들 시언이 덕분이지.”강성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가 서류를 집어 들었다. 서류 위에 적힌 DNA 감정서를 확인한 그녀가 경악했다.수연과 서영유의 혈연관계 유전자 검사 결과가 95% 일치라니.“두 사람이 자매라고요?”반지훈이 담담하게 응하고 답했다.“아버지가 같고 어머니가 달라.”강성연은 순간 그녀가 전화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말하던 게 떠올랐다. 그러니까 그녀의 어머니는 서영유 아버지의 상간녀였던 것이다!그녀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수연은 이 일을 알고 있었군요.”그녀는 서영유와 자신들 자매가 이복자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반지훈이 자신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위에 적혀있는 날짜를 보면 알 수 있어.”강성연이 날짜를 확인했다. 감정서에 적혀있는 날짜는 이미 몇 년 전이었다. 그건 서영유가 수지로 위장하고 다녔던 시기와 겹쳤다.종이가 새것 그대로인 건 단지 감정서를 다시 복사했기 때문이었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희승이 들어왔다.“대표님, 사모님.”반지훈이 고개를 들었다.“어떻게 됐어.”희승이 답했다.“동료로 보이는 두 사람은 도망쳤고 수연도 몸을 숨겼습니다.”강성연이 입술을 깨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반지훈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두드렸다.“그들은 서울을 벗어날 수 없어. 절대 오래 숨어있지도 못할 거야.”*외진 폐공장 안. 벽에 걸린 누런 전구만이 어스름하게 내부를 밝히고 있었다. 창밖에는 이미 지독한 어둠이 자리 잡고 있었다.리사는 테이프에 입이 막힌 채 붙잡혀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손발이 묶인 채 벽에 기대어 있는 아이가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리사의 눈에 공포가 가득했다.두 남자가 옆에 놓인 테이블에 마주 앉아 포커를 치면서 술을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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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리사의 얼굴에서 핏기가 점점 사라졌다. 마치 피가 거꾸로 솟는 것처럼 손발이 차가워졌다.정말로 자신이 유이를 불러내야 하나?하지만 그건 유이를 배신하는 일인데.유이는 자신의 친구지 않는가.리사가 고민하는 것을 눈치챈 수연이 아이를 놓아주었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싸늘한 눈빛으로 리사를 바라보았다.“싫어? 그럼 그 애 대신 네가 죽으려고?”그 말에 놀란 리사가 두려움에 울먹였다.“하지만… 하지만 전…”“하지만 뭐? 원래 우정이 가장 깨지기 쉬운 거야. 그 애는 귀하디 귀한 반 씨 가문의 아가씨라서 너보다 훨씬 목숨 값이 비싸. 그 애 대신 네가 죽는 게 수지가 맞는다고 생각해?”수연이 웅크려 앉아 부드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꼬마 아가씨, 사람들은 말이야. 가끔 살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밑천을 끌어내 희생시키기도 해. 친구까지도 말이야.”“친구를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럼 네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넌 살고 싶어 아니면 죽고 싶어?”수연이 돌연 리사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말해!”두피에서 끔찍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리사는 감히 큰 소리로 울지 못했다.“저… 전 살고 싶어요.”수연이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아이를 자신의 눈앞에까지 끌어당겼다.“당연히 그래야지. 내일 내가 널 학교에 데려다줄 거야. 그럼 넌 무조건 반지훈의 딸을 불러내와야 돼. 만약 도망치면.”수연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바로 죽여버릴 거야.”리사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수연이 돌아서서 두 남자를 바라봤다.“잘 감시해. 도망치려 들면 다리를 분질러버려.”두 남자가 씩 웃었다.“걱정 마세요. 절대 우리 손에서 도망가지 못할 테니까요.”수연이 떠난 후 리사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낮은 소리로 울먹였다. 리사는 너무나 두려웠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갈등되었다. 왜 자신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리사는 강유이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무서웠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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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강유이의 말에 리사가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응…”리사의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수연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녀가 리사의 휴대폰을 조수석에 앉아있는 남자한테 건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울고 있는 리사를 보더니 웃으며 아이의 어깨를 다독였다.“무서워하지 마. 너희들 친구잖아. 그러니까 네가 그 애를 배신해도 그 애는 너를 이해해 줄 거야.”곧이어 강유이는 리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리사는 교문 앞 주차장에 있다고 말했다.교문 앞에까지 달려 나온 유이는 갑자기 보디가드들한테 제지당했다.“아가씨 어디 가시려고요?”“저 친구 데리러 갔다 올게요.”강유이가 보디가드를 밀어냈다.하지만 보디가드는 꿈쩍하지 않고 서서 유이의 앞길을 막았다.“나가실 수 없습니다. 대표님한테서 하교하기 전까지 절대 아가씨와 도련님더러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강유이는 화가 났다.“나 잠깐 내 친구 마중 나가는 것뿐이에요. 친구가 지각했는데 욕먹을까 봐 두렵다고 마중 나와 달랬거든요. 친구가 부탁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보디가드들이 여전히 비켜줄 의향 없이 자신을 막고 있자 강유이가 씩씩거리며 두 팔로 허리를 짚었다.“아저씨들 비키지 못해요?”고개를 숙이고 있는 보디가드들은 전혀 물러설 의도가 없었다.“아가씨, 저희들을 난처하게 만들지 말아 주세요.”“아니…”강유이가 뭐라 말하려고 하던 그때 강해신이 나타났다.“유이야.”유이가 해신이한테 쪼르르 달려가 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오빠, 나 나가서 리사 데리고 와야 되는데 이 사람들이 못 가게 하잖아. 오빠가 설득 좀 해줘!”강해신이 미간을 찌푸렸다.“리사가 너한테 마중 나와 달라고 했으면 넌 여기서 그 애를 기다리면 되잖아. 왜 굳이 나가려고 해.”유이가 당황했다. 유이는 리사가 너무 걱정된 나머지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강유이는 얼른 리사한테 전화를 걸었다.그쪽에서 전화를 받자 유이가 말했다.“리사야, 나 지금 학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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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강성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수고 많으셨어요.”경찰이 답했다.“별말씀을요. 이게 다 사모님 덕분입니다. 사모님께서 범인을 잘 설득해 주신 덕분에 자백을 받아냈으니까요.”강성연이 싱긋 미소 지었다. 설득보다는 협박에 가까웠지만 말이다. 남자는 수연에 대한 충성심이 아주 강했다. 그는 수연에게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다.경찰서에서 나온 강성연이 강역에게 문자를 보냈다. 자신의 큰아버지한테도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니까.그녀가 막 차에 올라탔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번호를 확인한 강성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는 전화를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화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강성연 씨, 당신 애들이 무사하니까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죠?”강성연이 이성을 유지한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연 씨,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당신들이 날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고 해서 내가 이대로 가만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아요. 강성연 당신이 자기 아이들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다른 집 부모들도 자기 아이의 목숨이 소중하겠죠. 안 그래요?”수연의 말에 강성연이 멈칫거렸다. 강성연이 미간을 찌푸렸다.“또 무슨 수작이에요.”수연이 웃음을 터뜨렸다.“당신 딸의 친구가 지금 내 손에 있거든요. 이름이 뭐 더라. 리사 맞죠?”리사, 강성연도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었다.‘유이의 친구!’강성연이 입술을 깨물었다.“당신 지금 무고한 아이를 잡아두고 나한테 협박하는 거예요?”“그래요. 당신은 무고한 사람들한테 피해 주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어쩌죠? 당신 딸은 이미 피해를 준 것 같은데. 당신 딸이 자기 옷을 다른 애한테 빌려주지만 않았다면 이 애가 당신 딸로 오해를 받아서 나한테까지 올 일도 없었겠죠.”“이 아이가 죽게 되면 그건 당신들 때문이에요. 무고한 아이가 당신 딸 때문에 죽으면 앞으로 평생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살겠죠? 하하하.”강성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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