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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리사의 얼굴에서 핏기가 점점 사라졌다. 마치 피가 거꾸로 솟는 것처럼 손발이 차가워졌다.

정말로 자신이 유이를 불러내야 하나?

하지만 그건 유이를 배신하는 일인데.

유이는 자신의 친구지 않는가.

리사가 고민하는 것을 눈치챈 수연이 아이를 놓아주었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싸늘한 눈빛으로 리사를 바라보았다.

“싫어? 그럼 그 애 대신 네가 죽으려고?”

그 말에 놀란 리사가 두려움에 울먹였다.

“하지만… 하지만 전…”

“하지만 뭐? 원래 우정이 가장 깨지기 쉬운 거야. 그 애는 귀하디 귀한 반 씨 가문의 아가씨라서 너보다 훨씬 목숨 값이 비싸. 그 애 대신 네가 죽는 게 수지가 맞는다고 생각해?”

수연이 웅크려 앉아 부드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마 아가씨, 사람들은 말이야. 가끔 살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밑천을 끌어내 희생시키기도 해. 친구까지도 말이야.”

“친구를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면 그럼 네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넌 살고 싶어 아니면 죽고 싶어?”

수연이 돌연 리사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말해!”

두피에서 끔찍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리사는 감히 큰 소리로 울지 못했다.

“저… 전 살고 싶어요.”

수연이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아이를 자신의 눈앞에까지 끌어당겼다.

“당연히 그래야지. 내일 내가 널 학교에 데려다줄 거야. 그럼 넌 무조건 반지훈의 딸을 불러내와야 돼. 만약 도망치면.”

수연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바로 죽여버릴 거야.”

리사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수연이 돌아서서 두 남자를 바라봤다.

“잘 감시해. 도망치려 들면 다리를 분질러버려.”

두 남자가 씩 웃었다.

“걱정 마세요. 절대 우리 손에서 도망가지 못할 테니까요.”

수연이 떠난 후 리사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낮은 소리로 울먹였다. 리사는 너무나 두려웠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갈등되었다. 왜 자신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리사는 강유이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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