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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긴 머리의 여학생이 리사의 앞까지 걸어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강유이가 널 친구로 생각하니까 네가 진짜 부잣집 아가씨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네 몸에는 가난뱅이 기질이 깊숙하게 자리 잡아서 절대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어. 가난한 건 죄가 아니야. 하지만 그래도 자랑을 해서는 안 되지.”

리사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여학생이 웅크려 앉아 리사의 팔목을 잡아당겨 그녀가 찬 시계를 확인했다.

“이것 봐. 네가 지금 4백만 원짜리 시계를 찰 수 있는 건 다 강유이 덕분이잖아. 그 애도 알고 있어? 자신한테 이렇게 허영심 가득한 친구가 있다는걸?”

리사의 어깨가 작게 떨리더니 시선을 떨구었다.

“허영심이 아니라…”

“이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부정하네.”

여학생이 리사가 있는 쪽으로 몸을 수그렸다.

“난 너의 비밀을 알고 있거든.”

순간 리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조민 선배!”

때마침 도착한 강유이가 조민이 리사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고, 리사는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유이가 달려가 조민을 밀쳤다.

“제가 분명 리사를 괴롭히지 말라고 했었잖아요.”

조민이 쯧 하고 혀를 찼다.

“강유이, 너 도대체 왜 얘한테 그렇게 잘 해주는 거야. 너 정도 되는 애가 뭐가 모자라서 이런 애랑 친구를 해. 네 그 허울만 좋은 친구한테 배신 당하는 게 두렵지도 않아?”

리사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유이가 그런 그녀를 바닥에서 일으켰다.

“난 절대 유이를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조민이 싸늘하게 웃을 뿐 답을 하지 않았다.

강유이는 리사를 자신의 뒤로 숨기며 조민을 바라보았다.

“내 친구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선배가 뭐라 할 필요 없어요. 다시는 리사를 괴롭히지 말아요!”

그리고 리사를 데리고 옥상을 벗어났다.

건물 아래로 내려온 뒤 유이가 리사를 돌아보았다.

“괜찮아? 저 선배 정말 너무한 거 아니야. 왜 번마다 너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거야!”

리사가 고개를 저으며 애써 미소 지었다.

“난 괜찮아. 그 선배는 아마… 아마 내가 너랑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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