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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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임신한 유혜선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그의 곁에서 터져버렸고 한지욱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한쪽은 그가 잊지 못한, 심지어 그의 아이를 가진 전 여자친구였고 다른 한쪽은 그와 결혼할 여자였다. 한지욱은 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유혜선이 울며불며 난리를 치면 한지욱은 항상 윤티파니를 떠올렸다. 윤티파니는 단 한 번도 울며불며 난리를 친 적이 없었다. 윤티파니를 알게 되고부터 지금까지 윤티파니는 단 한 번도 그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결혼이 취소되고 윤티파니가 아파트에서 떠나자 한지욱은 더는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는 술에 취한 틈을 타서 윤티파니를 안았고 결과적으로는 한때 싫어했던 그녀에게 손을 댔다.윤티파니는 사실 한지욱의 상상과는 좀 달랐다. 윤티파니는 울 줄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뿐이었다. 한지욱은 윤티파니가 울면 마음이 아렸기에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한지욱은 자신이 윤티파니에게 애정이 생겼다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아마 한지욱이 윤티파니를 신경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녀에게 남다른 마음을 품게 됐을 때부터 이미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다.유혜선이 유산한 일로 윤티파니를 모함했다는 것과, 그녀가 나체 사진을 찍어 대출을 받았던 일의 진상이 밝혀지며 한지욱은 자신이 사랑했던 건 과거의 유혜선이고, 자신이 차마 놓지 못했던 건 예전의 아름다운 감정이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깨달았다.한때 아름다웠던 그 사람에게 약간의 흠집이 생기자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한지욱은 저런 모습의 유혜선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유혜선보다 더욱 별로라고 생각했던 윤티파니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유혜선이 달라져서 그런 걸까? 사실 그렇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저 감정의 입장이 바뀌었을 뿐이다.그리고 달라진 사람은 한지욱이었다.만약 유혜선이 그가 윤티파니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한지욱은 분명 윤티파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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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해신아...”강성연이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강해신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 한태군 얘기를 꺼냈다.역시나 강유이는 한태군의 이름을 듣자 기쁘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강해신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인지하고 머리를 긁적였다.“미안해. 고의는 아니었어. 초대하고 싶으면 해. 난...”강해신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유이는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쾅 닫았다. 강성연은 강해신을 바라봤고 강해신은 입을 비죽였다.“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강성연은 강해신의 머리를 토닥였다.“얼른 가서 네 동생 달래줘.”“알겠어요.”강해신은 들고 있던 꽃을 내려놓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강해신은 강유이의 방문 앞에 서서 노크했다.“유이야, 내가 잘못했어! 내가 사과할게. 문 좀 열어줘!”아래층에 있던 강성연은 강해신의 목소리를 듣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해신은 말을 좀 못되게 할 뿐, 사실은 누구보다도 여동생을 아꼈다. 그리고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 아빠랑 똑같았다.강유이는 단순하고 제멋대로인 아이였고 오빠가 달래주는 것에 익숙했기에 오빠가 사과하자 곧바로 화가 풀렸다.강유이는 방 안에서 대답했다.“들었어. 말이 참 많네.”강해신은 문 앞에서 팔짱을 둘렀다.“화 풀렸어?”강유이는 큰 소리로 말했다.“아니. 오늘 밤 선물 열 개 받아야 화가 풀릴 것 같아!”강해신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그래, 그래. 열 개 줄게.”역시 여동생을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점심이 되자 김아린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구희나는 6개월이라 옹알거리며 말을 배우고 있었는데 2개월 때보다 훨씬 큰 듯했다.강유이와 강해신은 구희나를 데리고 마당에서 놀았고 강성연은 정자에 앉아 김아린과 차를 마셨다. 김아린이 말했다.“크리스마스가 되니까 아이들이 들떴어.”강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선물을 받잖아. 유이는 선물 받을 때 가장 기뻐해.”김아린은 차를 마신 뒤 뭔가 생각했다.“윤티파니가 기억을 잃은 뒤에 만난 적 있어?”강성연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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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차를 타고 떠났다.“엄마!”강유이는 민서율을 끌고 와 강성연의 옆에 서서 소개했다.“엄마. 제가 말했던 오빠예요.”민서율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전 유이랑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6학년 민서율이라고 합니다.”강성연은 웃었다.“안녕.”강성연은 소년의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강성연은 강유이를 보고 말했다.“오늘 저녁 주최자는 너야. 그러니까 손님을 잘 대접해야 해.”강유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엄마. 제가 잘 대접할게요!”강유이가 민서율을 데리고 떠나자 김아린이 구희나를 안고 다가왔다.“네 딸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많은가 보다.”강유이는 아직 어린데도 외모가 출중했다. 아마 몇 년 더 지나면 아주 예뻐질 것 같았다.강성연은 이마를 짚었다.“그게 가장 골치 아픈 점이야.”부모가 된 강성연은 차라리 자신의 딸이 좀 평범하게 생기길 바랐다. 비록 예쁘게 생긴 것이 아이의 잘못은 아니지만 자꾸 걱정됐다.날이 저물자 반씨 저택 밖엔 환한 조명이 켜지고 분위기가 떠들썩했다. 강유이는 민서율 외에도 리사와 미소를 초대했다.반크는 미소를 데리고 왔다. 미소는 이미 만으로 한 살이라 걸을 수도 있고 옹알거리며 간단한 말을 하거나 사람을 부를 수 있었다.강성연은 미소를 안아 들었다.“잠깐 안 본 사이에 이제 걸을 줄도 아네요.”반크는 그녀를 따라서 웃었다.“아이들은 정말 빨리 크는 것 같아. 예전에는 안아야 했었는데 지금은 가끔 안지도 못하게 해.”“이모.”미소는 앳된 목소리로 강성연을 불렀고 강성연은 활짝 웃었다.반지훈과 구천광이 돌아왔다. 두 사람은 살짝 멈칫했고 구천광이 다가와 말했다.“크리스마스에도 활동이 있네요.”강성연이 대답했다.“유이가 하고 싶대서요. 아이들이 기뻐하면 좋잖아요.”강성연이 미소를 내려놓자 미소는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강유이에게 달려갔다. 김아린은 갑자기 구희나를 구천광의 품에 안겼다.“당신이 안고 있어. 난 고기 구우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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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오빠, 나 이거 들어줘. 연기 때문에 사레들렸어.”강유이는 다 굽지 못한 꼬치를 강해신에게 건넸고 강해신은 겉으로는 싫은 척했지만 결국 그것을 건네받았다.김아린은 휴지로 닦아주며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고기 굽는 것뿐인데 얼굴이 숯검정이 됐어.”민서율은 강해신을 보고 말했다.“내가 구울게.”“필요 없어.”강해신은 쭈그리고 앉아 꼬치를 다시 그릴에 올려놓았다. 강유이는 강해신의 머리를 툭 때렸다.“내 손님 막 대하지 마!”“그래, 그래. 안 그럴게.”리사는 자리에 앉아 시끄러우면서도 화목한 광경을 바라봤다. 리사는 그 화면에 녹아들지 못하는 사람처럼 다소 외로운 표정을 지었다.반씨 저택은 떠들썩한 데 비해 윤씨 집안은 한산했다. 윤진은 회사 일을 처리해야 해서 집에 없었고 윤티파니와 윤티파니의 어머니 두 사람이 저녁 식사를 했다.윤티파니는 몇 숟가락 뜨지도 않았는데 속이 메슥거려 다급히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티파니?”윤티파니의 어머니는 뭔가를 눈치챘는지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윤티파니는 변기에 엎드려 먹었던 걸 토해내고 물을 내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윤티파니는 어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문가에 서 있는 걸 보았다.“티파니, 너... 생리 안 한 지 얼마나 됐어?”윤티파니는 흠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윤티파니의 어머니는 윤티파니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물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딸이 어쩌면 임신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어렵사리 딸과 한지욱의 관계를 청산했는데 하필 이 시점에 임신이라니, 정말 최악이었다.그녀는 윤티파니를 붙잡고 말했다.“티파니, 내일 엄마랑 같이 병원에 가서 검사받자. 정말 임신한 거라면... 엄마 말 들어. 절대 한지욱한테 임신한 걸 들켜서는 안 돼.”“제가 임신했다고요?”윤티파니는 당황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임신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또 어머니가 왜 한지욱이 그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건지 알지 못했다.윤티파니의 어머니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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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윤티파니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 대답하지 않았다.윤티파니는 임신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그 사실을 한지욱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한지욱은 한 여자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다고 했고 항상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그런 일들이 마치 뚝뚝 끊기는 비디오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재생됐다.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가슴이 꽉 막혀 숨을 쉬기 어려웠다.“티파니 씨, 왜 그래요?”한지욱이 손을 들어 얼굴을 만지려 하자 윤티파니는 갑자기 피했다.“피곤해요. 좀 쉬고 싶어요.”한지욱의 손은 허공에 멈췄다. 아주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윤티파니의 말에 한지욱은 서서히 손을 거두어들인 뒤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잠시 뒤 한지욱은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그러면 먼저 쉬어요. 난 다음에 다시 보러 올게요.”한지욱이 떠나자 윤티파니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서울시 공항.차에서 내린 강성연은 지윤이 캐리어를 끌고 출구에서 나오는 걸 봤다. 거의 1년 만에 지윤을 만나는 것이라 조금 변화가 있었다. 지윤은 예전보다 머리카락이 길어져 어깨에 닿았다. 예전에는 언뜻 보면 남자 같아 보였는데 지금은 여성미가 풍겼다.지윤은 강성연의 앞에 섰다.“저 돌아왔습니다.”“환영해요.”강성연이 짐을 받아 들려고 하는데 지윤이 다급히 그녀를 말렸다.“제가 하면 돼요.”지윤은 깔끔한 동작으로 짐을 트렁크에 싣고 강성연과 함께 차에 탔다.차 안에서 강성연은 그녀의 부모님에 관해 물었다. 지윤은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더군요. 전 떠도는 것에 익숙해서 그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 적합하지 않아요.”그녀의 부모님은 아이가 넷이 있었고, 오래전에 버려진 그녀를 완전히 잊었다. 지윤의 출현은 그녀의 부모님에게 기쁨이 아니라 스트레스였다.예전에 지윤은 부모님이 왜 자신을 모질게 버렸는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러나 부모님을 만난 뒤에야 그녀는 알게 되었다. 그녀의 부모님은 형편이 좋지 않아 아이를 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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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반지훈은 소리 없이 웃으며 강성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네가 반씨 가문 안주인인데 네가 결정해.”강성연은 거리를 좁혔다.“바깥주인인 당신이랑 의논하려고 그러죠.”반지훈은 강성연을 책상 위에 앉힌 뒤 그녀의 양쪽으로 팔을 짚으며 입술을 그녀의 뺨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앞으로 뭘 의논하고 싶다면 밤에 하는 게 효과가 좋을걸.”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그건 의논이 아니라 거래죠.”반지훈은 가슴이 들썩거릴 정도로 웃었다.“거래라니.”반지훈은 강성연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었고 입술이 거의 닿을 듯했다.“그건 정취야.”강성연은 간지러워서 웃으며 피했다.“대낮부터 점잖지 못하네요!”반지훈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널 알게 된 이후로 점잖다는 게 뭔지 모르게 됐어.”그는 느긋하게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그런데 하필 그때 아래층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강성연은 정신이 번쩍 들어 그를 밀어냈고 재빨리 옷매무새를 정리했다.“뭐죠?”반지훈은 그녀를 안았다.“성연아, 이때 멈추는 건 좋지 않아.”그가 다시 입을 맞추려 하자 강성연은 손바닥으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지윤 씨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잖아요.”말을 마친 뒤 강성연은 웃으면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반지훈은 넥타이를 풀어 헤치면서 열을 식혔다. 정말 죽을 것 같았다.강성연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무슨 일이에요?”바닥에는 깨진 도자기가 있었고 희승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파편을 줍고 있었다. 강성연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흠칫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사모님...”강성연이 희승과 옆에 서 있는 지윤을 번갈아 보았다. 강성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반지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그 꽃병은 할아버지가 남기신 거야. 60억짜린데.”액수를 들은 희승은 겁을 먹고 두 손을 번쩍 들었다.“대표님, 맹세코 이건 사고예요. 전...”지윤이 희승을 가리켰다.“제가 봤어요. 저 사람이 깨뜨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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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강성연은 고개를 저으며 그의 품에 안겼다.“좀 아쉬워서요. 윤진 씨는 주얼리 업계에서 명성이 대단하잖아요. 티몬을 창립한 지 삼십 년이 넘는데 난 윤진 씨가 티몬 그룹을 딸에게 물려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반지훈은 손끝으로 강성연의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겨줬다.“어쩌면 윤진 씨는 자신이 그동안 큰 성공을 이뤘지만 딸을 잘 가르치지 못하고 옆에 있어 주지 못한 것 때문에 후회가 됐나 보지. 일이 발생하고 나서 보니 아버지인 그에게 명예와 이익은 가족만큼 중요하지 않았던 거지.”강성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반지훈을 바라봤다.“만약 유이라면 당신도...”“나도 그래.”반지훈은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 대며 거리를 좁혔다.“너희만 있다면 명예와 이익은 필요 없어.”강성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시선을 내려뜨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반지훈은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더니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췄다.같은 시각, 윤씨 저택.윤티파니의 어머니는 짐을 챙긴 뒤 서재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책장 앞에 서서 진열된 사진을 보고 있는 걸 보았다. 그의 부모님, 그의 어린 시절, 결혼사진과 딸의 사진까지 전부 이 저택에서 찍은 것이었다.“여보, 미련이 남으면 그냥...”“무슨 말을 하는 거야.”윤진은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짐 다 정리되면 출발하자. 다시 안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윤티파니의 어머니는 눈가가 촉촉해져서 웃었다.“하긴 그렇긴 하죠. 올해 설만 해외에서 보내요.”차는 천천히 공항으로 향했다. 윤티파니와 그녀의 어머니는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윤티파니는 창밖을 바라보았고 뒤로 넘어가는 거리의 풍경들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윤티파니의 어머니는 윤티파니의 손을 잡았다.“티파니, 해외에 도착하면 엄마가 실력 좋은 의사를 찾아 네 얼굴을 치료해 줄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윤티파니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한편, 윤티파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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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반지훈은 팔을 뻗어 강성연을 안았다.“널 안고 싶어서.”강성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손끝으로 그의 옷깃을 정리했다.“아직 날이 완전히 저물지는 않았잖아요. 나 본가로 가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반지훈은 짧게 대답한 뒤 그녀의 손을 잡았다.“같이 가자.”강성연은 꽃집에서 흰 국화 두 다발을 사 들고 부모님의 묘비 앞에 섰다.“아빠, 엄마. 또 새해가 되었어요. 전 예전에 설날이 너무 싫었어요. 전 그 집안에 녹아들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전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었고 절 사랑해 주는 남편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빠, 엄마도 거기서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시선을 내려뜨린 강성연은 심호흡하며 눈물을 삼키더니 그들의 사진 앞에서 미소를 지었다.돌아가는 길, 강성연은 반지훈의 어깨에 기대었고 반지훈은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차는 반씨 본가 문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당에서 강유이의 목소리가 들렸다.“엄마, 오빠랑 할아버지가 돌아왔어요!”강유이는 강성연에게 곧장 달려와 그녀의 품 안에 안겨서 기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놀랐죠?”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의 코를 꼬집었다.“난 너보다 먼저 알고 있었어.”강유이는 입을 비죽였다.강시언과 여준우가 마당에서 걸어 나왔다. 강성연과 반지훈은 여준우를 보는 순간 살짝 당황했다.여준우는 강시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들을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왜? 내가 네 아들이랑 같이 있는 게 그렇게 뜻밖이야?”반지훈은 코웃음 쳤다.“밥 얻어먹으려고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히게 골랐네.”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여준우가 왔다면 여 노부인과 명승희도 왔을 것이다. 역시나, 여 노부인은 거실에서 손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명승희는 그녀의 곁에 앉아있었다.“지훈아, 성연아. 왔니?”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찻잔을 내렸다.강성연은 여 노부인의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며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또 만나네요.”반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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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반지훈은 덤덤하게 한 마디 보탰다.“곧 40대인 늙은 남자니 급할 건 없지.”여준우는 예의 있는 미소를 지었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웃었다. 밖에서 폭죽소리가 들려오자 강유이는 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오빠, 얼른 먹어. 우리도 불꽃놀이 보러 가자!”아이들은 사 온 폭죽을 밖으로 가져갔고 희승이 아이들 대신 폭죽에 불을 붙였다. 폭죽이 밤하늘까지 치솟아 피어나는 순간, 아이들은 무척 기뻐했다.강성연은 마당에 서서 밤하늘의 화려한 불꽃을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바라봤다. 그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한지욱은 조명을 켜지 않고 방안 창가 앞에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그의 마음은 번화한 거리와 반대로 썰렁했다.한지욱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바라봤다. 언제부터인가 그의 배경 화면은 윤티파니의 사진이었다.윤티파니가 떠난 지 벌써 두 달째였다.초인종 소리에 한지욱은 의기소침하게 일어나 문을 열러 갔다. 문 앞에 서 있는 건 그의 어머니였다.“지욱아, 설날인데 집에 와야지. 아버지가 집에서 널 기다리신다.”한지욱은 어두컴컴한 방 안을 쓱 둘러보고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이따가 돌아갈게요.”한성연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돌렸다. 그런데 한지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어머니.”한성연의 어머니는 멈칫하더니 놀란 표정으로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너... 뭐라고 부른 거니?”그녀가 한수찬과 재혼한 뒤로 한지욱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어머니라 부른 적이 없었다. 그녀는 한지욱이 계모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그런데 한지욱이 그녀를 어머니라고 불렀으니 감동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그는 뜬금없는 얘기를 했다.“그동안 저희 아버지 챙겨주셔서 고마워요,”예전에 그는 그녀가 아버지의 돈을 탐내서, 한씨 집안 사모님이라는 신분과 지위를 위해서 아버지와 결혼한 줄 알았다.하지만 그의 아버지가 병 때문에 쓰러졌을 때 그녀는 떠나지 않았고 오히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돌봤다. 사람의 나쁜 점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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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만약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애석하게도 그럴 일은 없었다.같은 시각, M국.윤티파니는 병실에 앉아 있었다. 의사는 그녀의 얼굴을 감싼 거즈를 벗겨줬고 간호사는 거울을 들고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윤티파니는 거울 속 두 번의 성형수술로 낯설어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얼굴은 아직 부어있었다.의사가 당부했다.“윤티파니 씨, 회복하는 6개월 동안 얼굴을 세게 문지르지 마세요. 그래야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윤티파니는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의사가 떠난 뒤 윤티파니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웃었다. 앞으로 그녀는 과거와 완전히 작별할 수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미디어에서는 soul 주얼리가 국내 상장회사 랭킹 6위에 올라 톱10에 진입한 걸 축하했다. soul 주얼리는 주얼리 업계에서 케이트 주얼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국제 주얼리 브랜드가 되었다.주얼리 업계는 패션 업계와 관계가 밀접했다. soul은 럭셔리 커스터마이징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로 성장했기에 아주 성공적으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었다.강성연의 첫 공식 인터뷰에서 한 기자가 물었다.“강성연 씨, 처음 soul 주얼리 브랜드를 창립했을 때 왜 글로벌 디자이너 zora의 신분을 사용해서 성공을 얻으려 하지 않은 거죠?”만약 처음부터 zora의 신분을 사용해 주얼리 회사를 차렸다면 신인 디자이너보다 인맥과 경험이 많아 신인보다 출발점이 앞섰다.강성연은 잠깐 침묵을 유지하다가 웃으며 대답했다.“저에게 있어 zora는 과거를 의미해요.”“zora의 신분을 이용했더라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에게 있어 zora와 저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에요. zora의 신분은 제게 많은 한계를 가져다줄 거예요. 예를 들면 처음부터 기대치가 높아 제가 실패한다면 zora가 제게 가져다준 영광에 미안하게 되죠.”“신입으로서 시작하는 것도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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