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게 아니었던가? 그녀가 자신한테 보여줬던 이해와 배려는 모두 거짓이었단 말인가? 그는 생각이 복잡해졌다.그가 그녀를 동정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그녀한테 연민을 느끼고 보상해 주려고 할 때마다 그녀는 그의 연민을 필요치 않았다.혹시 그한테 마음이 없는 걸까?그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와 유혜선이 알콩달콩 하게 지낼 때,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방해한 적 없었다. 그녀의 열등감이 이 정도였단 말인가?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열등감 때문이 아니라 단지 냉정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었다.그는 점점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가 그녀한테 조금만 잘해줘도 즐거워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 후로 그는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언제부턴가는 잘 웃지도 않았다. 그가 먼저 그녀와 밥을 먹자고 해도 그녀는 각종 이유를 대며 회피하기 급급했다.그녀가 그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그녀의 순종에 습관이라도 되었던 걸까? 자신한테 고분고분하기만 하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바뀌어 버리자 그는 그 상황이 적응되지 않았다.이제 유혜선이 돌아왔으니 두 사람의 약혼을 깨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 분명했다.하지만 어쩐지 그는 이 혼담을 깨기 싫었다. 그는 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이 혼담을 깨기 싫어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그가 그녀를 좋아하기라도 하게 된 건가?그럴 리가 없었다.그가 그런 불결한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유혜선은 완벽한 여자였다. 유혜선은 그에게 잊지 못할 옛 정인이었고 그가 열렬히 사랑하는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자신의 곁에 있는데. 윤티파니는 그녀와 전혀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윤티파니라니, 가당치도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와 유혜선의 낯 뜨거운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놀란 그녀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날 그는 분명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