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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윤티파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남자의 사연이 궁금했다.

한지욱이 먼 곳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와 내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정략결혼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네요. 그때 저는 단지 집안 강요 때문에 결혼을 하겠다고 했었어요. 그녀를 좋아하진 않았죠…”

그가 윤티파니를 처음 본 건 한 씨 집안과 윤 씨 집안끼리 이루어진 식사 자리에서였다. 사실 그는 그전에 티몬 그룹의 윤티파니를 본 적도 있었고 소문으로도 익히 들었었다. 오만방자한 철부지 아가씨가 뭇사람들의 비난의 상대로 전락한 건 몇 년 전 그 파티에서 있었던 사건 이후였다.

당시 한성연이 친 사고로 한 씨 집안은 꽤 큰 타격을 받았었다. HS 그룹의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이미 명성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여자와 결혼하라고 명령했다. 그때 그는 그 상황이 우습기만 했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날이 그가 윤티파니를 제대로 보게 된 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교만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우아하고 단정한 여자였다. 그는 예전 그 일이 있은 후 윤티파니가 3년 동안 사라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보통 여자였다면 그런 일을 겪고 절대 그저 지독한 악몽을 꿨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마 평생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그녀는 그 악몽에서 벗어난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았다. 하지만 뼛속 깊은 곳까지 박힌 부잣집 아가씨의 오만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예전보다 조금 더 유순해졌을 뿐이었다.

그때 그는 신세를 망친 여자가 도도한척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녀와 결혼을 하더라도 절대 그녀를 자신의 와이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기껏해야 한 씨 집안에 시집온 여자 정도로 생각할 작정이었다.

그날 밤 그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었다. 두 사람 사이에도 크게 교류가 오가지 않았다. 유일한 교류는 그의 아버지가 그더러 윤티파니를 집에까지 바래다줘라고 한 것뿐이었다.

차에 올라탄 그녀가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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