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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0화

......

그녀는 그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게 아니었던가? 그녀가 자신한테 보여줬던 이해와 배려는 모두 거짓이었단 말인가? 그는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가 그녀를 동정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그녀한테 연민을 느끼고 보상해 주려고 할 때마다 그녀는 그의 연민을 필요치 않았다.

혹시 그한테 마음이 없는 걸까?

그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와 유혜선이 알콩달콩 하게 지낼 때,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방해한 적 없었다. 그녀의 열등감이 이 정도였단 말인가?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열등감 때문이 아니라 단지 냉정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었다.

그는 점점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가 그녀한테 조금만 잘해줘도 즐거워하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 후로 그는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언제부턴가는 잘 웃지도 않았다. 그가 먼저 그녀와 밥을 먹자고 해도 그녀는 각종 이유를 대며 회피하기 급급했다.

그녀가 그를 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순종에 습관이라도 되었던 걸까? 자신한테 고분고분하기만 하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바뀌어 버리자 그는 그 상황이 적응되지 않았다.

이제 유혜선이 돌아왔으니 두 사람의 약혼을 깨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쩐지 그는 이 혼담을 깨기 싫었다. 그는 도대체 어디서 문제가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이 혼담을 깨기 싫어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그가 그녀를 좋아하기라도 하게 된 건가?

그럴 리가 없었다.

그가 그런 불결한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유혜선은 완벽한 여자였다. 유혜선은 그에게 잊지 못할 옛 정인이었고 그가 열렬히 사랑하는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자신의 곁에 있는데. 윤티파니는 그녀와 전혀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

윤티파니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와 유혜선의 낯 뜨거운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놀란 그녀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날 그는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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