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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반지훈은 팔을 뻗어 강성연을 안았다.

“널 안고 싶어서.”

강성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손끝으로 그의 옷깃을 정리했다.

“아직 날이 완전히 저물지는 않았잖아요. 나 본가로 가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반지훈은 짧게 대답한 뒤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같이 가자.”

강성연은 꽃집에서 흰 국화 두 다발을 사 들고 부모님의 묘비 앞에 섰다.

“아빠, 엄마. 또 새해가 되었어요. 전 예전에 설날이 너무 싫었어요. 전 그 집안에 녹아들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전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었고 절 사랑해 주는 남편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빠, 엄마도 거기서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시선을 내려뜨린 강성연은 심호흡하며 눈물을 삼키더니 그들의 사진 앞에서 미소를 지었다.

돌아가는 길, 강성연은 반지훈의 어깨에 기대었고 반지훈은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차는 반씨 본가 문 앞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마당에서 강유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오빠랑 할아버지가 돌아왔어요!”

강유이는 강성연에게 곧장 달려와 그녀의 품 안에 안겨서 기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놀랐죠?”

강성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아이의 코를 꼬집었다.

“난 너보다 먼저 알고 있었어.”

강유이는 입을 비죽였다.

강시언과 여준우가 마당에서 걸어 나왔다. 강성연과 반지훈은 여준우를 보는 순간 살짝 당황했다.

여준우는 강시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들을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내가 네 아들이랑 같이 있는 게 그렇게 뜻밖이야?”

반지훈은 코웃음 쳤다.

“밥 얻어먹으려고 타이밍 하나는 기가 막히게 골랐네.”

강성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여준우가 왔다면 여 노부인과 명승희도 왔을 것이다. 역시나, 여 노부인은 거실에서 손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명승희는 그녀의 곁에 앉아있었다.

“지훈아, 성연아. 왔니?”

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찻잔을 내렸다.

강성연은 여 노부인의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며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또 만나네요.”

반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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