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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반지훈은 덤덤하게 한 마디 보탰다.

“곧 40대인 늙은 남자니 급할 건 없지.”

여준우는 예의 있는 미소를 지었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웃었다. 밖에서 폭죽소리가 들려오자 강유이는 그릇과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오빠, 얼른 먹어. 우리도 불꽃놀이 보러 가자!”

아이들은 사 온 폭죽을 밖으로 가져갔고 희승이 아이들 대신 폭죽에 불을 붙였다. 폭죽이 밤하늘까지 치솟아 피어나는 순간, 아이들은 무척 기뻐했다.

강성연은 마당에 서서 밤하늘의 화려한 불꽃을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반지훈을 바라봤다. 그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

한지욱은 조명을 켜지 않고 방안 창가 앞에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그의 마음은 번화한 거리와 반대로 썰렁했다.

한지욱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바라봤다. 언제부터인가 그의 배경 화면은 윤티파니의 사진이었다.

윤티파니가 떠난 지 벌써 두 달째였다.

초인종 소리에 한지욱은 의기소침하게 일어나 문을 열러 갔다. 문 앞에 서 있는 건 그의 어머니였다.

“지욱아, 설날인데 집에 와야지. 아버지가 집에서 널 기다리신다.”

한지욱은 어두컴컴한 방 안을 쓱 둘러보고는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이따가 돌아갈게요.”

한성연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돌렸다. 그런데 한지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어머니.”

한성연의 어머니는 멈칫하더니 놀란 표정으로 돌아서서 그를 바라봤다.

“너... 뭐라고 부른 거니?”

그녀가 한수찬과 재혼한 뒤로 한지욱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어머니라 부른 적이 없었다. 그녀는 한지욱이 계모인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지욱이 그녀를 어머니라고 불렀으니 감동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그는 뜬금없는 얘기를 했다.

“그동안 저희 아버지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예전에 그는 그녀가 아버지의 돈을 탐내서, 한씨 집안 사모님이라는 신분과 지위를 위해서 아버지와 결혼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가 병 때문에 쓰러졌을 때 그녀는 떠나지 않았고 오히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돌봤다. 사람의 나쁜 점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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