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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6화

한지욱은 급히 차를 몰고 바닷가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과 멀지 않은 등대 밑에 사람이 서있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았다. 곧장 차에서 내린 그가 미처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등대로 달려갔다. 휴대폰이 몇 번이나 울렸지만 전화를 받을 여유가 없었다.

“티파니!”

한지욱은 등대 밑에 서있는 형체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갔다.

“안돼—”

윤티파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 성난 파도가 가차 없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닷물이 모든 소리를 차단한 채 그녀의 몸을 감싸고 더 깊은 바닷속으로 끌어당겼다. 그때 불쑥 튀어나온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한지욱이 필사적으로 그녀를 껴안고 위로 헤엄쳤다.

해안에 올라온 그는 그녀의 가슴 위에 두 손을 겹친 채 심폐소생술을 한 후 인공호흡을 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그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갔지만 그는 조금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

“티파니, 제발 부탁이야—”

한지욱은 이미 팔이 마비될 것 같았지만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다.

“제발 깨어나줘!”

그때 차량 몇 대가 한지욱이 세운 차 뒤에 멈춰 섰다. 구천광이 사람을 데리고 도착한 것이다. 보디가드가 등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쪽입니다!”

그들은 곧장 그곳으로 달려갔다. 상황을 확인한 구천광이 얼른 구급차를 불렀다.

“한 대표님, 저희가 하겠습니다.”

보디가드가 그를 대신하려 했지만 그가 뿌리치며 말했다.

“꺼져!”

보디가드가 난처한 표정으로 구천광을 바라보았다. 구천광은 손을 저으며 그들한테 물러서라는 뜻을 전했다. 잠시 후 윤티파니가 콜록거리며 물을 토해냈다. 한지욱이 그녀를 안았다. 그가 그녀의 볼에 붙은 젖은 머리카락을 떼어주며 기뻐했다.

“윤티파니!”

윤티파니가 추운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의 입술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녀가 추워하는 듯하자 보디가드가 외투를 벗어 한지욱한테 건넸다. 한지욱이 외투로 그녀의 몸을 감싼 후 그녀를 자신의 품에 꼭 껴안았다. 자신의 체온으로 조금이라도 그녀를 따듯하게 해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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