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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이번 생에 내가 당신을 사랑하게 될 일은 절대 없을 거고요!’

윤티파니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 커다란 비수가 그녀의 심장을 꿰뚫은 것 같았다. 그녀의 어깨가 작게 떨리더니 구슬 같은 눈물이 눈에서 뚝뚝 떨어져내렸다.

“내가…

한지욱이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자신한테 기대게 했다. 그때 윤티파니가 그의 어깨를 힘껏 물었다. 갑작스러운 통증에 놀린 그가 반사적으로 그녀를 밀쳤다.

윤티파니가 깨진 유리 컵 위로 넘어졌다.

“윤티파니!”

한지욱이 얼른 다가가 그녀를 일으켰다. 서둘러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그의 몸이 저도 모르게 덜덜 떨렸다.

윤티파니의 한쪽 볼에 유리 파편이 잔뜩 박힌 것이다. 유리 파편이 진득한 피에 섞인 채 그녀의 볼에 군데군데 붙어있었다. 한지욱은 그녀를 안아 들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병원. 한지욱은 비상계단 입구에 서서 연거푸 담배만 피웠다. 그의 손과 옷깃은 온통 그녀의 피로 범벅 되어있었다.

윤티파니의 얼굴에 남은 상처를 떠올린 한지욱은 고통스러운 듯이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하고 떨어져내렸다.

그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병실로 돌아와 간이 의자에 앉았다. 그가 오른쪽 볼에 거즈를 붙이고 누워있는 윤니파니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얼음장 같은 손을 잡은 채 머리를 숙였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그는 일부러 그녀를 상처 입힐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지욱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볼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 그녀의 모습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았다.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깬 한지욱은 순간 자신의 손이 허전하다는 것을 느끼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대에는 이불만 덩그러니 남겨져있었고 그녀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티파니!”

한지욱이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다 병실 밖으로 뛰쳐나와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

“여기 있던 환자는요?”

간호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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