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73화

강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일이야.”

김아린이 직원을 불렀다.

“예상했던 대로 한지욱 집에 있었어. 그런데 뭔가 한지욱한테 감금당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

그녀는 블루마운틴을 한잔 주문했다. 직원이 주문을 받고 돌아가자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네 이름을 대니까 그녀가 뭐라고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

커피를 마시려던 강성연이 잠깐 멈칫하더니 다시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뭐라던데?”

“너를 만나고 싶지 않대.”

강성연의 표정이 점점 이그러지는 걸 확인한 김아린이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장난이야.”

강성연이 팔짱을 끼고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가 웃으며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만나기 싫다고 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언제 만나자는 말도 하지 않았어.”

강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완곡하게 거절한 거네.”

김아린이 눈썹을 찡긋거리며 웃었다.

“왜? 너 그 여자랑 원한이라도 풀고 싶은 거야?”

“원한 같은 거 없어. 다 지난 일인데 원한은 무슨.”

강성연이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다른 한 손에는 스푼을 들고 커피를 휘적거렸다.

“그냥 조금 안타까워서 그래.”

김아린은 진작부터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너 말이야. 사실 그 여자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지? 그때 그 일이 네 잘못은 아니잖아. 그 여자가 너를 해치려고 하지만 않았으면 그런 꼴을 당하지도 않았을 거야. 만약 윤티파니가 아직도 회개하지 않고 계속 너를 괴롭혔다면 네가 이렇게까지 했겠어? 오늘날 네가 그녀를 동정할 일도 절대 없었을 거야.”

“지금 넌 그때 그 여자한테 복수한 방법이 지나쳤다고 생각하잖아. 하지만 잘 생각해 봐. 그때 그 여자가 끝장나지 않았으면 끝장날 건 너였어. 만약 그때 그 여자가 일을 계획하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약해졌다면 그런 일을 당하지도 않았겠지. 사람 마음이란 게 원래 예측할 수 없는 거야. 어떤 사람은 아무런 원인도 없이 그냥 네가 싫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실컷 미워하다가 그 마음이 점점 풀릴 수도 있어.”

마치 자신이 수연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