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251 - 챕터 1260

2771 챕터

제1251화

구의범의 대답을 듣고 난 안예지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옷깃을 움켜쥐더니 밖으로 달려갔다.안예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구의범은 가슴이 아파왔다. 애써 참고 있던 감정도 결국에는 터져 나왔고 그의 얼굴은 완전히 일그려졌다.손유린은 참다못해 안으로 들어가서 말했다."넌 그걸 말이라고 하니?"구의범은 멈칫하며 말했다."어머니..."짝!"유린 씨..."반크가 말리려고 했을 때는 이미 손유린이 손을 든 후였다. 구의범은 뺨을 맞고서도 말없이 가만히 있었고 손유린은 심호흡하며 애써 기분을 진정시켰다."너도 방금 전에 나간 그 아이를 좋아하잖아. 왜 굳이 고생을 사서 하는 거야? 무슨 일이 있으면 둘이 같이 해결하면 되잖아."구의범은 머리를 숙인 채로 말했다."어머니, 이건 제 일이에요.""네가 만약 내 아들이 아니라면 나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아."손유린은 그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됐어. 네가 고생하든 말든 알아서 해."구의범이 걱정돼서 곧바로 달려온 손유린은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남 말은 듣지도 않는 바보 같은 아들을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매정하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반크는 어쩔 수 없다는 눈빛으로 구의범을 바라보더니 따라 나갔다. 병실 안에는 또다시 정적이 맴돌았다. 구의범은 이마를 짚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안예지는 휘청거리며 버스 역으로 가서 앉았다. 분주하게 오가는 행인을 바라보며 그녀는 중요한 것을 잃은 듯 마음이 허전했다.'우리 헤어지자.'이 말은 마치 칼과 같이 안예지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도려냈다. 감정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복잡했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키스를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답을 얻기도 전에 끝을 맺게 되었다.이때 차 한 대가 안예지의 앞으로 와서 멈춰 섰다. 그녀는 멍한 얼굴로 운전석에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다름 아닌 진여훈이었다.안예지는 진여훈의 말을 따라 그의 차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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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안예지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저는 이만 들어갈게요. 운전 조심해요."진여훈은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차에 올라탔다.안예지가 거실에 들어섰을 때, 김수혜가 마침 저녁 식사 준비를 끝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밥 드세요.""저는 입맛이 없어서요. 아주머니 먼저 드세요."안예지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식탁에 음식을 내려놓은 김수혜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안지성이 돌아온 다음 걱정스러운 마음에 바로 안예지의 상황을 알렸다.안지성은 외투를 벗어 김수혜에게 건네며 말했다."내가 가볼게요."안예지의 방 앞으로 온 안지성은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예지는 책상 앞에 앉아서 사진첩을 보고 있었다."예지야, 너 왜 밥을 안 먹어?"안예지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입맛이 없어서요."안예지가 시무룩해 있는 것을 보고 안지성은 짐작 가는 게 있는지 그녀의 곁에 앉으며 말했다."아빠도 다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한 거야."안예지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 안지성은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네가 구의범을 좋아하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너희 둘은 어울리지 않아. 나는 네 미래를 걸고 도박할 수 없어. 너도 나처럼 되면 안 되잖아..."안예지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안지성의 슬픈 표정을 보고 그녀는 아버지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깨달았다.안예지는 한참 고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엄마가 떠날 때... 엄청 슬펐죠?"안지성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예전에는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한테는 예지 네가 있잖아. 네가 내 삶의 희망이야."안예지가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아빠, 죄송해요."안지성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미안해할 필요 없어."안예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펑펑 울기 시작했고 안지성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다 괜찮아 질 거야."...며칠 후.강성연이 커피 한 잔을 타고 사무실로 돌아와 앉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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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강성연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물론이죠. 한 번 사랑에 빠지고 나니 절대 아쉬움으로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걸 깨달았어요.""알겠어요."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아쉬움만 남기고 끝났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 깊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약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왜 아쉬움을 남기겠는가?안예지는 진심으로 구의범을 사랑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구의범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는 너무 쉽게 포기했기 때문이다.일주일 후, 이율과 안예지는 2호점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안예지의 컨디션도 슬슬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무실에 앉아 원고를 보고 있을 때, 직원이 문밖에 나타났다."예지 씨, 밖에 잘생긴 남자가 예지 씨를 찾고 있는데요."안예지는 떨리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복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진여훈이었다. 그녀는 약간 실망한 표정을 짓다가 금세 감정을 숨겼다. 그리고 속으로 자신의 천진난만함을 비웃으며 진여훈을 향해 걸어갔다."여훈 씨,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진여훈이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해요. 혹시 방해된 건 아니죠?""아니에요."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근데 제가 여기서 일하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예지 씨 아버님한테 들었어요."안예지는 멈칫하며 말했다."아빠가요?"진여훈은 짧게 대답하며 말했다."네. 저기... 제 할아버지께서 빨리 여자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잔소리하고 계시거든요. 하지만 제가 아는 여자는 전부 결혼했거나 외국에서 살고 있어서..."안예지는 약간 멈칫하며 말했다."그 뜻은 설마..."진여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해하지 마요. 예지 씨한테 뭐하려는 뜻은 아니에요. 그냥 마침 이렇게 알게 됐으니까 부탁을 해보는 거예요."안예지가 물었다."무슨 부탁이요?"진여훈이 말했다."미안하지만 그냥 할아버지 앞에서만 사귀는 척해 줄 수 있어요? 할아버지가 요즘 너무 힘들게 굴어서요. 저는 모르는 여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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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강성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래서 예지 씨를 찾아갔어?"이때 카페 직원이 커피를 갖고 왔고 진여훈이 받아 들면서 말했다."예지 씨 아버지가 나한테 관심을 보이더라고. 그래서 찾아가 물어봤지."강성연이 미간을 꾹꾹 누르며 물었다."그럼 넌 예지 씨한테 관심 없다는 뜻이네?""예지 씨도 나한테 관심 없기는 마찬가지거든. 그리고 난 예지 씨한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을 거야."강성연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래?""..."강성연은 턱을 괴면서 말했다."네가 그렇게 마음먹었다면 나도 안심할 수 있겠어. 그리고 마침 너한테 도움받을 일도 있고."...진여훈과 안예지의 연애 소식은 업계에서 순식간에 퍼졌다. 이는 뒤늦게 알게 된 안지성조차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안지성은 소식의 진상을 묻기 위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고, 안예지는 식탁에 앉아 밥 먹고 있다가 머리를 들며 물었다."아빠, 왔어요?""그래."안지성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밥상 앞에 앉았다."예지야, 너 진여훈 씨랑은 어떻게 갑자기..."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빠도 원하던 일이잖아요."비록 서로의 수요에 의해 가짜로 사귀는 것이기는 하지만 안예지는 안지성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안지성은 약간 멈칫했다. 그는 확실히 두 사람이 잘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진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오히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안예지를 바라보며 물었다."예지야, 너 진여훈 씨를 좋아해?"안예지는 한참 고민하다가 이렇게 물었다."아빠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한테 시집 보낼 거예요?"안지성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그럴 리가, 나는 언제나 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저를 좋아하지 않는걸요. 이제는 누구와 만나든 상관없어졌어요."안예지는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밥을 채 먹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안지성은 가만히 앉아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자신이 한 일이 과연 맞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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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구의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예지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숙였다. 그녀는 여전히 구의범처럼 냉정할 수 없었다."다른 할 말 없으면 이만 가볼게."안예지가 마침내 몸을 돌렸을 때, 구의범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잠깐, 물어볼 게 있어."안예지는 심호흡하며 머리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뭔데?""너 진여훈을 좋아해?""..."안예지는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한참 침묵하다가 손목을 빼내며 말했다."신경 꺼."구의범은 안예지의 몸을 억지로 돌리며 말했다."진여훈을 좋아하냐고 묻잖아!"안예지는 구의범이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구의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너 나 안 좋아한다며? 왜 갑자기 참견질인데?"안예지는 말을 끝내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구의범의 충격받은 표정을 보니 마치 극악무도한 짓을 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구의범은 한참 지난 후에야 몸을 돌리며 말했다."안 회장님 말씀이 맞았네. 넌 애초부터 연애의 감정에 대해 몰랐고 더 신선한 사람이 나타나면 바로 따라갈 거였어."안예지는 넋을 잃었다."지... 지금 뭐라고 했어...?"구의범은 모자를 다시 쓰고 머리도 돌리지 않고 지하로 내려갔다. 안예지는 뒤늦게 정신 차리고 쫓아갔다."구의범!"안예지는 손을 뻗어 그를 잡았다."너 다시 말해.""못 들었어?"구의범은 자신의 손을 빼내면서 머리를 돌렸다."헤어지자마자 다른 사람이랑 만나는 게 그 증거가 아닌가?""아..."안예지는 가슴이 아팠다."아니야!""연기 좀 그만해."구의범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는 모자를 꾹 눌러 쓰며 자신의 눈빛을 가렸다."네 마음이 그냥 이 정도밖에 안됬던 거였어."구의범은 몸을 돌려 멀어졌다. 안예지는 그의 뒤에서 큰 소리로 물었다."그럼 넌? 넌 나를 좋아하기나 했어?"구의범은 계단 아래에 멈춰서서 가만히 있었다.안예지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네가 만약 나를 진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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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구의범은 흠칫 하더니 안예지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안예지를 끌어안았지만 마음속은 무기력하기만 했다."예지야, 나도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 넌 다른 여자랑 달라. 그래서 내가 아는 방식으로 함부로 대하지 못하겠어."구의범은 그녀의 어깨를 꽉 잡으며 말했다."진작에 이럴 줄 알았으면 너한테 가까이 가지도 않았을 텐데."안예지는 눈초리를 파르르 떨며 아무 말도 못 했다. 구의범은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닦아줬다."나는 너처럼 좋은 사람한테 어울리지 않아."구의범이 몸을 돌린 순간 안예지가 또다시 그를 끌어안았다. 그는 애써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예지야...""잠깐만 이러고 있자."안예지는 눈을 감고 그의 온기를 마지막으로 느꼈다.얼마 후, 안예지는 손을 빼면서 말했다."너도 나를 좋아한다면 됐어."구의범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머리도 돌리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그는 머리를 돌릴 만한 용기가 없었다. 혹시라도 안예지에게 자신의 붉은 눈시울을 들킬까 봐서 말이다.며칠 후."약혼이요?"안예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진여훈을 바라봤다."지금... 장난하는 거죠?"두 사람은 가짜로 사귀는 사이였기에 안예지는 약혼 얘기가 나올 줄 전혀 몰랐다.진여훈은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허울뿐인 약혼 말이에요."진여훈은 컵을 내려놓으며 자세를 바로 했다."그냥 소문만 내고 약혼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어요."안예지는 이해가 안 됐다."혹시 이것도 여훈 씨 할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하는 건가요?""그런 셈이죠."진여훈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리고 구씨 집안의 둘째 도련님이 이 소식을 듣고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하지 않아요?"안예지는 생각에 잠겼다. 사실 그녀도 약혼 소식을 들은 구의범이 축하할지 질투할지 궁금했다."우리 내기할래요?"안예지는 머뭇거리며 물었다."뭘요?"진여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구의범 씨가 약혼을 막을지 말지요."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주먹을 꼭 쥐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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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어쩌면 그게 바로 문제일 지도 모르겠어."강성연은 김아린을 바라보며 말했다."안 회장님이 구의범 씨를 반대하는 이유가 예전의 방탕한 생활 때문이잖아. 카사노바였던 사람을 어떻게 함부로 믿겠어? 내가 안 회장님이라고 해도 연애 한번 한 적 없는 백지장 같은 딸을 구의범 씨랑 만나도록 내버려 두지 못할 것 같아."김아린은 멈칫하다가 말했다."그래도! 의범 씨는 이미 충분히 많은 노력을 했어!"강성연이 웃으며 말했다."그렇긴 하지만 구의범 씨 본인이 예지 씨의 행복을 보장 못 한다잖아. 예지 씨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한때 카사노바로서 이토록 순진한 여자를 지켜내기 쉽지 않았을 거야. 그래서 포기한다고 해도 나는 이해할 수 있어."강성연의 말에 김아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도 나는 너무 답답해."강성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만약 예지 씨의 약혼 소식을 알고 나서도 도망간다면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지."*진여훈은 안예지와 함께 드레스를 고르러 왔다. 직원은 친절하게 신상 드레스를 꺼내 안예지에게 보여줬다.진여훈은 휴대전화를 들고 말했다."예지 씨, 먼저 고르고 있어요. 저 통화 하나만 하고 올게요."안예지는 머리를 끄덕였다. 진여훈이 나간 다음 그녀는 연보라 드레스 하나를 대충 골라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드레스를 갈아입은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롱 드레스는 몸매를 완전히 드러냈고 소매의 레이스와 치맛자락의 레이스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단아함을 강조했다.안예지가 거울을 보며 멍때리고 있을 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진여훈이 돌아온 줄 알고 머리를 돌렸는데 점점 멀어져가는 익숙한 뒷모습에 흠칫 놀라며 달려갔다. 텅 빈 복도로 나온 안예지는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원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예지 씨."진여훈이 따라 나와서 물었다."왜 그래요?"안예지는 몸을 돌리며 머리를 흔들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들어가요.""네."진여훈은 안예지의 어깨를 잡았다. 그러고는 비상계단 쪽을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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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만약 이미 알고 있다면요?"진여훈이 되물었다. 그는 구의범의 표정이 굳은 것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의범 씨가 예지 씨한테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없어요. 예지 씨는 자의로 저와 약혼하는 것이고 저는 한번도 강요한 적 없어요."진여훈은 구의범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구의범은 차가운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었다."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요."구의범은 몸을 돌려 차에 올라탔다. 진여훈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무래도 장작을 더 넣어야겠어.'...이튿날 점심, 레스토랑에 도착한 안예지는 텅 빈 곳에 혼자 앉아있는 진여훈을 발견하고 얼른 걸어가 앉았다. 그러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여훈 씨, 이렇게까지 할 것 없는데...""괜찮아요. 제가 시끄러운 곳을 싫어해서 그래요."진여훈은 술 한 잔 따르며 물었다."술 마실 줄 알아요?"안예지는 멈칫하다가 답했다."조금이라면 괜찮아요."진여훈은 안예지에게도 술을 따라줬다."저 어제 구의범 씨랑 만났어요."안예지는 손을 흠칫 떨며 술잔을 받아 들더니 시선을 떨구고 입술을 깨물었다."만나서 무슨 얘기 했는데요?""아무래도 우리 약혼이 마음에 걸리나 봐요."안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어제 본 사람이 구의범이 맞음을 확신했다. 하지만 왜 자신을 피하고 진여훈을 찾아갔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그렇다고 해도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진여훈은 술잔을 든 채로 안예지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누군가가 떠올랐는지 생각에 잠겼다.레스토랑 직원은 음식을 올리다 말고 실수로 술잔을 건드렸다. 술잔은 안예지를 향해 기울여졌고 빨간 와인이 옷에 쏟아지고 말았다."아... 죄송해요!"직원은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며 휴지를 꺼내 닦으려고 했다.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닦을게요."안예지는 휴지를 건네받아 와인 자국을 닦았다.호텔 매니저가 황급히 걸어와 직원에게 한마디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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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문을 연 안예지는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머릿속이 창백해진 채로 넋이 나가버렸다.구의범은 안예지의 옷차림과 방금 전 자신을 부르던 말을 떠올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안예지는 뒤늦게 정신 차리고 말했다."네가 어떻게..."구의범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방 안으로 밀치고는 묻을 닫아 버렸다. 침대 위에 장미 꽃잎이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진여훈을 기다리고 있었어?"안예지가 되물었다."뭐?""스위트 룸에서 샤워가운까지 입었으면 말 다 했지."구의범은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둘이 벌써 그 단계까지 갔어?"'스위트 룸?'안예지는 여전히 넋이 나가 있었다. 구의범은 그녀에게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벽 쪽으로 밀더니 아무런 예고도 없이 키스했다.안예지는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구의범의 키스는 아주 난폭했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던 안예지는 그를 살짝 밀었지만 그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더 깊게 파고들었다.점점 뜨거워지는 숨결과 함께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구의범은 입술을 떼더니 안예지의 목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는 몸을 흠칫 떨더니 완전히 힘이 풀린 채로 구의범에게 기댔다."의범아..."안예지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녀는 힘이 풀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약혼은 왜 했어?"구의범은 동작을 멈추더니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진여훈은 진심이 아니야."안예지는 넋을 잃었다. 두 사람은 어차피 가짜로 사귀고 가짜로 약혼했기에 그녀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약혼하는 게... 싫어?"구의범은 그녀의 얼굴을 감싸더니 이마를 맞대며 말했다."내가 싫다면 약혼 안 할 거야?"안예지는 머리를 숙였다. 속도 모르고 빨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에 그녀는 또다시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머리를 돌리며 말했다."아니, 할 거야. 네가 나를 속상하게 한 만큼 똑같이 되갚아 줄 거야. 게다가 우리는 이미 헤어졌어. 내가 누구랑 약혼하든 너랑 무슨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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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아무래도 성공한 모양이군.'진여훈은 천천히 술을 마셨다. 술잔은 어느덧 텅 비어버렸다. 자신의 처지가 갑자기 떠오른 그는 허공에 대고 피식 웃었다.'이번에는 진짜 남 좋은 일만 했네. 이렇게 유치한 짓은 왜 벌였나 몰라. 내가 언제부터 오지랖이 넓었다고...'이때 밥상 위에 올려놨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 온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수락 버튼을 눌렀다."할아버지."진철의 목소리가 휴대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너 이틀 안에 당장 집으로 와."진여훈은 미간을 누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가짜 약혼이 진철에게 들킨 모양이다....안예지는 구의범의 품에서 서서히 눈을 떴다. 코 앞에 있는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는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몰래 앞으로 다가가 입술에 뽀뽀했다. 그러자 구의범은 손을 뻗어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몰래 뽀뽀하다가 들킨 안예지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어... 언제 깼어?""아까 깼거든."구의범은 머리를 짚고 몸을 일으키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근데 네가 나한테 뭘 할지 궁금해서 자는 척하고 있었지."안예지는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었다. 구의범은 피식 웃으며 이불을 끌어 내렸다."숨 막혀 죽을 작정이야?"안예지의 시선은 풀어진 셔츠 사이로 드러난 구의범의 가슴팍으로 향했다. 그녀는 순간 시선을 어디 둘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구의범은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부끄러워하면 어떡해?"안예지는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아무것도 안 하긴! 포옹도 하고, 키스도 했으면서..."구의범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이 정도는 익숙해져야지. 앞으로 더 한 일도 할 텐데."'더 한 일이라면 혹시...'안예지는 또다시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커플 사이에 당연한 일이니 그녀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했다. 하지만 구의범은...안예지의 생각을 읽었는지 구의범은 머리를 숙여 그녀의 볼에 뽀뽀했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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