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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만약 이미 알고 있다면요?"

진여훈이 되물었다. 그는 구의범의 표정이 굳은 것을 보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의범 씨가 예지 씨한테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없어요. 예지 씨는 자의로 저와 약혼하는 것이고 저는 한번도 강요한 적 없어요."

진여훈은 구의범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구의범은 차가운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었다.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요."

구의범은 몸을 돌려 차에 올라탔다. 진여훈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아무래도 장작을 더 넣어야겠어.'

...

이튿날 점심, 레스토랑에 도착한 안예지는 텅 빈 곳에 혼자 앉아있는 진여훈을 발견하고 얼른 걸어가 앉았다. 그러고는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훈 씨, 이렇게까지 할 것 없는데..."

"괜찮아요. 제가 시끄러운 곳을 싫어해서 그래요."

진여훈은 술 한 잔 따르며 물었다.

"술 마실 줄 알아요?"

안예지는 멈칫하다가 답했다.

"조금이라면 괜찮아요."

진여훈은 안예지에게도 술을 따라줬다.

"저 어제 구의범 씨랑 만났어요."

안예지는 손을 흠칫 떨며 술잔을 받아 들더니 시선을 떨구고 입술을 깨물었다.

"만나서 무슨 얘기 했는데요?"

"아무래도 우리 약혼이 마음에 걸리나 봐요."

안예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어제 본 사람이 구의범이 맞음을 확신했다. 하지만 왜 자신을 피하고 진여훈을 찾아갔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진여훈은 술잔을 든 채로 안예지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누군가가 떠올랐는지 생각에 잠겼다.

레스토랑 직원은 음식을 올리다 말고 실수로 술잔을 건드렸다. 술잔은 안예지를 향해 기울여졌고 빨간 와인이 옷에 쏟아지고 말았다.

"아... 죄송해요!"

직원은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며 휴지를 꺼내 닦으려고 했다.

안예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닦을게요."

안예지는 휴지를 건네받아 와인 자국을 닦았다.

호텔 매니저가 황급히 걸어와 직원에게 한마디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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