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64화

Author: 강맹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저예요 아가씨.”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강성연이 활짝 미소 지었다.

“지윤 씨?”

지윤이 M 국으로 간지도 거의 반년이 되었다. 부모님의 행방을 찾았다는 말만 하고 지금껏 아무런 소식도 없어서 강성연은 그녀가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했었다.

“이제야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아가씨.”

“지윤 씨가 무사하면 됐어요.”

강성연은 벽에 기대섰다.

“M 국에서는 잘 지내고 있어요?”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저 이제 곧 돌아가려고요.”

강성연이 멈칫거렸다.

“어디로요?”

지윤이 잠깐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부모님 찾았어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처럼 잘 안돼서. 저 아가씨 곁으로 다시 돌아가려고요.”

강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윤의 목소리에서 실망감이 느껴졌다. 당시 그녀는 친 부모의 행방을 알고 무척 기대에 차 있었다. 어쨌든 자신을 낳아준 친 부모였기에 그녀도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그녀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달라있었던 것 같았다.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와요.”

“아가씨…”

강성연이 시선을 떨구며 미소 지었다.

“그곳이 불편하면 언제든지 돌아와요. 전 언제나 환영하니까요.”

통화를 마친 강성연이 막 병실로 돌아가려던 그때, 그녀의 눈에 언뜻 누군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맞은편 복도를 지나가는 여자는 바로 윤티파니였다.

‘윤티파니가 왜 산부인과에 있지?’

그녀의 뒤로 두 명의 보디가드가 따랐는데 한눈에 보아도 보호가 아니라 감시하는 듯했다.

한지욱과의 혼담이 깨진 후 윤티파니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마치 하루아침에 종적을 감춘 듯 잠잠했었다.

윤티파니가 침대에 걸터앉아 옷을 벗자 간호자가 커튼을 쳐줬다. 한참 후 커튼이 열렸을 때 그녀는 이미 옷을 다 갖춰 입은 상태였다.

“윤티파니 씨 외람된 말씀이지만 손목에 상처는…”

간호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티파니가 옷소매를 내리며 손목을 가렸다.

“다른 건 상관하지 말고 결과만 알려주면 됩니다.”

간호사가 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65화

    “임신 준비 검사요.”간호사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본인이 엄청 임신을 원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현재 빈혈기도 심하고 거기다 염증 수치도 높아서 임신이 어려운 상태거든요.”강성연이 입술을 깨물었다. 간호사 말이 맞는다면 윤티파니 팔목에 있는 묶인 흔적은 학대로 보기 충분했다. 그런데 임신을 원하다니…강성연은 어쩐지 이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그녀가 깊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몇 년 전 그녀의 모습이 생각났다.당시 윤티파니는 거만하고 제멋대로 날뛰는 티몬 그룹의 철없는 아가씨였다. 모두가 그녀를 사랑해 줬고 떠받들었기에 두려울 것 없이 귀하게 자란 부잣집 아가씨가 바로 그녀였다.하지만 너무 사랑만 받았던 탓일까, 그녀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졌고 세상에 본인만 잘난 것처럼 행동했다. 그렇게 어리석었기에 손쉽게 강미현의 손에서 놀아났던 것이다.생각해 보면 윤티파니가 지금 이런 꼴이 된 건 결국 그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까.강성연은 복도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윤티파니도 결국은 다혈질적인 불쌍한 사람에 불과하지 않았다.“성연아.”김아린이 그녀한테 다가왔다.“전화받으러 어디까지 간 거야? 한참 찾았잖아.”강성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는 얼굴을 봐서 말이야.”“아는 얼굴 누구?”강성연이 시선을 떨구며 답했다.“티몬 그룹의 아가씨.”김아린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한지욱과 혼담 깨진 그 부잣집 아가씨?”그녀가 팔짱을 꼈다.“너 그 여자랑 친해?”강성연이 웃었다.“친하다고 할 수도 있지. 그런데 그쪽은 아마 나랑 친해지고 싶지 않아할걸?”*V 아파트.윤티파니는 티비도 켜지 않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어스름한 불빛만이 그녀를 감싸고 있어 그녀가 현재 어떤 표정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도어록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의 손이 저도 모르게 덜덜 떨려났다.현관에 들어선 한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66화

    기나긴 악몽의 시간이 드디어 끝이 났다. 한지욱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그가 그녀의 목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주었다.“내 곁에서 떠날 생각하지 말아요. 미워 죽을 것 같아도 어떻게든 함께 견뎌 내요 우리.”윤티파니는 그저 묵묵히 누워만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이틀 후 레스토랑.강성연은 룸에 앉아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들어와 강성연을 바라보았다.방을 안내해 준 웨이터가 나간 후 강성연은 찻잔을 내려놓고 미소 지었다.“앉으세요.”여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앉았다.“저기, 왜 저를 보자고 하셨나요?”“윤티파니 씨 비서 맞으시죠?”강성연은 여자에게 차를 따라줬다.“제가 윤티파니 씨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서요.”비서가 조금 놀란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저희 아가씨와 아는 사이신가요?”그녀가 답했다.“그렇다고 할 수 있죠.”비서가 순간 그녀를 경계했다.“그쪽이 저희 아가씨의 어떤 방면에 관한 일을 알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네요. 저를 통해서 아가씨 뒷조사를 하려는 건가요?”강성연은 스푼을 들고 탕을 휘적거렸다.“뒷조사를 하려는 건 맞는데 악의는 없어요.”비서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확인한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어제 병원에서 윤티파니 씨를 봤거든요.”“네?”비서가 놀라 되물었다.“아가씨가 왜 병원에 있어요?”강성연이 눈을 깜빡였다.“자세한 건 저도 잘 몰라요. 다만 간호사가 말하기를 아가씨가 안 좋은 일을 겪고 있는 것 같다더군요. 예를 들면 학대라던가. 아가씨의 몸에 일련의 자국들이 있었다고 했어요.”비서가 시선을 내리며 침묵했다.강성연은 한참 사색에 잠긴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은 윤티파니 씨의 비서니까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 보자고 했어요.”비서는 눈에 띄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두 손으로 깍지를 낀 채 다리 위에 올려놓은 그녀의 모습이 진심으로 윤티파니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강성연은 진실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67화

    윤티파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닫힌 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볼일을 마친 후 화장실에서 나오니 한지욱이 따뜻한 물 한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침실을 나갔다.다시 침대에 걸터앉은 그녀는 그가 두고 간 물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쩐지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우스웠다. 그녀는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당기고 자리에 누웠다.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오후가 되어있었다. 더 이상 아침처럼 괴롭지도 않았고 몸이 무거운 느낌도 사라진 후였다.침실 밖으로 나오니 한지욱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주방에서 라면을 끓였다. 휴대폰은 진작 한지욱한테 빼앗겼고 문밖에는 감시인도 붙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현재 한 달 넘게 집에 연락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허락이 있어야 집 밖이라도 나갈 수 있었고 심지어 그것도 감시인의 동반하에 가능했다.그녀한테는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고통이었다. 힘들게 오늘의 고통을 견뎌내면 내일은 또 다른 고통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을 때는 오직 그가 없을 때였다.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한지욱이 돌아왔다. 그는 윤티파니가 주방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열은 내렸어요?”윤티파니가 고개를 끄덕였다.“내렸어요.”한지욱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하나 더 끓여요.”그녀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완성된 라면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지만 한지욱은 그저 바라만 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윤티파니는 그가 먹든 말든 상관치 않고 젓가락을 들고 자신의 몫을 먹었다.한지욱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프고 나서 그런지 그녀는 어딘가 부드러워진듯했다.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때의 그녀는 지금처럼 까칠하지 않았다.라면을 다 먹은 윤티파니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나 집에 다녀와도 돼요?”한지욱이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하는 것 봐서요.”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침실로 향했다.윤티파니는 시선을 내리고 입술을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68화

    기분이 좋아진 소현식은 당연히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그녀의 술을 와인으로 바꿔주었다.“술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원하는 걸로 마셔요.”한지욱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하지만 그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회장님께서 제가 데리고 온 여자가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한 대표가 여자 보는 눈이 있네요. 확실히 마음에 듭니다.”소현식이 소파 등받이에 팔을 걸치며 히쭉거렸다.“내 마음에는 쏙 드는데 우리 한 대표가 이 계집을 나한테 줄 의향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술을 따르던 한지욱이 그대로 멈췄다. 그가 술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그녀가 정말로 회장님 눈에 들었나 봅니다.”“그게 말입니다. 이 계집은 보면 볼수록 분위기가 남달라요.”소현식이 윤티파니의 몸을 훑어보며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지금껏 다른 업소에서 보아왔던 아가씨들하고는 느낌부터가 달라요. 언뜻 보면 단정해보기기도 하고요. 한 대표가 데리고 온 여자만 아니었으면 어디 부잣집 아가씨라고 해도 믿겠어요. 한 대표는 어디서 이렇게 괜찮은 아가씨를 구한 거예요.”와인 잔을 들고 있던 윤티파니의 손에 힘이 실렸다. 한지욱이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미간에 주름이 짙어졌다.“회장님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그가 손에 들린 술잔을 쭉 비워냈다. 그때 소현식이 업소 아가씨 두 명을 불러들이더니 한지욱의 양옆에 앉혔다.“오늘 밤 너희들이 한 대표를 잘 모셔야 한다.”“네, 회장님.”두 여자가 선뜻 알겠다고 답했다.술자리가 무르익는 동안 두 여자는 적극적으로 한지욱한테 치근덕거리며 술을 권했다. 한지욱은 줄곧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며 술을 마셨고 간간이 곁에 있는 여자들한테 대꾸도 해줬다.소현식은 마치 귀한 보물이라도 얻은 듯이 윤티파니를 끌어안은 채 웃고 떠들어댔다. 윤티파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잔에 술을 따르기만 했다. 그러다 소현식이 그녀와 눈을 마주쳐오면 마지못해 미소를 짓기도 했다.그때 한지욱이 쾅 하고 술잔을 내려놓았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69화

    “한지욱 씨, 당신이 시킨 대로 했으니…”윤티파니가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한지욱이 그녀의 뺨을 때렸다.그녀는 옆으로 돌아간 얼굴을 바로 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세게 때리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미 충분히 너덜너덜해진 그녀의 심장을 그가 확인사살하듯이 깨뜨려버렸다.한지욱이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벽에 밀쳤다. 그녀가 딴 곳을 보고 있자 그것조차 용납되지 않는다는 듯이 그녀의 뺨을 붙잡고 억지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윤티파니, 당신은 그저 다른 놈이 놀다 버린 걸레짝일뿐이야. 절대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윤티파니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아냈다. 한지욱은 그런 그녀를 보는척하지도 않고 억지로 잡아끌며 엘리베이터에 밀어 넣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훔쳐보는 이가 있었다. 남자는 두 사람이 떠난 후 서둘러 룸으로 돌아와 소현식한테 말을 전했다.“회장님 보아하니 소문이 사실인가 봅니다. 윤 씨 집안과 한 씨 집안의 혼담이 깨진 이유가 윤티파니가 더럽혀진 몸이기 때문이라는 소문 말입니다. 한지욱 저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확실합니다. 감히 윤진의 딸을 데리고 와서 술시중을 들게 하다뇨. 밖에서 그녀한테 손까지 댔습니다. 그러면서 절대 자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하던데요.”남자의 말을 들은 소현식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놈이 나를 엿 먹이려고 일부러 판을 짰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윤진의 딸이었잖아.”그는 한지욱이 일부러 자신을 속이는 줄 알고 사람을 시켜 몰래 그들을 지켜보게 했었다. 그런데 정말로 윤진의 딸을 막대하고 있었다니.남자가 의아한 듯이 뒷말을 이었다.“한지욱 저놈 감히 윤진의 딸을 저렇게까지 막대해다니. 윤진이 두렵지도 않나?”소현식이 픽 하고 코웃음을 쳤다.“아마 윤진이 저놈한테 무슨 약점을 잡혀서 꼼짝 못하고 있는 거겠지. 한지욱 저놈은 지 아비보다 더 음흉한 놈이야. 저놈이 만약 내가 만족할 만한 이익을 내지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70화

    그가 그녀한테서 시선을 거두고 시동을 걸었다.V 아파트로 돌아온 뒤 윤티파니는 곧장 샤워하러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던 한지욱이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내일 집에 다녀와도 좋아요.”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한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 윤티파니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뻣뻣하게 그의 품에 안겨 그의 키스를 받아낼 뿐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동요하지 않았다.그날 밤 그는 그녀를 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몸을 한껏 취하며 구석구석 키스를 퍼부었다. 방안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찼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시리기만 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그의 눈에 담긴 안쓰러움을 보지 못했고, 그는 그녀의 눈에 가득 실린 증오를 보아 내지 못했다.이튿날, 윤 씨 저택.약속대로 한지욱은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었다. 윤티파니가 막 차에서 내리자 강현숙이 빠르게 달려 나왔다.“딸!”그녀가 윤티파니를 꼭 끌어안았다. 너무나 후회스럽고 가슴이 아파 목이 메어왔다.“엄마가 잘못했어.”그녀는 윤티파니를 놓아준 후 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왜 이렇게 야위었어. 잘 못 지냈던 거야?”말을 마친 그녀가 차에서 내린 한지욱을 보고 인상을 썼다.순간 윤티파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겨우 말을 꺼냈다.“엄마 저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강현숙은 딸이 억지로 웃는 모습에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자신의 딸이 잘 못 지내고 있다는 걸 충분히 눈치챌 수 있었다.“집에 왔으면 여기 서있지만 말고…”그녀가 윤티파니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윤티파니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꿈쩍하지 않고 한지욱만 바라보았다.강현숙은 자신의 딸이 자기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한지욱의 눈치를 보자 순간 울컥하여 소리쳤다.“내 딸을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줘서 고맙네. 그런데 설마 가족 간의 만남도 간섭하려는 건 아니지?”한지욱이 웃었다.“그럴 리가요.”그가 윤티파니 곁으로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71화

    한지욱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구천광은 말을 타고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도 꽤 오래되었잖아. 네가 감정에 꽤나 집착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 비록 난 너랑 그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윤 회장님은 자기 딸을 꽤 걱정하고 있는 듯해 보이더라.”“구천광.”한지욱이 덤덤하게 미소 지었다.“나랑 윤티파니 사이의 일이야. 넌 신경 쓰지 마.”“나도 신경 쓰고 싶은 마음 없어.”구천광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냥 경고 하나만 할게. 적당히 멈추는 게 좋을 거야. 더 가면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한지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천광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같은 시각, soul 주얼리.“윤 회장님께서 구천광 씨를 찾아가 한지욱을 설득해달라고 했다고?”강성연이 김아린을 바라봤다. 김아린은 소파에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저께 직접 집에까지 찾아와 우리 남편한테 한지욱 좀 말려달라고 부탁하더라니까. 자기 딸 좀 놓아달라고.”그렇게 말한 그녀가 찻잔을 내려놓고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휴, 도대체 한지욱은 왜 저렇게까지 윤티파니를 괴롭히는지 모르겠어. 애초에 결혼식장에서 자기 약혼녀를 버리고 상간녀와 함께 도망간 것도 한지욱이잖아. 그 일로 난처해진 건 윤티파니 씨인데, 왜 아직도 티파니 씨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야.”강성연은 시선을 내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윤티파니의 비서한테서 한지욱이 그녀한테 ‘복수’하는 이유를 들었었다. 하지만 과연 이게 단지 ‘복수’때문일까?잠시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내가 윤티파니 씨랑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김아린이 멈칫했다.“방법이랄 게 있어? 그냥 집으로 찾아가면 되잖아.”강성연이 한숨을 쉬었다.“내가 직접 찾아가면 만나줄 것 같지 않아서 말이야.”그녀가 의아한

    Last Updated : 2024-10-29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1272화

    윤티파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지욱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걱정 마요. 절대 당신을 죽일 일은 없을 테니까.”그녀의 턱을 잡고 있는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아까워서 어떻게 그래요. 당신을 괴롭힐 방법은 충분히 많은데.”그녀의 얼굴이 점점 더 하얗게 질려갔다. 이제는 숨 쉬는 것마저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한지욱이 그녀를 뿌리친 후 빠르게 운전하여 집으로 향했다.V 아파트에 도착하자 그가 그녀를 강제로 잡아끌어 욕실로 향했다. 한지욱이 욕조에 찬물을 한가득 받더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녀를 욕조에 밀어 넣었다.“풍덩—”그녀의 옷이 찬물에 흠뻑 젖었다. 뼛속까지 시린 찬물이 그녀의 몸을 감싸자 저도 모르게 부들부들 몸이 떨려났다. 그녀가 욕조에 빠지면서 그에게도 물이 잔뜩 튕겼었다. 한지욱은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다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꼭 나를 이렇게까지 하게 만들어야겠어요?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요?”그가 그녀의 머리를 물속에 처넣었다. 윤티파니가 허우적거리며 발버둥 쳤다. 그가 다시 그녀의 머리를 들어 올리자 그녀가 허겁지겁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그녀의 사정 같은 건 전혀 봐주지도 않고 계속하여 그녀의 머리를 물에 처박았다.이번에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가 다시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녀가 하얗게 얼어붙은 얼굴로 작게 숨을 달싹이는 모습을 확인한 그가 굳은 표정으로 소리쳤다.“계속 그럴 거예요?”윤티파니는 이미 온몸이 얼어붙어 이빨까지 덜덜 떨려났다. 물에 젖어 핏발까지 선 그녀의 눈에 짙은 증오가 담겼다.“왜요? 계속해요.”한지욱이 무력하게 그녀를 놓아주었다. 심장 근처가 욱신거렸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온몸이 젖었지만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그가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점차 이상을 되찾아갔다.한지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을 나갔다.욕조에 앉아있던 윤티파니는 몸을 웅크린 채 자신의 무릎을 껴안았다. 지독히도 차가운 물에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건지 그녀는

    Last Updated : 2024-10-29

Latest chapter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71화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70화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9화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8화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7화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6화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5화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4화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제2763화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

DMCA.com Protection Status